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9살엔 친구와 아침 7시부터 운동장을 뛰었다.

매일 운동장을 5바퀴 30일 동안 뛰면, 학교에서 상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7시 30분쯤이었다. 나보다 앞서 간 친구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야! 야! 저기 위에 봐봐! 위!"


친구의 손가락 끝을 봤다.


"하얗고 동그란 쟁반 모양. 이거 완전 UFO 아니야?"


정말 그랬다. 그때 당시 유행했던 프로그램인 "ㅅㅍㄹㅇㅈ"에 나온 UFO들과 똑같이 생겼다.


마침 친구에게는 폴더폰이 있었고, 최대한 확대해서 그 UFO를 찍었다.


그 UFO는 일정 구간을 좌 우로 10분간 왕복 비행 했는데,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그랬던 것 같다.

UFO가 그렇게 대놓고 돌아다녀도 되나 싶었다.

일반 비행기라고 하기에는 무슨 목적으로 같은 곳을 저렇게 왕복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나와 친구는 흥분해서 친구들이 교실에 오자마자 UFO 사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핸드폰 사진 화질은 좋지 않아서 애들은 그냥 비행기 아니냐고 말했다.


미심쩍은 사실이 정말 많았다. 나는 계속해서 우리는 UFO를 봤다고 말했다.

친구에게 그 사진을 제보해보자고 하려고 했다.

내 친구는 다른 반이었기에 학교가 끝나고 꼭 말해볼 생각이었다.


5학년 때였다.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었다.

제보하는 방법도 알고 있었고 이건 재미있을만한 일이었다.


방과 후 수업이 끝나고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먼저 갔나? 그랬던 것 같다.


다음 아침, 다시 운동장을 돌며 UFO를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야! 그 사진 TV에 제보해보면 어때?"

"사진? 무슨 사진을 말하는 거야?"

"어제 찍은 UFO 사진 있잖아."

"아니 없어. 그거 애들이랑 선생님한테도 보여줬는데 그냥 헬리콥터래. 삭제했어."

"그걸 왜 삭제해? 아니 아니 제보해서 알아보면 될 걸 그 애들 말만 듣고 삭제하는 게 말이 돼?"


친구는 다급하게 고개를 젓고는 말을 끊었다.

"됐어. 우리가 뭐 그런 거 얘기할 나이냐? 운동장이나 돌자."


난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운동장을 돌게 되었다.

왜 삭제했을까?

아직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졸업을 하고 그 친구와는 다른 중학교가 되어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데스노트에서 L을 닮은 친구였고 똑똑한 친구였는데, 난 지금까지 그 친구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평범한 인생을 위해서는, 훌륭한 선택을 했던 친구 같다.

아쉽게도 난 그러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