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글들 정리


[ 나폴리탄: 걸어서 세계속으로 시리즈 ]

런던 시민 여러분들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영국 편

현재 파리에 계신 파리 시민 여러분께 전합니다. -프랑스 편

"오늘 정오, 이탈리아 정부는 사르데냐 섬에 대한 영유권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이탈리아 편

"...각하, 웬 노파가 각하께 드릴 말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루마니아 편

당근 김치 -카자흐스탄 편

세상의 끝 -몽골 편

산동의 개고기 장군을 아나? -중국(산동) 편

"귀하의 현 위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1 -북한 편 (1)

"귀하의 현 위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2 -북한 편 (2)








"으음... 5분만 더요, 엄마...."


2026년 8월 9일. 오늘도 날 깨우는 엄마의 소리에 나는 게으름으로 답했다.


"어서 일어나!  이러다 너 진짜 학교 늦어! 너 오늘 교내 방학 활동 있다며!"


"어쩔 수 없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나오니 간단하고도 소박한 엄마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짭짤한 콩자반에 생선구이... 늘 먹던 엄마의 손맛이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침밥을 다 먹고 학교에 갈 채비를 마친 나는, 현관에서 엄마를 향해 뒤돌아 인사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나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쓰시마고등학교 1학년,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한창 때의 여고생이다.


오늘은 방학이긴 하지만, 우리 동아리생들이 모여 다음 학기 활동을 계획하는, 아주 중요한 날이기에 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어, 요코 짱이다! 요코 짱 안녕~!"


저 멀리서 내 단짝 히이라기가 나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달려온다.


히이라기는 나와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을 계기로 친해지게 되었다. 그녀는 역사에도 관심과 조예가 깊어서 진로도 그쪽으로 정했다고 한다.


내 단짝친구와 들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중, 나는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히이라기에게 물었다.


"저기 히이라기, 그러고보니 네가 항상 지니고 다니던 내가 작년에 선물해줬던 키링은 어디갔어? 너 항상 그거 가지고 있었잖아."


"에? 무슨 키링? 요코 짱 지금 꿈꿔??"


"음... 아니야! 내가 뭘 잘못 알았나 봐!"


더 말을 이었다간 분위기가 싸해질 것 같았던 나는 급하게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나저나 우리 오빠들 신곡 나온 거 봤어?"


"당연하지~ 우리 오빠들 신곡을 우리가 어떻게 놓칠 수 있겠어~"


"더보이즈의 U.L.T.I.M.A.!"


"더보이즈의 THRILL-ING!"


"에?"


"에?"


아무래도 아까 얘가 머리를 다쳤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언제적 곡을 신곡이라고 착각하는 걸까.


"요코 짱 이상해. 그런 이름의 곡이 어딨다고 그래."


"아니야 히이라기 이번엔 네가 틀렸어. 네가 말했던 곡은 이미 옛날 곡인걸."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해서 서로 서먹해지려던 찰나, 또 한명의 친구가 우리 사이로 끼어들며 인사했다.


"여어~ 이게 누구신가! 요코랑 히이라기 아니야?"


"키라라! 깜짝 놀랐잖아!"


이 녀석은 키라라. 언제나 최신 유행에 민감한 녀석이다.


"키라라, 너 오늘 되게 어려보인다? 화장품 어디 꺼 썼어?"


"화장품이라니? 나같은 얼짱은 당빠! 오나전! 쌩얼로도 남자들이 줄을 선다니까?"


"...?"


"...? 왜 그래, 요코 짱, 히이라기 짱?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잠깐, 잠깐. 오늘 너희들 진짜 이상해. 옛날 곡을 신곡이라고 하질 않나, 최신 유행에 제일 민감한 녀석이 아줌마들이나 쓰는 말투로 말하질 않나."


"너...!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아...아줌마?"


"키라라, 나 지금 진지해. 혹시 오늘이 며칠인지 대답해줄래?"


"오늘? 그야 2008년 8월 9일..."


"에? 무슨 소리야? 2021년 8월 9일인데?"


"난 2026년 8월 9일로 알고 있는데?"


"..."


"..."


"..."


"헤에, 이러다 진짜 저 과거로 가버릴지도."


"잠깐만 기다려봐..."


히이라기가 창백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여기는 쓰시마고등학교고.... 8월 9일을 기점으로 계속 과거로 향한다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