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이라는건 참 애매하다.


젊다면 젊고 아니라면 아닐듯한 애매한 나이.


그리고..


20대 중반에 결혼했던 그때와는 다르게.


조금은 서먹해지기도 하는 그런 나이.


침대에 그이와 누워서 알몸으로 껴안고 자는날도 조금씩 줄어가더니 이제는 1주일에 2번할까말까하다.


물론 그이의 직장일이 힘든것도 이해할수있다.

우린 부부니까.


그래서였을까.


그이가 힘들고 지쳐보이는 날에는 나 혼자 성인용품점에서 산 딜도로 직접 자위하며 성욕을 해소했다.


하지만 그런것에도 한계란 존재한다. 제 아무리 미끄러운 로션을 쓰고 열심히 딜도를 깊숙히 박아대며 절정을 느껴도..


결국 사람이 아닌 그저 덩어리에 불과한 무언가니까.


결국엔 딜도를 사용하는 자위마저도 점점 안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제가.. 출장보조를요..?"


허구한날 회사에 서류작업만 하던 나에게 주어진 기회.


서류작업만 하던 사원들보다 출장을 나간 사원들이 월급도 대우도 더 잘받는다는걸 알고있기에 조금은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어째서 나일까? 라는 의문도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내가 들은 대답은 간단했다.

서류작업의 완성도를 보고 만족하며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시했다고.


심지어 같이 출장을 갈 상사는 매우 유능한 사람.

금팀장.


비록 낙하산으로 들어왔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일했으며 특히 출장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회사내의 여자사원들에게 있어서 연예인같은 존재.


금팀장과 출장을 가보고 싶어하는 여사원들은 상당했다.

그도 그럴것이 항상 금팀장은 혼자서 출장을 다녀왔으니.


그런 그가 나랑 같이 출장을 가고싶다니.


반쯤은 머리가 터져버릴듯한 기분이었다.

그뒤로 회사에서 어떻게 집까지 돌아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저 반쯤 신나서 남편에게 말했을뿐.

그날은 남편도 환하게 웃으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좋은 시간을 보낼수있었다.


그날 침대에서 한차례 관계를 가지고 그이가 날 껴안은 상태에서 질문했다.


"자기야 그럼 3일동안 안돌아오는거야?"


"어... 아마 그럴거야.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긴 하지만.. 일이 잘 안풀리면 하루더 늦어질수도?"


그이는 날 꽉 껴안으며 말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난 웃으며 그이에게 대답했다.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ㅋㅋㅋ 걱정마. 나 알잖아?"


그렇게 그이는 날 껴안은채로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오전에 간단한 업무를 처리후 점심을 먹고 회사앞 카페에서 금팀장을 만나 그의 차에 탑승했다.


"제법 빨리오셨네요? 2시 정각 출발인데 1시 40분에 오셨네요?"


굳이 금팀장의 목소리를 설명하자면..


마치 뇌가 녹아내리는듯한 달콤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딱 그정도가 적합한 설명인거 같다.


"ㅇ..아뇨! 뭐 어쩌다보니까.."

난 순간적으로 당황해 손사래 치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보고 갑자기 웃긴듯 웃음을 터트리며 금팀장은 말했다.

"아뇨ㅋㅋ 그렇게 반응 안하셔도 됩니다ㅋㅋㅋ."


대체 뭐가 웃긴지는 모르겠지만 웃는 모습도 멋진 그런 남성이었다.


그리고 그와 나는 시내의 역에 도착해 내부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열차를 타러 향했다.


그리고 걸어가며 금팀장은 내게 말했다.

"원래라면 차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찾아보니까 이 열차가 바로 직행하더라고요."


나는 금팀장과 함께 열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열차에 탑승하고 좌석에 앉자마자 곧바로 피곤함이 몰려왔다.


깨어있으려고 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나는 결국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오후 4시쯤.

열차는 온천에 도착했다.


간단한 체크인. 그리고 그 이후.

그와 나는 202호에 입실했다.


간단한 칸막이도 있는 투룸형.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아무런 의심도 아무런 걱정도 없었다.


본디 문제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데에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