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화 용기를 내서

 

 

밤중에 숨이 끊어지도록 달렸다. 지난번과는 달리 스즈는 없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하나마루 서점에 도착하자, 마침 미츠바 양이 셔터를 내리려던 참이었다.

땀투성이에 거칠게 숨을 쉬며 무릎에 손을 짚고 있는 나를, 그녀는 무심한 눈길로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가게 문 닫았어요.”

그런 그녀에게 나는 머리를 숙인 후, 학교 방향으로 팔을 뻗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 저는, 츠치야 타쿠미라고 합니다. 바로 저기에 있는 학교에 다녀요.”

아무리 단골손님이라고는 해도, 나의 갑작스러운 자기소개는 그녀의 눈에 아주 기이하게 비쳤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시간이니, 무서워한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한다.

“알고 있어요. 언제나 대부분 교복을 입고 우리 가게에 오셨고, 예약주문표도 자주 이용하셨으니까요.”

자신과는 인연이 없을 거라고 미리 정해두었던 그녀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나 자신에게 놀란다. 

미츠바 양의 덤덤한 대응이 역으로 나를 돕는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맥락도 뭐도 없이 말했다.

“갑자기 실례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허리를 직각으로 굽힌다.

근처의 선로를 전차가 지나갔다.

그 전차가 전부 통과한 뒤에야 대답이 온다.

“어째서요?”

그런 대답은 시뮬레이션해본 적이 없다. ‘스즈, 도와줘!’ 라고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지금 저녁 먹어야 하니까 나중에!’ 라고 대꾸해온 기분이 들었다. 물론 궁지에 몰린 나의 망상이다.

어설프게 그럴싸한 말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함께 놀러가고 싶어서요.”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전차가 지나간다.

이번에는 전차가 통과한 뒤에도 미츠바 양은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지만, 역시 담담한 말투로 말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저, 계속 학교에 안 가고 있어요. 딱히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몸이 약하거나 한 건 아니고, 학교에 갈 의미를 찾지 못했어요. 공부는 혼자서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태어난 해가 같을 뿐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같은 물고기라도 민물고기는 바다에서 살지 못해요. 사람에게는 각자 살아가기 적당한 장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아, 그렇구나.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알았다.

연애는 유전자를 보다 우수하게 만들기 위해서, 보완해줄 상대를 찾는 행위일 테지만, 아무래도 내 유전자는 보완이 아닌 동화를 통해서 더 강해지기를 원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고찰 따위나 할 때가 아니다.

나는 얼굴을 들고, 새빨개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본다. 바라보려고 했지만, 때때로 시선이 흔들린다.

“……저도 같은 의견이에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집단행동은 잘 못하고,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요. 그래도 그런 나인 채로 있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사람 덕에, 저는 아주 조금이지만 변할 수 있었어요. 정말로 조그마한 변화지만, 인생이 크고 풍부한 방향으로 변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그…… 되지도 않은 참견 같지만, 당신도 저랑 놀면,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요?”

나는 다시 한 번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다. 귀에서 불이 나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얼굴이 뜨겁다.

심장이 소란스럽다.

아프다, 괴롭다.

하지만 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스즈가 그때 느끼던 행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대답이 없다. 겨우 몇 초였지만,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았다.

나는 참지 못하고 마지막 굳히기 수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설득한다.

“……예전에, 유치원을 다닐 때쯤이었어요. 모래밭에서 친구랑 놀고 있었어요. 그때 유행하던 특촬물 방송에서 누구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 가지고 있던 괴인 인형을 자랑스럽게 들어 올렸죠. 하지만 옛날에는 모두들 기분 나쁘다고, 그런 걸 좋아하다니 이상하다고 저를 놀리면서, 앞으로는 같이 안 놀겠다며 비웃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타인과 관련되는 일은 피하게 되었고요. 그래도 지금은 유일한 친구를 통해서, 세상에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행복이 잔뜩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 저.”

내 말이 막혔을 때, 눈앞에서 종이쪼가리가 쓱 나타났다. ‘하나마루 미츠바(花丸三つ葉)’ 라는 글자 뒤에 숫자가 나열되어 있다.  

“제 이름이랑, 전화번호예요.”

내가 종이쪼가리와 그녀의 앞치마를 번갈아가며 보자, 그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자신의 앞가슴에 있는 세 이파리(三つ葉) 자수에 손을 댔다.

“이거, 제 이름을 따서 할머니께서 수를 놓아주셨어요.”

“……아주, 귀여워요.”

두 손으로 종이쪼가리를 받아들면서, 반쯤 방심상태로 그렇게 말한다. 나로서는 그 자수뿐만 아니라, 이름이나 그녀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해 귀엽다고 말한 것이었지만, 그렇게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발을 돌려서, 가게 옆의 자택으로 보이는, 작은 문 쪽으로 갔다. 그 문에 손을 대고 고개만 뒤로 돌린다.

“요령이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친구와 알고 지내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열의가 느껴졌어요. 훨씬 전부터 츠치야 씨를 손님이라고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왜인지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 변화에는 조금 흥미가 생기네요. 그 변화가 제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일단, 제쳐두기로 하죠.”

억양도 없이 그렇게 평탄하게 딱 잘라 말하고, “그럼,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만 남기고 집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종이쪼가리를 손에 든 채 잠시 동안 멍하니 서 있었지만, 틀림없이 임무를 완수해냈다고 인식했다.

나도 모르게 달빛 아래에서 ‘플래툰’ 의 그 포즈를 취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봐도 변태로 보여서 가게에 폐를 끼칠까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원에 들려서 했다.

 

곧바로 스즈에 보고하자, 즉시 전화가 걸려 와서, “내일 방과 후, 츳치 집에서 작전회의야!” 하고 콧김을 흥흥 거칠게 뿜었다. 그 말에 더해서, “플래툰의 그 포즈는 재수 없으니까 하지 마.” 라고 냉정한 지적을 받았다.

다음날 낮에는, 사건이 사건인 만큼 스즈가 다가와서 ‘꽤 하는데.’ 라는 의미를 담아서 몇 번인가 웃는 얼굴로 어깨를 살짝 때렸다. 하마터면 쉬는 시간마다 어깨빵을 당할 뻔했다.

나는 수업 중에도 몇 번이나 휴대전화를 다시 보며, 미츠바 양의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일은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확인을 해보았지만, 연락처에 분명히 등록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언제나 미츠바 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문명사회에 감사함과 동시에 맥박이 갑자기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가슴을 눌렀다.

스즈는 나의 그런 모습을 수업 중에 살펴보고 있었던 듯, 수업 중에 스즈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그녀도 기뻐하며 히죽히죽 웃어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었으니 말이야, 빨리 제대로 된 데이트 플랜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돼.”

스즈가 진지한 태도로 그렇게 말하면서, 우뚝 서 있는 나의 교복 바지와 속옷을 끌어내린다.

학교가 끝나고 내 방에 집합하자, 일단 섹스를 하는 흐름이 되었다.

어쨌든 알몸으로 하는 대화는 곧바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샐러리맨이 사우나에서 업무 이야기를 할 때도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직 통상 상태의 음경을 스즈가, “하음.” 하고 가볍게 물고, 혀를 약간 남아 있는 껍데기 아래에 찔러 넣고 그대로 쭉 뻗어서, 입 안에서 우물우물하며 이곳저곳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그 사이에 나는 단추를 풀고 셔츠를 벗었고, 스즈는 내 음경을 입에 넣은 채 콘돔 포장을 찢었다. 따뜻한 친구의 입 속에서, 무럭무럭 커지며 딱딱해져 가는 것이 느껴진다.

완전히 고개를 쳐든 남근이 스즈의 얇은 입술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그녀가 키워줬다고 하는 실감이 솟아난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미츠바 양도 연애경험이 없어 보이네.”

스즈가 콘돔을 장착시키면서, 역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모르겠어. 그런 사사로운 것까지 이야기한 게 아니니까.”

“아, 기다려봐. 잠깐만 펠라하게 해줘.”

내가 스즈에게 침대로 올라가자고 재촉하자, 마치 ‘그 과자 한 입 줄래’ 같은 말투로 나를 막았다. 

“어제는 자지를 넣기만 했지, 빨 기회가 없었잖아.”

반투명한 콘돔을 장착하고 발기한 남근을 앞에 두고 우격다짐으로 소탈하게 입에 넣으려고 한다.

“콘돔 씌웠으니까 처음부터 제대로 빨아도 되겠지?”

그 선언대로, 처음부터 딱따구리처럼 쪼옥, 쪼옥, 쪼옥 격렬하게 빨아들였다.

“으윽.”

나는 신음하면서 어깨에 힘을 넣는다. 스즈의 침으로 만들어진 실을 늘어뜨리며 얼굴을 내민 살덩어리의 뿔은 스즈에게 먹히기 전보다도 확연하게 부피가 늘어나고 각도가 올라가 있었다.

“착하다, 착해. 커졌구나, 그래도 좀 더 딱딱해질 수 있지?”

스즈는 만족스럽게 끄덕인 후, 나를 올려다보면서 다시 입에 넣더니, 쭙, 쭙, 쭙 하는 물소리가 나게 만든다.

혀가 감겨드는 그녀의 입 안에서 남근은 이미 한계까지 사나워진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내가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펠라티오를 계속할 것 같았기에,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서 중단시킨다.

“……너무 심하게 하면 싸버릴 거야.”

분명 콘돔이 있어서 더 낫기는 했지만, 그 쾌감은 몇 초 만에 무릎과 허리에서 힘이 빠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스즈는 조금 불만스럽게, 천천히 끈덕지게 빨면서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남근을 해방시켜주자, 남근은 부들부들 위아래로 흔들렸다.

“……도우지마 씨도 큰일이겠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자, 스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흥.’ 하고 콧소리를 낸다.

“말해두는데, 나 그이랑 할 때는 부끄러워서, ‘빨고 싶어요.’ 같은 소리는 기본적으로 안 해.”

“아, 그렇구나. 뭐, 내가 상대라면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다는 거네?”

“맞아, 맞아. 그리고 말이야…….”

스즈는 거기에서일단 말을 끊고, 표정을 확 바꾸어서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펠라 기술은 도 군이 가르친 거니까, 그걸 친구에게 아낌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거든. 이해가 될까~? 2인 3각을 지도해준 코치의 우수함을 증명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육상 선수의 마음이라고 할까.”

“응, 이해가 안 돼.”

곧바로 부정을 해주고, 이번에야말로 스즈를 침대로 이동하게 했다. 스즈는 침대 위를 무릎으로 이동한 후 위를 보고 누워서 자신의 스커트와 팬티를 벗는 동안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주책없이 연인과의 정사를 자랑했다.

“그래도 말이야, 도 군은, 그리 보여도 가끔 S 기질을 보이거든. 내가 펠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자기에게 애원하라고 해. 그럴 때 내 심장은 정말 장난 아니게 돼버려. 엄청 부끄러운데, 그래도 ‘도 군 너무 좋아~.’ 라는 상태가 돼.”

나는 “그래~.” 하고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양말까지 벗고 전라가 된다.

“아, 내 양말도 벗겨줘.”

그 요망대로 스즈의 감색 하이 삭스도 벗겼다. 그 사이에도 스즈는 평상시보다 조금 빠른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도 군 것은 왕자님적인 S 기질이야. 나를 두근두근하게 만든다고 해야겠네.”

위에는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지만, 뭐 이것도 괜찮네 하는 기분으로 그대로 놔두었다. 준비가 다 되었기에 스즈의 몸을 내 몸으로 덮는다.

“나도 참고해야겠군. 도우지마 씨는 내 이상형이니까.”

“아니, 그런 건 참고 안 해도 되거든. 츳치는 이 이상 S로 성장하지 않아도 되니까.”

스즈가 깔깔 웃으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아, 싼 뒤에도 좋으니까, 생자지 펠라하게 해줘.”

스즈는 당연하다는 듯 싹싹한 미소를 내게 보인다. 그 미소에 부끄러움은 없다. 그런 그녀가 도우지마 씨 앞에서는, 침대 위에서는 어떤 사랑을 하는 소녀로 행동하는지 한 번 보고 싶었다.

정상위로 매끄럽게 삽입한다.

“아앙♡”

끽, 끽, 끽, 느릿하게 침대가 삐꺽거리는 동안, 나는 혼잣말처럼 스즈에게 묻는다.

“그런데 어떨까……, 사귀어 본 사람 있을까?”

“앗, 앗, 앗♡”

신음하면서도 스즈는 웃음을 생긋 지으며 “신경 쓰여?” 하고 물어 왔다.

“……솔직히, 엄청 신경 쓰이지.”

나는 자신의 왜소함을 자책하듯 말하면서 허리를 흔든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즈의 연애편력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지금이 행복하고, 그리고 이 행복이 미래로 이어지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혹시라도 과거에 미츠바 양에게 연인이 있었고 스즈와 도우지마 씨처럼 교제를 했다고 생각하면, 악마의 발톱이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으응, 으응, 으응…… 그게 보통이야.”

스즈는 곤혹스러운 미소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위로하듯 말해주었다.

“스즈도 도우지마 씨의 그런 것, 신경 쓰인 적 있어?”

허리를 흔들면서 묻는다. 스즈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지금도 엄청 신경 쓰이고, 물어볼 뻔한 적도 있었어.”

“그래. 스즈도 그렇구나.”

친구가 같은 고민을 품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편안해졌다.

“츳치랑 이렇게 서로의 사랑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될 줄은 몰랐는데.”

스즈도 같은 생각을 한 듯, 감개무량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것이 기뻐서 무심결에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올렸고, 스즈의 다정한 미소는 끈적하게 녹아갔다.

“앗, 앗, 앗, 앗, 앗♡ 거기, 안쪽, 좋아♡ 츳치의 자지, 거기 닿아, 굉장해♡ 앗앗, 으앗♡ 좋아♡”

스즈가 멍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도, 입가에는 친근한 미소를 짓는다.

“……어제, 츳치의 두툼한 귀두 자지가 발라놓은 정액,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지가 곧바로 찌릿찌릿해져.”

그리고 턱을 빼며 신음한 후, 다시 한 번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실은 오늘 말이지, 학교에서도 계속 뱃속에서 느꼈어……. 츳치에게 잔뜩 주입받은, 아기 만드는 즙. 뱃속이 따끈따끈해서, 엄청 기분 좋았어♡”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움찔 떨더니, 내 허가를 바라는 듯 눈을 올려 뜨며 바라본다.

“……앗, 큰일 났어♡ 미안, 갈 것 같아.”

나는 허리 놀림으로 그 말에 대답한다.

“앗앗앗앗앗♡ 간다, 간다, 간다♡ 좋아♡ 진짜 커, 기분 좋아♡ 아앗, 간다♡♡♡”

스즈는 만세를 부르듯 두 손을 올려 베개를 쥐고, 허리를 내게 가져다대듯 띄우면서 온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그대로 1분 정도, 헉헉 거칠게 숨을 쉬며 절정의 여운에 빠져 있나 했더니, 어느새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나와 미츠바 양에 대해서 언급했다.

“……역시 영화가 무난하지 않을까. 츳치도 그쪽이라면 화제가 풍부하지?”

“화제를 꺼낸다 해도, 그걸 매끄럽게 끌고 나갈 자신이 없어.”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재개하면서 그렇게 대답하자, 스즈가 몸을 흔들면서 웃었다.

“마음 단단히 먹고 해보는 수밖에 없어…… 음음…… 하앙, 앗…… 야앙, 딱딱해♡”

스즈는 달콤한 소리를 내면서도 나를 배려해주는 말투로 말한다.

“……혹시 데이트 신청을 혼자서 못하겠다면, 내가 옆에 있어줄 수도 있는데?”

“정말?”

솔직히 전화로 약속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겁만 났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동시에 허리도 밀어붙이듯 앞으로 나아갔다.

“아아앙♡”

스즈의 표정과 목소리가 황홀해한다.

“……좋아.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혼자서도 신청할 수 있게 되어야 해?”

“알았어. 고마워. 처음 한 발의 때만, 스즈가 있어줬으면 좋겠어.”

“음, 오케이. 그래서 어쩔래? 이대로 자지를 넣고 있는 편이 용기가 나지?”

“솔직히 그렇기는 해. 어제도 스즈의 체온이 남아 있었기에 말할 수 있었거든.”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나랑 츳치 사이잖아.”

스즈는 눈꼬리를 내리면서 미소 지은 후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나는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문장을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스즈는, “후~…… 역시 덥구나.” 하고 말하더니, 블라우스를 벗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면 될까?”

타이핑이 다 끝난 화면이 나오는 휴대전화를 스즈에게 넘겨주려 했을 때, 마침 스즈는 등을 올리고 하얀 블라우스를 벗은 후, 유방을 훌러덩 해방시켜주고 있었다.

“어디, 어디?”

스즈가 체크하는 사이에 나는 불안을 지우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천천히 허리를 흔든다. 스즈의 안은 따뜻하고, 하복부에 닿는 허벅지의 감촉은 싱그럽다. 그리고 이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운 폭유가 출렁출렁 부드럽게 흔들리며, 나에게 안심감을 주는 동시에 더 힘을 내게 만들어준다.

스즈는 때때로 “앗, 응.” 하고 달콤한 탄식을 흘리면서, 진지하게 문장을 퇴고해주었다.

“『괜찮으시면 이번에 함께 영화라도 보러 가지 않으실래요?』. 너무 무난하네. 뭐, 나쁘지는 않지만, 첫 데이트 신청을 할 정도의 사이라면, 조금 더 구체성이 필요할 것 같아. 그냥 막 던져본 말처럼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도 같고.”

“어떻게 해야 하는데?”

콧김이 빨라진다. 동시에 피스톤 운동도 빨라진다.

“앗, 앗, 앗♡ 츠, 츳치…… 일단 자지 좀 멈춰볼래? 콘돔을 차고 있어도 츳치의 두툼한 귀두 자지가 문질러대면, 보지가 진짜로 녹아버릴 것 같단 말이야…….”

“아, 미안.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는 거야?”

“츳치가 보고 싶어 하는 영화, 지금 안 해?”

“……하고 있어. 게다가 그 영화, 원작소설이 유명한 거야. 하나마루 서점에서도 당연히 팔았던 거니까, 이야기 소재가 될 수도 있겠어.”

스즈가 하얀 이를 내보이며 쾌활하게 웃는다.

“좋아, 좋아! 그걸로 가자.”

재빨리 문장을 다시 고친다. 하지만 송신 버튼을 누를 수 없다. 얼굴이, 온몸이 긴장한 나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스즈가, ‘하여간 못 말리겠네.’ 라고 핀잔을 주는 것 같은 웃는 얼굴로 입을 연다. 

“……이대로 발기 자지를 쓱쓱 문지르면서 보내면 돼. 용기가 나지?”

나는 스즈에게 최대한의 감사를 담아서 피스톤 운동을 한다.

육봉으로 느끼는 우정의 따스함과 사정감을 양분 삼아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메시지를 보낸 후, 나는 불안과 흥분으로 매달리듯 스즈를 몰아세웠다.

“이히히. 참 잘했어요.”

스즈는 노고를 치하하듯 웃으며 연기를 하는 투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 후, 내 거친 섹스에 몸도 마음도 녹아갔다.

“아앙아앙아앙아앙♡ 자지, 강해♡ 츳치의, 크고 굵은 것이, 찌르고 있어♡ 푹푹 찔러대고 있어♡”

답장을 기다리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 나의 걱정을 스즈는 충분히 이해해준 것이리라.

“……분명 괜찮을 거야. 츳치라면 괜찮아.”

스즈는 내 목을 두 팔로 끌어안고 속삭여주었다. 만약 혼자였다면, 안절부절 못하다가 바깥으로 뛰쳐나가버렸을 만큼 초조할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거절당하면, 내가 대신 극장에 따라가 줄 테니까.”

스즈는 얼굴을 떼고, 해바라기 같은 미소를 방긋 지으며, 한껏 익살스럽게 말했다. 그 배려에 응하듯 허리를 흔든다.

“앗♡ 앗♡ 앗♡ 깊어♡ 거기, 거기, 츳치의 딴딴한 자지만이, 키스할 수 있어♡ 그렇게 쪽쪽 뽀뽀를 해대면, 아기를 만드는 방이, 또 내려올 거야♡”

우리는 땀투성이가 되어 살갗을 맞대고 있었다.

그때 메시지를 수신했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나의 불안이 그녀에게 전해졌나 보다.

“잘해봐.”

등을 통통 때리며 격려해준다. 그 응원을 헛되이 할 수는 없다.

정상위로 이어진 채, 휴대전화를 들고 기요미즈데라(清水寺)에서 뛰어내릴 각오(죽을 각오)로 미츠바 양에게서 온 답장을 확인했다.

『그건, 소위 말하는 데이트 신청이라고 봐도 좋을까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날아온 답장에 내 마음이 얼어붙는다. 그에 반에 스즈는 아주 자연스럽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라고 하면 되잖아.”

“아니지, 아니야…… 그래서는 그냥 고백이잖아.”

“뭐, 데이트 신청이라는 게 그런 거지. 거기부터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가면서, 최종적으로 사귈지 말지 결정하는 흐름이니까. 뭐, 처음부터 한 방에 KO를 노리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내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계속 잽을 날리다가 마지막 일격을 꽂는 거잖아. 말하고 보니, 그냥 단순한 확인 작업이네. 그래도 물론 긴장은 하겠지만.”

나는 스즈의 두 무릎에 손을 올리고 등줄기를 곧게 뻗은 채, 정상위로 결합해서 굳어 있었다.

전화번호를 묻기만 한 거라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자주 가는 서점이니까 영업시간이나 재고가 있는지를 묻기 편리하니까. 아니면 그냥 예의상 해본 말. 아니면 그저 단순히 친구가 되고 싶어서.

하지만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주장해버리면, 이제 그때부터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고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는 동정인 나에게, 그 행동은 너무 난이도가 높다.

만약 나의 ‘좋아한다’가 거절당하면 깊게, 아주 깊게 상처받을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연애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어느새 스즈가 나에게서 떨어져 있었다. 그녀와의 결합이 풀렸다는 것 때문에, 거대한 긴장이 갑자기 내 온몸을 눌러 왔다.

내가 연애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자, 스즈는 남근에 장착되어 있는 콘돔을 “영차, 영차.” 하고 벗겼다. 그리고 그대로 나에게 달려들자마자, 대면좌위로 결합을 바꾸었다.

“어떠세요? 이래도 아직 겁이 나? 나랑 콘돔 없이 생으로 씹을 하는데도, 아직 무서워?”

그리고 다른 의미에서도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평소의 싹싹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제는 안전한 날이었으니까, 오늘도 아마 안전할 거야.”

스즈는 눈물이 날 만큼 따뜻했다. 이대로 녹아서 그녀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했다.

나는 어떻게든 고개를 들고, 스즈와 시선을 교환한다.

“……무서워. 미츠바 양에 차이는 게 무섭고, 그 뒤에, 두 번 다시 연애를 하지 못할까봐 무서워.”

스즈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온 진심을 바로 정면에서 들어준 후, 내 눈동자 안쪽까지 파고들 것 같은 시선으로 지그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만약에 츳치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되더라도, 나는 그런 츳치를 계속 좋아할 거야.”

그것은 연애에 대한 나의 불안을 무엇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상처를 입고 쓰러져도 옆에 계속 있어주겠다고 말하는 친구의 존재는, 내 몸을 덮고 있던 까만 안개를 불어 날려버리듯 걷어주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해줄까? ……무슨 예를 들어야 할지 모르겠네.”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한순간 망설이자, “아, 그래.” 하고 무언가가 생각난 것처럼 경쾌하게 말했다.

“그이가 말이야, 가끔 엉덩이로 하고 싶다고 빙 돌려서 말하곤 하는데, 나는 무조건 싫다고 거부했거든? 그래도, 뭐, 츳치라면 안심이 되고, 츳치라면 딱히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만큼은 좋아해.”

“뭐?”

“아니, 그러니까, 츳치라면 엉덩이 구멍에 자지를 넣어도 싫다고 하지 않을 만큼 좋아한다고.”

스즈는 거기까지 말하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따, 딱히 그이보다 츳치가 더 좋다거나 그런 말은 아니니까, 알겠어? 그이에게는 부끄러우니까 그런 데 만지게 하고 싶지 않지만, 친구라면 괜찮을까 하는, 그런 방향성의 이야기니까!”

예로 든 이야기의 속뜻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는 모습도 재미있어서, 나는 소리를 내며 웃고 말았다.

스즈는 그런 나를 보고 뺨을 불룩 부풀리면서 말한다.

“하여튼 간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의미의 ‘좋아한다’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스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말이 퍼즐 조각이 되어, 내 기억 속에서 모든 것이 짤까닥 하고 이어졌다.

아, 그렇구나. 그랬던 거야.

모든 것을 떠올리고 방심 상태가 된 나는, 스즈의 눈에는 아직도 겁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스즈는 무언가를 각오한 표정을 보인 후, 두 손 사이 내 뺨을 살짝 끼우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와서 입술을 살며시 댔다.

거기까지는 보통 키스였다. 하지만 스즈는 그대로 내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고, 그리고 내 혀에 댔다. 스즈에게 이끌린 것처럼, 우리는 상대의 혀를 자신의 혀로 휘감았다. 입술을 댄 채, 혀끼리 쪽쪽 소리를 내며 서로에게 감겨든다.

우리가 불문율로 삼고 피했던, 서로의 혀와 입술을 모두 동시에 맞닿게 하는 연인의 키스. 누구 잘못인지 따질 필요도 없도록, 그것을 스즈 쪽에서 맛보게 해주었다.

밀착감이나 동화하는 것 같은 감각은 피임기구 없는 성기 결합과도 비슷했기에, 의식이 녹아내리려고 한다.

머릿속이 둥실둥실하고,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간다.

스즈의 혀가 떨어지자, 두 사람의 혀 사이에 침으로 된 다리가 걸렸다.

“……연인이 되면, 이렇게 행복한 키스를 할 수 있다고.”

스즈는 역시 강한 각오를 표정에 내비친 채, 그것을 나에게 가르쳐줌으로써 내 등을 떠밀어주었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붙잡을 수 없다. 새로운 ‘기쁨’이나 ‘즐거움’이나 ‘쾌감’이 있을 거라고, 자신의 눈동자에 죄의식을 품으면서까지 가르쳐준 것이다.

이 마음에 응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그녀의 친구로 있을 수 없다.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네. 이건 데이트 신청입니다』라고 입력해서 보냈다.

 

 

스즈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만면의 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친구다운, 입술만을 대는 키스를 했다.

깊고도 깊게, 길고도 길게, 장난치듯, 쪽 하고 서로의 입술을 빨았다.

얼굴을 떼고, 나는 휴대전화를 든 채 스즈의 가녀린 등에서 내 두 손을 깍지 끼었다. 스즈는 그 손에 몸무게를 약간 실으며, 자신의 두 손을 내 목 뒤에서 깍지 끼었다. 스즈가 히죽히죽 나를 놀리는 얼굴로 쳐다본다.

“……무슨 대답이 올까 하고 쫄아 있지?”

“응. 그래도 괜찮아. 친구가 있어주니까.”

스즈가 “이히히.” 하고 기쁘게 웃었다.

우리의 몸이 이어진 허리를 중심으로 흔들리자, 침대가 끽끽 비명을 지른다.

“앗♡ 앗♡ 앗♡ 앗♡ 앗♡ 역시 콘돔이 없으니까, 완전히 달라♡ 츳치의 귀두 움푹 들어간 곳, 정말 깊어♡ 으앗, 보지를, 마구 긁어대고 있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뺀 턱 아래에는 작은 수박만한 유방이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다. 결합부는 훤히 보이고, 찔꺽찔꺽 가차 없이 음란한 마찰음을 울린다. 콘돔을 차지 않은 음경이 자신의 몸 안을 들락거리는 장면을 보게 된 스즈는, 턱을 뒤로 뺀 채 부끄럽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며, 입꼬리만 히쭉 들어올렸다.

“……생자지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모양, 엄청 야하지 않아?”

“엄청 야해.”

스즈는 신음하면서도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던 때와 똑같이 웃는 얼굴로 말한다.

“……그런데 말이야, 엄청 기분 좋지?”

아니, 어쩌면 ‘처음으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미소 짓는다.

“……뭐가 이상한데?”

“아니. 역시 스즈는 최고의 친구라고.”

스즈가 호들갑스럽게 “그렇지~?” 라고 득의양양하게 말하고, 그 직후에 격렬하게 신음했다.

“앗, 앗, 앗, 앗, 앗♡ 생자지, 뜨거워♡”

헐떡이는 것 같은 신음을 참으며, 다시 익살을 부리듯 히죽거렸다.

“……슬슬 자지가 터질 것 같지?”

노력해서 억지로 표정을 꾸미고 있었지만, 입가는 움찔움찔 떨리고 있었다.

그때, 휴대전화의 알림 소리가 울린다. 스즈의 표정에 한순간 긴장이 지나갔지만, 곧바로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보기 무서워?”

말없이 끄덕인다. 하지만 스즈와 몸을 섞으며 체온을 나누고 있으면, 용기가 난다. 자연스럽게 허리 놀림이 거칠어진다.

“이히히. 솔직해서 좋군.”

내 불안을 지워주기 위해서 나를 한 번 놀린 후, 스즈는 히죽거리는 표정 그대로 말한다.

“……만약에 부정적인 답장이라면 말이지…….”

일단 말을 멈추고, 그리고 명백하게 농담 투로, 하지만 요염한 분위기로 속삭인다.

“……이대로 안에다 싸게…… 해, 줄, 게.”

그리고 다시 히죽히죽 웃으면서 도발하듯 말을 이어갔다.

“분명히 기분 좋을걸? 이 빵빵해진 자지, 생(生)보지 안에다가, 퓻퓻 싸게 해줄 테니까.”

나는 역시 웃고 만다. 정말로 최고인 친구를 가진 자신의 행운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응원해주는데 무엇이 겁나겠는가.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답장을 확인하고, 화면을 스즈에게 돌렸다.

『알겠습니다. 이쪽 스케줄을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작품은 원작 소설도 좋아했고, 극장도 오랜만에 가보는 거라서 기대가 되네요.』

스즈의 표정이 한순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가, 야무지지 못하게 입이 실실 벌어진다.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있다.

우리는 “후후후.”, “이히히.” 하고 칠칠치 못하게 함께 웃으면서 쪽쪽 입술을 맞춘다.

“……츳치의 행복이, 생자지에서 직접 전해져 와.”

스즈가 내가 느끼고 있는 행복을, 그대로 표정에 띄웠다. 스즈가 품고 있던 다행감이 나에게 감전되었던 어제의 현상이, 그녀에게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말이야, 이어져 있구나.”

연인끼리의 섹스는 사랑을 키우기 위한 기관(器官)이고 기술이다. 

우리의 이 섹스는, 그저 우리를 동기화시키기 위한 것일 뿐.

“앗, 앗, 앗, 야, 인마♡ 츳치, 기쁘다고, 허리, 너무 빨라♡ 아윽♡ 안쪽을, 찌르면♡”

각자가 행복해지면 해질수록, 그 행복이 업데이트된다.

“츳치의 자지, 분명 평소보다 더 세졌어♡ 쩔어♡ 그렇게 딴딴한 발기 자지로 콘돔도 없이 박아대면, 보지가 질척질척하게 녹아버리니까♡”

그렇다고 해도,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우리 마음에 타산이 섞여 있는 것 같은 관계성이라면, 분명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연정(戀情)은 때로 숯이 될 정도로 불타오른다.

하지만 우정은 그저, 그저 담담하게 그 강도가 강해질 뿐이다.

치밀어 오르는 충동과 부드러운 황홀이 요도를 밀어 헤치며 달려 올라온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육창을 팽창시키며, 스즈에게 사정(射精)을 알렸다.

부정적인 답장이 왔을 때는 위로의 질 내 사정을 허가했던 스즈가, 긍정적인 답장을 받았을 때의 사정 장소를 제시한다.

“……있잖아, 츳치의 행복 만발 자지가 이제부터 퓻퓻 쌀 정액에는, 러브러브 성분이 잔뜩 농축되어 있겠지?”

스즈는 그렇게 말하고, 그녀다운 싹싹한 미소를 “이히히.” 하고 지으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그 진한 러브러브 정액, 내 아기 만드는 방에 좀 나누어줘도 좋지 않을까?”

괴로울 때는 위로하고, 기쁠 때는 서로 나눈다. 친구로서 당연한 귀결이었다.

“앗, 앗, 앗, 앗, 앗♡ 간다, 간다, 아앙♡ 자지, 확 부풀었어♡ 와줘, 와줘♡ 미츠바 양을 향한 마음이 가득 담긴 순애 정액, 내 친구 보지에 퓻퓻 처리해줘♡”

“스즈, 싼다!”

“츳치♡ 나도, 가♡♡♡”

우리는 서로를 껴안으면서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시야와 의식이 하얗고 커다란 파도에 덮쳐진다. 하지만 무섭지 않다. 스즈와 손을 잡고 있으니까. 그녀와 함께 쾌락의 바다에 몸을 내던지고 감싸이듯 떠 있다.

정신을 차리고, 우리는 김이 피어오르는 열기 속에서, 쪽쪽 서로에게 입술을 누르고 있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친구로서의 키스를 계속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스즈가 멍하니 풀어진 표정으로 말한다.

“……츳치의 러브러브 정액 쩔어……. 곧바로 뱃속이 찌릿찌릿 저리기 시작했어. 대체 얼마나 미츠바 양을 좋아하는 거냐고 묻고 싶은 느낌.”

의식을 하복부로 돌리자, 내 남근은 아직도 왈칵왈칵 스즈에게 정액을 쏟아 넣고 있었다. 이미 결합부에서 정액이 새어나오고 있다.

“……뭐라고 할까, 지금 내 아기 만드는 방, 츳치의 ‘미츠바 양 좋아해!’ 라는 마음이 가득 담긴 정자가 여기저기 헤엄치고 있을 거니까, 그 애들이 닿아서 엄청 두근두근하면서도 애절하게 욱신거리고 있어…….”

스즈는 친구의 사랑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 같은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도 스즈에게 이런 얼굴을 보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란다. 스즈의 연애가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가족에게 도우지마 씨를 소개하는 거. 잘됐으면 좋겠다.”

“……응.”

우리는 사뿐하게 키스를 한다. 스즈가 다정하게 내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속삭인다.

“츳치는 말이야, 나랑 그이 이야기를 할 때, 아주 다정한 표정을 지어. ‘아아, 이 사람, 정말로 내 행복을 바라는구나.’ 해서, 엄청 기뻐져.”

아무래도 나는 계속 그런 식으로 해왔던 것 같다. 안심하면서 나도 스즈의 입술을 살짝 깨문다.

“더블데이트 할까?”

“나랑 도우지마 씨면 너무 비교되는데.”

스즈와 미츠바 양을 여성으로서 비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지만, 나와 도우지마 씨는 가능하다. 그리고 결과는 누구의 눈에도 명백할 것이다.

“이히히. 괜찮아. 자지는 츳치가 더 크니까.”

스즈가 웃고, 나도 웃는다. 다시 키스한다.

달콤한 키스와 달콤한 사정을 계속하면서도, 우리 주위의 공기는 무설탕 그대로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이미 불필요해진, 내 어릴 적의 기억에는 뒷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도 불필요하다면 불필요하겠지만, 하지만 소중한 것이다.

울며 집으로 돌아온 나에게 부모님은 그 이유를 물었지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따돌림 당한 것이 부끄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자신에게 분했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계속 울고 있는 자식에게 부모님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나갔던 어머니가 친구가 왔다며 기쁘게 내게 말한다. 부모님이 보기에는 구세주였겠지만, 나는 더 이상 친구 따위 필요 없었다. 유령이라도 온 건가 하고 수상쩍어 하면서 현관 앞으로 갔더니, 처음 보는 소녀가 서 있었다.

아마도 같은 나이. 얼굴은 모른다. 같은 유치원이 아니었을 것이다.

모래밭에서 있었던 일을 지나가던 길에 보고, 그대로 나를 따라왔다고 한다. 그 손에, 괴인 인형을 들고. 

내가 내던져서 더러워진 그 인형은, 그녀가 씻어준 것인지 반짝반짝해져 있었다. 대신 그녀의 원피스 소맷부리가 조금 젖어 있었다.

그녀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의미의 ‘좋아한다’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나에게 인형을 억지로 넘겨주고, 그 말만 남기고서 떠나가 버린 것이다.

그래도 결국, 나는 그때부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겁을 내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다.

여러 가지 ‘좋아한다’를 두 팔에 안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넘쳐 떨어질 것이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내 방에서 스즈와 놀다가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책상 서랍 안에 보관해둔 그 괴인 인형을 꺼내봐야겠다.

 

친구 섹스 2 끝

 

 

 

 

데이트 신청을 성공시킨 우리는 축하회라도 하는 양 그대로 노콘 섹스를 계속한다.

특별한 장소라는 호텔의 분위기도 좋지만, 익숙한 자기 방에서 하는 피임기구 없는 결합은 우리를 보다 더 거북함 없는 상태에서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팔다리를 짚고 엎드린 스즈의 흰 복숭아 같은 엉덩이 살을 붙잡고, 팡, 팡, 팡 하고 허리를 때려 넣는다.

“앗, 앗, 앗♡”

“있잖아, 가까운 시일에 함께 옷을 사러 가주었으면 하는데. 패션 같은 건 진짜 모르니까.”

“……맡겨둬. 확실하게 해줄 테니까.”

스즈는 땀에 흠뻑 젖은 등으로, 두 팔꿈치를 짚은 채 시트를 꽉 쥐고 들뜬 목소리로 기뻐하며 말했다. 나도 든든해져서 피스톤 운동이 거세진다.

“으앗, 아앗, 윽♡ 아윽♡ 조, 좋아♡ 아, 안쪽, 찌르는 게♡ 생자지, 자궁 입구랑 키스해버렸어♡”

스즈가 신음하면서도 신뢰와 친근함이 담긴 눈빛으로 내게 보낸다.

“……나도 말이지, 도 군 가족에게 소개받을 때 입을 옷, 츳치가 체크해줄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협력할게.”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 스즈의 질구를 밀치고 들어갔다고 빠져나오는 장면을 내려다보며 진심으로 말한다. 그때마다 쯔붑, 쯔붑 하고 음순이 살덩어리의 뿔에 감겨들 듯 딸려 나온다. 그야말로 펠라티오를 할 때의 스즈의 입술 같다.

“음, 음, 아앙♡ 고, 고마, 워♡ 최선을 다해서 청초한 분위기로 가는 게 좋을까?”

“노출만 너무 심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평소대로의 스즈라면 분명 마음에 들어 하실 거야.”

“앙앙앙♡ 앗, 커♡ 츳치, 거기, 생자지로 쓱쓱 긁으면, 나 못 버텨♡”

서로의 연애상담을 하면서 하는 섹스는, 우리의 거리감을 더욱 좁혀준다. 스즈도 그걸 증명하겠다는 듯, 시트를 애절하게 쥐고서 등을 젖혔다.

“……한창 사랑 모드 중인 츳치의 자지 말이야, 분명 지금까지 그 어떤 때보다도 남자다워졌어♡ 진짜로 녹아내릴 것 같습니다만……♡”

분명 스즈의 안에서 성을 내고 있는 내 성기는 그야말로 철봉이라고 부르는 게 어울릴만한 딱딱함과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짝사랑 상태에서 이러는데, 서로 사랑하게 되면 정말로 위험할 거야.”

“그리 되도록 노력하지.”

스즈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할 때, 한층 더 깊숙하게 허리를 밀어 넣는다.

“아아앙♡”

스즈가 견갑골을 좁히며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른 후, “이히히.” 하고 웃는다.

“……빨리 츳치의 사랑을 이룬 자지로, 내 친구 보지에 사랑을 자랑하는 정액을 싸줘.”

피스톤 운동을 쉬고 있자, 스즈 쪽에서 탐욕스럽게 허리를 내민다. 너저분한 주름도 색소 침착도 전혀 없는, 훤히 보이게 된 엉덩이 구멍을 엄지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말한다.

“아까 잠깐 말했잖아? 나라면 안심하고 여기로 받아줄 수 있다고?”

스즈는 나에게 허리를 밀어붙이듯 끈적하게 흔들면서, 잠시 망설인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츳치라면, 엉덩이 구멍에 발기 자지를 넣어도, 푹푹 박아대도, 싫지 않을지도.”

거듭해서 말하지만, 이것은 결코 내가 도우지마 씨보다 호감도나 신뢰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연인이기에 특별한 부끄러움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스즈의 마음과 몸의 준비가 되면 말이야, 여기로도 이어져 볼까?”

천천히 스트로크를 재개하자, 스즈도 그에 응하듯 반동으로 엉덩이를 부딪쳐온다.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두 사람의 호흡은 딱 맞는다.

“아앗♡ 아앗♡ 하아, 으응♡ ……내 항문, 츳치의 보지로 써도 좋아…….”

귀엽게 신음한 후, 고개를 끄덕이고, 쉰 목소리로 말한다. 손가락조차 들어간 적이 없을, 너무나도 무구한 구멍이 꽉 오므라들었다. 그렇게까지 나를 받아들여주는 그녀의 우정에 응석부리듯 내가 제안한다.

“고백 연습 또 해도 돼?”

헉헉 새어나오는 스즈의 숨소리는, 그녀가 절정에 가까운 것인지 아니면 절정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완전히 황홀경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작게 웃으며, 가능한 한 경쾌한 말투로 말하려고 목소리를 꾸민다.

“……응. 잔뜩 해둬. 유비무환이잖아.”

찰싹, 찰싹, 찰싹 하고 비교적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하자, 스즈는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면서 엉덩이를 내리려고 했지만, 꽉 붙잡아 올려서 엉덩이의 높이를 유지시켰다. 그 엉덩이도 가늘기는 해도, 덜덜 떨고 있다.

“그러고 보니, 미츠바 양에게 연인이 있는지 없는지 결국 여전히 모르고 있네.”

“……뭐, 데이트라는 걸 알고도 OK했고, 괜찮지 않을까? 혹시 있다고 해도 말이야, 매력으로 돌려 세울 정도의 마음은 먹어야지.”

분명 그 말이 맞다. 친구의 말에 감명을 받고, 돌려 세우기 위한 고백 연습을 하기로 했다.

팡팡팡!

“스즈, 좋아해.”

“……으, 응♡ 나도, 좋아해♡”

“그러니까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나랑 사귀어주세요.”

의표를 찔린 것인지, 스즈는 내뿜듯 웃는다.

“……그런 약탈애적인 건 좀 그렇다고 보는데…… 뭐, 연습이니까, 별 수 없나.”

어이없어하면서도 스즈는 자신에게 그렇게 들려줬다.

나는 피스톤 운동을 계속한다.

“앗, 앗, 앗, 앗, 앗♡ ……헤, 헤어질게♡”

스즈가 시트에 더 깊은 주름을 남기고 흐트러뜨리며, 저항감과 죄악감이 엿보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마음은 역시 차폐물 없이 결합된 부분을 통해서 나에게 직접 전해진다. 그것이 괴롭고, 또 기뻐서, 내 허리 놀림이 사정으로 향해 간다.

“앗앗앗앗앗♡ 그, 그 사람이랑 헤어져서, 츳치랑 사귈 테니까♡”

“아아, 싼다!”

“좋아♡ 보지에 잔뜩 키스를 받고, 아기 만드는 방이 활짝 열려 있으니까, 연인 자지의 러브러브 정액으로 씨 뿌려줘♡”

“스즈!”

“츳치의 발기 자지, 도 군보다 커서 기분 좋으니까, 츳치의 여자가 될게♡♡♡”

뷰루루루룻.

그 사정에 천박한 우월감이 섞여 있었기에, 나는 자책하는 마음을 짊어져야 했다. 그래도 스즈의 흰 복숭아에 허리를 꽉 붙이고 육창을 남김없이 살 단지의 포옹에 감싸이게 하면서 입을 떡 벌린 자궁에 정액을 왈칵왈칵 흘려 넣는 행위는, 그냥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홀했고 내가 침을 질질 흘리도록 만들었다.

“……역시 그 두 사람의 기분을 알 것 같아♡”

스즈는 시트를 찢어버릴 것처럼 꽉 쥐고, 왈칵왈칵 쏟아지는 내 사정을 자궁으로 받아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서로의 절정의 여운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뒤로 이어진 채 스즈에게 설교를 듣는다.

“말해두겠는데, 그런 식으로 남의 연인에게 손을 대는 건 절대로 안 되니까! 어디까지나 고백 연습으로, 성공 사례만 봐둬야 하는 멘탈 트레이닝적인 그것으로서 그렇게 한 것뿐이니까. 그런 거니까!”

“알고 있어.”

“애초에 자지가 기분 좋으니까, 같은 이유로 연인을 고르지 않는다고! 여자아이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가 멋대로 말했으면서.”

스즈의 내뱉는 말투와 그 내용이 재미있었기에, 우리는 오랫동안 소리 내어 웃었다.

계속 이대로, 이런 즐거운 시간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허리를 움직인다.

“아니, 진짜로 그런 식의 연습은 이제 안 되니까. 알았지? 뭐, 츳치를 위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분위기를 타서 해보기는 했는데 진짜로 가슴이 꽤 아프더라.”

“미안.”

“괜찮아. 나도 분위기에 편승했으니. 양쪽 다 패배로 하자. 이히히.”

그렇게 말하며 웃는 스즈의, 콘돔 없이 맛보는 질은 변함없이 말미잘을 연상시키며, 한두 발의 사정으로 발기가 중단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섹스 후의 느릿한 허리 놀림에도 쩍, 퐁, 쩍, 퐁 하고 펠라티오 비슷한 물소리를 울리며 달라붙어 온다.

정액을 주입받으면 받은 만큼, 그 살 단지는 음란한 마찰과 그 소리를 증가시킨다.

“앗…… 아아…… 하아…… 앙♡”

직전까지 깔깔 웃고 있었던 스즈도 등을 비틀며 질척질척하게 녹아내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주 느릿한 페이스로 장난치듯 둘이서 같이 허리를 흔든다. 복숭아 모양의 예쁜 엉덩이가 말캉거리며 찌부러질 정도로 서로 깊게 누르고, 귀두가 얼굴을 내밀 정도의 한계까지 허리를 함께 뺀다. 그리고 살 장대가 밑동까지 감추어지게 하는 것을 반복한다.

나도 스즈도, 부드러운 황홀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깊은 탄식이 새어나온다.

“……그런 걸로, 고르지 않는다고.”

스즈는 시트를 다시 고쳐 쥐고, 꺼져 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자신에게 들려주듯 중얼거렸다.

경쾌하게 툭, 툭, 툭 하고 허리를 흔든다.

“앗, 앗, 앗♡ ……그러고 보니 미츠바 양의 패션은 어떤 계통이지. 그걸 모르면 츳치의 코디도 방향성을 정할 수 없는데. 일단 무난하게 깔끔한 캐주얼로 할까? 하지만 앞으로는 옷을 껴입기 힘든 계절이고, 츳치의 평소 분위기로 봐서는 놈코어가 괜찮을까?”

스즈는 목소리가 끈적끈적하게 변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나로서는 전혀 의미를 알지 못하는 단어투성이였지만, 내 사랑을 응원하기 위해서 열심히 고민해주고 있다는 것이, 콘돔 없이 결합한 성기를 통해 전해져온다. 나도 모르게 허리의 회전이 빨라진다.

“아앙, 아앙, 아앙, 아앙♡ 후후.”

새된 목소리로 신음한 후, 스즈는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이상하다는 눈으로 보자, 히죽히죽 웃는 눈으로 돌아본다.

“……나중에 결혼하면 미츠바 양도 큰일이겠네. 츳치는 노콘으로 하면 자지가 계속 딴딴한 채로 있으니까, 아기 만들기를 할 때는 적당히 봐주지 않으면 소리를 마구 질러댈 거야.”

일단 미츠바 양과 결혼이니, 섹스니, 아기 만들기니 하는 건 아무리 그래도 현실미가 너무 옅었기에 확 와 닿지 않는다. 데이트 신청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아니, 터지기 직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농담으로 대꾸해준다.

“그럼, 그때가 되면, 아기 만들기는 스즈에게 해달라고 할까.”

그 농담에 스즈가 잠깐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농담이 좀 지나쳤나 하고 생각했지만, 스즈는 “……바~보.” 하고 가볍게 웃어주었다. 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엉덩이부터 등까지를 꼼지락꼼지락 떨었고, 질 안은 꽉 좁아졌다.

“스즈, 곧 또 쌀 거야.”

모성의 상징인 엉덩이를 세게 움켜쥔다.

스즈가 작게 끄덕이고, 약간 쑥스러워하면 말했다.

“……있잖아, 갑자기 펠라티오를 꼭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거든, 이번에 사정하면 청소 펠라 하게 해줘.”

나는 아까 전의 대화를 떠올리고, “애원은?” 하고 놀리듯 말한다.

“아하하, 아무리 도 군이 이상형이라고 해도, 그런 건 흉내 안 내도 되니까.”

스즈는 통쾌하게 웃고, 그 후 일부러 헛기침을 한 후, 역시 약간 일부러 하는 티가 나는 쉰 목소리로 말한다.

“……안에다 막 싸고 난 뒤라서 정액이 끈적하게 붙어 있는, 츳치의 음란한 자지, 입 보지로 청소하게 해주세요.”

“좋아.”

무뚝뚝하게 대답하자, “엄청 잘난 척하는 그 눈빛, 진짜 웃긴다.” 하고 스즈는 웃고, 그 후 내 본격적인 피스톤 운동에 거칠게 신음했다.

“앗, 앗, 앗, 앗, 앗♡ ……츳치♡ 고백 연습 해♡”

등을 털썩 떨구며, 약간 응석부리는 투로 제안을 해온다.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스즈. 좋아한다.”

“나도, 좋아해♡”

“사귈래?”

“응, 사귈래♡ 그리고, 그리고…….”

“아앗, 스즈, 싼다!”

“……그이보다 더 기분 좋은 츳치의 자지로, 임신할 테니까♡ 츳치의 발기 자지에서 임신 즙, 기분 좋게 퓻퓻 싸서, 내 보지로 마음껏 아기를 만들어도 돼♡”

연습의 흐름이라고는 해도, 수컷의 본능을 채워주는 말을 해주고, 자궁으로 정액을 받아준다. 그런 그녀의 예쁜 엉덩이에 정자를 왈칵왈칵 주입하고 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놈이라고 확신했다.

이 뒤에는 입과 혀로 정액이 발라진 성기를 정성스럽게 깨끗이 만들어주는 봉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전진하기 시작한 서로의 연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아마도 그러는 도중에 섹스를 또 하게 될 것이다. 친구와 보내는 방과 후로서는, 모범적이고 청춘이라고 할 만하다.

덜덜 떨며 무릎이 무너지려고 하는 스즈를 단단히 붙잡고, 퓻퓻 하고 계속되고 있는 사정의 기세가 잦아들 때까지 그녀의 엉덩이에 하복부를 밀어 넣는다.

“아앗♡ 앗♡ 하아, 앙♡ 더는 안 돼♡ 내 보지, 츳치 것이 돼버려♡ 자지 모양도, 정액 맛도, 평생 잊지 못하게 돼버려♡”

푸슛, 푸슛 하고 스즈가 절정의 물을 뿜으며 시트를 적시는 소리를 들으면서, 앞으로도 유일무이할 친구와의 만남에 감사했다.

“평생 친구일 테니 괜찮지 않을까.”

스즈는 밑동까지 찌르고 들어온 육봉과 쏟아져 들어오는 정액에 온몸을 달콤하게 떨면서 납득이 간다는 듯, 숨을 헐떡이면서도 싹싹하게 웃었다.

“……그 말도 맞네. 이히히.”

연애와도 가족애와도 다른 다정한 기분에 감싸이면서, 온 세상의 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 모두를 축복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분명 모두들 이런 식으로 따뜻한 우정을 키우고 있을 테니까.



신규 에피소드 특별난 것도 없는 돌아가는 길

 

 

러브호텔에서 우정을 돈독히 한 후, 우리는 다른 사랑이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했다.

해는 저물고 있지만 밤바람은 초여름의 방문을 느끼게 하는 온기를 수반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친구와 겹치고 겹친 피부는 따끈따끈해서 쌀쌀함 따위는 일정 느끼게 하지 않는다.

그 도중에 큰 공원을 가로지르자 스즈는 한 발짝 내 앞에 나와 뒤돌아보며 득의양양하게 검지를 흔들었다.

“여기 공원은 말야. 낮에는 제법 분위기가 좋아서 데이트 장소로 추천이야. 저녁 무렵에는 조용히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도우지마 씨랑도 와?”

“에헤헤, 내가 도시락 싸와서 데이트할 땐 대부분 여기서 먹어.”

아침 일찍 일어나 익숙치 않은 요리를 열심히 만드는 스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스즈는 뒷걸음 치며 데이트의 기억을 되새기듯 즐겁게 말을 잇는다.

“도 군은 말야, 참치와 계란 샌드위치를 특히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그러다 갑자기 남친을 자랑하다가 발걸음이 멈춘다. 흐릿한 가로등 아래에서 니트 원피스에서 뻗은 허벅지 안쪽으로 하얀 정액이 흘러내린 것이 분명했다.

“누구 씨가 너무 싸버렸다니까.”

스즈가 원망스럽다는 시선과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나에게 향한다. 어쨌든 스즈를 그대로 걷게 할 수도 없다. 내가 휴지를 찾으려 하자. “안 돼, 자꾸 흘러나올 것 같아.” 라며 스즈가 쓴웃음을 지었다.

“……여기 공원, 깨끗한 다목적 화장실 있으니까.” 라며 스즈가 내 손을 잡고 공원에 들어가고는 그대로 종종걸음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목적이야 어쨌든 밤의 공원을 손 잡고 달리는 것이 청춘같아서 화장실에 도착하여 문을 잠근 우리들은, 왠지 우스꽝스러워서 숨을 헐떡이면서 함께 웃었다.

다목적 화장실이라 넓이 자체는 둘이라도 좁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괜찮아 괜찮아. 츳치가 무뚝뚝한 건 잘 알고 있으니까, 이제와서 이런 일로 실실망하 않을 테니까.”

“스즈가 끌고 온 거 잖아.”

스즈가 히죽히죽 웃으며 팬티를 벗어 그것을 나에게 보여준다. 검은 팬티의 바닥면에는 넘칠 듯한 하얀 점액이 끈적하게 묻어있었다.

“네, 이 누구 씨의 정액 묻은 속옷, 화장지 같은 걸로 닦아주시죠.”

아무 대꾸도 못하고 일단 스즈를 등지고 시키는 대로 팬티를 어느정도 깨끗하게 한다. 뒤돌아보니 스즈는 좌변기에 앉아 있었다.

똑똑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스즈는 조금 창피한 듯이, 그럼에도 싹싹한 태도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말이죠?” 라고 말하고 있어서, 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흥미 본위로 “봐도 될까?” 라고 물어 버렸다.

스즈는 희미하게 뺨을 붉히면서, “역시 무뚝뚝해.” 라며 입술을 삐죽거리지만, 말과는 달리 내 요구를 들어주었다.

나는 스즈 바로 앞에 쪼그려 앉아, 그녀의 오금을 들어 발꿈치를 좌변기 좌우에 올리게 했다. 요컨데, 좌변기에 앚은 채로 M자로 다리를 벌리게 한 것이다.

“설마 이렇게까지 지긋이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스즈는 재밌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고, 특별히 저항하지는 않았지만 볼의 붉어짐이 조금 짙어졌다. 볼에 살짝 홍조를 띠는 정도였다.

그녀의 음순은 좌우로 벌어진 채였고, 홍합처럼 요염한 질구는 물론 그 안에 넘실거리고 있는 질도는 정액으로 새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내가 보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질도는 움찔움찔 꿈틀거리고 있었다.

“굉장하네. 아직도 나오고 있어.”

감탄하는 나의 정수리에 쓰다듬는 것 같은 춉이 떨어진다.

“츳치가 잔뜩 퓻퓻 했으니까 그렇잖아.”

“그만큼 스즈에 대한 우정이 강하다는 거야.”

스즈는 정액을 계속 흘리는 음순을 진심으로 관찰하는 나의 귀를 손가락으로 조물조물 만지작거리며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기분 좋았어? 노콘으로 삽입해서, 내 안에 도퓻도퓻 사정한 게.”

나는 시선만 위로 돌리며, “엄청 따뜻했어. 그게 가장 인상에 남았어.” 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스즈는 “이히히.” 라고 웃었고, “나도 츳치가 엄청 뜨거웠어.” 라고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친구와 보낸 즐거운 추억을 공유했다.

어쨋든 내가 허리를 들고 스즈가 반대로 얼굴을 앞으로 기울이자, 우리는 쪼옥 하고 부드럽게 입술을 서로 밀어 붙인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츳치의 뜨겁고 진한 우정, 내 안에 벌컥벌컥 부어줘.”

스즈가 그렇게 말하자, 나는 대답 대신 키스를 하고, 그에 응전하듯이 스즈쪽에서도 키스를 한다. 쪽, 쪽, 쪽 밤의 공원의 다목적 화장실에서 우정을 확인하며 나누는 소리가 이어진다.

나는 다시 앉아서 스즈의 음부를 관찰한다.

“……또 보는 거야? 솔직히 꽤나 창피한데.”

“근데 제대로 흘리지 않을 때까지 확인해 둬야지. 스즈, 잠깐 네가 벌려봐.”

스즈는 내 제안에 더욱 부끄러운 듯 입술을 바짝 깨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다리 뒤에서 두 손을 음부로 뻗고 그리고 음순을 좌우로 쫙 벌렸다.

“안쪽까지 전부 보여.”

본래라면 갑갑할 정도의 밀도를 자랑하는 질내는 자궁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활짝 벌어져 있었다.

“츳치가 네 자지 모양으로 만들어 버렸잖아.”

스즈가 반박하듯 말하자, 그 자궁구에서 주륵 정액이 흘러나온다. 그것을 자각한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스즈가 말한다.

“아기 방에 넣어준 만큼 당분간 남아있을 것 같아.”

“아직 제법 들어가 있어?”

“그치만 아직도 배가 후끈후끈 거리는걸.”

그렇게 말하는 스즈의 음부에 변화가 보였다. 정액 대신 투명한 애액이 그녀의 항문을 적시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클리토리스는 딱 보기에도 발기하고 있었다.

“혹시 보여주고 있어서 흥분했어?”

스즈는 고개를 돌린 채 다시 입술을 삐죽거렸다.

“’아~아. 또 츳치의 애태우기 플레이가 시작해버렸어.’ 라는 느낌.”

“정말 그런 게 아니라니까. 거기다 지금은 스즈의 통금시간도 있으니까. 뺄 수 있는 건 빼놓자.”

그렇게 제안하고 나는 서리를 들어 스즈 옆에 서서 M자로 다리를 벌린 스즈의 음순에 중지와 약지를 삽입했다.

“응앗♡”

그대로 질 안에서 손가락을 가볍게 구부려, 손가락의 바닥으로 질벽을 문지른다.

“얏, 앗앗♡ 손가락으로는, 싫어♡ 츳치의 자지 갖고싶어♡ 노콘 자지, 넣어줘♡ 야앗 간다♡ 간다간다♡”

어리광 부리듯 간청하는 스즈를 무시하고 정액을 긁어낸다. 그 부산물로 스즈는 요란하게 조수를 뿜으며 넓은 다목적 화장실 벽을 적셨다.

스즈는 한동안 푸슛 푸슛 조수를 계속 뿜으면서, 넋을 빼앗긴 모습으로 “저기 츳치, 호텔로 돌아가자? 제대로 보지에 해줬으면 좋겠어…… 츳치의 발기 자지로 범해줘.” 라고 애처롭게 말했지만, 나는 사타구니가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안 돼.” 라고 마음을 굳세게 먹고 통금시간을 최우선으로 했다.

“……츳치는 심술쟁이.”

“나도 참고 있으니까.”

못마땅한 스즈와 빨아들이는 듯한 키스를 하며 손목을 움직이자, “아앗, 앗앗♡” 하고 그녀는 푸슛푸슛 하고 조수를 계속 뿜었다.

돌아가는 길에 스즈는 농담조로 불만을 토로하거나 가볍기 찔러오기도 했지만, 나는 통금시간을 이유로 그녀를 계속 달래고 있었다.

 




몇몇 표현 및 효과음 수정하고

역자가 빠뜨린 문장이 몇 있어서 보이는대로 보강하긴 했지만

놓친게 있는지는 모르겠음


마지막 추가 에피소드는 이전 번역본엔 없던거고 직접 해서 추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