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처녀. 강철보다도 더 철 같은.

 

 

'밤보다 어둑어둑한, 숲의 나라'

그 이름이 가리키듯 낮에도 햇빛을 전부 차단하는 깊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 나라의 대부분은 그런 삼림으로 뒤덮여 있었다.

민망한 수준으로 포장된 길은 이끼가 무성하고, 그 위에는 마차가 줄지어 서 있다.

“거인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동화 속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구만.”

나와 함께 수송부대의 후위을 맡고 있는 다이고가 하늘을 가리는 큰 나무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는 내 후배로 아직 20살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큰 덩치에 용맹하고 날카로운 외모에 걸맞는 완력과 검술을 높이 사서 어린 나이에 정규 대원으로 발탁되었다.

거칠고 품격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이런 길에서 그의 기질은 든든하다.

“이봐, 유리. 우리 대장 어떻게 생각해?”

내가 몇 살 위인데, 그가 나에게 존댓말을 쓴 것은 입대 인사 때뿐이다. 그런 것에 화를 내지는 않지만, 선배로서 주의는 준다.

“어떻다니? 검 솜씨, 인품 모두 존경할 만하다. 최고의 상관이야. 그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겠지.”

“여자인데도?”

“상관없어.”

“흐음. 나는 어떨까 싶은데. 대체로 눈에 해롭다고. 제도의 고급 창관에도 저런 상등품은 좀처럼 볼 수 없어. 움직이기 편한 것을 우선시하는 모양인데, 도저히 근육이 전혀 붙지 않은 것 같은 포동포동한 허벅지를 과시하고 있잖아. 장비에 가려져 있지만 저 가슴도 상당해. 보물이야, 보물. 군기 위반으로 벌을 받더라도 한 번쯤은 멱 감는 모습을 훔쳐보고 싶어.”

“다이고. 넌 예절을 중시하는 게 좋을 거야. 모처럼 뛰어난 검 실력을 가졌는데 그래서는 출세가 멀어질 뿐이야.”

다이고는 지루하다는 듯이 코를 킁킁거렸다.

“출세? 그런거에 실력은 처음부터 상관없잖아. 우리 아리따운 대장을 보니까 일목요연하다.”

“바보 같은 소릴. 로자 대장의 자질은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로자 대장은 여자임에도 우리 호위부대의 대장을 맡고 있다. 나이도 20대 중반으로 나와 별반 차이 없다..

그 날씬하면서도 여성스럽게 굴곡이 큰 지체로 휘두르는 검극은 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유려하고 가열차다.

다이고는 찡그린 표정을 짓는다. 실제로 훈련에서도 늘 실력차를 보고 있다.

서늘한 표정의 대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다이고의 모습은 연습장의 일상이다.

전사는 남자가 담당해야 한다는 사상의 다이고에게는 쓰라린 사실일 것이다.

그런 열등감을 감추려고 말한다.

“확실히 저만큼 좋은 여자라면 밤의 솜씨도 대단하겠지만 말이야. 안는 느낌이 좋을 것 같은 야한 몸을 하고는. 저런거랑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 어떤 굴강한 전사도 뼈도 못추리게 되버릴 거야.”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별로.”

가뜩이나 음울한 숲 속, 불온한 공기가 짙어지자, 마침 휴식 신호가 최후미까지 들렸다.

다이고는 말없이 자리를 떠났지만, 그의 뒷모습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

로자 대장은 의심할 여지없이 전사로서의 실력과 지휘관으로서의 적성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하지만 다이고처럼 트집을 잡고 싶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녀는 젊고 아름답다. 남자라도 질투심에 애태울 정도로 눈부시다.

야영 준비를 마치면 나는 혼자 있고 싶어서 임시 거점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에는 선객이 있었지만, 나는 발길을 돌리지 않고 말을 걸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대장님.”

걸터앉은 그루터기 앞에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그녀의 옆모습은 깜짝 놀랄만큼 미려했다.

자칫 이매망량이 떠돌아다닐 것 같은 이 숲 속에서 그녀의 투명한 피부는 천사나 요정을 연상케 한다.

은빛의 긴 머리칼도 가혹한 임무의 피로나 더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빛을 내고 있었다.

“유리인가. 무슨 일이지?”

“조금 혼자 있고 싶어서요.”

“그럼 내가 방해한 건가?”

“아니, 그런. 혹시 괜찮으시다면 같이 차 한 잔 어떠신가요? 요전에 통과한 마을에서 조달한 건데.”

“모처럼이니 받아 볼까.”

그녀의 미모는 잘 다듬어진 보검과 같다. 말수도 적고 표정도 적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가진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의외로 말을 걸면 친근하게 말을 주고받아 준다.

“여기만 지나면 임무도 막바지다. 후위가 가장 기력을 소모하겠지만, 부탁한다.”

그 말은 의연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부드럽다.

미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표정은 부하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배려가 엿보였다.

그녀에게 받은 신뢰에 감격하면서도 나는 방금 전에 나눈 다이고와의 대화가 신경 쓰이고 있었다.

“……로자 대장은 제가 목숨을 맡길 만하다고 느낀 첫 상사입니다.”

갑자기 무슨 말을 꺼내는건지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 그게…… 전 대장은 윗사람의 눈치만 신경쓰고 현장 일은 뒷전이라서……”

필사적으로 둘러대는 나에게 로자 대장은 무언가 느꼈는지 가늘게 웃었다.

“주변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아.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야. 유리도 그렇게 해주면 된다.”

“네, 넵!”

“근면한 너에겐 부처에게 설법이겠지만.”

“아뇨, 그런. 아직 미숙하니까요.”

그녀를 둘러싼 잡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번거로울 것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행동은 언제나 초연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신성시하기까지 했다. 그 경의에는 이성으로서의 동경도 섞여 있었다.

다이고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안는 느낌이 좋을 것 같은 야한 몸을 하고는.'

대장은 기본적으로 경장이다. 유연한 사지와 글래머러스한 굴곡이 아무래도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결한 로자 대장을 앞에 두고 이런 생각은 사념이라고 자기혐오에 빠진다. 그런 자신에게 그녀는 묻는다.

“유리. 넌 인기가 많지?”

“뭐, 뭡니까 갑자기”.

갑작스러운 말에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좋은 사람이 있다면 일찌감치 축사를 건네는 것이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해진다”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는 고동을 억누르며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말한다.

“……저는 언젠가 대장님도 지킬 수 있는 전사가 되고 싶습니다.”

대장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부하가 있다면 나도 든든할 따름이다.”

진심이 전달되지 않은 것에 오히려 안도감을 품고 만다.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에 낙담하면서도 기세를 타서 묻었다.

“……대장님께도 그런 분이 계실까요?”

“설마. 지금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고 있어. 어쨌든 자네들 모두의 목숨을 맡고 있으니까 말이야.”

내 가슴을 경애가 조여온다.

모닥불에 비친 그녀의 옆모습에 넋을 잃고 말았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그 물음은 굳이 얼버무릴 필요는 없었다.

기습을 알리는 포성이 울렸다.

나는 훈련대로 순식간에 일어나 검을 뽑아 들었지만, 대장은 이미 달려가고 있었다.

아무리 전력으로 쫒아가도 그 뒷모습은 점점 작아질 뿐이다.

언젠가 그 옆에 나란히 설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달린다.

야영지에서 날뛰고 있는 것은 사람 형상을 한 돌덩어리. 골렘이라고 불리는 마물이었다.

암석에 깃든 어떤 의식체가 사람의 형상을 모방하여 사람이나 가축을 덮친다.

그 위력은 철갑옷과 함께 사람을 뒤틀어 찟을 정도. 포탄을 직격시켜야 겨우 파괴할 수 있을 정도의 내구력을 자랑한다.

움직임도 둔중하지 않고 아니라, 어지간한 성인 남성과 다르지 않다.

하나를 토벌하는 데도 베테랑 전사 여럿이 상대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런 괴물에게 어느새 포위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수꾼 놈들, 알아차리는 것이 너무 늦잖아.”

욕지거리를 뱉으며 야영지 중심부에 도착한다.

몸을 녹이고 있던 수송부대 동료들은 아기가 던지는 장난감처럼 허공을 날고 있었다.

그런 난적들을 로자 대장은 스치듯 지나가면서 쓰러뜨려 나간다.

거구의 틈을 바람처럼 파고들어, 그 포학을 피하면서 관절 부위를 베고, 찌르고, 사지를 빼앗아간다.

마물이가 득실거리는 이 세상에서도 나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로자 대장이 신의 가호를 받고 태어났다는 교회의 말에 어떤 이론이나 반론이 있을 리 없다.

그녀가 지나간 후에는 나무토막처럼 쌓이고, 이윽고 풍화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것들을 곁눈질로 보며 진언한다.

“대장님! 이상합니다!”

간신히 대장에게 달려가서 산소가 부족한 뇌를 힘겹게 회전시키며 말을 이었다.

“이런 숲 속에서 골렘이 대량으로 발생할 것 같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축을 실은 마차는 일절 무시하고 우리의 전력을 깎는 행동만 취하고 있습니다.”

내가 숨을 고르는데 골렘의 주먹이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직격하면 목부터 위가 없어진다. 그것을 로자 대장은 돌아보지도 않고 검으로 베어 버렸다.

나를 겨냥한 거암의 주먹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마을 아가씨와 다를 바 없는 가녀린 팔로 잘도 저렇게 한다며 다시 한 번 경외심을 품는다.

“계속해.”

흐트러진 호흡을 억지로 삼킨다.

“휴식 중 기습하라는 것이나, 목표가 설정된 골렘이라는 것은, 분명 면밀하고 인위적인 준비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우리 수송대의 루트는 극비 사항입니다.”

“요약하면?”

나의 대답을 재촉하면서 대장의 횡베기가 마지막 골렘의 목을 가른다.

바위 덩어리인 머리가 내 눈앞에 쿵 하고 떨어졌다.

“……매우 말씀드리기 불쾌하지만, 우리를 노리는 도적과 내통한 자가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정답.”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내 목에 칼이 들이밀어 온다.

“……다이고.”

나의 원망 섞인 말에 등 뒤의 다이고는 유쾌하게 웃었다.

“자, 체크메이트야. 우리 대장님?”

골렘은 전멸했지만, 동시에 우리 부대도 궤멸 상태였다.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대장과 나뿐인 것 같다.

대장은 무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한다.

“이건 놀랍군. 다이고. 자네가 모반을 꾀할 배짱이 있다니. 그 기세는 평소의 훈련에서 보여줬으면 했어.”

그 빈정거림에 다이고의 어금니가 울린다.

그리고 숲의 그림자에서 무장한 수많은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겉보기에는 산적 같지만, 한 사람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철가면으로 유명한 로자 대장도 역시나 미간을 찌푸린다.

“네놈…….”

“여어, 로자 군. 여전히 아름답고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덩치 큰 체격의 중년은 로자 대장 이전에 이 부대를 이끌었던 카게이였다.

권위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자다.

원래부터 끈적한 미소에 더욱 희색이 넘치고 있다.

“자네에게 자리에서 쫓겨나고, 이 '밤보다 어둑어둑한, 숲의 나라'에 객장으로 영입되서 말이야. 그 후에도 나를 그리워하던 다이고 군과는 자주 글을 주고받았던 거야.”

“남자끼리 소곤소곤 펜팔이냐?”

로자 대장은 조용히 코웃음을 쳤다. 여유가 넘치는 그녀가 재미없는지 카게이는 과장되게 두 손을 벌렸다.

“그 결과가 바로 이 꼴이다. 훌륭하게 네 부대는 무너졌다.”

나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카게이 전 대장! 당신이 해임된 것과 로자 대장님이 새로 취임한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원한을 품고 이런 짓은…… 전사로서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멋대로 지껄이지 말라고. 유리 선배.”

뒤통수를 무엇인가로 얻어맞았다.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면서 의식이 날아간다.

나의 규탄에 전혀 개의치 않으며, 카게이는 득의양양하게 계속한다.

“그럼, 자네 부하들 중 전투가 가능한 자는 없는 것 같군. 당연하지. 저 골렘을 상대로 단신으로 맞서는 자는 보통은 없으니까.”

카게이가 고용한 것으로 보이는 산적들이 쓰러진 동료들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러자 그들은 신음소리를 내며 미미하게 몸을 비틀고 있었다.

“이런, 이런. 역시 로자 대장에게 단련된 대원들이군. 숨을 거둔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다. 다만 이대로 치료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부상당한 대원들 중에는 긴급한 구호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중상자도 여럿 보였다.

로자 대장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을 몰살하는 것은 간단하다.”

아주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살기는 나조차도 심장이 위축된다.

등 뒤의 다이고와 카게이의 온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로자 대장이었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부하 전원을 구할 수는 없다.”

그리고 자신의 검을 땅에 꽂으며 그녀는 결연하게 말했다.

“이 목을 원한다면 가져가라.”

그 자세, 표정, 음색. 모든 것이 고상하고 든든하다.

말문이 막힌 도적을 무시하고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하들 전원의 생존이 조건이다. 한 명이라도 목숨을 잃게 해봐라. 저승에서 머리만이라도 돌아와서 네놈들의 목을 전부 물어뜯어 버리겠다.”

다이고도 카게이도 완전히 위축되었다. 그럼에도 다이고는 허세를 부린다.

“핫. 애초에 널 여기서 죽일 생각 전혀 없어. 마땅한 장소에서 마땅한 굴욕을 주고 죽일 거야.”

다이고는 산적에게 내 신병을 맡기고 로자 대장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 네가 마음에 안 들었어.”

턱을 잡고 억지로 얼굴을 들려도 로자 대장의 의연한 태도는 흔들림이 없다.

“한 번도 나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인가?”

다이고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다.

“카게이 씨! 그 약 좀 줘!”

“다이고 군.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 좀 더 천천히 할 수 있는 곳에서…….”

“시끄러워! 내 협조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잖아, 쫑알대지 말라고!”

다이고의 공갈에 카게이도 불쾌함과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밀통자끼리의 상하 관계가 있는지 카게이는 투명한 액체로 가득찬 작은 병을 다이고에게 건넸다.

“대장. 일단 부하를 위로해달라고. 다음 마을에서 여자를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다이고는 바지를 벗어 하복부를 드러냈다.

그 남근은 그야말로 분노로 팽팽해져 있었고, 뒤틀릴 정도로 발기된 상태였다.

“너도 그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지.”

대장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대단한 창을 숨겨두고 있었던 것 같군. 하지만 전사로서 적수가 되지 못한 열등감의 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아.”

다이고는 관자놀이에 핏대를 띄우더니 나를 붙잡고 있는 산적에게 눈짓을 했다. 꿇어앉아 있는 내 목에 들이댄 검에 힘이 들어간다.

대장은 내 모습을 한 번 훑어보고는 처음으로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다이고 앞에 무릎을 꿇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부하에게는 손대지 마라. 치료도 즉시 시작해라. 약속을 어기면 칼을 뽑겠다.”

나에게는 그녀의 등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가느다란 손가락이 다이고의 허리에 닿자 다이고의 하복부에 위치한 뒷머리에서 ‘쪽'하는 소리가 들렸다.

“헤헤…… 귀신처럼 강해도 입술은 창녀보다 더 윤기가 나네.”

희열에 풀어진 다이고의 얼굴을 나는 이를 갈면고 노려본다. 하지만 다이고는 내 시선보다 자신의 울분을 푸는 데 더 열중하는 것 같았다.

“어이, 언제까지 숫처녀마냥 끝만 핥고 있을 거야. 끝까지 물어봐.”

경의의 한 조각도 없는 거만한 말에도 대장의 등은 부하 전원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흔들림이 없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치료을 시작하라고 해라”

다이고는 대장을 의기양양하게 내려다보며 턱을 끄덕였다.

카게이도 그에 따라 지시를 내린다.

엉성하지만 도적들이 부상자들을 구호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확인하자 대장의 머리가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쯔붑…… 쯔붑…….

절제된 물소리가 어둑어둑한 숲 속을 떠돌자, 다이고의 입꼬리가 우월감과 쾌락으로 일그러진다.

“이건 걸작이다. 저 대장도 자지를 빠는 입 속은 따뜻하구만.”

붙잡혀 있는 나는 다이고에게 달려들고 싶었다.

하지만 대장의 각오를 꺾을 수는 없다. 나는 그저 이를 악물고 있을 뿐이다.

“근데 너무 어색하네. 혹시 해본 적 없어?”

잠시 숨을 고르는 김에 대장이 대답한다.

“기대에 못 미쳐서 미안하군. 남성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다.”

그것은 능숙하게 봉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몸을 팔아 자신을 출세 했다는 추측에 대한 비아냥이였다.

그러나 다이고에게 기분 나뿐 기색은 없다. 오히려 흥이 난 듯이 웃는다.

“그런 건 전부 알고 있었어. 넌 강하고 인망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군…… 크크. 이건 엄청난 수익인걸.”

처녀임을 고백한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방책인지. 아무튼 대장은 계속 구음을 계속한다.

그러던 중에 다이고는 카게이가 건네준 작은 병의 뚜껑을 열고 그 안의 점액을 자신의 하복부에 떨어뜨렸다.

“걱정하지 마. 독약도 뭣도 아니야. 가벼운 미약이야. 철의 의지를 가진 대장이라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

남근을 빠는 것은 당연히 묻은 미약을 입에 넣는 것이 된다.

역시나 대장도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이고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부터 3분 안에 내 물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널 뒤에서 응원하고 있는 유리부터 죽여버릴 거야”

다이고의 허리를 잡은 대장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나 그것은 다이고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부하를 지키려는 그녀의 결의의 표현.

아까보다 목이 빠르게 앞뒤로 움직인다.

쯔붑, 쯔붑, 쯔붑.

“하하. 그거야. 이봐, 유리. 아까 말 취소하지. 이 여자는 부하를 잘 챙기는 대장이야. 철검뿐 아니라 육창도 잘 다뤄.”

나는 이를 악물고 새어나올 것 같은 살의를 억눌렀다. 내가 다이고에게 증오를 퍼부어봤자 상황을 호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게 뻔했다.

부하들의 목숨이 최우선인 그녀의 고개짓에서 초조함마저 느껴졌다.

서툴지만 그 마찰은 음탕한 울림을 울린다.

쥬뽀, 쥬뽀, 쥬뽀.

입술을 사용해 남근을 훑고 침을 발라가는 소리. 그것은 동시에 미약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망설임은 없다.

오직 모두를 위해 입으로만 다이고를 사정으로 이끌기 위해 분투한다.

그 숭고한 긍지를 안주로 삼아 다이고는 희색을 띄운다.

“이봐, 이봐. 조급한 건 알 바 아니지만, 아까부터 가끔씩 이빨이 닿는다고? 어떤 전장에서도 땀 한 방울 흘린 적 없는 그 대장이 내 창 하나에 꽤나 애를 먹고 있는 것 같은데?”

다이고의 도발에 반응할 겨를도 아까운지 대장은 고개를 앞뒤로 움직인다.

쥬뽀, 쥬뽀, 쥬뽀.

침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모양을 생각하지 않는 펠라치오.

그 헌신에 가슴이 아파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자신의 무력함을 저주했다.

“이제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할래? 부탁하면 얌전히 사정해 주지.”

“……큭.”

입을 뗀 대장은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가늘게 드러냈다.

그러나 자신의 직무를 완수하기 위해 그 이상의 주저는 없다.

“……부탁한다. 사정해줘.”

“그런 재미없는 말투로 남자가 끓어오르겠냐. 처녀라고 새침하게 굴지 말라고. 잔뜩 쌓인 부하들이 어떤 말을 하면서 창관에 가는지 정도는 알고 있잖아?”

로자 대장이 마른 침을 삼켰다.

“……내 입으로 이 발기한 고추를 가라앉히길 바라. 네가 원하는 대로 빨아줄 테니 정자를…… 정액을 싸줘.”

다이고는 우월감에 입꼬리를 올리며 대장의 머리를 잡았다.

“내 취향의 펠라는 나중에 듬뿍 주입 시켜주지.”

그렇게 말하고 난폭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쯔붑쯔붑쯔붑!

“이대로 내가 갈 때까지 보지처럼 박아주지!”

갑작스러운 이라마치오에 대장은 온몸이 경직됐지만, 다음 순간에 그 등은 각오로 견고해져 있었다.

봐줌이 전혀 없는 피스톤은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을 테지만 그래도 그녀는 꿋굿히 버텨냈다.

“아앗…… 싼다, 싼다!”

한층 거칠게 허리를 흔들고 큰 경련과 함께 정지했다.

다이고는 제멋대로 마치고 만족스러운 듯 숨을 내쉬며 나를 보았다.

“대장의 목구멍 보지…… 어떤 창녀보다도 엄청 좋다.”

대장의 머리를 누르며 하는 사정은 콸콸 소리가 들릴 정도로 격렬하다.

그동안 상처받은 남자의 자존심을 채우는 것 같은 절정.

상당한 엑스터시인지, 반쯤 넋이 나간 채로 다이고는 말한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셔라. 미약과 함께…….”

다이고에게 계속 머리를 잡힌 대장의 뒷모습에서 꿀꺽꿀꺽 목구멍을 삼키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아~ 젠장, 정자가 멈추지 않네. 진짜 이 녀석 너무 좋아.”

진심으로 기분 좋은 듯 혼잣말을 지껄이는 다이고에게 카게이가 끼어든다.

“다이고 군. 내가 예뻐할 때까지 망가뜨리진 말아줘.”

“이 여자가 이 정도로 꺾어지겠어?”

다이고가 허리를 빼자 대장은 작은 콜록였다. 하지만 다이고의 말대로 그 가녀린 등에는 불굴의 투지가 담겨 있었다.

그보다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정 직후의 다이고의 남근이었다.

아직도 울분이 쌓여 있는 듯 우뚝 솟아 있다. 난폭한 내면과 완력을 체현한 듯한 거칠게 휘어진 모습.

보통 사람에 비해 손가락 하나 이상 강대한 그것은 남자인 나에게조차도 과도한 위압감을 줄 정도였다.

“응? 백전노장의 대장님은 이런 거에 겁먹지 않으시겠지?”

평범한 처녀라면 눈만 마주쳐도 울면서 용서를 빌만한 남성기.

그것을 눈앞에 두고 대장은 말한다.

“……거듭해서 유감스럽네.”

정액이 목에 걸렸는지, 헛기침을 하면서도 당당한 말투로 이어간다.

“네가 휘두르는 검보다 훨씬 더 위풍당당하잖아. 평소에도 이 정도로 힘찼다면 나도 의욕이 났겠어.”

허세를 조금도 느낄 수 없는 목소리에 나는 다시 한 번 감복했다.

다이고의 노장가 짜증난듯 핏대를 세우고 으르렁거리듯 귀두관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언제까지 그 고고한 호걸 행새를 유지 할 수 있으려나.”

다이고는 차갑게 쏘아붙이며 대장의 목덜미를 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그녀를 뒤로 돌려 허리를 자기 쪽으로 내밀게 한다. 발걸음이 흔들리는 것은 미약의 영향일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굴복할 수 없다는 듯이 땅을 디딘다.

자신은 옷을 모두 벗고 대장의 장비를 억지로 옆으로 치우고 삽입 자세를 취했다.

“흐흐. 질척질척 하잖아.”

배신한 부하에게 비열한 수단으로 처녀를 빼앗긴다.

그런데도 대장이 취한 행동은 먼저 손등으로 입가의 정액을 닦아내고 나에게 시선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 꿋꿋한 눈빛에는 주눅들음은 전혀 섞여 있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북돋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라 유리. 반드시 내가 이 사지에서 벗어날 기회를 만들어 내겠다.’

그렇게 말없이 전해 온 직후, 다이고가 그녀의 순결을 꿰뚫었다.

“……큭!”

아무리 대장이라도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희고 고운 허벅지에 파과의 선혈이 한줄기 흘러내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눈동자에 떠오른 것은 치욕이 아닌 단호한 맹세.

나는 그녀의 부하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리고 한 발짝이라도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나의 숭배와도 비슷한 연모를 비웃는 듯한 다이고의 한마디.

“매끄럽게 끝까지 들어갔어.”

큭큭하고 웃으며 이어간다.

“제법 비싼 미약이라지만, 처녀가 이만큼 젖는다는 건 역시 밤일의 소질도 있는 것 아니야?”

대장의 뺨에 희미하게 불그스름한 기운이 비친다. 전장에서도 본 적 없는 색. 숨소리도 얕아지고 있다.

미약이 눈에 띄게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다이고에게 당하고만 있는 대장은 아니다.

“……남자는 한 번 내보내면 다소 얌전해진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상당히 흥분한 상태가 아닌가. 칼솜씨로 끝끝내 나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 꽤나 분했던 모양이지.”

“닥쳐. 여자는 잠자코 이 몰랑한 살단지로 남자를 즐겁게 해 주면 돼.”

잠시 틈을 주지 않고 다이고는 크게 허리를 흔들었다. 숲 속에 팡 하고 날카롭고 마른 소리가 울렸다.

“응응……!”

“어때, 대장.”

“별 것…… 아니군.”

다시 한번.

“하윽!”

“내 칼솜씨 말이야.”

연거푸 두 번 친다. 팡, 팡!

“으응큿, 아앗!”

“왜 그래? “평소처럼 싸늘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이러니저러니 검술 설교를 늘어놓아보라고.”

그의 말투와 허리놀림에는 수년간의 분노가 가득했다.

“……흥. 그렇다면 노파심으로 조언을 해 주마. 모처럼 미약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 이왕이면 더 세게 밀어붙여 기뻐하게 만들어 봐라.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테니.”

음경과 함께 머리에 피가 솟구친 다이고는 분노에 휩싸여 허리를 흔든다.

팡팡팡!

“그윽, 큭, 흐읏……응.”

결코 그 박력에 밀리지 않는다. 사사로운 원한을 풀기 위해 동료를 팔아먹는 그런 소인배에게 굴복할 대장이 아니다.

“……뭐야? 그 정도인가?”

그래도 미약으로 젖은 여자의 구멍은 왕성한 남자에게 문질러지는 쾌감을 감출 수 없다.

다이고가 빼고 꽂을 때마다 찔꺽찔꺽 울리는 애액 소리는 끈적임을 더해간다.

“앗, 아앗, 하앙!”

“헷. 점점 목소리가 달달해지잖아.”

“……그럴……리가…….”

다이고의 말이 맞았다.

“으응, 으응, 으응.”

조금씩이지만 대장의 목소리에서 전사의 늠름함이 희미해져 간다.

“야앗, 앗, 거긴, 그만, 앗앗.”

대신 색을 짙어지게 하는 것은 남자의 강인함을 알기 시작한 여자의 불안함,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다.

“앗, 앗, 앗…… 안쪽에…… 오지마.”

“헷, 대장님은 안쪽이 좋은가보다.”

“으응, 큭, 흐읏…….”


 

“처녀라서 신경 써서 해줬다고? 근데 쓸데없는 짓을 한 것 같네.”

다이고의 스트로크가 보기에도 움직임이 커진다.

푹, 푹, 푹!

“앗, 앗, 앗!”

“후으~…… 뿌리까지 확실히 조여주는구나…….”

“그만, 앗앗앗, 설마, 이런,…….”

“헤헤. 이젠 눈앞이 따끔거려서 견딜 수 없지? 그래도 역시 대장님이야. 보통 같으면 벌써 침을 흘리며 스스로 허리를 흔들고 있어야 할 물건이니까.”

“……흐윽, 긋…… 내가, 미약 같은 것에…… 크응…… 아이익…….”

그곳에는 평소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앗앗, 좋, 좋아…… 하아, 하아, 하아…… 제길…… 안에서, 문질러서…….”

기분이 좋아진 다이고는 피스톤의 속도를 높인다.

“왜 그래? 귀엽디 귀여운 부하가 보고 있다고?”

“앗, 앗, 앗, 그만, 야앙, 앗, 거짓말, 잠깐, 잠깐만…… 더 이상……은…… 아앙…….”

“더 이상은?”

유열을 원동력으로 거침없는 피스톤을 계속한다.

“앗, 앗, 앗, 앗!”

깨닫고 보니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파과의 주홍색은 애액으로 씻겨 내려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못박듯이 다이고는 나에게 득의양양하게 말한다.

“대장님 안, 엄청 미끈미끈하다. 그리고 생각한 대로 엄청 빡빡해. 삽입감 장난 아니야 이 여자. 최고.”

“야앗, 앗…… 그만, 해.”

대장의 얕은 숨결에는 분명 고통이 아닌 달콤한 숨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여자로서 대장의 음색. 그것이 다이고의 허리놀림에 호응하여 흘러나온다.

“아앙아앙, 안 돼…… 뭔가…… 와………… 젠장.”

대장은 욕설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그리고 나에게 사과하는 것처럼.

다이고는 그의 앞머리를 잡고 억지로 얼굴을 들게 했다.

“자, 부하에게 제대로 보여주라고. 처음으로 자지로 가는 모습을 말이야.”

“……부탁이야……그만, 해줘.”

“뭘?”

다이고의 목소리는 분명히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장은 더 이상 그 술수에 대해 냉정하게 대응할 여유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다이고가 바라는 치태를 받아들인다.

“……더 이상, 자지 박는 건…… 그만해줘…….”

“왜? 딱 좋은 느낌으로 풀어졌고, 무엇보다도 대장의 안도 질척하게 젖어서 기뻐하고 있는데?”

실제 두 사람의 결합부 바로 아래는 이따금 애액이 떨어져 땅을 적시고 있었다.

다이고가 허리를 내밀었다가 뺄 때마다 찔꺽찔꺽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외설적인 소리가 울리고 있다.

대장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표정도 굴욕에서 쾌락으로 녹기 시작했다.

“아앙, 아앙, 아앙, 아앙.”

그 무적의 전사가 창녀 같은 소리를 내게 만들고 있었다. 내 머리는 평형감각을 잃은 듯이 어지럽다.

대장은 흐읍하고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부하에게, 유리에게…… 자지로 가는 모습 따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욕보여서는 안 된다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다이고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유리. 셋을 셀 때까지 눈을 떠라. 그렇지 않으면 이놈의 목을 베어버리겠다.”

대장을 농락하기 위해 부대를 팔아먹는 대죄를 저지른 다이고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이고의 허리놀림은 치열함을 더해가지만, 그 와중에도 로자 대장은 나를 배려하는 듯 입을 열었다.

“……유리, 미안하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서…….”

분한 눈물을 흘리며 잠자코 고개를 가로젓는 나에게 다이고가 웃으며 말했다.

“잔소리가 심한 선배였지만, 넌 싫지 않았어. 그래서 대장의 가는 얼굴, 특등석에 보게해주지.”

말을 마치자마자 대장을 자랑스러워 하는 수컷의 창으로 몰아세운다.

그 격렬함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것이 아닌, 숙적을 물리치려는 전사의 격렬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앗, 앗, 앗, 앗, 앗♡”

대장은 이에 굴복하는 듯이 암컷의 소리를 지른다.

“간다, 간다…….”

무릎이 덜컥 구부러지고 허벅지가 가늘게 떨린다.

“……발기 자지로, 간다……♡”

다이고에게 억지로 얼굴을 들어 올려지면서 로자 대장이 도달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 그의 표정에는 쾌감보다는 패배감이 배어 있었다.

나는 무심코 고개를 돌릴 뻔했지만, 다이고의 경고도 귀에 남아있었고, 무엇보다도 그 요염함에 눈길을 빼앗겨 어쩌지 못했다.

“하앗…… 하앗…… 하앗…….”

그녀의 가쁜 숨소리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 바로 뒤에서 다이고가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역시 부하를 챙기는 대장. 자신이 절정에 이르면서도 제대로 조여서 부하의 자지를 위로해주네. 하지만 너무 꽉 조여.”

대장의 온몸은 부들부들 떨렸고 절정의 여운이 짙게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고는 피스톤을 재개했다.

“야앗, 안 돼, 앗, 앗♡ 다이고, 그만, 그만해……!”

“나만 기분 좋으면 안 되잖아. 게다가 이렇게 기분 좋은 빽빽한 보지에 움직이지 말라는 건 무리라고.”

“앗앗, 응앗♡ 아직 가고 있어…… 가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무적의 대장이라면 괜찮다니까.”

지나친 쾌락에 대장은 고뇌에 찬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지만, 알 바 아니라는 듯이 다이고는 허리를 흔든다.

“……익, 익, 익♡ 아앗, 이익, 이익, 아잇♡”

“꽤나 귀여운 소리로 내네.”

다이고가 그렇게 웃는 것과 동시에 집요하게 몰아세우는 대장의 음부에 이변이 일어난다.

“힉, 이익, 힉, 응♡”

푸슛, 푸슛 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투명한 오줌 같은 액체가 흩뿌린다.

“핫. 조수까지 뿜잖아.”

다이고의 콧김도 거칠어지고, 허리의 앞뒤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정의 전조를 분명히 나타낸다.

“아앙아앙아앙♡”

“역시 최고급 미약이다. 아니면 원래부터 그냥 자지가 좋았던 건가?”

“틀, 려…… 자지, 좋아하지 않아…… 이런거…… 이런…… 앗앗, 안쪽, 안 돼, 거기 거기, 아아, 단단해…… 앗앗앗♡”

“으럇, 한번 더 가라! 이번엔 정액으로 가 보라고!”

큰 스트로크로 파앙하고 하복부를 대장의 둔부에 밀어 붙인다.

“아앗!”

경련을 일으키며 몸을 젖히는 대장은 저항할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리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

“……야앗, 커다란 거, 움찔움찔해서…… 아앗, 거짓말, 뜨거운 뭔가가, 자지에서 나와…… 아아, 앗, 하아, 하아…… 안쪽에…… 뿌려지고 있어.”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그녀를 다이고는 쾌락의 극치를 만끽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좋아…… 그 상태로 짜내라.”

“하아, 하아…… 아직도 와…… 오고 있어…… 퓻퓻하고…… 정자는 이렇게 잔뜩, 나오는 건가…… 아앗, 아앙…… 안 돼, 안 돼…… 보지, 정액으로 따뜻해서…… 가버려♡”

기분 좋게 이완된 다이고에게 꿰뚫린 채로 대장은 움찔움찔 온몸을 들썩거리며 한동안 절정에 도달해 있었다.

땅바닥에 꿇어앉아 있던 나도 아무런 자극 없이 남몰래 사정 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카게이가 호색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친다.

“저 로자 군이 씨를 받으면서 몸부림칠 줄이야. 대단한 효과인 것 같다. 이름난 연금술사에게 부탁해 약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보람이 있다.”

“바보 같은 소리. 이 몸뚱이가 내 강검에 홀딱 반한 거야. 그렇지, 대장?”

아직 사정 중인 음경을 꾹 밀어 누른다.

“아앗……♡”

대장은 요염한 목소리로 울었다. 사타구니에서 정액이 뚝뚝 떨어졌다. 그 백탁액은 파과의 피를 완전히 씻어냈다.

그럼에도 그녀는 기세를 잃지 않는다.

“……확실히. 한 수 주고받은 것 만으로 어처구니 없이 무릎을 꿇는 너 자신보다 더 손맛이 있었어.”

절정의 여운으로 숨가쁜 호흡 속에서도 비열한 다이고를 냉소한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시선을 보낸다. 아까와는 달리 조금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의 안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가볍게 얕보인 다이고였지만, 전혀 기분 나쁜 기색은 없다. 오히려 그렇게 나와야지 하고 기쁜 모습을 보인.

“그럼 한 수 더 가르침을 부탁드려 볼까.”

그렇게 말하고는 아무렇게나 허리를 흔든다.

“앗, 앗, 앗, 앗♡”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헐떡이는 대장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의외로 카게이였다.

“기다려. 로자 군도 사람이다. 너의 강직을 연거푸 상대하는 것은 부담이 클 거야.”

다이고는 허리를 멈추고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듯한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너무 협력자를 무시하는 것도 안된다고 판단했는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장을 풀어주었다.

대장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그 자리에 무릎을 꿇지 않았다. 떨리는 무릎으로 버티고 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팔자로 벌어진 긴 다리 사이로 굵은 실처럼 정액이 걸쭉하게 선을 그리듯 흘러내렸다.

미간을 찡그린 그녀의 어금니가 남몰래 바득거린다.

카게이는 그런 대장의 어깨에 부드럽게 담요를 덮어주는가 싶더니 손을 잡아끌며 입을 열었다.

“자, 이런 곳에서 서서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잖아. 저기 텐트 안에서 천천히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자.”

대장은 내 쪽을 언뜻 본다. 그 시선을 눈치챈 카게이가 끼어든다.

“걱정하지 마라. 너도 그도 모두 정식 포로로 취급할거다.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

두 사람이 텐트 안으로 사라지자 다이고가 내게 다가왔다.

쪼그리고 앉아 자랑하는 것 같은 미소를 입가에 띄운다.

“사랑하는 로자 대장을 안는 느낌이 어땠는지 알고 싶어?”

그 가랑이는 여전히 우뚝 솟아 있고, 그것을 과시하듯이 말했다.

“보는 것처럼. 쑤시고 쑤셔도 질리지 않는 육단지였어. 밤새도록 맛봐주지. 아니, 하룻밤만 맛보기에는 부족하구만.”

“……전 대장, 아니…… 카게이는 우리를 정식으로 포로 취급하겠다고 했다. 대장이 우리 나라로 귀환할 때 거저 끝날 거라 생각하지 마.”

보잘것없는 반격에 다이고는 코웃음을 친다.

“저 너구리 아저씨가 공짜로 풀어줄 리가 없잖아. 이리 와.”

일어선 다이고는 부하에게 나를 붙잡힌 채로 텐트 앞까지 데려갔다. 그리고 텐트 입구를 아주 조금 열어 보였다.

나에게 안를 들여다보라고 재촉한다.

야영 텐트의 간이 침대 위에서 로자 대장과 카게이는 몸을 겹치고 누워 있었다.

등을 대고 누워있는 대장을 덮은 카게이는 그녀의 젖가슴을 혀로 핥으며 다른 쪽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상반신에 이너만 입은 그녀의 지체는 눈부실 정도로 세련됐다.

게다가 풍만함.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카게이의 사랑 받고 있는 젖가슴이었다.

다이고가 귓가에서 가늘게 웃는다.

“아까는 박는 것에만 정신이 없었지만 다음에는 저걸 주물러 주겠어.”

그 욕망으로 얼룩진 한 마디를 경멸할 수 없을 정도로 대장의 젖살은 부드러웠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작은 얼굴 정도는 될 것 같은 젖살이 등을 대고 누워도 모양 좋게 언덕을 형성하고 있다.

그 정점에 위치한 젖꼭지는 때 묻지 않은 연분홍색이었다. 그것을 덩치 큰 중년의 카게이의 혀가 핥고, 손가락에 끼운다.

“으윽…….”

그때마다 대장은 흐트러진 소리를 내며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때마다 풍유도 몰랑하게 튀어올랐다.

“이 얼마나 좋은 맛인가. 이 풍요로운 촉감도 지복 그 자체다.”

카게이는 감격에 겨운 듯 그렇게 말하면서 그 투박한 손가락을 하얀 젖가슴에 파묻었다.

물컹하고 변형되는 부드러운 살은 그 자체로 싱싱한 탄력을 연상케 한다.

“아무리 잡으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마치 너와 같은 젖가슴이다.”

젖꼭지를 가볍게 깨물자 대장은 짧게 헐떡거리며 등을 가볍게 뒤로 젖혔다.

그녀는 애타는 듯 손발을 비틀면서도 날카로운 말투로 물었다.

“……저 골렘도 당신의 짓인가?”

“물론이다. 이 나라의 저명한 주술사에게 사역을 부탁했다.”

“……왜 이런 짓을.”

“원한만은 아니야. 타관 사람인 내가 이 나라에서 출세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선물이 필요한 것이다.”

쪽쪽 젖꼭지를 잡아당기듯 빨아댄다.

“으윽…… 야앗…….”

대장은 가련한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자신의 긍지에 따라 단호하게 말한다.

“내가 미우면 나만 죽여라.”

그러나 부하에게만은 손대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위압한다.

카게이의 손이 음부로 뻗는다.

“확실히 너를 원하지만 목을 원하는 건 아니야.”

분명 그 손가락에는 예의 미약이 묻어 있을 것이다. 대장의 음핵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듯이 짓누른다.

“앗, 으응.”

유달리 새된 소리가 새어나왔다. 카게이는 그대로 손가락 끝으로 쓰다듬는다.

“야앗, 앗…… 그거, 그만해…….”

“마치 그림 같이 아름다운 얼굴과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내는군.”

카게이의 콧김과 동시에 손가락놀림이 거칠어졌다. 대장의 목소리도 절박함이 더해갔다.

“앗, 앗, 앗, 잇, 얏!”

다음 순간, 대장은 턱을 내밀며 목을 젖히고 온몸을 움츠린다.

그리고 다시 푸슛푸슛 소리를 내며 조수를 흩뿌렸다.

풋풋한 반응을 보이는 극상의 여체에 카게이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정상위에서 삽입으로 넘어간다.

카게이의 남근은 다이고 못지않은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다이고의 일물이 짐승의 뿔이라면, 카게이의 그것은 고구마 같은 굵기를 지녔다.

“내 것은 좀 굵어서. 각오해둬. 너의 처음을 맛보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다이고 군이 길들여준 것은 서로에게 행운이었을지도 몰라.”

그렇게 웃더니 단숨에 허리를 밀어 넣었다.

“하윽, 긋!”

괴로운 듯이 신음하는 대장과 달리 카게이의 표정에는 행복이 묻어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락이다. 당신의 육벽에 안기니 마치 신에게 축복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크으…… 읏…….”

“무구한 질구가 한계까지 밀어 벌려져 나를 받아들이고 있어. 그 사랑에 나도 보답하겠다.”

“웃기는, 소리…… 사랑따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항의하는 대장이지만, 카게이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자 말을 할 여유를 빼앗긴다.

“앗, 앗, 앗, 앗, 앗!”

“그 황홀한 목소리가 육욕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해도?”

“……닥쳐!”

카게이의 피스톤은 세세하다. 푹푹거리며 끊임없이 대장을 힐난한다. 침대는 비명을 지르듯 삐걱거렸다.

“……젠장…… 젠장…….”

대장은 분한 듯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올라오는 무언가에 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자신을 책망하는 것 같았다.

“응응……!”

“어서. 너의 사랑을 들려줘.”

카게이는 대장의 두 손을 잡고 결합부 근처로 잡아당긴다.

그 움직임에 따라 그녀의 팔뚝이 젖살을 중앙으로 끌어모으고 그 부드러워 보이는 언덕이 박력을 더한다.

“정말 깊은 골짜기다. 네가 가진 신중함과 자애를 체현하고 있어.”

카게이는 감탄하며 허리를 움직인다.

“으응, 으응, 으응, 으응.”

배신자에게 들려줄 달콤한 소리는 없다는 듯이 입을 다문다.

“보통 사람이라면 즉시 정신을 놓을 정도로 취하게 만드는 미약이라고. 역시 대단한 정신력이다.”

카게이는 더 손을 잡아당긴다. 그 결과 수컷을 유혹하는 것처럼 살의 골짜기가 더욱 강조된다.

“……응응, 큿…….”

대장은 카게이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머리끝까지 저리고 그것이 쌓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몸을 해방해봐라.”

카게이의 말에 그녀는 순간 반항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굴착하는 듯한 피스톤을 견디지 못하고 눈꺼풀을 내린다.

터진 풍선처럼 그녀의 몸은 쾌락의 허용 한계를 넘어섰다.

“하앗, 아앙!”

유연한 등이 움찔 하고 크게 튀어오른다. 한동안 등은 떠 있는 상태였다.

절정에 이른 살단지를 남근으로 맛보며 카게이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너도 침실에서 이런 식으로 남자를 안아주는구나.”

“……안아주는 것 따윈…… 없어.”

“아니야. 네 온기에 꽉 안겨았어.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야.”

세세한 피스톤을 재개한다. 대장의 목은 절박한 교성을 막을 방도를 이제는 찾지 못했다.

“앗, 앗, 앗, 앗, 앗♡”

“오래전부터 나는 너를 원했다. 천박한 남녀의 애정과는 다르다.”

“……허, 헛소리를…… 앗, 읏♡ 앗앗앗, 너, 너무 굵어…….”

대장은 헐떡이는 와중에도 수치심에 사로잡혀 어떤 말을 중얼거렸다.

“…………보지가, 벌어져…….”

“내 사랑을 잘 새겨줘.”

대장은 온몸에 성교의 땀을 흘리며 카게이를 노려본다.

“……미안하지만 거절한다.”

“그렇게는 안되지. 이런 기회는 좀처럼 없다.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너의 모든 것을 손에 얻겠다.”

“무슨 영문 모를 소릴 …….”

“이 날을 위해 준비한 것은 습격 준비나 미약뿐만이 아니다. 수컷의 번식 능력을 훨씬 끌어올리는 약을 계속 복용했다. 지금 내 정자는 강제로 배란시킬 정도로 열정적이다.”

“……무슨.”

“내 아이를 낳아 달라.”

“그, 그만해, 누가 네놈따위의…….”

대장은 혐오를 드러내지만, 카게이의 피스톤에 맞춰 흘리고마는 것은 귀를 간지럽히는 쾌감의 소리.

“앗, 아앙♡ 안 돼, 왜 이런 자지로, 기분 좋은…… 앗앗앗♡ 야앙, 커다래……♡”

카게이의 허리가 사정으로 향한다.

“자, 받아주어라.”

“이렇게 후사를 남기는 것이 전사로서의 불명예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

“지금은 그저 남자고, 너도 여자다.”

“……배신자의 아이를 낳을 바에는…… 으응으응으응…… 하아, 하아, …………큿…… 죽여라…….”

대장은 전사로서의 긍지를 내세운다.

그러나 파종을 눈앞에 둔 남자의 피스톤에 늠름한 얼굴은 녹아버리고 만다.


 


“아앙, 아앙, 아앙♡”

“달아오른 몸은 새로운 생명을 갖기를 바라고 있어. 알고 있겠지? 너의 깊은 곳은내 귀두에 구애하고 있어.”

대장은 순종하지 않겠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기만 할 뿐 반박하지 않았다.

속일 수 없는 신체의 변화.

아무리 마음은 강철을 두르더라도 하복부를 중심으로 육체는 암컷이 되어 있었다.

힘찬 수컷에게 요구되어 그 씨를 남기는 것을 억지로 승락해버린 암컷에게 강요당하고 있었다.

“야앙, 야앙……♡ 앗앗앗♡ 싫다, 임신, 시키지마…….”

“지켜야 할 것이 있는 편이 강해질 수 있다. 네 지론이지?”

“……네놈의 씨앗으로 임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몸은 그렇게 말하지 않아.”

카게이는 마지막 스퍼트라는 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앗앗앗♡ 안 돼, 격렬해♡ 자지, 굉장해…… 하앗하앗 안 돼…… 가지마…… 가면 안 돼…… 이런 놈에게…… 굴복하지마.”

그 격려나 간청처럼 들리는 그 말은 마치 자신의 몸을 타이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카게이는 드디어 최종 국면을 맞이한다.

“간다…… 남김없이 마셔라.”

“아앙아앙아앙♡ 안 돼, 굵은 거에, 머리가 저릿저릿해♡ 아앗, 간다, 씨 뿌리기 자지로 간다♡”

“로자! 내 아이를 품어라!”

“아아, 앙♡”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스트로크는 강렬했고, 어머니가 될 것을 강요받은 헐떡임은 어디까지나 달콤했다.

카게이는 뿌리까지 삽입하고 왈칵왈칵 정액을 주입했다. 그의 표정은 비원의 성취로 가득 차 있었다.

씨앗을 뿌리는 동안 대장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반골의 정신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러나 번식을 목적으로 한 사정은 너무 길었다.

“……언제까지, 싸고 있어…….”

증오의 말을 내뱉으면서도 그녀는 몸부림치듯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마치 용암같은…….”

이미 남근의 마찰은 없었다. 그러나 대장의 호흡은 여전히 흐트러져 있다. 그 숨결만으로 텐트 달콤한 향기로 가득 찰 정도로 요염한 숨결이었다.

“……으응……크읏…….”

애타는 듯이 몸을 비틀고, 다음 순간 부르르 어깨를 들썩였다.

“하윽, 아앗♡”

전사의 긍지와는 달리, 몸은 암컷으로서의 지복을 만끽한다.

“……임신 정액, 뜨거워♡”

카게이는 허리를 밀어누르며 부드럽게 말한다.

“그대로 안쪽 입은 벌린 채로 놔둬라. 전사로서의 영광은 이미 충분히 만끽했지? 이제부터는 여자로서의 기쁨을 가르쳐 주지.”

앙다문 대장의 입가에는 침이 늘어져 있었다.

온몸의 솜털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그녀는 여자로서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눈동자에 빛을 되찾는다.

“……쓸데없는…… 참견이다…… 나는 그저 부하들을…… 유리를 지키기 위해서일 뿐, 응, 야앙♡ 하아, 하아…… 이렇게…… 네놈을 상대할 뿐이다………… 제길, 정자, 아직도 들어와…….”

카게이는 그런 대장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본다.

“역시 너야말로 내 자손을 남길 만한 그릇이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대신 자신이 누워서 기승위의 자세를 취한다.

질내 사정으로 탕진한 대장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 올린다.

“아앙, 아앙, 아앙♡”

“물론 나도 단 한 번의 사정으로 이 영걸을 임신시킬 수 있다는 무른 생각은 하지 않아.”

끝이 보이지 않는 육연. 거기에 절망의 말을 옆에서 중얼거린다.

“아~아~. 카게이 아재한테 밤새 귀여움을 받으면 헐렁헐렁해지는건 확정이잖아. 아니, 대장의 빽빽보지라면 그래도 견딜려나?”

어딘지 유쾌한 기분의 다이고가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대장은 이미 다이고에게 의식을 향할 여유조차 없지만, 카게이는 의아한 눈초리를 보낸다.

“걱정하지 말라고. 너네들의 애 만들기 섹스를 방해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나도 함께 즐기게 해달라는 거야.”

다이고는 침대 위에 올라 예의 미약을 먼저 자신의 성기에, 그리고 다음에는 대장의 항문에 바르기 시작했다.

“으윽.”

대장이 부끄러움과 함께 등을 떨자 거듭 그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한다.

“햐윽!”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그녀의 귓가에 등 뒤의 다이고가 속삭인다.

“걱정하지 마. 이 미약은 이쪽의 성교도 보조해줄 테니까. 윤활유로서의 역할은 물론 근육의 이완, 점막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달아오르게 하지.”

설명하면서 항문에 뿌리까지 삽입한 중지로 빙글빙글 원을 그린다.

“네놈…… 무슨…… 큿.”

낯선 자극에 대장은 혐오라기보다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좁네. 뭐, 이 놈으로 잘 꿰뚤어 보겠지만.”

확실히 다이고의 육창은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그윽、큿…… 후으, 후으…….”

대장의 목소리는 괴로운 듯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색향을 띠는 것처럼 들렸다.

그 손은 매달리듯이 카게이의 두 손과 손가락을 얽어쥐고 있었다.

거기에 카게이가 보충한다.

“거기다 장내의 잡균이나 불순물도 소화한다는 물건이다. 안심하고 다이고 군에게 귀여움해 달라고 해. 질과 마찬가지로 다이고 군에게 길들여지면 나도 듬뿍 사랑해 주도록 하지.”

손가락을 항문에서 빼낸다. 교대로 핏대를 세운 육각의 끄트머리를 그 구멍에 대고 다이고는 웃는다.

“아니, 아니. 아무리 로자 대장이라고 해도 댁과 애널 섹스는 무리지.”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그녀도 여자야. 내 남근에 패배를 인정하고 우리 둘의 아기를 키우는 곳에 귀두의 침입을 허락했니까.”

“어, 진짜? 대장은 자궁구로 카게이 씨의 왕자지를 삼킨거야? 임신할 생각으로 가득이잖아. 헤헤헷..”

대장은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이 고작인 숨결 속에서도 어떻게든 기세를 발한다.

“……뭘 네놈들 마음대로…… 애초에 나는…… 너놈들의 자지 같은 것에…….”

다이고가 그 말을 가로막는다.

“네, 네. 그럼 힘을 빼라고. 아, 이제 정신없이 갈테니 힘도 못주겠지. 하하하.”

조소와 동시에 허리를 밀어 넣는다.

“큭! 그만……!”

푹 하는 독특한 마찰음이 울린다.

“아그윽! 크으…… 흐읏…… 크.”

대장은 눈을 부릅떴다가 눈꺼풀을 천천히 감는다.

그 고뇌에 찬 모습과는 달리 다이고는 통쾌하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질에 이어 항문 처녀도 받았네. 근데 대장의 엉덩이 구멍이 너무 빽빽해.”

“……닥……쳐.”

“헷, 그런 말을 할 여력이 있네.”

다이고가 허리를 빼려 하자 카게이가 이를 제지한다.

“잠깐 잠깐. 아무리 그녀라 해도 순서를 거치지 않으면.”

“역시 대장을 임신시키고 싶은 사람은 상냥하네. 아니, 대장의 따뜻한 육벽을 사이에 두고 댁의 왕자지를 느끼는 건 좀 기분 나쁘지만.”

“그건 피차 일반이다.”

두 남자가 유쾌하게 웃는 사이, 대장은 굴욕에 이를 갈았다.

“그럼 모처럼이고 대장의 엉덩이 구멍이 내 모양에 익숙해질 때까지 이 폭류로 놀아볼까?”

뒤에서 그녀의 풍유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듯 움켜쥐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손가락을 파묻었다.

난폭한 남자의 손 안에서 대장의 부드러운 살이 몰캉몰캉하게 변형되고 있다.

“아~…… 대장~…… 항문안도 가슴도 전부 따뜻하네요. 차가운 여자라고 험담하는 놈이 있으면 내가 제대로 바로잡아 줄게. 엉덩이 안에 자지 쑤셔넣으면 화상 입을 정도로 뜨거우니까 말이야.”

대장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이 분노인지, 치욕인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다이고의 두 손은 그대로 젖살을 만지작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예쁜 젖꼭지를 집어 올리자 그녀는 애처롭게 울었다.

“아앙…….”

“이렇게 예쁜 가슴, 창관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을걸?”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 끝으로 좌우 젖꼭지를 꼬물꼬물 돌린다.

“으응, 으응♡”

대장은 턱을 당기고 처음으로 항문에 남성기가 삽입된 것 같지 않은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이대로 젖꼭지만으로 가버리자고요~.”

“그만…… 해…….”

“그렇게 말하면서 엄청 항문으로 조이고 있는데?”

카게이도 볼이 느슨해져 있다.

“이쪽의 안도, 꾸욱꾸욱 하고 허덕이는 것처럼 좀이 쑤시고 있다.”

대장은 입을 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다이고의 젖꼭지 희롱이 격렬함을 더하자 그 철벽 같은 태도가 점차 풀어져 간다.

“흐윽, 크…… 으응, 으응…….””

다이고의 손가락이 꾸욱, 꾸욱, 하고 무구한 젖꼭지를 짓누른다.

“앗, 응, 응♡”

그녀가 몸을 크게 비튼다. 카게이와 맞잡고 있는 두 손이, 카게이에게 도움을 청하듯 꽉 쥐어온다.

절정을 눈앞에 두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런 그녀에게 다이고는 말한다.

“갈 것 같아? 나는 언제든 괜찮아. 근데 저기서 보고 있는 유리가 어떻게 생각할까? 아름다운 대장님이 젖꼭지만으로 가는 모습이라니 말이야.”

대장이 내 시선을 알아차린다.

그 순간, 다이고는 유난히 강하게 젖꼭지를 꼬집는다.

동시에 대장의 등이 휘어졌다.

“응크읏♡”

대장은 나와 시선을 맞춘 채 다이고에게 항문을, 카게이에게 자궁구를 관통당하면서 젖꼭지만으로 도달했다.

대장의 온몸에 강한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젖꼭지만으로 주어지는 절정은 애가 타는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사과했다.

“……미안하다…… 유리.”

그 말을 계기로 다이고와 카게이가 그녀의 구멍을 농락한다.

찔꺽찔꺽찔꺽.

이미 두 번이나 질내사정 당한 질은 그 살단지 안에서 정액이 휘저어 진다.

찌걱찌걱찌걱.

처음으로 남자를 빨아들인 항문은 질과는 다른 피스톤 울림을 연주한다. 다이고가 허리를 당길 때마다 그 풋풋한 살구멍은 귀두관에게 밀려서 벌어졌다.

“히이, 이익, 히잉♡”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음탕하게 헐떡였다.

“아잇, 힛, 히잇, 이힛♡”

두 남자의 총애를 받아 그저 새된 소리만 내는 암컷이 되어 버리면서도, 그 눈동자로 나의 무사함을 지켜보려고 하고 있었다.

“아힛, 힉♡ 잇, 잇♡”

질과 항문을 번갈아 꿰뚫리면서도 그 나를 반드시 생환시키겠다는 의지를 그 눈동자에 담고 있었다.

“엄청, 나♡ 자지, 어느쪽도, 안쪽까지…… 들어와……♡”

다이고는 흔들리는 거유를 움켜쥐면서 그녀의 목덜미를 핥는다.

“대장은 안쪽을 좋아해? 그럼 카게이 씨 말고 내 자지로 임신할래? 내 것이 더 깊숙이 닿잖아?”

“어이 어이. 그 권리는 나에게 양보하기로 약속했잖아?”

매혹적인 몸을 사이에 두고 떠드는 두 사람.

대장은 쾌락의 도가니에서 휘둘릴 뿐이었다.

“앗♡ 앗♡ 앗♡ 앗♡”

흐트리진 얼굴과 목소리로 쾌락에 빠진 로자 대장은 그럼에도 순간적으로 나에 대한 의지를 담은 눈빛을 보내왔다.

'반드시, 모두를 구하겠다.'

그런 청렴하고 굳건한 영혼을 발길질하듯 두 사람은 그녀를 밀어붙인다.

“아앙아앙아앙♡ 안 돼, 안 돼, 가고 있어♡ 계속 가고 있어♡ 가는 걸 멈출 수 없어……♡”

다이고가 재미있다는 듯이 묻는다.

“어느 쪽이 좋아?”

“……두, 둘 다야…… 보지도, 항문도, 딱딱한 자지 쑥쑥 들어와서, ……기, 기분 좋아…….”

세 사람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 같았다. 텐트 안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듯한 열기와 달콤한 향기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엉덩이 구멍도 기분 좋아?”

다이고의 손끝이 완전히 감춰질 정도로 물컹하고 강하게 젖가슴을 주물러지면서 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빳빳한 자지로, 엉덩이 구멍이 벌어지는 거…… 왠지, 이상한 느낌, 들지만…… 그래도, 그래도…… 으읏…… 앗앗앗♡ 기, 기분 좋아……♡”

“너무 질투나게 하지마.”

카게이가 깍지 낀 두 손을 고쳐 잡고 격렬하게 그녀를 위아래로 흔들어댄다.

“아앙, 아앙, 아앙♡”

그러자 대장님도 손을 고쳐 잡는 것 같았다.

“……이, 이쪽도, 엄청나♡ 네놈의 아기씨 따위…… 소름끼칠……뿐인데…… 앗, 잇♡ 굵은 거, 안 돼♡ 멋대로 배가, 아기즙, 원하고 있어…… 이 자지로, 아기 만들기 섹스를 허락해버려……

미약과 두 개의 강직은 암컷에게 일체의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다.

태내을 꿰뚫는 두 자루의 칼에 여자로서의 본심을 밀려나오게 된다.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인 열락에 휩쓸리면서도, 나와의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그녀는 표정을 굳힌다.

3인 1조의 생명체는 모두 함께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더욱 밀접하게 겹친다.

“대장. 키스하자. 헤헤. 혹시 입술도 혀도 새것인가? 어때? 나랑 카게이 씨, 둘 중 누구의 아이를 갖고 싶어?”

다이고에게 혀를 빨리면서 새어나온 그녀의 대답은 몽롱했다.

“……나는 전사다. 더 강한 남자의 씨앗을 원할 뿐이다…….”

그의 솔직한 말투는 음란함이 극에 달한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그 잔재주 없는 말은 남자를 부추겼다.

다이고도 카게이도 앞다퉈 대장을 짐슴처럼 탐한다.

다이고에 이르러서는 임신같은 건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뛰어난 암컷으로 후세를 퍼뜨리고 싶은 본능이 그 고혹적인 육혈에 사정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했다.

“아잇, 이익이익, 힛잉♡”

그녀는 희동당함과 동시에 봉사를 받기도 했다.

“아힛♡ 힛, 이익……♡”

절박함에 쫓기는 것은 비단 대장뿐만이 아니다.

“……대장. 이 처녀 구멍도 내가 하얗게 물들여 줄게.”

“로자 군…… 반드시 너에게 내 씨앗을 심어주겠어…….”

앞뒤에서 동시에 사정을 바라면서, 대장을 떡메를 치듯이 흔들어댄다.


 

“아앗, 부풀어 올라……♡ 두 자지가 전부 와♡ 와, 온다♡ 보지도, 뒷보지도…… 정액으로 가득 차버려……♡」”

“크윽!”

덩치 큰 남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정을 토해낸다. 그 신음소리가 두 사람 분량으로 겹쳐졌다.

“……아앗, 왔어……♡ 푸슛푸슛하면서…… 자지, 동시에 떨면서………… 아앗, 간다♡♡♡”

깊숙한 곳에서 두 사람의 열을 뒤집어쓰며 대장은 오늘 하루 중 가장 큰 경련을 일으켰다.

다이고와 카게이는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사정에 몰두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딱딱한 창과 부드러운 구멍으로 연결된 채 최상의 쾌락을 공유하고 있다.

항문과 질에 박힌 남근은 낮은 소리를 울리며 정액을 내뿜고, 음탕한 곡선을 그리는 허리 속에서는 그것을 부드럽게 받아내고 있었다.

로자 대장은 카게이와 맞잡은 손에서 검지만 떼내어 빙글빙글 몇 번 돌렸다.

부대의 핸드사인.

'기회를 기다릴 수 있겠나?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녀는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찬성도 반대도 없다.

내가 즉답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대장은 표정을 굳혔다.

다이고와 카게이가 가늘게 허리를 흔든다.

“앗, 아앙♡”

그것은 후희가 아니라, 아직은 만족하지 않는 수컷의 충동.

“야앙, 앗, 엄청나♡ 앞도, 뒤도…… 자지, 딱딱해♡”

대장의 헐떡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흘러내리듯이 사정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2차원드림매거진 109호 큿 죽여라 특집에 수록된 잔게의 단편임

기센 여자 능욕 특집이라 네토라레 요소는 극히 희박한데

남주이자 화자인 유리가 여주인 로자에게 연심을 품고 있어서

억지를 부린다면 네토라레 영역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서 올려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