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주시겠어요”

 

야마가타 이사오는 아파트에 돌아가자 넥타이를 풀어 내던졌다. 그 거칠고 난폭한 행동은 그의 초조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로 30대 중반을 맞는 그가 매일 느끼는 조용하고 미적지근한 고뇌. 유도에 몰두했던 치열한 학창시절과 달리 지금은 일개 샐러리맨으로 완만한 소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단련된 완력이나 정신력으로 극복할 상대는 없다. 노력을 거듭해도 무엇이 남았는지 모른다. 그다지 고통스럽지도 않고 성취감도 없는, 보온병 속의 뜨거운 물이 자각하지 못하고 열을 잃어가는 매일.

역시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직종이었을까. 그런 의문이 마침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나이가 되어 있었다.

우편함에는 옛 후배가 보낸 청첩장이 던져져 있었다. 그는 드믈게 눈앞의 현실에서 눈을 돌렸다. 대신 손바닥을 가만히 바라본다. 유도 선수로 전성기를 누렸던 예전의 장엄함은 찾아볼 수 없다. 잡혀도 겁에 질리는 것은 번화가의 주정뱅이 정도일 것이다. 여자의 손조차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자신의 손은 왠지 무척 믿음직하지 못했다.

느릿한 동작으로 청첩장을 집어 들자, 그 그림자 속에 갈색 봉투 한 통. 보낸 이름은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회사 이름.

"아 맞다, AV 회사다"

성인 남성이라면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는 가로로 인쇄된 기업명.

"뭐야? 유출 비디오 카탈로그인가?"

최근 들어 부쩍 늘은 혼잣말과 함께 봉투를 뜯는다.

안에서 당첨을 축하하는 문구가 적힌 하얀 종이가 나왔다.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허위 청구서.

"아니.....그러고 보니까"

한 박자 늦게 기억의 서랍에서 멀리서 희미한 회상들이 뇌리에 흩날린다.

몇 달 전, 그는 심하게 취했었다. 이 방에서, 홀로. 직장에서 안좋은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정을 꾸린 동창생에게 초조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혹은 그런 일들이 겹쳤을 수도 있다. 앞뒤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취한 그는 유일한 취미라 할 수 있는 웹서핑을 하다, 한 AV 회사에서 아마추어 배우를 모집한다는 것을 요약 블로그에서 알게 되었고, 농담 삼아 응모했던 것이다.

사실은 농담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동정인 자신에게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성과의 교제 같은 건 선수로서 자신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금욕적으로 유도에 몰두했던 학창시절. 그 추억이 진심으로 자랑스럽지 않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야마가타 이사오는 예전의 강인함을 잃은 가슴팍에 손을 대고, 불쾌한 술렁임을 억누르려는 듯 손톱을 세웠다.

 

"방문? 이 제가?"

AV 제작사 '폴로세토즈'의 감독 보스턴 사토는 크게 고개를 떨궜다.

"아니, 저기. 스미레쨩? 회의 할 때 제대로 설명한거죠? 매니저님?"

현장의 최고 책임자의 질책 같은 건 전혀 개의치 않는 스미레는 자신의 관리자인 혼약자이자 매니저에게 위태로운 시선을 보낸다.

"어이, 스미레, 안 듣고 있었던거야?"

옆에서 느긋하게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그녀를 가볍게 팔꿈치로 툭툭 건드리는 그의 입가에 굳은 미소가 번진다. 입사 당시에는 스미레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직 귀족의식이 남아 있어 상식이 부족했던 그도 이제는 훌륭하게 샐러리맨으로서의 처세술을 익히고 있었다.

"저는 그런 사소한 일에 일일이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자못 오만한 아가씨 같은 말을 하면서도 "당신이 고른 일이라면 전부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으니까요" 라며 혼약자로서도, 매니저로서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사실 그가 선택한 일이 아니다. 데뷔 전부터 대박이 예상되었던 그녀에게는 소위 말하는 거물 배우로서의 판매 루트가 확정되어 있었다.

보스턴 사토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뭐, 아무튼, 의욕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괜찮지만. 어쨌든 스미레쨩은 이제부터 아마추어 남성의 집을 두 군데 돌면서 그곳에서 한 번씩 본방을 하고, 마지막은 호텔에서 남자 배우와 한 번. 이게 대략적인 흐름이야"

"아마추어는 뭐죠?"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야, AV 배우가 아닌 일반인 남성. 우리가 모집해서 모은 진짜 아마추어. 그리고 첫 번째 배우는 동정이니까. 그 부분도 연관지어 대화해줘"

보스턴 사토는 신경질적이고 성급한 탓인지, 자신의 페이스를 망가뜨리는 스미레에게 짜증이 난 듯 단숨에 쏘아붙였다.

"동정이라는 것은 여성 경험이 없는 남자를 말하는 건가요? 그 부분을 연관지어 말하라는 것은 뭐죠? "

"응? 아니, 그거, 알잖아?"

"모르겠어요. 저는 섹스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니까요"

보스턴 사토가 매니저에게 눈치를 준다. "정말?" "네" 와 같은 아이컨텍에 의한 무언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그렇네. 스미레쨩의 캐릭터라면 조금은 바보 취급하면서도 잘 이끌어주는 그런 느낌이려나"

"이끌어준다, 인가요"

흥미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스미레의 검지는 역시 감독의 말 같은 건 전혀 관심없다는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돌리고 있었다.

 

"야마가타 이사오입니다"

"아야노코우지 스미레에요"

낡은 아파트였다. 발을 디디자 건물 전체가 흔들릴 것 같은 계단에 스미레는 “어머나, 나이팅게일 바닥 이라니, 풍류 있네요” 라며 감탄사를 내뱉었지만, 주변의 스탭들은 완전히 못들은 척 했다.

집 안도 겉모습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소박했고 청소도 방문에 대비한 일시적인 것임이 분명했다.

집에 들어간 사람은 스미레와 카메라맨 겸 감독 두 사람뿐이었다. 매니저는 집 밖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몇 번이나 집 앞을 우왕좌왕하다 스탭에게 진정하라는 충고를 들었다.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미레가 품위있게 고개를 숙이자 야마가타는 노골적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상상했던 여배우나 제작 현장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나날이 수준이 높아지는 AV 여배우의 외모라지만, 품격 자체가 다른 스미레의 미모에 기가 눌린 모습이 역력했다.

야마가타 이사오는 미리 주어진 대본대로 스미레를 침대에 앉으라고 재촉하며 자신도 그 옆에 앉았다. 스미레의 몸을 노골적으로 뚫어져라 보는 모습은 웬만한 여성들이라면 극도의 혐오감을 느꼈겠지만, 스미레는 신경 쓰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만져도 괜찮나?"

아무런 전조도 없이 솔직하다기보다는 무례한 말투였음에도 "좋아요" 라는 차분하고도 싸늘한 대답이 돌아왔다.

마찬가지로 무례한 손놀림으로 가슴을 만져도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그릇 모양으로 솟아오른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연한 물빛 원피스의 가슴이 야마가타의 굵은 손가락에 의해 눌리거나 아래에서 들어 올려지기를 반복한다. 그 손놀림은 두려워하는 것도 같고 거칠기도 하는 등 아무래도 여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잘못된 에티켓으로 얼룩져 있었다.

"아픈가?" 라고 묻는 야마가타에게 “마음대로 하세요” 라고만 대답하는 스미레.

야마가타는 분명 긴장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다. 뺨은 물론 귓불과 코끝까지 빨갛게 물들었고, 집요하게 가슴을 주무르고 끌어안는 손놀림은 여자의 부드러움에 감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솔직하게 기쁨을 전할 수 없다.

"역시 창녀로군. 누구든 만져도 좋다는 거야?"

여성을 거부하면서도 의식 깊숙한 곳에서 계속 원했던 삶이 욕망의 근원을 열등감으로 왜곡하고 있었다.

"세게 만져지는 것도 싫지 않지만, 순서라는 것도 의식해야 하면 어떨까요?"

"창녀라는 건 부정하지 않는군"

뻔한 욕설에 대해 스미레는 오히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보시는 바와 같이 몸을 팔고 있잖아요?"

오히려 압도된 것은 야마가타.

"......보아하니 귀한 집 아가씨 같은데, 상스럽다는 생각은 안드나봐?"

스미레는 변함없이 고요한 수면과 같은 풍채로 대답한다.

"어느 분의 자지로 절정하든, 아니면 정액에 덧칠해지든, 이 아야노코우지 스미레, 일절 더러워지지 않고, 일절의 품격도 잃지 않아요. 사양하지 마시고, 전력으로  범해 주세요"

무언가가 야마가타의 온몸을 후려쳤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첫 체험으로 인한 긴장으로 위축되어 있던 남근이 단번에 발기한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고양감. 과거 시합장에서만 맛봤던 긴장감. 이것은 일대일 승부라고 흥분한다.

스미레의 양 어깨를 잡고 그대로 밀어 넘어뜨리고, 자신의 청바지를 조이는 벨트를 잡아 뜯을 기세로 풀고 하반신을 드러냈다.

"어머나, 훌륭하네요."

그 말은 솔직한 칭찬이었지만 야마가타에게는 바보 취급을 당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분노로 인해 그 육봉의 근육이 더욱 경직되고, 그는 원피스 밑에 두 손을 집어넣어 팬티를 한숨에 내려 침대 옆으로 내던졌다. 그 찰나, 팬티와 스미레의 사타구니 사이에 투명한 점액이 걸려 있는 것을 본 야마가타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라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젖었잖아"

그로서는 최선을 다한 도발이었지만, 스미레는 치욕의 편린도 느끼지 않는 듯 그를 똑바로 바라본다.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세게 만져지는 것도 싫지 않다고.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순서를 거치지 않고 억지로 범해질 것 같은 이 상황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네요"

그 여유로움이 화근이 되었는지 야마가타는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어머, 끝에서 즙이 새어 나오고 있네요? 처음으로 보는 보지를 기다렸던 건가요?"

"누, 누가"

"동정이라고 들었는데요?"

순간 야마가타는 동요했다. 스탭에게 알린 자신의 부끄러운 이력이 설마 여배우에게까지 전해질 거라고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예전의 그였다면 동요를 억누르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정신력이 있었다.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노력. 영광이라는 이름의 결과. 동료들의 신뢰의 눈빛. 그것들이 그를 뛰어난 인물로서 주변에서 존경의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지금 그에겐 아무것도 없다.

겉만 화려한 기억으로 도배하고 속은 텅 비어버린 평범한 중년의 남자.

"여자 따위, 시시해"

마치 중학생처럼 위로 치켜세운 남성기를 드러냈으면서도, 이런 지경에서도 강한척 한다.

"그런가요?"

"나한테는 필요 없었을 뿐이다. 남자들끼리 어울리는 것이 재미있었어.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았을 뿐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마치 저주처럼. 고고한 자신을 속이기 위한 면죄부.

스미레는 야마가타가 품고 있는 모순과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운 채로 원피스를 걷어 올려 벗어던졌다.

"저에게는 당신의 성기가 필요해요. 처음이더라도 아시죠? 저의 보지, 야마가타 님을 맞이하고 싶어서 이렇게 되었어요"

자신의 양손으로 음순을 좌우로 벌린다.

처음으로 눈앞에서 보는 여성의 나체. 등을 대고 누워 다소 뭉개졌지만 아름다운 그릇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가슴. 눈부시게 하얀 허벅지. 그리고 안쪽까지 분홍색 질벽이 이어지는 음순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누구라도 상관없지? AV에 나올 만한 여자니까"

그 아름다움에 매료된 야마가타는 애써 경멸을 자아내지만, 스미레의 나체는 남성기의 각도를 점점 더 올리고, 침을 흘리듯이 쿠퍼액을 흘리는 귀두는 마치 먹이를 눈앞에 둔 대형 육식동물을 보는 것 같았다.

 스미레의 마음은 변함없이 고요한 수면. 돌멩이 하나 던져지지 않았다. 그것이 흐트러지는 것은 혼약자가 위험에 처했을 때뿐이다.

"아니요. 야마가타님 덕분에 젖은 보지는 야마가타님의 자지에 의해서만 진정될 수 있어요. 쉽게 말씀드릴까요? 저는 당신의 동정 왕자지를 넣고 싶어서 안달났어요. 군말 없이 그 왕자지로 저를 굴복시켜 보는건 어떨까요?"

야마가타의 열등감이 이성과 같이 날아갔다.

겉옷을 벗어던지고 서로 벌거벗은 채 스미레의 몸을 달려들어 덮친다.

그 등에 살포시 손을 휘감으며 스미레가 속삭인다.

"안내가 필요할까요?"

"닥쳐"

허리를 바쁘게 움직이지만, 좀처럼 결합에 있어서의 입구와 각도를 파악하지 못한다.

"앗, 클리토리스와 사타구니를 문지르는 야마가타님의 뜨거움과 단단함. 저, 기대감이 가슴에 가득찼어요"

"조금만 기다려봐"

"네, 기다리고 있어요"

"저, 저기, 스미레쨩?"

카메라맨이자 감독인 보스턴 사토는 참다못해 입을 연다.

"이거, 피임하는 본방이니까, 알지?"

확실히 야마가타는 피임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삽입이 잘 되지 않아 두 사람의 쿠퍼액과 애액이 음순 주변에서 마찰을 일으키며 질척질척 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야마가타가 낙담하기 전에 스미레는 감독에게 자신의 철학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감독님, 지금 저는 이 분과 섹스를 즐기고 있어요"

"그야, 뭐, 보면 알지"

스미레는 귀에 걸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말했다.

"콘돔 착용은 당사자 간의 문제. 내가 이 분의 자지를 노콘으로 쳐박히고 싶다는 생각에 찬물을 끼얹을 권리가 당신한테 있나요?"

"아니, 네,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한숨을 쉬며 물러나는 감독에게서 야마가타로 시선을 옮긴다.

"당신께서도 저의 생 보지, 맛보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여긴가"

야마가타는 대답 대신 드디어 귀두를 음순의 중심에 밀어 세웠다.

"제대로 보셨어요. 자, 어서 오세요. 남자에게 있어 여자가 시시한지 아닌지. 그 몸으로 맛보세요"

야마가타가 허리를 들이 밀자, 찌꺽 하는 노골적일 정도로 점착질 같은 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으응"

스미레는 눈과 입을 꾹 다물고 코에서 달콤한 숨을 내쉬었다.

"......반밖에 안 들어갔어. 빽빽해. 정말 다 들어가는거야? 응?"

야마가타는 말투는 여전히 센 척 하면서도, 불안에 의한 약한 소리를 내뱉는다.

스미레는 이제 여자를 모르는 것이 옛 일이 된 사내다움을 자랑하는 육봉을 맞이하고 숨을 헐떡이며 대답한다.

"......네에. 그대로 안쪽까지 오세요. 이렇게나 훌륭한 물건. 보지에 다 넣지 못하고 남긴다는 것은 아야노코우지 스미레의 불찰”

"정말 괜찮아?"

스미레의 이마와 목덜미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싸늘한 표정으로 말한다.

"저는 두말하지 않아요. 허락했어요. 자궁을 들어 올리듯 당신의 모든 것을 나에게 쑤셔 넣으세요"

야마가타는 그 말을 듣고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끝이 여체를 꿰뚫는 우월감을 맛보았다.

부드러움.

따뜻함.

그리고 무엇보다 압도적인 지배감. 마음속 어딘가에서 두려워하던 여성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승리의 함성이 온몸을 떨리게 한다.

어느덧 그의 남근이 뿌리까지 스미레의 태내에 감춰지고, 서로의 음모가 얽힐 정도로 하복부를 밀착시켰을 때, 스미레의 허리는 완전히 떠 있었고, 냉담하고 가늘게 떠있던 눈동자는 열기를 머금고, 설원 같던 뺨은 사랑스러운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서로가 점막으로 직접 접촉함으로써 그 변화가 동정인 야마가타에게도 전해진다. 스미레의 질 내부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앙........으응"

억누를 수 없다는 듯 계속 새어나오는 교성도 달콤할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혹시, 간거야? 넣은 것 만으로?"

스미레는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는 동시에 앞머리를 살짝 쓸어 올렸다.

"말씀드렸잖아요. 아주 훌륭한 성기라고. 그런데도 그렇게 애타게 하시면 저는 조금도 참을 수 없어요"

야마가타는 점액과 점막을 통해 자신과 연결된 여성의 본질을 이해한다.

그것은 동시에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왜 하찮은 자존심에 기대어 살아왔던 것일까, 라고.

"처음으로 여자를 품은 느낌은 어때요?"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거 다행이네요"

"하지만 이걸로 너를 품었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

"그래요, 이 아야노코우지 스미레를 안았다고 떠들고 싶으시다면 적어도 제가 패배를 인정할 정도의 기개는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처음이신 분에게는 너무 가혹할지도 모르지만요"

 

공동 주택 앞 길목에 매니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매니저는 여전히 안절부절못하고 우왕좌왕 하기를 반복한다. 그가 스미레의 혼약자임을 모르는 직원들은 "아무리 소중한 간판 아가씨라 해도 너무 걱정하는 것 아니냐" 하며 그를 비웃었다.

물론 걱정도 되지만, 그보다도 '혼약자가 신원불명인 아마추어 남성과 섹스를 하고 있다' 는 사실이 그의 평정심을 빼앗아 간다. 이제는 이것도 운명이라고 익숙해져야 할 것 같지만, 사랑하는 여자가 AV 촬영하는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면 끝장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적어도 스미레 앞에서만큼은 정신을 놓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촬영이 가까워지면 그것만으로도 식욕은 없어지고 수면제의 양은 늘어난다. 그렇다 해도 그는 그 나름대로 아야노코우지 스미레 본인으로부터 반려자로서 선택된 인물. 자각은 없어도 그 또한 평범하지 않다. 그의 정신은 피폐해질 뿐, 망가지지는 않는다.

갑자기 디렉터의 전화가 울린다.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와달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촬영이 길어지고 있다고"

슬슬 버터가 될 것처럼 전봇대 주위를 맴돌던 그에게는 하늘의 계시였다.

"제가 다녀오게 해주세요"

"어, 아니, 우리 애들로도 충분한데......"

"제가 다녀오게 해주세요!"

"어, 그래, 알았어"

충혈된 눈과 뜨거운 콧김에 압도되어 여분의 배터리를 건네는 디렉터.

"현관문은 열어 놨다니까. 조심해서 들어가. 소리 내지 말고"

그 말이 과연 그에게 전해졌을까.

계단을 쏜살같이 올라가 그 집 앞에 도착했다.

심호흡.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다시 한 번 심호흡.

목이 메인다.

입가를 닦고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현관문을 연다.

좁은 주택은 현관에서 바로 침실이 들여다보였다.

"아앙! 아앙! 아앙! 아앗! 아아! 엄청, 나요......아앗, 하앗, 앗앗, 정말, 처음이신건가요?"

두 사람이 서로 뒤엉킨 모습은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고작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그에게는 외국에서 일어난 일처럼 희미했다. 그럼에도 심장은 마치 눈앞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한 것처럼 뛰었다.

"아잇! 그거, 엄청 닿아서, 아앗♡ 야앗, 그런 데까지, 아앙아앙아앗♡"

정상위였지만, 스미레의 허리는 야마가타에 의해 치켜올려진 것처럼 떠 있다. 야마가타가 끌어당기고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스미레가 밀어붙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응, 하으응, 보,지……벌려진 적, 없어요……아앗♡ 앗! 아앙! 아응! 아앗! 앗! 아앙!”

"실컷 동정이라고 바보 취급하고"

"바보 취급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동정 자지가 설마 이렇게까지 세차게 보지를 휘젓는 것은 예상밖이에요......앗♡ 이잇♡ 그거, 좋아요♡ 아앙아앙아앙"

"어때? 패배를 인정할건가?"

"아앙, 아앗, 으읏........후후, 아직도 그런 사소한 일에 집착하시나요? 제 육체가 당신께 굴복하고 있다는 건 불을 보는 것보다도 더 명확하지 않나요? 아까부터 저의 절정이 끊이지 않는 것은 노콘으로 박고 계신 당신께서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나요?"

"시끄러! 조잘조잘 떠들지 말고 패배를 인정해!"

"앗! 아앗! 아앙! 아앙! 아악! 너무 세차서, 또, 가요, 가요가요가욧, 응응, 아악, 가욧, 가욧, 가욧, 동정 왕자지에 패배한 보지, 가버려욧!!!”

한층 더 큰 절정이었을 것이다. 강한 질압에 야마가타의 거근이 밀려나듯 결합이 풀리고, 그 반동으로 스미레의 허리가 경련을 동반하면서 마치 림보댄스처럼 튀어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미레의 음부에서 힘차게 조수가 흩날려졌다.

푸슛!

푸슛!

푸슛!

실금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많은 양의 분수는 야마가타의 때는 근육질이었을 가슴팍과 복부에 뿌려졌다

스미레는 칠칠치 못하게 M자 모양으로 다리를 벌린 채 허리를 띄우고 침대 위에 투명한 물방울을 흘리며 '아앗, 히익......이잉' 하며 폭발하는 듯한 절정의 여운에 젖어 있었다.

야마가타는 그대로 일어나 우뚝 서서 몸소 일으켜 세우며 "입을 벌려" 라는 말과 함께 정액을 토해냈다.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몸을 뒤로 젖힌 자세로 그것을 받아들인 스미레의 하복부부터 목덜미까지, 끈적끈적한 젤리 같은 정액이 흩뿌려졌고, 야마가타의 주문대로 상스럽게 벌린 입안에도 닿았다, 질척하게 내민 혀에는 그의 삼십여 년의 쓴맛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마셔"

스미레는 대답할 것도 없이 몸을 뒤로 젖히고 M자 모양으로 다리를 벌린 채 그 것을 입에 머금고 야마가타를 올려다보며 삼켰다. 꿀꺽 하는 소리는 현관 앞에서 바짝 서 있는 그에게도 잘 전해졌다.

감독이 그를 눈치채고 슬그머니 그에게 다가가 손에 쥐고 있는 예비 배터리를 집어 들고는 "고마워. 돌아가도 좋아" 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슬그머니 돌아갔다.

눈알만 움직이는 인육이 된 혼약자 겸 매니저가 시선을 감독에게서 두 사람에게돌리자 우뚝선 야마가타 앞에 정좌한 채 양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모으고 펠라치오를 하고 있는 스미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구슬도 핥아봐"

"이렇게요?"

"좋아. 기분 좋군. 빨아들여봐."

스미레의 뺨이 움푹 들어간다.

"오, 생각보다 좋군. 그럼 한번 더 박아볼까. 이번엔 뒤치기가 좋겠군"

"아, 저기요~. 죄송합니다. 본방은 1회라고......"

감독이 끼어든다.

"별로 괜찮잖아. 안그래, 스미레?"

일그러진 열등감을 버리고 기가 살은 야마가타 이사오는 더욱 일그러진 무언가를 몸에 익히고 말았다.

스미레는 정좌한 상태로 뒷머리를 우아하게 쓸어 올렸다. 모양 좋고 아름다운 가슴이 흔들리는 동시에 방 안에는 요정 가루가 흩날리는 것처럼 신성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감독님. 제가 패배를 인정한 자지가 여전히 정액을 내뿜고 싶어하는데 불구하고, 염치없이 물러나는 것은 암컷으로서 아주 열등하다고 생각해요"

혼약자는 천천히, 천천히 물러났다.

스미레가 저런 사람이라는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

아야노코우지 스미레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기분 좋았던 섹스를 한 번 즐기고 싶다는 식의 속된 생각은 조금도 없다.

걸맞은 일을 한 고용인에게는 그에 걸맞는 경의를.

그것이 그녀의 제왕학이다.

"다음엔 안에다 싸주지"

"아뇨, 저기, 이건 질싸 없는 시리즈인데......"

"저는 좋아요. 야마가타님의 자지에서 나오는 정액이라면, 보지로 받아내는 것이 정당한 예법이 아닐까요?"

방 안쪽에서 새어 나오는 세 사람의 대화에 눈물과 메스꺼움을 참아가며 슬그머니 퇴실했다.

 

결국 촬영이 끝난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 후였다.

스미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에서 나왔다. 그때 현관 앞에서 야마가타와 키스를 하고 있던 것을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혼약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 수고했어. 어땠어?"

"특별한 것 없었어요"

"......동정라서 그런가?"

드물게 스미레가 미소짓는다.

정확히 그 미소를 드믈다고 표현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스미레가 미소를 보이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단 둘뿐. 그의 혼약자인 그와 전우인 시노노메 야요이뿐이다. 그것을 목격하는 것은 UFO보다 덜 빈번할 것이다.

다음 현장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오른다. 운전은 매니저이자 혼약자의 역할이지만, 가끔 스미레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스미레는 뒷좌석에서 계속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운전기사에게 들리지 않게 "역시 일을 마치면 당신 곁에 있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라며 귀에 속삭인다.

그 말만으로도 그의 모든 울분이 가라앉았다.

 

여담이지만, 야마가타 이사오는 무언가에 뒤틀린듯이 남녀관계로 인해 회사에서 잘리고, 유흥업소 출입을 멈추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남성의 손에는 DVD 한 장. 편집을 마치고 발매를 맞이한 AV 신작이다.

패키지에는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화사함을 갖춘, 어떻게 봐도 곱게 자란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다.

그의 혼약자이자. 동시에 그가 매니지먼트하는 여배우이기도 했다.

아야노코우지 스미레의 최신작은 순식간에 매진이 속출했다. 연간 톱 클래스는 커녕 기록이 기대되는 기세였다. 그가 그것을 발매일에 무사히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예약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극비리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이다. 당연히 발매 전에 샘플이 사무실에 도착했고, 사장에게도 검수해보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그는 굳이 발매되어 직접 구매할 때까지 시청을 미루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혼약자와 다른 남자의 섹스를 업무상 의무가 아닌 한 남자로서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코 고상한 남자다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에 그 자신은 자각이 없다. 인정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치태를 세상에 드러내는 지옥 같은 상황에 추찹한 정욕을 품기 시작했다는 사실 같은 것은 그에게 있어 부끄러움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주말 오후. 집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넷카페에 들렀다. 조급한 기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개인실에서 바지를 내렸다.

모니터가 스미레의 모습을 비치고 헤드폰을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만으로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발기한다.

작품의 내용으로는 아마추어의 집을 방문하고 다니며 '상대' 를 한다는 단순한 것이었다.

첫 번째 남자는 건방지고 자존심이 높아 보이는 동정였지만, 체력을 살린 거친 섹스에 스미레는 칭송의 말을 하며 헐떡이고 있었다.

1회전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사정했다. 정액이 파티션을 넘어갈 것 같은 기세로 튀어 날린다. 살의에 가까운 질투는 그에게 마약과 같은 자극을 준다. 손바닥 안에서 걸쭉하게 정액을 뿜어내는 남근은 여전히 단단함을 잃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그도 직접 목격한 광경. 그럼에도 역시 카메라라는 타인의 시점에서의 영상은 신선했고, 무엇보다도 이를 지금 전국의 수많은 남자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더욱 달콤하게 갉아먹는다.

'다음엔 안에다 싸주지'

‘아뇨, 저기, 이건 질싸 없는 시리즈인데......’

‘저는 좋아요. 야마가타님의 자지에서 나오는 정액이라면, 보지로 받아내는 것이 정당한 예법이 아닐까요?’

알고 있는 것 외의 영상에 그의 심장이 뛰었다. 도망치고 싶은 공포심이 들끓는 동시에 남성기가 처음 사정할 때보다 더욱 팽창한다. 그래도 영상 속의 야마가타라는 이름의 남자보다는 분명히 왜소했다.

 

"엎드려"

야마가타의 아랫사람에게 하는 듯한 말투에도 스미레는 순순히 후배위의 자세를 취하려 한다. 하지만 절정의 여운이 아직 남았는지 그 동작은 느릿느릿했다. 원래 성격이 조급한 데다 동정을 막 버린 야마가타에게 섹스의 묘미를 즐길 여유가 없다.

“빨리 해. 자지를 받아먹는 재주 밖에 없는 몸뚱이 주제에”

간신히 야마가타에게 허리를 내민 모습을 취한 스미레가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보기 좋지 않네요"

"시끄러. 귀여운 데가 없군. 여자는 히익히익 하며 기뻐하기만 하면 돼"

평소 분별없이 입을 놀리지 않는 여성에게 말대꾸를 들은 탓인지 동요함에서 오는 초조함을 보이는 야마가타. 그렇지 않아도 경험이 부족한 삽입이 초조함을 동반해 지체된다.

"저를 기뻐하게 하시려면 그 대단한 자지를 박아 주시지 않으면"

스미레에게 도발 의도는 없다. 그러나 그 문구는 남자를 사납게 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이렇게 말이냐!? 아앙!?"

다소 조준은 빗나갔지만, 음렬 주변은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완전히 풀려있던 고기 단지는 쑥 하고 기세에 맡겨 허리를 들이 미는 것에 진 듯이 그를 받아 들였다.

"하앙, 으응!"

"어때? 대답해봐"

뒤에서 범한다는 정신적 우월감도 한몫을 해, 야마가타의 어조는 점점 더 거만해진다.

"들어......왔어요"

"안들린다고"

털이 많은 굵은 손가락이 티 하나 없는 하얀 엉덩이를 파고들듯이 움켜쥔다.

"응, 아앙............야마가타님의 자지를 제 보지에 노콘으로 박아 주셨어요"

"기쁘지?"

비열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야마가타의 물음에 스미레는 마치 무시하는 듯이 싸늘한 태도를 취한다. 팔꿈치를 짚은 채 귀에 걸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대답한다.

"대답이 필요한가요? 노콘으로 박히고 있는데, 보지가 견딜 수 없어 떨고 있다는 것은 야마가타님의 자지가 잘 알고 계시지 않나요?"

"상관없으니까 말해"

뿌리까지 그 강직함이 감춰질 정도로 접합되어, 둥글둥글 원을 그리듯 허리를 움직이는 것에 맞춰 힐문 한다.

"그거, 아앗, 좋아............으읏, 기뻐, 요"

"이러면 더 기쁘지?"

야마가타 허리가 두 번, 세 번 앞뒤로 움직인다.

"앗, 아앙, 아앗!"

"어때? 어떠냐고?"

"아앙, 아앙, 아앙, 하앗, 아앗!"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스미레의 발꿈치가 움찔움찔 튀어오른다.

"잘났다는 듯이 지껄였으면서, 대답도 못하겠어?"

야마가타의 섹스는 그의 일그러진 자존심을 만족하기 위한 것이다. 타인을 깔보고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 할 뿐인 시위행위. 거기에 더해 명백한 여성혐오의 색이 동반된다. 불쾌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피스톤이 잠시 멈추자 스미레는 몇 번 거친 숨을 몰아쉬고, 숨을 가다듬지 않은 채로 대답한다.

"......아야노코우지 가문의 적자로서 솔직한 의견을 말씀드리겠어요. 야마가타님처럼 왕자지로 암캐처럼 범해지는 것은 두려우면서도 큰 기쁨이에요"

칭송할 만한 것을 칭찬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신분이나 인격은 부차적이다. 그것이 아야노코우지 스미레의 흔들림 없는 가치관.

스미레를 깎아내리고 싶었던 야마가타의 생각은 빗나갔지만, 그래도 다른 방향에서 남자의 자존심을 간지럽히는 스미레의 말에 서툴고 거칠게 피스톤을 시작한다.

"아앗! 앗! 아앙! 아읏! 앗!"

짜내는 것 같이 새된 교성 끝에 스미레는 "......후후" 하고 웃으며 "바라시던 상스럽게 기뻐하는 소리, 차분히 감상해 주세요" 라고 넋을 빼앗길 정도로 기품있게 속삭이며 양손으로 시트를 힘껏 움켜쥐었다.

"아앙♡ 아앙♡ 아악♡ 아읏♡ 아앗, 히익♡ 이힉, 이잉♡"

야마가타는 완전히 자신의 자존심 같은 것은 잊어버리고, 그저 눈앞의 극상의 암컷에 의해 의식이 녹아 간다.

"좋은거냐! 그래! 좋은거냐!"

"저、저는, 남성 경험이, 응응♡ 아직은 별로 없지만, 앗, 그거♡ 앗앗아앙! 하앗, 응......왕자지는 분별할 수 없어요......보지가 벌려지는 이 감각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앗앗아앙♡ 아잇♡ 히이잉♡"

"이렇게 꽉 조이면서 잘도 말하는구나"

“아앙, 아힛, 히끅♡ 으응, 크읏......하아, 하아, 하아, 하아......저의 빽빽한 보지, 야마가타님 전용의 헐렁헐렁한 보지로 만들어 주셔도, 좋아요”
 그 말을 듣고 야마가타의 피스톤은 점점 더 짐승처럼 변해간다.

"히잇♡ 앗! 아앗! 앙! 아앙! 읏! 야, 야마가타님......저의 느낌은 어떠신가요?"

"노콘으로 하고 있으니 알잖아! 이제 터져버릴 것 같아!"

"그, 그 건 다행이네요......이런 하늘에 떠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시는데,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아야노코우지 가문의 불찰......부디 정액을 모두 토해 내실 때까지, 왕자지 전용 보지를 맛 봐주세......앗아앙아앙, 가요, 가버려요, 부디 같이, 올라와주세요......앗、아앗♡ 좋아, 좋아요......아앙, 아앙, 앙, 앙♡ 앗 안 돼, 가요가요가요! 안 돼 안 돼, 가욧!!!"

스미레의 온몸에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히고, 그 탄력있는 팔다리가 팽팽하게 긴장했다. 동시에 야마가타가 혼신의 피스톤을 보이다가 마치 스미레에 영혼을 불어넣는 듯이 경직되었다.

스미레의 양손은 이불을 들어올릴 듯한 힘으로 이불을 움켜쥐고, 드물게 감정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아......헐렁해져 버린 보지 안쪽에 뷰르르뷰르르 하고 거리낌 없이 씨를 뿌려주시다니............저희들은 지금 남녀로서의 역할을 을 다하고 있네요. 이런 만족감은 처음 경험해봐요"

야마가타는 여전히 넋이 나간 것 처럼 사정을 계속했다. 스미레의 태내를 넘어 모니터 속에서 불끈불끈 하고 생생한 마그마 같은 맥동이 전해진다.

스미레도 절정에 이르면서도 자세를 유지하며 여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십 초가 지나도 두 사람은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마치 신성한 의식처럼 엄숙하게 결합을 이어간다.

결국 스미레는 엎드린 채 어떤 결혼식의 선언처럼 조용하고 엄숙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야마가타님이 모으고 모은 동정 정액, 부디 남김없이 그대로 부어주세요......왕자지에 굴복한 여자로서 전부 자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요"

마침내 자아를 되찾은 야마가타는 허리를 몇 번 떨면서 스미레의 질에서 요도에 남아있을 법한 정액을 방출하고, 아쉬운 듯, 또는 스미레의 질압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결합을 풀었다. 그 순간, 스미레의 비열에서 퓨릇퓨릇 소리를 내며 농후한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야마가타는 혼신을 다 했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피폐한 표정을 지었다.

스미레도 절정의 여운으로 움직임에 기민함을 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야마가타의 앞에 예의 바르게 앉아 스스로 입을 맞추며, "당신의 동정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해요" 라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대로 그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귀두에도 입을 맞췄다.

그리고 알몸인 채로 일어선다. 다듬어진 품성에 의한 위풍당당한 자태였다. 한 손을 허리에 얹고 흠잡을 데 없는 사지를 아낌없이 드러내는 모습은 마치 예술품 같은 고귀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럼 또 기회가 있다면 부디 "

싸늘하게 그렇게 말하는 스미레에게 야마가타는 그녀를 마음속 까지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억지를 부리며 한 마디를 내뱉는다.

"이번엔 엉덩이도 범해주마 "

스미레의 허벅지 안쪽에서 끈적끈적한 하얀 정액이 흘러내린다.

허리에 대지 않은 손의, 하얀 물고기 같은 손가락을 턱에 대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카메라를 든 감독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엉덩이로도 섹스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뭐, 뭐어, 아날 섹스라고 하지, 어브노멀한 플레이 이긴 하지만"

머리를 우아하게 쓸어 올리며 "아, 들어본 적 있어요. 확실히 야요이가 좋아한다고 말했었네요" 라고 말하며 야마가타에게 돌아섰다.

"제가 일방적으로 동정을 받은 것만으로는 불공평할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야마가타님의 왕자지라면 아날 섹스의 처녀를 바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어요. 다만, 이 아야노코우지 스미레의 엉덩이 보지는 그렇게 싸구려가 아니에요. 다시 만날 날까지 남자를 잘 연마해 놓으세요. 그때는 ......"

허리에 얹고 있던 손을 항문 쪽으로 미끄러뜨린다.

"......여기로 상대해 드리겠어요 "

휙 하고 몸을 돌려 속옷과 원피스를 솜씨 좋게 입는다. 이를 바라보는 야마가타의 어딘지 망연다실 했던 눈빛에 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감독님. 작별 인사를 할까요?"

"그게, 순서대로라면 샤워를 하고 그리고 가볍게 질의응답을......"

"이걸로 충분해요. 야마가타님과의 섹스의 여운도 아쉽고요. 그럼, 평안하시길"

 

챕터 1는 여기서 끝났다.

혼약자는 몇 번이고 반복하여 재생하다가 쓰레기통의 절반이 휴지로 채워질 즈음, 주변에서 냄새로 인한 항의가 쇄도해 강제로 퇴장당했다.






머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