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편

2편

3편

4편


 

간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지를 뽑아냈다. 아내의 입에 질펀하게 사정한 직후였다. 최소 16cm는 될 것 같은 자지의 끝에는 아내의 목구멍의 위액인지 침인지 모를 것이 끈적하게 따라 올라왔다. 젠장, 대체 얼마나 깊숙이 쑤신 거냐. 멋대로 아내의 입을 써도 좋다고 약속한 나도 쓰레기지만 저딴 식으로 과격하게 하란 뜻은 아니었다. 

 

서은이에게 미리 말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녀는 간수에게 밉보이는 짓을 했고, 그 대가가 지금 이렇게 돌아왔다. 간수는 자신을 하대하던 여자의 고운 입을 마구 범한 것이 즐거운지 실실거리며 침 범벅 자지를 문질렀다. 그의 물건은 한 번 사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반 정도는 발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음 먹어서는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듯이.

 

“이봐요, 그렇게까지 할 거 없잖습니까!”

“시발놈이, 건방이 지나치다? 네 처지를 아는 편이 좋을 거야.”

 

간수는 내 반발에 표정을 싹 굳히더니 철창 가까이 걸어왔다. 그는 남성성이 철철 넘치는 선 굵은 얼굴을 엉망으로 구기더니 내게 경고했다. 마치 짐승처럼, 아시아계 남성에게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두려울 정도로 낮은 목소리였다. 그것은 마치 목구멍 아래, 뱃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맹수의 으르렁거림 같았다. 이윽고, 그는 내 표정을 보더니 씩 웃었다.

 

“병신이. 쫄았냐. 어때, 한 번 정도는 더 해도 되겠지. 보지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너랑 네 위안녀 아내가 충분히 시간을 보내도록 허락해줬으니까. 엉?”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아내에게 돌아갔다. 서은이는 갑자기 와사바리에 걸려 쓰러져 목구멍을 유린당한 충격으로 멍한 눈을 하고 여전히 누워 있었다. 나름 빗질을 잘 해뒀던 것 같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났다. 다리를 옆으로 뺀 자세로 앉아 시선을 떨어뜨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려고 하던 그녀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간수를 쳐다봤다. 입이 벌어졌으나 그것이 말이 되기 전에, 간수는 그녀를 다시 쓰러뜨렸다. 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아내의 몸에 다시 올라타서 다시 입술에 자지를 찔러넣었다. 아내는 버둥거렸지만, 간수는 그야말로 자비 없이 허리 운동을 시작했다.

 

“웩, 엑, 엑-”

“하아, 목구멍 잘 조이는구나. 씨발년이. 더 벌려, 입!”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내가 범해지고 있다. 내 앞에서. 목구멍이긴 하지만. 내 쪽에서는 간수의 등허리와 아내의 발버둥 치는 다리만 보였다. 저번 방문처럼 아내는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위안 업무를 하는 이계 여자들의 복장은 원래 그랬다. 차이라면 보지 털이 정리되었다는 것. 털이 아주 미세하게 자란 것이 보였다. 정말 미세해서, 묘하게 음순 부근 색이 피부톤보다 어둡게 보였다. 간수의 폭력적인 짓 때문에 숨이 막히는지 아내는 다리를 허공에 마구 내질렀다. 간수를 밀쳐내려는 것 같았지만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복숭아처럼 불그스름한 아내의 맨발이 내 눈앞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아내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 1.5배는 될 것 같은 간수의 몸에 깔려 농락당하는 아내의 표정이 대충 짐작은 갔다. 분명 여자로서, 아내로서, 그녀가 바라는 엄마로서의 표정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우우웁, 으으읍-, 푸흐흡-”

“하아, 싼닷-!”

“푸, 푸흐흡, 으브븝.”

 

간수는 다시 사정했다. 그의 진한 정액이 아내의 얼굴을 다시 덮었다. 대체 얼마나 싸면 저렇게 성대하게 역류하는 걸까. 여전히 나는 아내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간수가 사정하면서 내는 신음과 함께 아내의 목구멍 소리와 헐떡거리는 신음이 너무 잘 들렸다. 

 

“… 여, 여보, 괜찮아?”

 

나는 소심하게 그녀를 불렀다. 흥분과 동시에 죄책감이 느껴졌다. 적어도 내가 이런 거래를 해도 되는지 정도는 물어보는 게 맞았다. 하지만 어떻게? 아내가 나를 찾아주지 않는데? 조마조마했다. 네토라세 취향이 있다고 해도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정말 뺏기고 싶은 건 아니다. 나는 네토라레와 네토라세가 같은 취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토라레를 당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거다. 그것도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상간남을 죽이고 싶을 거다. 하지만 내 허락하에서, 서로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한다면 기분이 좋을 거다. 그건 미묘하게 다르다. 이건 네토라세가 아니다. 내가 자처한 일이지만.

 

이 일로 아내가 실망해서 떠나면 어쩌지? 나는 불안해졌다. 말마따나 나는 빌미를 준 것이다. 아내가 이번 일로 나를 떠난대도 놀랄 일은 아니다. 안 그래도 나를 답 없는 변태라고 생각했을 텐데 정말 이런 짓까지 벌였으니. 아이와 부모로 이루어진 가정에 대한 아내의 로망. 그 강렬한 욕망을 충족시키려 그녀는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과학적으로 그녀와 나 중에 누가 불임의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라면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 다만 나는? 아내가 나를 떠난다면 내 처지는 더욱 막막해진다. 사실상 죽음이나 다름없다. 이계 출신 남자는 기껏해야 노예 취급 받게 받을 수 없다. 위안 업무를 할 남편들은 그나마 다행인 거다. 기둥 서방이라는 오명이나마 쓰면서 여기서 계속 살아갈 수는 있으니.

 

나는 아내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다. 내 잘못을 알고 있어. 당장이라도 얼굴을 맞대고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징그러운 간수놈은 아내의 쫀득한 몸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한참이나 아내의 구강을 자신의 자지로 채우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막 대한 여자를 지배했다는 느낌이라도 얻고 싶은 건가. 벌ㅆ 두 번이나 쌌잖아. 쓰레기 자식아. 다시 발기시켜서 세 번째 사정을 할 생각이냐? 어쨌든 간수놈이 아내의 입을 코르크처럼 틀어막고 있어서 아내는 내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종종 으으읍, 읍, 하는 소리가 났지만, 그건 의사를 전달하는 말이라고 할 수 없었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다가 조금 용기를 내서 외쳤다.

 

“이봐요, 이제 그만하시죠. 두 번이나 했지 않습니까.”

“거, 시끄럽네.”

 

간수가 고개를 돌렸다. 지금까지 그는 내게 등을 보인 상태로, 누운 아내의 얼굴을 유린하고 있었다. 간수가 나를 보기 위해 허리를 반쯤 회전시키는 바람에 나는 의도치 않게 아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지쳤는지 뒤통수에 얼굴을 대고 눈동자만 들어 나를 겨우 쳐다봤다. 그녀의 턱과 인중, 목은 온통 누런 정액으로 젖어 있었다. 제일 음란해 보이는 것은 그녀의 입가에 묻은 간수의 터럭 몇 가닥, 그리고 코를 통해 나온 콧물 같은 정액이었다. 간수의 자지는 아내의 입에 물린 상태였다. 아내는 흐리멍텅한 눈이었다. 자지는 아내의 볼이 삐죽하게 나오도록 들어가 있었다. 아내는 그것을 뱉어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 여보. 미안. 어쩔 수 없었어. 당신이 나를 만나러 오지 않으니까-”

 

간수가 자지를 뽑아냈지만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주구장창 벌어져 있던 그녀의 입술이 꼭 다물어지자 자지가 쑤셔질 때, 쪽쪽 펠라치오를 할 때 특유의 천박한 표정이 얼굴에서 사라졌다. 똑똑하고 집요하고, 그 외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아내의 얼굴이 회복됐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덮고 있는 것은 내가 성대한 일을 저질렀음을 깨닫게 했다. 

 

아내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무서웠다. 임신을 포기하자고 말했을 때도 저런 표정을 지었었다. 도톰하고 선명한 입매는 꾹 다물어져 있었다. 당신과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당신의 쓸모없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서은이는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눈동자만 굴려서, 나의 죄를 추궁하는 듯한 눈빛을 끝없이 보냈다.

 

“이거 봐라?”

 

간수가 재밌다는 듯이 나와 아내를 번갈아 보더니 피식 웃었다.

 

“저런 비실비실한 놈보다 내 자지가 훨씬 마음에 들지? 그러지 말고, 가끔 와서 나랑 하는 게 어때? 그래도 저놈이 네 남편이라고 꽤 신경 쓰는 것 같은데, 잘 보살펴줄 테니까.”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태도는 애매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는 내 변명에 수긍하지도 않았고, 그런 한심한 짓을 꾸민 나를 매도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간수의 자지에 반한 것 같지는 않았다. 망가도 아니고, 조금 큰 자지를, 그것도 입에 쑤셔줬다고 반할 여자가 어딨겠는가. 남편인 내가 허락했다고는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 그녀는 강간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그게 간수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

 

“비싸게 굴지 말고? 엉? 안 그러면 확 보지 찢어버린다? 그리고, 이 새끼도-!”

 

그는 손을 번쩍 들었다. 아내는 고개를 모로 틀었다. 간수가 자신의 얼굴이나 몸을 후려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창을 집어 들었을 뿐이다. 간수는 내가 있는 철창 가까이로 다가왔다. 그리고 창의 뒷부분으로 나를 찌르려고 했다. 날이 없다고는 하지만 묵직하고 무거운 그것이 나의 배나 다리, 얼굴로 향하자 나는 위축됐다. 느닷없이 나는 그의 창 휘젓기 공격을 피하려고 여기저기 폴짝폴짝 메뚜기처럼 뛰어다녔다. 그 모습에 비극적일 만큼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으나 아내도, 그녀의 마음에 들려는 간수도 웃지 않았다.

 

“이 자식이 감옥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음식이야 네가 사식으로 넣어주는 거 안 챙겨줄 순 없지만, 괴롭히는 방법은 다양하거든, 엉? 찬물을 실수인 척 끼얹고 오랫동안 벌벌 떨게 만들어줄 수도 있고, 음식을 일부러 상하게 해서 줄 수도 있고. 매일 큰 소리를 내서 잠을 못 자게 할 수도 있단 말이야. 이 자식, 서서히 말라 죽어갈걸? 나중에는 행실 핑계를 대서 감옥이 아니라 강제 노동 교화소에 집어넣을 수도 있다고.”

 

나는 겁에 질렸다. 이제까지 나는 지나치게 평화롭게 살았다. 모두 아내의 호의 덕이었다. 사실 그녀가 나를 버렸어도 할 말은 없다. 어떤 여자가 남편을 위해 이다지 희생한단 말인가. 아예 신경을 꺼버려도, 내가 감옥에서 죽으면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될 텐데. 현대에 돌아가는 것도 반드시 나와 함께일 필요는 없다. 그녀는 더 이기적일 수 있었다.

 

“마음대로 해요.”

 

그녀의 굳게 닫혀 있던 입술은, 그 위에 사정한 간수의 정액이 말라붙은 흔적 때문에 한 번 버벅였다. 아내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나왔을 때, 나는 경악했다. 결국 나는 버려지는 건가? 아내는 늘 내 사랑을 의심했다. 그녀의 지고지순하고 보수적인 사랑관에 의하면,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선뜻 넘기는 취향의 나는 이상 변태 성욕자였다. 저번 만남에서 그녀가 위안녀가 되기를 ‘허락’받은 것은 어디까지나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였다. 그녀 역시 마나를 모으지 않으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으니까, 형식으로나마 내 허락을 구한 거고. 

 

그러나 지금 일은 다르다. 나는 아내를 보겠다는 핑계로, 그녀가 나를 불안하게 한다는 이유로, 간수에게 멋대로 아내의 몸을 넘겼다. 비록 펠라치오만 허락했다곤 하지만. 내게 정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나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며 서은이에게 간절하게 외쳤다.

 

“서, 서은아. 이러지 마. 내가 한 짓은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하잖아. 네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니까 불안해서 그랬어. 다른 남자들이랑 하는 게 좋아져서 여기 살겠다고 하면 어떡해. 나는 네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지 확인해야 됐다고!”

“크하하, 재밌네. 정말 좆 같기는 하지만.”

 

간수가 삐딱하게 웃으며 나를 쳐다봤다. 그의 다부진 체격 때문에 감옥에 그림자가 질 지경이었다. 철창 밖에는 간수들이 머무를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있었는데, 이 지하 감옥에 빛은 그곳에만 존재했다. 잘린 복도와 같이 좁은 통로 말이다. 그가 창으로 철창을 탕탕 쳤다.

 

“저년 보내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보자고.”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당신이 원하는 건, 섹스죠?”

 

그때, 아내가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랫배를 양손으로 덮고 있었다. 마나가 모이면 아랫배의 하트 모양 문신에 흰색이 차오른다고 했지. 왠지 저 동작이 신경 쓰였다. 설마, 펠라치오를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차오른 건가? 내가 알기로 간수는 하급 전산데. 그렇다면 아내가 일주일 넘게, 10명 넘는 남자들과 섹스하는 동안 아주 깔짝 채워졌던 것을 고려했을 때, 그다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터였다. 하급 전사의 몸에서 나오는 마나야 한계가 있을 테니.

 

“어, 마음이 바뀐 거냐?”

“저 남자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심장이 시릴 정도로 차갑게 아내가 말했다. 그녀는 간수를 향해 걸어왔다.

 

“여보?”

 

그녀는 내 쪽을 힐긋 쳐다봤다. 심연으로 가라앉은 듯한, 흔들림 없는 동공. 아무래도 그녀는 나에 대한 판단을 마무리한 게 분명했다. 박대엽이 얼마나 변태 새끼고, 아내보다 자신의 안위를 더 생각하는 속 좁고 비참한 놈인지 말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자신보다 머리 두 개는 더 큰 간수를 향해 걸어가는 아내를 보는 내 심장은 두근거렸다. 서은이에게 버림받고 간수에게 지독하게 괴롭혀지다가 노동이나 하며 천천히 죽어갈 운명을 그렸던 조금 전의 공포와는 다른 감정이었다. 아내는 간수의 뺨에 손을 얹더니, 뒤통수를 당겼다. 그녀는 발돋움을 해서 간수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내게 고개를 돌렸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야.”

 

그와 동시에 아내의 혀가 간수의 입안으로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