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창고에 있던 우리 엄마와, 아들하고 같이 집에 있던 안 선생님은, 서로 아들의 설계에 걸려들었다고는 상상도 하지 않고 있었으리라.


"근데 나 솔직히 지금도 죄책감 드는 게, 너나 나나 엄마한테 미안할 일 아니야 이거? 엄마들은 무슨 죄야, 우리한테 이런 짓이나 당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내가 보낸 말이었다. 내가 끝까지 떨쳐낼 수 없었던 유일한 고민이었다.


"그런 말 못 들어봤냐? 여자는 서른부터 늑대가 되고 마흔에는 호랑이가 된다는 거. 쉰에는 자리에 앉으면 먼지도 빨아들인다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도 한 말이었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그게 뭔데?"


"그러니까 여자 성욕은 서른부터 정점을 찍기 시작한다고. 서른 먹은 여자의 성욕은 늑대와 같고, 마흔 먹은 여자는 호랑이같고, 쉰이 되면 맨엉덩이로 자리에 앉으면 먼지도 빨아들인다는 뭐겠냐 그럼?"


거기까지 읽은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게 이런 뜻이었구나. 그럼 이게 다 맞다면, 그렇다면......


"그러니까, 너네 엄마나 우리 엄마나 지금이 다 한창 성욕이 충만할 때라고. 너네 엄마는 일단 두고 우리 엄마를 봐라. 한창 그럴 때가 아니었으면 자위같은 걸 하겠냐? 자기 아들을 유혹하겠냐? 생각을 해봐. 엄마가 아들을 꼬실 정도라면, 성욕이 얼마나 강해야 그러겠냐?"


이 말에 나는 멍청해지고 말았다. 듣고보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 모범적인 안 선생님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면, 어지간히 이성을 잃었다는 뜻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도 지금 한창 때를 지나고 있었고, 이성을 잃을 정도로 억제할 수 없는 갈망과 흥분 쯤은 내게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개념이었다.


"내가 볼땐 너네 엄마도 똑같아. 섹스하고 싶어서 보지가 맨날 간지러울 걸? 그리고 맨날 성인 용품들 보고 만지고 있잖아. 니가 아직 몰라서 그렇지, 너네 집 안방에 가서 좀 뒤져보면 백 퍼센트 뭔가가 나올 거다. 아, 이거 듣고 화내지 마라. 너네 창고에 있는 기구들, 팔기 전에 너네 엄마가 다 먼저 한번 써봤을 지도 몰라......"


화가 나기는 커녕 오히려 엄마가 그런 기구들로 자위하는 모습이 상상돼서 숨이 가빠졌다. 엄마한테는 내가 모르는 비밀이 아직도 많이 있겠지. 성인 용품 판매에, 방송 채널에 올린 섹시 동영상들에, 인스타에 친구 추가된 수많은 노골적인 광고들까지, 하나같이 내 눈으로 직접 보지 못했더라면 때려 죽인대도 믿지 못했을 진실들이었다. 캐낼만한 비밀이 더 이상 없다면 그거야말로 말이 안 될 노릇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효도가 될 수도 있어. 다들 홀몸으로 사느라 욕구가 쌓여 있었을텐데, 그럼 할 수 있는 거라고 해봤자 자위 기구로 자위하거나, 아니면 남자 만나는 거잖아. 너도 너네 엄마가 나가서 다른 남자 만나거나..... 아니면 새아빠 찾아주는 건 싫을 거 아냐?"


유건이 쉬지도 않고 계속 보내오는 카톡을 읽으면서, 나는 유건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사온지 얼마 안 됐을 때, 엄마가 나한테 새아빠는 어떠냐고 떠봤던 게 문득 떠올랐다. 그 때 나는 대답도 하지 않고, 집에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들어오면 얼마나 불편하고 불쾌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것까지도. 그 때 엄마가 재혼하려 했던 것도 사실 경제 문제 때문에 안정적으로 날 키워줄 수 있는 남자를 찾았던 거였다. 그랬던 엄마가 끝내 포기한 건 오직 내 침묵 때문이었고. 돌이켜보면 그 시절에 얼마나 많은 중매쟁이들이 엄마를 부채질했던가. 적극적으로 엄마한테 수작을 걸던 남자들은 또 어떻고. 그 모든 기회들을 기어코 내쳐버린 것도, 엄마가 약국도 그만 두고 결국 이런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된 것도, 결국 다 나 때문이었다.


"새아빠는 당연히 싫지. 우리 집에 모르는 사람이 오는 건 싫어."


"나라고 안 그렇겠냐? 그러니까 우리 계획이 서로 엄마한테는 욕구 채워줘서 좋고, 우리들한테도 당연히...... 다 이득을 봤으면 봤지 아무도 손해볼 게 없어. 안 할 이유가 없잖아? 제발 좀 날 믿어봐. 우리가 성공하는 그 때가 되면 너도 내 말이 다 맞았다는 걸 알게 될테니까. 장난이 아니라 이게 우리 엄마들도 오히려 더 젊어지고 행복해지게 해줄 수 있어. 여자는 결국 성욕을 채워줘야 한다니까."


유건이 내뱉는 말들이 무슨 소린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저게 거짓인지 진실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 혓바닥이 길어지는 게 어쩌면 단순히 우리 엄마랑 해보고싶어서 헛소리를 하는 걸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내 마음은 확실하게 움직였다. 유건의 말이 날 설득했다기보단 내 안에서 차오르는 욕망이 날 움직였다에 더 가까웠다.


"알겠어. 그래도 내가 얘기했던 대로, 선 넘겠다 싶으면 그 즉시 끝내야 한다는 거 명심해. 안 그럼 우리 절교야."


"당연히 그래야지."


"오케이, 여기까지 하자. 우리 엄마 곧 오겠다."


"그래, 일찍 자라. 계획은 내가 잘 생각해서 세워볼 게. 잘 자."


그렇게 일단락 낸 다음 나는 폰을 접고 뜬 눈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그림들이 펼쳐졌다. 유건이 우리 엄마랑, 내가 안 선생님하고 침대 위에서 한바탕 정사를 벌이는 장면들이. 게다가 자위로는 동정을 잃지 않는다고 친다면 나는 아직 총각이었다. 성에 대해 호기심과 갈망을 느끼는 건 내 나이에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안 선생님처럼 겉으로는 점잖은데 까보면 발정난 여자한테는 특히나 더. 솔직히 엄마에 대해서도 그런 심리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었지만, 어쨌든 모자지간이니까 천륜은 지켜야했다. 하지만 안 선생님이라면 아무 문제될 것도 없을 뿐더러 일종의 위로 내지는 보상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오히려 더 꼴렸다. 나도 모르게 손이 아랫도리로 가서 슥 만져봤더니 점액이 묻어나왔다.


나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켜 휴지 한 장을 뽑아들고 침대에 앉아서 자위를 시작했다. 그렇게 나를 내려놓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에 집중했다. 엄마랑 유건이, 나랑 안 선생님이...... 두 장면이 끊임없이 교차했다. 내 고추는 힘껏 발기해서 끄트머리로 쿠퍼액을 흘리고 있었다. 문지를 때마다 점액에 비벼지는 물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그 흥분과 쾌감은 그야말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고추는 곧 울컥울컥 정액을 뿜어냈다. 한 장으로는 부족해서 한 장을 더 뽑아야만 했다. 고추를 닦다보니 방에 정액 비린내가 충만해져있었다.


처음 자위했을 때는 사정한 다음 공허감과 죄책감이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잠깐 공허감이 다시 오긴 했지만 말 그대로 잠깐이고 고추가 곧 다시 단단해졌다. 머리속의 장면들도 그대로였다. 한발 더 뽑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지만 나는 거기서 그만두었다. 너무 많은 자위는 몸에 좋지 않았다. 나중에 혹시 성기능에 문제라도 오면 큰일이었다. 휴지를 버리고 다시 누워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엄마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즉 지금은 밤 12시라는 뜻이었다.


찰칵. 엄마가 조심스레 내 방 문을 열어보는 소리였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오늘따라 좀 오래 있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곧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다음은 그 날 밤처럼 안방 불이 켜졌다. 지금쯤 엄마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터였다.


안방 불이 꺼질 때까지도 나는 잠에 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지새우고 있었다. 유건하고 했던 약속을 생각하면서 들뜬 마음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밤은 고요했고 벌레들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바람도 불지 않아서 내 호흡 소리만이 방을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다른 소리가 들렸다. 아주 가볍고 여린, 들릴듯 말듯한, 현실인가 환청인가싶은 소리였다. 여자의 가쁜 숨소리, 또는 우는 소리 비슷했다.


"하아...... 응......" 그 순간, 내 귀에 아주 깨끗하게 한 줄기 소리가 빨려들었다. 너무 가볍고 부드러워서 깨어있지 않았더라면 절대 듣지 못했을 소리, 들릴듯 말듯 끊길듯 말듯 애매한 소리였지만 어쨌거나 내 귀에 틀림없이 포착된 소리였다. 잠이 들다말아서 환청이 들리는 건가? 가만...... 엄마 쪽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그러자 번개처럼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확실히 엄마 쪽에서 나는 소리였다. 심지어 유건이 나한테 보내준 그 신음 동영상하고 어딘가 비슷했다. 나는 뭐에 홀린 듯이 소리죽여 침대에서 나와 문에 귀를 갖다 댔다. 그러자 소리가 훨씬 말끔하게 들렸다.


찹찹찹...... 점액이 마찰하는 소리였다. 내가 방금 자위할 때 나왔던 소리와도 비슷했다.


"으으응......" 그리고 귀를 간질이는, 남자를 녹이는 신음 소리가......


나는 호흡도 잊을 정도로 몸이 달아올라서 살금살금 침대로 돌아와 폰을 집었다. 무의식적으로 화면 밝기를 최소한으로 낮춘 다음, 저번에 했던 것처럼 폰을 치켜들고 감각에 의존해서 각도와 방향을 조절했다. 그 다음은 그 상태로 가만히 앉아서 들릴듯 말듯 희미한 엄마 소리를 잡아내려 애썼다. 가끔가다 한번씩 들려오는 명확한 교성에서 엄마가 신음을 극력 억제하고 있음이 훤하게 보였다.


찌걱찌걱...... 신경을 집중하자 길쭉한 물건이 좁고 축축한 곳을 들락날락하는 소리가 들렸다. 창고에 들어가서 딜도를 목격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금 엄마가 보지에 삽입하고 있는 게 그 딜도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역시나 유건의 말대로였다. 여성이 엄마 나이 정도가 되면 성욕이 폭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보나마나 이 나이가 되도록 엄마도 자위는 많이 해왔겠지. 지금까지 내가 너무 일찍 잠에 들기도 했고 엄마도 자위하는 소리를 잘 죽였으니까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하필 오늘 밤 불면증에 걸리지만 않았더라면 나는 그대로 모르는 채였을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잠을 설치는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정작 엄마가 자위하는 건 오늘에서야 발견했다는 건, 그에 따르자면 즉 엄마도 자위를 매일 하는 건 아니란 뜻이었다. 내 자지는 쇠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저 여자가 우리 엄마만 아니었으면 당장 달려가서 덮쳤을텐데. 솔직히 지금도 그러고 싶다는 충동을 참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참아냈다. 우리 엄마니까, 나랑 가장 가까운 혈연이니까.


"읏...... 앙......"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엄마가 요염한 신음을 길게 한참동안 뽑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다음은 엄마가 내는 거칠고 난잡한 호흡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릴 따름이었다. 또 조금 더 지나자 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또 뭔가 정리할 게 있는 모양이었다.


찰칵. 갑자기 안방에서 불이 켜져서 내가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내 방까지 확 밝아졌다. 뒤이어 엄마가 슬리퍼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얼른 손을 내리고 폰을 회수했다. 그리고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망했다. 순식간에 이마에서 식은 땀이 솟아났다. 엄마가 방에서 나왔다. 내 방에 오려는 건 아니겠지? 막 자위하고 나온 김에 엄마가 혹시나 싶어서 이쪽을 정찰하러 올지도 몰랐다. 이제와서 침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는데. 또한 침대로 돌아가겠다고 속도를 올리면 발소리를 내는 걸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야 오히려 더 빼도박도 못하게 될 것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엄마가 오지 않기를 기도할 수밖에.


찰칵.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이다. 그냥 화장실에 가는 거였구나. 나도 모르게 무거운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제 나는 다른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침대로 돌아갔다. 폰을 베개 아래에 밀어넣고 누웠더니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엄마가 샤워를 시작한 듯 했다. 엄마는 깔끔을 떠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샤워는 언제나 내가 잠든 다음 하곤 했다. 이번에 자위를 하고나서 굳이 샤워를 하는 건, 방금 자위하면서 지저분해졌으니까 씻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다른...... 나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 틈을 타 방금 찍은 동영상을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고 그길로 유건의 카톡으로 전송했다. 설령 아무 것도 찍지 못했을지라도 적어도 엄마의 신음 소리는 확실하게 담겨있을 테니까, 그것만으로도 유건을 흥분시키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치겠지. 유건은 답장하지 않았다. 잠들어있는가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얼마지 않아 엄마는 샤워를 마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불이 꺼지고 다시 어둠과 정적이 내려앉았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돌리고, 엄마가 내 방에 와서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이제 굳이 또 확인해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자위를 많이 해봤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엄마도 엄마의 소중한 아들이 곱게 잠이나 자지 않고 다 훔쳐듣고 있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겠지. 잠을 자겠다는 생각은 포기한지 오래였다. 가슴 속에서 불이 타오르느라 그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방금까지 엄마가 흘리던 신음 소리는 안 선생님이 내던 신음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꼴렸다. 엄마 아들인 나조차도 정신이 나가버릴 만큼.


몸이 저절로 움직여서 침대에서 일어나졌다. 그 길로 나는 휴지를 뽑아들고 바지를 내린 다음 고추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방금 자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또 딱딱해져 있었던 고추였다. 그렇게 나는 이 밤 두 번째 자위를 시작했다. 엄마가 유건하고 섹스하면서 방금같은 신음을 뿜어내는 광경을 상상하자니, 고추와 두뇌, 위 아래로 솟아나온 쾌감이 내 온몸을 휩쓸었다. 오래지않아 나는 휴지 위에 대고 두 번째 사정을 해버렸다. 사정량이 앞서 했던 것보다 적지 않았다. 두 번이나 싸고나서야 고추는 얌전히 수그러들었다. 쓰레기통에 휴지를 던져넣고 다시 침대에 누우니 곧 피로감과 공허감이 몰려왔다. 나는 곧 죽은 듯이 잠에 빠져들었다.


이튿날, 엄마가 깨워주고나서야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늦잠을 자보는 건 처음이었다. 어제 두 번이나 자위하고 너무 늦게 잠에 든 탓이었다. 비몽사몽간에 어떻게든 깨어나보자 고추가 또 바지를 꼿꼿이 찔러올리고 있었다. 아침 발기였다. 세수를 하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식탁 앞에 앉아서 엄마를 보고 있으니까 간밤에 들었던 남자를 홀리는 신음 소리 생각이 계속 났다. 엄마는 나한테 요리를 덜어주면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차분하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엄마가 날 보는 눈빛에 정체 불명의 무언가가 하나 더 늘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내 착각이겠지.


아침을 먹고나서 엄마는 쇼핑하러 나갔고 나는 공부를 시작했다. 엄마는 주말이면 언제나 쇼핑을 나가곤 했다. 첫 째로는 당연히 쇼핑이고, 둘 째로는 거리를 거닐면서 머리도 좀 하는 등 여가를 보내기 위함이었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나는 폰을 펴고 카톡을 확인했다. 카톡을 키자마자 유건에게서 메세지가 와있는 게 보였다. 나는 즉시 톡방을 열었다.


"미친, 갑자기 사람 이렇게 놀래키기 있냐? 좆되는 줄 알았네......" 짧게 그렇게 와있는 게 전부였다. 보낸 시간을 보니 나는 진작 잠에 빠져들었던 새벽 3시였다.


"뭔 소리야?" 유건에게 그렇게 보냈더니 답장이 없었다. 그쪽도 오늘은 늦잠잤나? 유건은 주말에는 꼭 늦잠자는 걸 좋아했다.


갑자기 호기심이 일었다. 뭐가 유건을 저렇게 만든 거지? 내가 어제 보낸 동영상인가? 그러고보니 어제 찍어놓고 나도 확인을 안 해봤던 참이었다. 나는 엄마가 없는 틈을 타 이참에 확인하기로 했다. 영상의 시작은 저번에 찍었던 것과 똑같았다. 카메라는 흔들리고, 각도는 계속 조절하느라 불안정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대목은 순식간에 내 호흡을 급박하게 만들었다. 어제 엄마가 자위할 때 불을 꺼두긴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 야간 촬영은 별 문제거리도 아니었다. 엄마가 다행히도 꽤 괜찮은 폰을 사준 덕이었다.


"응...... 하아...... 읏......" 영상이 시작한 지 십 몇 초가 지나자 어젯밤의 익숙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야 듣기 좋은 게 당연했고, 이제 문제는 카메라가 중요한 걸 제대로 찍어냈는지였다. 유리 두 겹을 사이에 두고 찍긴 했어도, 어둠 속에서 새하얀 육체가 침대 위에서 가볍게 꿈틀거리는 게 명확하게 잘 보였다. 늘씬한 두 다리를 M자로 벌린 채, 한 쪽 손은 분홍색인 듯한 무언가를 쥐고 가랑이 사이에서 앞뒤로 넣었다 빼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모양 좋은 가슴을 애무하고 있었다. 간밤에 달빛이 너무 밝아서 빛이 커튼을 뚫고 안방으로 스며들었는지, 젖꼭지 색이 연분홍색인 것까지도 너무나도 잘 보였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어도 동그랗고 탱탱한 엉덩이는 전혀 숨겨지지 않았다. 각도가 엄마 아래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랑이 사이 한 부분이 달빛을 반사해서 완전히 새하얗게 보였다. 물에서 반사된 빛이었다. 아주 투명한 물빛이었다. 엄마가 자위하면서 뿜어낸 애액이었다. 아쉽게도 엄마의 보지는 선명하게 찍히지 않았다.


미친, 유건이 좆되는 줄 알았다는 게 이거였구나. 이거 보면서 오나홀갖고 딸치느라 좆되는 줄 알았겠지......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유건이 나한테 보내준 건 화질도 안좋고 소리만 간신히 들렸는데, 내가 준 건 엄마 젖꼭지까지 깔끔하게 보이잖아? 그렇지만 솔직히 내 자지도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여자가 내 엄마만 아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맛있는 건 나 혼자 먹어야 하는 법인데, 유건 따위한테 보여줘야 한다니.


"아주머니는 집에 계셔?' 이 때 유건이 그렇게 보내왔다.


"아니. 밖에 나갔어." 나는 곧장 그렇게 보냈다. 어차피 거짓말도 아니었다. 우리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이 새끼는 바로 보러 왔겠지.


"지금 갈게......" 유건이 다시 그렇게 보내왔다.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엄마도 집에 없는데 뭐하러?


찰칵.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벌써 왔나? 고개를 돌려보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저 덩치가 유건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무슨 날아왔냐?" 유건이 들어오자마자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금 가겠다고 하자마자 바로 이렇게 휙 오다니, 대체 무슨 수로?


"그게...... 마침 내가 근처에 있었거든...... 그래서......" 유건이 머리를 긁적이더니 머쓱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말이 되는 헛소리를 해야지, 애초에 진작 와 있었고 들어올 핑계거리나 찾고 있었던 거겠지.


"그래서 뭔데?" 나는 계속 캐물었다. 마음 좀 수습하게 시간 주면 어디가 덧나나? 얼굴이 뜨거운 게 느껴졌다.


"너 보고 싶어서 그런다 임마." 유건이 눈을 흘겼다.


"지랄하지 말고 빨리 말해." 나는 폰을 내려놓고 말했다. 유건의 눈가에는 다크 서클 두 쪽이 진하게 그려져있었다. 눈에는 핏줄도 잔뜩 떠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쓰는...... 그게 뭔지 궁금해서......" 유건이 말하면서 손으로 길다란 무언가를 그렸다. 갑자기 식은 땀이 흘렀다. 그러니까 우리 엄마가 쓰는 딜도가 궁금하다는 소리구나.


"동영상으로 봤을 거 아냐?" 나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소리를 카톡도 아니고 현실에서 얼굴 맞대고 하기는 좀 부담스러웠다.


"마저 들어봐 임마. 넌 너네 엄마가 쓰는 딜도가 궁금하지도 않냐? 어떻게 생겼는지, 길이는 얼마인지, 뭐 그런 거 있잖아......" 유건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내 눈을 피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나자 나도 갑자기 가슴 속이 뜨거워졌다. 나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나도 그러고 싶긴 했다. 엄마의 딜도를 통해서 엄마의 취향을 대충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건 그렇네......" 나도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호흡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며 말했다. 말을 마치고 나는 몸을 일으켜 안방으로 걸어갔다. 유건은 뒤에서 주춤주춤 따라오고 있었다.


"너는 왜 와?" 안방 앞에서 나는 유건에게 물었다.


"내가 후처리 해주지 않아도 너네 엄마한테 안 들킬 자신 있냐?" 유건이 자기도 민망한 듯 말했다.


"신경 써주는 건 존나게 고마운데 저번에 오나홀을 훔쳐서 내가 엄마한테 걸리게 했던 건 누구였더라......" 나는 듣기도 싫다는 투로 말했다.


"야야야, 그건 내가 잘못한 거 인정할 게. 이번엔 그런 짓 진짜 안 한다니까......" 내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유건이 주워섬겼다.


"냄새 좋다......" 안방에 들어가자마자 유건이 코를 벌름거리면서 말했다. 엄마한테서는 언제나 향긋한 냄새가 났지만, 코를 찌르는 그런 향기는 아니고 엄마답게 담백하고 적당히 기분 좋게 해주는 그런 향기만 풍겼다. 유건이 하는 꼴을 보니 눈으로는 부족해서 오감으로 다 느끼고 싶은지, 코로는 냄새를 들이마시면서 손으로는 옷을 만져보고 있었다.


"어떻게 찾지?"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물었다.


"여자는 보통 자위 기구 같은 건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겨놓더라. 우리 엄마같으면 옷장 한 구석이었어......" 유건이 옷장을 눈여겨보며 말했다.


"내가 찾아볼 게...... 그럼 밖에서 망 좀 보고 있어봐. 우리 엄마가 중간에 오면 우린 인생 끝이야." 나는 결단을 내리고 유건에게 말했다. 심장이 떨리다못해 손까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냥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임마. 니 지금 긴장빠는 꼴을 봐. 절대 안 들키게 잘 할테니까 안심하고 밖에서 망이나 잘 봐......" 유건이 고개를 내젓고 말했다. 나는 잠깐 생각해본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나로서는 언제나 죄책감 때문에 하기가 힘들었다. 유건이 수고를 덜게 해주겠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사방을 보고 듣고 있었더니 뒤에서 무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건이 엄마 옷장을 여는 소리였다. 그 다음은 이리저리 뒤적거리는 소리였다.


"찾았어?" 나는 고개를 돌리고 소리쳐 물었다.


"아직......" 유건이 머리를 옷장에 집어넣고 뒤지면서 말했다. 시간은 일 분 일 초씩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미칠듯이 긴장해서, 엄마가 보이는 순간 바로 내 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끊임없이 되뇌고 있었다.


"찾았다......" 그러다 문득, 유건의 몹시 들뜬 함성 소리가 들렸다. 밖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식은땀이 흘렀다.


"놀래서 뒤지는줄 알았네, 뒤질래 진짜......" 나는 뒤에 대고 고함쳤다. 다만 소리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나는 손으로 계속 가슴을 토닥였다.


유건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그마한 상자 하나를 갖고 이쪽으로 흔들어보였다. 윗면에 음경 형상이 인쇄된 작은 분홍색 상자였다. 나는 밖을 내다보는 것도 잊고 얼른 다가갔다. 유건도 몹시 흥분해서는 잠깐 숨을 돌리고 상자에서 내용물을 꺼냈다. 분홍색 딜도였다. 어젯밤의 동영상을 다시 떠올려보니, 이게 엄마가 쓴 그 기구였다. 길이도 엄청나게 길고 굵기도 대단했다. 적어도 내 고추는 상대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끝은 갈고리처럼 살짝 휘어져있었고 귀두 부분도 굉장히 컸다.


"미친, 우리 엄마거보다도 크네. 한 30 센티 정도 되겠다......" 유건의 호흡이 빨라졌다. 날 보는 눈에서는 거의 빛이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너...... 너네 엄마 거는 얼만한데?" 내 호흡도 상당히 어지러운 채로 내가 물었다. 거의 떨리는 목소리였다.


"우리 엄마 거는 한 20 센티 정도, 근데 품질은 이거랑 비교가 안 돼. 너네 엄마 이거는 가격도 꽤 비싸겠다......" 유건이 가볍게 재질을 만져본 다음 말했다.


"이렇게 큰 게...... 다 들어가긴 하나?" 나는 그 웅장한 딜도를 눈앞에 두고 약간 믿지 못해서 물었다. 이 정도면 거의 내 발기 길이의 두 배였다.


"꼭 다 넣을 필요는 없지. 얼마나 넣을지는 쓰는 사람 마음이니까. 근데 굳이 다 넣고 싶으면 안 될 것도 없을 걸......" 유건이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스읍......" 갑자기 유건이 내 면전에서 딜도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표정에는 거의 감동이 묻어있었다. 미친놈, 내가 옆에 있는데도 저따위 미친 짓을 하네. 엄마라면 분명 어젯밤에 쓰고 난 다음 한번 씻었겠지만, 그래도 적게나마 분명 애액의 냄새가 남아있었을 터였다. 그 꼴을 보니 마음 속에서 갑자기 정체 불명의 자극이 올라왔다.


찰칵. 유건은 딜도에 대고 냄새를 맡더니 어처구니없게도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야......" 하지 말라고 말릴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어차피 딜도일 뿐인데 뭐 어떤가 싶어서 그냥 그만두었다.


"나 혼자 보고 밖에는 유출 안할 거니까 걱정 하지 마......" 유건을 폰을 집어넣고 말했다. 그러고는 아쉬운 듯이 딜도를 원래대로 잘 포장한 다음, 조심스럽게 옷장 속 원래 위치로 돌려놓고는 옷까지도 잘 정리했다. 그 조심조심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소의 되는대로 대충 막 하는 행동거지와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뭔데?" 아직도 나갈 생각이 없는 유건을 보며 내가 물었다.


"너네 엄마 컴퓨터 한번 까보고싶지 않냐? 재밌는 게 나올 것 같은데......" 유건이 안방에 있는 컴퓨터를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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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하다보면 언젠가 25화까지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