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챕터를 세줄요약하면


1. 교수 일행이 헬리오스 섹터에 갔는데,

섹터의 발전소가 터질 때마다 과거로 회귀했다가

잠시 후 다시 터져서 과거로 가는 무한루프의 늪에 빠져버림.


2. 이에 기술자인 크로크를 앞세워 상황을 헤쳐나가고 섹터에 갇혀 있던 시온, 초코와도 협력함.


3. 천 번이 넘는 루프와 시도 끝에, 싹 다 뒤지기 직전에 모든 발전소를 고치는 데에 성공하는데

상급 정화자가 막으려고 각 잡다가 돌연 그냥 떠나버림.



이걸로 끝인데

3챕터는 시작이 존나 흥미로웠음



웬 깡통들이 나와서 뿌잉뀨잉하다가 폭발해서 다 뒤지더니

장면 전환 이후 크로크가 바로 그 섹터로 향함


시작부터 뭔가 일어난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 군더더기 거의 없이

걍 바로 크로크가 헬리오스 섹터를 정찰하다가 연락이 두절되고.

그걸 찾아갔다가 다 같이 사이좋게 섹터에 갇혀버림


그리고 그때부터 사건 해결을 위한 전개가 이어져서

SF스릴러 영화 한 편 보는 것처럼 속도감 있게 읽혔음


1, 2챕터는 손에 땀을 쥐는 전개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짠내 나는 서사의 맛이라
기승전결이 완만한 우상승 그래프를 그리면서 서서히 절정으로 치닫는 식으로 전개됐다면


3챕터는 시작부터 풀악셀 밟고 질주하는 느낌.


다만, 결말은 그다지 화끈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이게 재미 없다는 말은 아니고

떡밥을 위한 결말로 끝나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파트라서 명쾌한 만족감보다는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음.


1,2 챕터는 다 읽고 지능체의 감정에 대해서 여러모로 생각할 꺼리가 있었는데(1, 2챕터 다 봤는데 ㅈㄴ 재밌네 짧은 후기.)


3챕터는 정화자의 존재의의에 대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파트였음.





유카리스트.

헬리오스 섹터의 영역을 관할하는 정화자는 상급 정화자임


얘는 2챕터 다크존 스토리에 처음 등장했는데,

레이븐과 대화를 하면서 교수 일행에 대해 흥미가 있다는 걸 밝힌 상태였음


그리고 3챕터 배경인 헬리오스 섹터에서 교수와 만나고.

정화자라는 입장 상 규율을 어긴 교수 일행에게 모든 걸 알려줄 수는 없지만, 넌지시 상황을 해결할 실마리를 건네줌


1, 2챕터에서 만난 정화자는 보자마자 교수 일행을 족치려고 했는데

유카리스트는 지금까지 만난 정화자랑은 달리, 시작은 상당히 좋은 관계로 시작함.


교수 일행을 딱히 방해하지도 않음

약간 흑막 느낌을 내면서 크로크랑 교수 일행한데 '뭔가.. 뭔가 있음..' 하면서 긴장감 유발시키긴 하지만

철저하게 방관하면서 그저 지켜보기만 함




그런데 이 시발 투명치마파이즈리구멍노출증년이 막판에 가서 뒤통수를 후려침

곧 섹터의 모든 게 초기화되고

웬일로 교수가 단순 지휘가 아니라 직접 활약해서 마지막 문제를 고치려는 때

교수 일행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세계의 불'을 만드는 걸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함.


세계의 불은 헬리오스 섹터의 목표이자 모든 것임.

이 섹터가 '세계의 불'을 피우려고 만들어졌고.

이 섹터가 발전소가 폭발할 때마다 과거로 회귀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임.

불의 제작을 실패할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 도전해서 다시 만들라는 거.


그런데 여기서 유키라가 한 말이 존나 이상함

유카리가 정확히

"세계의 불을 피우지 못한다면야, 나도 언제까지고 눈감아 줄 수 있었느니라. 헌데 결국 성공했지."

라고 말했음


이게 존나 이상한 말인 게

정화자는 규율의 수호자고, 질서의 수호자임.

또한, 정화자마자 각자 정해진 영역을 지키는 듯함


즉, 관리자가 섹터의 연구를 총괄한다면

정화자는 섹터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분탕을 없애주는 파딱임.


한 마디로 섹터의 연구가 완성된다면

그건 쌍수들고 환영해야 할 일인데

지금 유카리는 오히려 연구가 완성되는 걸 막아서고 있음.


이때 존나 싸했는데

갑자기 2챕터 다크존 스토리 일부가 기억남



레이븐이 2챕터에서 교수랑 그 섹터 관리자한테 처발리고 소멸한 직후.

판테온이라는 곳에서 리셋된 채 다시 태어남

그리고 그런 레이븐을 맞이한 게 바로 유카리스트인데,

얘가 이런 말을 했음




"허, 그 점은 여전하구먼... 좀 시시한데." 라고


무슨 말이냐면,

레이븐은 전투광의 컨셉을 가진 년임

얘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기가 패배했다는 걸 깨닫고 당장 복수하려고 나가려고 했음

하지만 유카리가 그걸 만류하면서 "그런 점은 여전하구먼..."이라며 레이븐의 개성과 성급함을 지적함


즉, 레이븐은 리셋됐음에도 전투광이라는 컨셉과, 전투에 관련해서는 성급하고 참을 성 없다는 성질이 똑같이 존재함

한 마디로.

레이븐은 처음 설계됐을 때부터 '성급한 전투광'으로 설계된 것임.


오랫동안 살다보니 전투에 미친년으로 점점 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에 의해' 그렇게 프로그램된 거.


이 세계 전체가 인간이 만든 세계고, 정화자 역시 인간이 만들어냈을 테니까.

여기서 레이븐이 나온 2챕터 스토리를 잠깐 살펴보면




2챕터에 나온 키클롭스 섹터는 그 섹터의 지능체들끼리 죽고 죽이는 전쟁이 반발했음.

이에 레이븐이 상급 정화자로써 그 전쟁을 잠재우려고 나서는데

'전투광'이라는 개성에 먹혀서 규율을 반만 지킴.

반은 전투에서 내보내고 나머지 반은 영원이 서로 죽고 죽이며 싸우게 만든 거.


즉, 콜로세움을 세운 거임


규율이랑 질서를 중시해야 하는 정화자가

'인간이 만들어준 개성' 때문에 오히려 질서를 뒤로 하고 혼란을 야기했음


이건 1챕터에서도 똑같음

중급 정화자 페이쓰는 레이븐과는 달리 규율을 철저히 지키지만.

그 규율을 지키는 행위 때문에 로숨 섹터의 관리자 튜링과 계속 갈등하게 됨.


규율와 질서를 지키는 정화자라면서,

정작 하는 일의 결과는 질서는커녕 역으로 혼란을 야기하게 된 거.


사실 1, 2챕터를 볼 때까지는 긴가민가했음

1챕터는 페이쓰가 하도 호감가는 성격으로 나와서 와,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이꼴이 나네 했고

2챕터는 씹ㅋㅋㅋ 저게 정화잨ㅋㅋㅋ 하면서 웃음벨로 다가왔는데


하지만 3챕터의 유카리스트 보니까 확신으로 다가옴


정화자는 혼란을 야기하도록 만들어진 존재 같음.






유카리는 "난 정화자니까."라고 하면서 교수 앞을 막아섬.

즉, '세계 불의 완성'이라는 헬리오스의 목표 이룩을 앞두고.

완성을 막는 게 곧 정화자의 의지라고 말하고 있음.


교수랑 섹터의 관리자는 존나 얼탱이가 없는 상황이지만

유카리스트 입장에서는 지금 교수 일행을 막는 게 정당하다는 거.


존나 말도 안 되는 일인 게
섹터의 목표는 인간들이 설정해준 목표임

정화자 역시 인간이 만든 규율을 지키는 존재고

그런데 지금 유카리는 '정화자라서' 섹터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말하고 있음.



심지어 유카리 얘는

초코를 처음 만났을 때도
당장 죽여야 하는 이상지능체인데 죽이지 않고
도리어 섹터의 지능체처럼 활동할 수 있도록 권한까지 줌.


계속 똑같은 레퍼토리가 반복돼서 자기가 무료하다는 이유로.


물론 직접 해준 게 아니라 넌지시 던져서 권한을 얻을 방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준 거기는 한데,

월권행위를 밥먹듯이 하는 미친년임




게다가 얘는 걍 일하는 걸 귀찮아함

교수랑 그 일행을 처치해야 하는 입장인데도
일단 다투기는 했으니 안 혼나겠지 어쩔티비 ㅋㅋㅋㅋ


이걸 보면서 느낀 게


1챕터는 페이쓰의 과도한 규율 지킴이 정신이.

2챕터에서는 레이븐의 전쟁광 개성이.

3챕터에서는 유카리의 느슨함이.


섹터의 혼란을 일으키도록 만듦.
다만, 내가 느끼기로는
정화자가 자유분방해서 지 멋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행동하도록 인간이 프로그래밍한 거 같음


즉, 레이븐이나 유카리스트의 지나친 개성 때문에 병신 분탕짓을 한다=>x
인간이 얘들더러 분탕짓을 하라고 개성을 줬다=>o


라고 보는 게 맞는듯


이 세계를 만든 인간들이 정화자한테 개판치라고 지시한 거 같음





레이븐이 2챕터에서 키클롭스 섹터를 콜로세움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 세계는 걍 인간들이 관찰하는 콜로세움인 느낌임


이새끼들 이 세계랑 인간의 교류가 끊긴 게
처음에는 잘 관리해주는 척하다가

갑자기 일제히 셧다운 내리고 지능체랑 정화자들이 뭐 하는지 염탐하고 있는 거 아님?


대체 목적이 뭘지 존나 궁금하네




물론 내 뇌피셜 99%임
이제 겨우 3챕터라 4챕터에서는 또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음


스토리 맛있다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는 거 ㄹㅇ 개좋음










그리고 교수가 상급 정화자랑 비슷하다는 떡밥이 있던데
이게 인간 세계의 교수 때문인지
아니면 이 세계의 교수 껍데기 때문인지 몰루겠네

하아아안참 후인 무율배반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존나 궁금하게 해놓고 무율배반 이후까지 이 떡밥이 안 풀린다는 거잖음 ㅅㅂ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