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덴트 레조넌스 3줄 요악


1. 버뱅크 섹터로 놀러갔는데 습격 사건이 터지고 에오스로 변장한 에오스포로스가 꼬리를 침.


2. 교수가 '범인은 이중에 있다!'를 시전하고, 에오스는 그런 교수 일행과 섹터 지능체들을 빠아아안히 관찰


3. 교수가 범인을 찾아내자, 에오스포로스는 교수와 협력을 요청, 교수는 이를 수락함.




버뱅크 섹터에서 교수를 초대함.

초대장에는 여성의 립스틱 자국이 있고.

아름다운 미녀가 전속 가이드를 해준다는 파격적인 대우에


페르시카는 분명 음모가 있을 거라고 질투.

하지만 쿠로의 적극적인 분탕짓으로 교수는 쿠로의 성화를 못 이기고 수락.

버뱅크 섹터의 관리자와 교류를 하기 위해 찾아감.



그런데 호모나 이게이가 뭐야

갔더니 가슴팍에 익숙한 장치?를 단 여성 지능체가 자신을 에오스라 소개하며 교수 일행을 맞이.


교수는 단번에 그녀(그)가 에오스포로스라는 걸 알아차림.

사실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긴 함...

가슴팍에 저 특징이 너무 개성이 강해서 어떻게든 연관이 있겠거니 싶지


근데 나는 처음에 모르고 낚여서 와 찌찌히히 했었음


아무튼, 그녀가 안내해주면서 버뱅크 섹터의 축제를 즐기기로 함.




교수 일행은 교역원 리코랑 그 후배 란코도 만나고



시청자 참여(강제) 커플죽이는 방송에 초청되기도 하고



에오스(에오스포로스)한테 인간을 죽였다가 마그라세아로 들어온 인형에 대한 이야기도 들음.


그렇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데 



조각상이 지능체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

버뱅크 섹터의 관리자 배꼽미녀 메릴이 그 사건의 조사를 부탁하고

교수 일행은 조각상 제작자 퍼즐을 찾아감.



퍼즐은 자신의 조각상이 말썽을 부렸으니 조사하겠다는 말에

흑화해서는 교수 일행에게 완강하게 저항.



이에 교수는 기절시켜서 끌고 가라는 강력한 대화의 수단을 사용함.


조금 뒤에 나오는 거지만

조각상 습격 사건은 단순 오작동이 아니라 엔트로피에 감염된 것이었음.


엔트로피가 얼마나 ㅈ같은지 몸소 겪었기에, 그리고 이미 범인이 누군지 예상하고 있었기에.

교수는 상당히 위협적으로 나서면서 퍼즐을 정신적으로 압박함.


퍼즐이 식겁해서 후에엥 내가 한 거 아니라고....
폭주 기능 같은 건 없다고... 라며 우울해하고.


교수는 맨입으로는 못 믿겠다며 협력을 요구함.

진짜 범인을 색출할 수 있게끔 협력하라는 거.


이에, 퍼즐은 고양이의 몸에 들어가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교수의 감시망 내에 있는 동시에, 범인을 유인해냄.



번개... 갈랐다고.....


퍼즐링이 된 퍼즐의 활약으로 교수 일행은 조각상을 엔트로피에 잠식 시킨 범인을 색출해냄



그건 바로 교역원 리코의 후배, 란코였음.


여기서부터 존나 할 말이 많은데




교역원은 다른 지능체들과는 달리 죽어도 리셋되지 않는다고 함.

그래서 죽으면 진짜 인간처럼 아예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거고.

현실과 연결이 끊어지면서 새로운 교역원을 생성할 수도 없게 됐음.


그런데 교역원은 전투력이 전무한가 봄.

전쟁기자들처럼 무력이 거의 없이 맨몸으로 전쟁터를 돌아다니는데.


눈 먼 포격에 맞아 죽기도 하고.

지능체를 엔트로피의 먹이로 바치는 섹터에 잘 못 들어가 실종되기도 하고.

별의별 방법으로 교역원들이 '아무런 힘 없이' 사라져가고 있음.


이에, 란코가 모든 교역원들의 전설이자 베테랑 장사꾼, 리코에게 해결방안을 물어봄.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이상론일 뿐이었음.



리코가 주장하는 건,

어디까지나 교역원은 교역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거.


다만, 계속 줄어드는 교역원들과 현상황을 보면 머지 않은 미래가 보임.

그래서 란코는 리코를 설득해 단독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


실종된 것처럼 조용하다가 갑자가 나타나 '어디에선가 가져온' 다량의 연산력을 전달함.

그리고 다시 홀연히 사라졌음.



그리고 간만에 다시 만나 함께 버뱅크 섹터에서 일을 했는데.

란코가 엔트로피에 침식된...

아니, 스스로 엔트로피를 받아들여 버뱅터 섹터를 내부부터 붕괴하려고 했음.

이 섹터에서의 목적은 섹터의 붕괴와 모든 지능체의 엔트로피화였고.


최종적인 목적은 절대적인 힘을 얻는 것.



리코는 믿음직했던 후배가 타락한 것을 믿을 수가 없었는지

몇 번이나 그녀를 설득하고, 몇 번이나 돌아오라고 권함.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는 없었음.


란코는 힘없이 쓰러져가는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엔트로피에 스스로 자신을 바쳐 강력한 힘을 얻고 있었음.


비틀거리며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던 힘없던 생존자에서.

자기 식구를 먹여 살리려고 다른 생존자를 습격하는 약탈자가 된 거.




물론, 이는 이미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

이미 지능체 하나가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침식돼서 리셋조차 안 통하는 지경이 됐고

무엇보다, 이미 상급 정화자 에오스포로스가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기도 함.


결국 란코는 제압됐고.

란코를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할 때.



역바빌론 탑의 또 다른 지도자, 헤스페로스가 나타남.

한가하게 여장하고 놀고 있는 에오스포로스를 타박하는데,


이상지능체인 교수 일행을 보자마자 공격함.

물론, 에오스포로스가 막기는 하는데.


헤스페로스는 그런 에오스포로스의 태도를 가증스러워함.


이 미친놈은 예전에 1차 펜데믹 사태 때

엔트로피를 막기 위해 아직 엔트로피화 되지 않은 이상지능체까지 전부 몰살한 과거가 있음.

독불장군을 넘어선 독재자 수준인 거.


에오스랑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임



그래도 아주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건 아닌지,

에오스포로스의 설득에 납득하지는 못해도 턴을 넘기고 돌아감.

란코는 헤스페로스가 란코랑 이어진 고위 엔트로피의 정보를 얻겠다고 수거함.



여기서 에오스포로스는 교수와 '엔트로피'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협력을 요구.

교수도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 협력하는데.


새끼손가락을 깨물어 고유 코드를 가져가는 기행동을 보임

그러면서 "이 대화 방식이 마음에 들길 바라마."라고 하는데

여자였으면 존나 설렜겠지...


아무튼, 그렇게 상급 정화자들과도 헤어지는데

교수는 쉴 틈이 없었음



로숨 섹터가 엔트로피의 침공을 받았으니 즉시 돌아와 달라는 안나의 부탁을 듣고

교수 일행은 곧바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며 본편이 마무리됨.




그리고 번외편으로,



에오스한테 들었던 '인간을 죽이고 마그라세아로 들어온 인형 이야기'의 장본인, 메릴과 대화가 짧게 나옴.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그 적수를 관중들 앞에서 죽인, 잔혹 사랑전도사 메릴인데.


얘도 현실에 있다가 마그라세아로 온 인형이고.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려줌.




메릴은 "단절되기 직전인 마그라세아 서버에 들어왔다."라고 했음.

즉, 서버가 단절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메릴은 "그게 인간들의 계획이야."

라며, 서버 단절이 인간의 계획 아래 주도된 것임을 밝힘.


이걸로 모르덴트 레조넌스의 이야기가 완전히 마무리됨.






이하 후기 및 뇌피셜인데



생략을 좀 많이 했지만

스토리 내내 에오스는


지능체를 만든 인간들의 설계

그 설계에서 벗어나는 인형들의 심리

이런 요소에 상당히 관심을 가짐.


여러 섹터들이 규율을 어기고 이상 섹터가 된 것으로 시작해

엔트로피들의 등장,

끝없는 싸움.

그리고 교수와 오아시스의 존재.

유카리스트의 배신, 등등.


여러 현상이 겹치고 거대한 혼란이 올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색이 짙어지는 듯함.


에오스는 계속 설계자의 의도와, 그 의도에서 벗어난 이상지능체, 그리고 엔트로피의 사고를 이해하려고 했음.

그게 규율을 지켜야 하는 정화자의 태도에서 다소 어긋남에도.




반대로, 헤스페로스는 과격하지만 거침이 없음.

이상지능체 몰살작전을 세우고, 그걸 실제로 행했으며.

또 그로 인해 온갖 비난을 받게 됐음에도 ㅈ도 신경 쓰지 않음


좋게 말하면 심지가 굳고

나쁘게 말하면 기계 같은 놈임


그런데 이 둘의 성향이

란코, 리코와 겹침.




사람이 갑작스러운 일을 만나면 본성을 드러내는데.

가령 아포칼립스가 터져서 세상이 멸망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뉠 거임.

당장 곁에 있는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랑.

법이 사라졌으니 빠르게 남을 등처먹으려는 부류.


리코는 전형적인 전자였음.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빛을 볼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행동함.


다만, 완전히 선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게 장사라는 틀 안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등 남을 등처먹긴 함...


하지만 어쨌거나 타인을 완전히 배척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교류하며,

나름대로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면서 동료를 지킴.



반면, 란코는 리코와는 생각이 달랐음.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고와 약탈로 죽어 나가고.

그렇게 하나씩 지킬 사람이 사라질수록 정신이 깎이기 시작.


어느 순간, 눈에 띄게 줄어든 동료들을 보고 덜컥 겁이 남.

이러다가 다 죽겠구나.


원래는 모두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던 리코를 동경하고, 존경하지만.

리코의 방법이 틀렸다는 걸 현실적으로 증명하면서 다른 방법을 모색함.


그건 '우리가 살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다.'였음.


즉, 자기 동료들을 죽게 만든 원흉 중 하나가 약탈자인데, 그 약탈자가 된 거.


비록 타락했지만,

란코는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고

여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최선의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함.


한 마디로 몸부림치는 사색가인데

이건 에오스포로스와 포지션이 겹침.


에오스포로스 역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면 현상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심지어 그 답을 찾기 위해 원래라면 바로 정화해야 할 이상지능체에게도 접근함.


그리고 그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유심히 지켜봄.




그리고 교수와 협력한다는.

헤스페로스는 절대 이해 못할 방식을 선택하는데...



이건 엔트로피를 받아들인 란코의 선택이랑 겹치고,

리코도 헤스페로스처럼 절대 이해 못할 선택임.


헤스페로스는 학살까지 자행할 정도로 심지가 굳은 인물임.

얘는 걍 정화자의 일을 하는 것에 망설임도, 의문도 없음.

어? 이상지능체? 걍 목을 쳐버림.


제삼자가 볼 때는 미친새끼지만

정화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존나 믿음직하게 일 잘하는 놈임.


리코도 같음.

제삼자가 볼 때, 얘는 바가지 씌우면서 남 등처먹는 미친 장사치임

하지만 동료인 교역원들에게는 존나 믿음직하게 일 잘하는 년이지.




하지만 에오스랑 란코는?

자기가 판단했을 때는 이것만이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가까운 동료가 봤을 때에는 말도 안 되는 선택임.


그 결과, 란코는 엔트로피화에 완전히 침식되어

섹터를 통째로 죽음의 소굴로 만들 뻔했었음.




사실 모르덴트 레조넌스 분량의 7, 80%는

리코랑 란코, 솔과 나시타의 스토리임.


하지만 중요한 떡밥은 후반부에 다 몰려 있고.

여기서 나오는 에오스-헤스페로스 / 란코-린코의 관계 유사성은

그냥 우연히 맞아 떨어진 관계가 아닐 거 같음



아마 에오스포로스는 지나친 사색과 동료애 때문에 망가지게 될 수도 있고.

반면, 독재자지만 목석 같았던 헤스페로스는 자기가 ㅈ되도 마지막까지 정화자로써 싸우게 되겠지.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스토리고.

암울한 스토리의 정석이기도 한데





에오스는 자신의 선택으로 엔트로피화 된 란코를 두고 교수에게 물어봄.


"이것 또한 일종의 진화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수님?"


여기서 선택지가 세 개인데.

"어쩌면."

"지능체가 인간의 나쁜 근성을 배운 걸 진화라 부를 순 없지."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렇게 선택지가 있는데.

나는 중간을 골랐음.



역사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것 중 하나는

총으로 이긴 전쟁보다

총 앞에 펜을 들고 대치하다가 전사한 사람들임


그렇다고 숭고하게 죽어야 한다, 이런 말은 아니고.


이번 스토리에서 고민에 빠진 에오스포로스가 깨달아야 하는 건

단순히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는 정신이 아니라


환경에 굴복해 변질되지 않고,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정도로 굳은 심지를 가져야 한다는 게 아니었을까 싶음






이건 내가 무율배반 유입이라 무율배반 스토리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어서 든 생각인데


에오스포로스는 짤처럼 '지능체의 심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


하지만 메릴처럼, 회로에서 벗어나 이상지능체가 된 지능체의 심리.

그리고 엔트로피화 된 지능체의 심리가 아니라


'존나 구르고 굴러도 존나 능글맞은 대처로 어떻게든 다 해쳐나가는' 교수의 사고방식이랑.

비난과 비평에도 동요하지 않았던  헤스페로스의 심리를 참고했다면

이후 행동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거 같은데


아쉽게도 여기서 에오스포로스가 감명받은 건

교수의 해결방식이 아니었던 거 같음









사실, 에오스포로스가 교수를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지


태초부터 마그라세아 세계의 최강자 나열에 당당히 서 있었으니

지금까지 에오스포로스가 쌓은 경험은 죄다 힘으로 찍어 누르는 방식일 거임


그런데 아무런 힘 없이 고도의 정치질이랑 입털기로 처세하는 방식을 이해할 턱이 있나.

짤에 나오는 대사처럼 흥미는 느껴도, 그걸 써먹을 필요는 느끼지 못했을 듯


그러다보니 교수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을 거고.

그 특별함에서 온 거부감이 에오스포로스를 타락으로 이끌지도 모르겠음








모르덴트 레조넌스는 ㄹㅇ 처음부터 끝까지 걍 싹 다 존나 재밌고 흥미진진했음 개알찼다 이번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