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명, 이 세계가 그저 판타지 물인 줄 알았다.


몰락 니케를 줍기 전까진.



"...지휘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예뻐서 집에 데려 와봤다. 


그런데 설마 그걸 후회하게 될 줄은 몰랐지.



"나랑... 계속 같이 살아줘."


"..."


"응? 왜 대답이 없어. 유성, 네가... 그날 날 살려줬잖아."



아니. 내가 여기서 응, 이라고 해도 문제잖아.


정적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의 시선이 서서히 흔들렸다. 힐끔, 힐끔 나를 향하던 고개가 떨어지고. 요즘 들어 호수처럼 맑게 빛나던 눈동자는, 어느덧 생기가 꺼진듯. 심해를 연상케 하는 거무칙칙한 동공으로 바뀌었다. 일명 죽은 눈이다. 



그리고 휘청이는 다리로 끼익, 끼익,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오두막의 나무 바닥이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음을 냈다.


실제로 공포스런 상황이었고.


그리고 그녀는 내 앞까지 다가와,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쳤다.



큭, 고통어린 신음이 나왔다. 그럼에도 나를 올라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너무나도 냉랭해서, 변명을 늘여놓을 엄두조차 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혀가 뽑혀져 나가는 게 아닐 까 싶을 정도로.




아직 여기까지 밖에 안 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