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안개가 자욱하네.. 왠지 꺼림직한 장소야."



"공포영화 보면..항상 안개 속에서 갑자기 괴물이나 귀신 같은게 튀어나오지 않나요?"



"너 내가 그런 불길한 소리 하지 말라고 했지!!"



"지휘관, 시프티와 연결은 아직입니까?"



"...먹통이야."



"이상하네..에블라 입자도 없는데 왜 연결이 안되는거지?"



"공포영화 보면 항상 이렇게 휴대폰 연결이 안되던데..."



"너 계속 불길한 얘기 할꺼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휘관?



"일단 계속 전진하자."



"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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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잠깐 멈춰."



"응? 왜 그래?"



"없어."



"뭐가요?"



"랩처. 지상에 나온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인카운터 하지 않았어."



"혹시 우리보다 더 강한 화력을 가진 스쿼드가 이미 다 쓸어버린건 아닐까요?"



"그렇다기엔 주변이 너무 깨끗해. 랩처는 커녕 전투 흔적 조차도 없어."



"...하긴. 오히려 랩처가 없으니까 더 이상하네... 이런거 무섭다고.."



"..혹시 이 안개 때문이 아닐까?"



"응?"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안개가 깔린 뒤에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야.."



"라피도요? 실은 저도 왠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지휘관님은 무슨 생각해?"



"확실히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계속 전진합니까?"



"...일단 전진해보자."



"라져."



"뭐, 어차피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으니까 이왕 온김에 끝까지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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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기 앞에 뭐가 있는데?"



"네? 어디요??"




(아니스가 가르키는 곳을 유심히 살펴본다.)





"사일런트 힐에 오신걸...환영 합니다..?"



"사일런트 힐? 마을 이름 아닐까요?"



"처음 듣는 이름이야. 중앙정부 데이터베이스에 저런 이름의 마을이 있다는 기록은 본적 없어."



"기록이 없다고...?"



"어.. 왜 그래요 아니스?"



"우리 말이야.. 진짜로 전혀 다른 이세계에 빠진건 아닐까..?"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니...아까부터 이상하잖아... 에블라 입자도 없는데 시프티와는 연락도 안되고... 랩처는 지금 까지 단 한번도 인카운터 하지 않았어... 마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것 처럼... 그리고 이 수상한 마을까지 생각하면... 우연이라기엔 너무 절묘 하지 않아?"



"단순히 중앙정부가 실수로 기록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어."



"...애초에 다른 세계에 있으니까 몰라서 기록을 안한게 아닐까?"



"네..?"



"...그 말은 즉 우리가 차원이 다른 공간에 있다는 거야..?"



"그냥 내 생각이지 확정된건 아니야..."



"......."



"........"



"........"



"....아무튼 마을로 한번 내려가보자."



"라져. 마을에 가면 송전탑이 있을테니 시프티와 연결할수 있을겁니다."



"그래. 지휘관이 그렇게 결정했다면 따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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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으스스하게 느껴진다.)



"여기도 랩처 같은건 보이질 않는데요?"



"일단 송전탑 부터 찾자. 꽤 규모가 큰 마을 처럼 보이니까 송전탑 하나 정도는 있을거야."



"어..? 잠깐 멈춰봐."





"이건... 피 아닌가요?!"



"혹시...니케가 흘린 피... 아닐까?"



"...그건 아니야...냄새로 봐선 생명체의 피가 확실해."



"나...더 무서워 졌어..."



"야생동물이 흘린 것일 수도 있어. 그러니 얼른 송전탑이나 찾고 여기서 나가자."



"......."







(한참을 걸었지만 쓸만한 송전탑은 찾지 못했다. 있긴 했으나 시프티와 연결하기 위해선 전파력이 턱없이 모자랐다.)



"아무리 찾아도 쓸만한 송전탑 같은건 없는데?"



"....."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자..."



"...라져."



"또 한참을 걸어야 겠네.."



"어? 스승님 그런데 길이...!"



"...?!"





"뭐야?! 길이 왜 끊어져 있어??"



"라피, 여기 우리가 분명히 들어왔던 길 맞지?"



"예 틀림없습니다. 제가 표시까지 해 놨습니다."



"그런데 길을 이렇게 만들려면 엄청난 화력이 필요하겠는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휘관?"



"다른 길을 찾아보자."



"라져."



(카운터스와 나는 계속 마을을 나가는 길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전부 똑같이 끊어져 있었다.)





"지휘관...우린 아무래도..."



"...고립된거 같아..."



"공포영화에서 보면..."



"아으 지친다!!"



"...오늘은 이만 휴식을 취하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래, 그럼 어디 들어가서 야영이라도..."


(....?!)



(순간 어디선가 젖은 발로 바닥을 밟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떠한 형태가 보인다. 랩처..? 아니 사람...?)





"!!!!"



"왜 그러십니까 지휘관?! 랩처입니까?!"



"그런게 아니라 저기....!"



"...예?"



(카운터스 일행은 내가 가르키는 곳을 보았다.)



"......"



"지휘관... 저기엔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아 지휘관님!! 안 그래도 힘들고 무서워 죽겠는데 쓸데없는 장난 칠래?!"



"장난이 아니라 분명히...!!"





(카운터스와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도 괴생명체는 괴성을 지르며 천천히 지휘관을 향한다. 이대로 있다간 뭔가 굉장히 위험한 일이 일어날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급히 권총을 꺼내 괴생명체를 조준한다.)



"지...지휘관..?!"



(탕! 탕! 탕!)



"........."



"........."



"......."



"........"



"...일단 어서 몸을 숨기도록 하죠.."





"지휘관, 오늘 하루 무리하신것 같군요. 이만 휴식을 취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그래.. 얼마나 지쳤으면 헛것까지 다 보겠어?"



"......."


(정말 그게 환각이었나?) 


(...그래. 너무 지쳐서 환각을 본거야.)


(좀 쉬고 나면 괜찮아 질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을 감겼다.)




"그런데..진짜로 환각을 보신걸까?"



"예?"



"생각해봐. 지금까지의 지휘관을 보았을때 고작 조금 피곤하셨다는 이유로 환각을 보실 분이 아니야."



"...듣고 보니 그러네.. 그 엄청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게 우리 지휘관인데...조금 지쳤다고 환각을 보진 않을거야."



"혹시 그런 정신력 마저 갉아먹을 정도로 엄청 피곤하신것 아닐까요?"



"만약 인간만 볼수 있는 존재라면..?"



"...?"



"인간에게만 보이고 니케에겐 안보이는 어떠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랩처일수도 있어."



"하....그냥 랩처도 성가신데 이젠 니케 눈엔 안보이는 랩처라니...정말 미치겠네."



"저..그럼요. 왜 여태까진 안보이다가 이제 와서 지휘관을 노린걸까요..?"



"아마 우리가 마을 깊숙히 들어올때까지 기다린 것 일수도 있어. 그리고 마을을 나가는 길도 그 랩처들이 해놓은 거겠지."



"그럼...지금 우리가 함정에 빠진 건가요?"



"....그런거 같아."



"......"



"아무튼 이 문제는 지휘관이 깨어나는 대로 의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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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이제 깨어날 시간..."



"!!!!"



"왜 그래 네온?"



"스승님이 사라졌어요!!!"



"뭐?!"



"!!"



(지휘관이 자고 있던 자리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젠장!! 깜빡 졸았을 뿐인데 어느 틈에!!"



"일단 신호탄 부터!!"



(카운터스가 쏘아 올린 신호탄이 안개 속에서 밝게 빛났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하죠?!"



"흩어져서 지휘관을 찾아!! 나가는 길은 전부 끊어져 있으니까 아직 마을 어딘가에 있을거야!!"



"오키!!"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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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부디 무사하셔야 합니다..."













"......"


(뭔가 이질적인 느낌에 잠에서 깬다.)



"?!"





"얘 얘들아??"


(카운터스를 불러봤지만 정적만이 흐를 뿐이었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핀다.)






"여긴 대체..."


(난 지금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는 걸까? 이게 현실이라면 난 지옥에 온걸까..?)










계속...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