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니붕이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일종의 사고가 있던 바람에 3일만에 돌아와서 념글을 좀 뒤져보다보니.. 꽤나 흥미로운 글이 있어서 작성자에게 그 글을 인용하여 추가 연재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뒤 추가연재를 해보려고 합니다.


원본 글을 보고싶으신 분은

https://arca.live/b/nikketgv/104446554?mode=best&target=nickname&keyword=%EB%AA%A8%EB%8D%94%EC%A0%95%EC%8B%A4&p=1#comment


여기서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왜 갑자기 존댓말을 쓰느냐.. 원래 군인일 시절에 교관이다보니 교육훈련 시에는 존댓말을 썼는데.. 듣기 편하라고 반존대를 쓰다보니.. 문맥상 어색한부분이 좀 있어서 좀 바꿔봄.


오늘의 주제는 동양의 성과 서양의 성의 차이점을 살펴보고, 그 차이점에 대한 군사학적, 전술적 이해와 축성술, 그리고 동서양의 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상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1부로써 성의 분류와 기본 축성법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성(城)이라는 것의 사전적 의미는 "적을 막아내기위해 흙이나 돌 등을 이용하여 만든 벽이나 담" 을 의미합니다.


성이라는 건축물은 전쟁이라는 것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함께 해오고있는 전쟁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성이라는 건축물의 군사학적, 전술적 이해와 함께 문명권이 분리가 되어있었고, 전쟁사적으로도 얽히는 일이 많지는 않았던 동양과 서양의 축성기술과 성의 차이점은 무엇이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성의 분류와 기본 개념부터 알아볼텐데,


성의 분류는 보통 "산성" 과 "평산성", 그리고 "평지성"으로 나뉘어집니다.


산성은 산의 능선, 즉 산세를 타거나 험준한 산의 정상에다 쌓은 성을 말합니다.


평산성은 산성보단 낮지만 그래도 평지보다는 높은 구릉지형이나 얕은 언덕 위에 지어진 성을 말하죠.


평지성은 말 그대로 평지에 지어진 성입니다.

방어의 목적보다는 도시의 경계선을 나누고 가벼운 공격을 막아내기위해 지어진 성이기때문에 군사적인 목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되어, 이번에는 산성과 평산성을 위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 성은 그리스 코린토스에 있는 아크로 코린트 라는 요새도시입니다.


이 산에 꼭대기를 보면 작은 성이 보일텐데, 이 성은 산 정상에 있어서 주요 ☆감제고지 를 장악하기위해 만든 작은 요새정도로 생각할수있는데, 이 성은 사실 삼중방어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감제고지란 적의 이동 및 동향을 감시하기 좋은 고지를 말합니다.

전투 시 적의 이동정보와 동향을 먼저 보고 대응 할수 있기때문에 공격자보다 감제고지를 선점하고 방어 및 점령을 유지하는것이 방어전술의 기본입니다.


첫번째 방어선은 바로 저 험준한 바위언덕 그 자체입니다.


저 성은 좀 멀리서 찍어서 낮아보이지만 무려 해발 575m짜리 산 위에있습니다.


거의 63빌딩(약 246m) 2개하고 4분의1 정도의 높이라는 말이죠.


두번째 방어선은 저 험준한 언덕을 올라오면서 맞게되는 방어군의 사격입니다.


그냥 올라가는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거기다대고 적이 화살을 쏴대면 그냥 다시 거꾸로 내려가고싶을겁니다.


세번째는 저 험준한 산맥과 방어군의 사격을 다 뚫고 올라가서 마주하는 성벽입니다.


이렇게 삼중방어구조로 되어있는데, 이 성은 특이하게도



위성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산 위가 분지처럼 되어있어서 그당시 기준으로 현대의 중소규모정도 되는 도시 하나가 자리잡고있었고, 그것이 바로 아크로 코린트 라는 도시가 된거죠.


이 아크로 코린트는 전형적인 "산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사진속에 보이는 이 성은 인도 자이푸르에 있는 암베르 포트(Amber Port)라는 성이고, 전형적인 평산성의 모습입니다.


산성과 평산성의 차이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자면, 이 암베르 포트의 사진에 보이는 앞쪽에 있는 성이 평산성이라고 보시면 되고, 사진 뒷편에 보이는 산위에있는 성벽이 산성이라고 보시면 산성과 평산성의 차이점이 이해가 되실겁니다.


그렇다면 산성과 평산성 중, 어느 곳이 더 방어와 생존에 유리한가? 를 살펴보면 어느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가 아니라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어서 어느 성이 어느 성보다 유리하다 라는 결과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는 산성이 낫고, 어떤 상황에서는 평산성이 낫다. 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우선 평산성은 일반 평지에 지어진 성보다는 높지만 산성보다는 낮기때문에 산성에 비해 방어력이 떨어질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적의 대규모 침공 시 대군을 방어하고 농성하기에는 방어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대가 산성에 비해 낮기때문에 성을 지을때 더 기술적으로 튼튼하게 지을수있고, 중장병기를 성의 방어병기로 배치하기가 쉽다는 장점과 후방에서의 아군 지원이 원활하게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죠.


반면에 산성은 높은 지대에 지어져있는 만큼 소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을 상대하기에 아주 좋은 성입니다.

단적인 예로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약 12000명의 조선군이 병력수 미상이지만 몇배의 청군을 상대로 농성전을 벌인 예가 있죠.


하지만 산성의 단점은 험준한 산악지형이기때문에 성 내 군량창고등을 다수 건설하기가 힘들고, 중(重)병기나 군량등을 수송 및 배치하기 힘들어 단순 병력과 소(小)화기나 중(中)화기 등으로만 방어해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례로 위에서 이야기했던 병자호란 중 남한산성전투의 사례가 있는데, 처음 남한산성이 축성될때 성안에 지으려했던 군량창고를 당시 광주목사 한명욱이 "산 위에다가 군량창고를 지으면 그걸 옮기는 백성들한테 민폐" 라는 이유로 군량창고를 한강변에 짓게됩니다. 그래서 병자호란때 20일치분의 군량밖에 없던 청군은 한강변에 떡하니 지어진 이 군량창고를 털었고, 그 군량을 바탕으로 45일간 남한산성을 포위할수있는 여력이 생기게 되는것입니다.


또한 산성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는것이 바로 "깨끗한 "을 구하기 힘들다는 점일것입니다.


인간의 신체구조 상 식량없이도 최소 일주일은 버틸수있으나 물 없이는 단 3일도 버티기 힘들다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 꼭대기에 수원지(水源地)가 있어서 꼭대기에서 산성이 축성된 지역으로 내려오는곳이라면 상관 없지만 수원지(水源地)가 산 중턱에 있어서 산성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설비가 필요하고 적이 공격 중 수원지(水源地)를 장악해서 "야 밸브잠가라" 를 시전해버리면 말그대로 성안의 병력들은 말라죽는 경우가 생겨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산성과 평산성 그리고 평지성을 짓는 방법, 즉 축성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수있을것같은데요, 축성법(築城法)과 축성술(築城術)은 전혀 다른 개념이므로 축성술은 조금 뒤에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의 암베르 포트 성은 평산성이자 수도, 즉 도시를 지키는 성입니다.


그렇기때문에 평산성의 단점인 방어력 부족을 커버 할 방법이 필요했죠.


그래서 만들어진것이 바로 ☆해자 입니다.

참고로 혜자 아닙니다. 해자입니다.


☆해자란 적의 접근이나 진격을 막고 방어에 사용하기위해 성벽 앞에 물길을 파고 물을 채워넣은것을 말합니다.

사실 이 해자를 파는것이 만만치않은 공사이기때문에 강이나 하천, 호수를 끼고서 성을 짓는 일도 많았는데, 이 강이나 하천, 호수들이 천연해자의 역할을 하게 만든 대표적인 성이 진주성(진주대첩에서의 그 진주성)입니다. 진주성은 진주 남강이 천연해자의 역할을 하고있죠.

또다른 예로 신라의 궁성인 경주 월성의 경우 남쪽의 남천이 천연해자의 역할을 하기때문에 남쪽을 제외한 동,서,북쪽만 인공해자를 파서 공사비를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해자에 비겁하게 다리를 하나만 놓을경우 성을 공격하기위한 병력들이 그 다리를 통해서 지나갈수밖에 없기때문에 살상지역(집중사격구역)으로 그 다리를 설정해놓을수있고, 적에게 좁은 공격로에서 큰 피해를 강요할수있는 효과를 얻을수도있습니다.


위의 암베르포트성의 사진에서 보이는 앞에 흐르는 물이 사실은 강이 아니라 해자 라는 이야기죠.


그외에도 제가 존경하는 전쟁사연구가 중 한분인 임용한 박사님의 강의를 보면, 성 내부에는 빽빽히 도로 및 골목들이 구성되어있고, 이 골목골목마다 도심을 지킬수있는 함정이 약 2천개정도 설치가 가능하게 설계되어있었다. 라고 합니다.


일례로 골목사거리에서 원격사격이 가능한 총을 하나 가져다놓으면 사거리 진입을 위해 코너를 돌자마자 바로 사격권내에 들어오는 함정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알수있는 점은, 산성은 험준한 지형을 통해서 방어를 하는 지형의존적인 성의 형태이고, 평산성과 평지성은 약간의 지형적 이점은 있지만 산성에 비해 부족한 방어지형을 기술로 커버하는 기술집약적, 기술의존적인 성의 형태라고 볼수있습니다.


이렇게 산성과 평산성의 차이점에대해 알아보았는데, 이제부터는 좀 고급으로 가보도록 하죠.


바로 축성술(築城術) 입니다. 위의 축성법은 성을 쌓을때 어떤 형태로 쌓느냐의 방법론이라고 한다면, 축성술은 이 성을 쌓을때 어떤기술로 좀 더 튼튼하고 방어력을 강하게 만들수있을것인지에대한 기술적인 이론이라고 할수있습니다.


먼저 축성술을 이해하려면 기술적인 이해도도 필요하지만 전술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많이 필요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성벽의 내구도를 중점적으로 평가(즉 기술적인 이해도로 평가)하고는 합니다.


혹시 손자병법을 보신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손자병법 제4장 형(形)에 보면 현대인이 이해하기에 아주 난해한 구절이 있습니다.


"수비는 나에게 남음이 있게하는 것이고, 공격은 적에게 부족함이 있게 하는것이다"


이것을 축성술에 대입해서 설명하자면..


"내가 방어할때는 성의 구조를 통해서 병력의 집중을 통해 방어하고, 적이 공격 해올때는 성의 구조를 이용해서 적을 분산시킨다"


라는 것입니다.


내가 가지고있는 병력이 100명이라면, 성의 구조를 이용해서 500명의 효율을 낼수있게 하고, 적이 1000명이라면 똑같이 성의 구조를 이용해서 상대방이 100명의 효율을 낼수있게 하여 전체 전역에서의 실제 병력은 10배의 차이로 열세지만 아군의 집중과 적군의 분산을 통해서 전투는 5대1로 우세하게 싸울수있게끔 하는것이 축성술의 전술적인 원리인것입니다.


그리고 전술의 보편적인 원리인 "적의 측면과 후면을 친다."

라는 부분도 축성술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공격군은 어떤 지역을 함락시키려면 수비군보다 최소 3배이상의 병력을 동원해야 공격을 시도 해볼만 하구나 하고 판단합니다.


예를들어 잉글랜드 내전 당시의 코른테 성에서는 왕당파 전투병력 5명이 의회파 병력 300명의 공격을 몇주간 방어해낸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 공격군의 숫적 우위를 분산시키고 적의 후방과 측면을 친다. 라는 기본적인 전술을 응용하여 만들어진 방어건물이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치성 이라는 건물입니다.

☆위 사진의 치성은 키프로스 공화국에있는 파마구스타 요새의 치성입니다.


보통은 치(雉) 라고 합니다.


이 치 또는 치성의 용도가 무엇인가하면.. 사진으로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보통의 공격자는 빨간 원 부분, 즉 성벽을 공격하는것이 가장 기본적인 전술입니다.


그런데 치성이 없는 일직선의 성벽을 공격하기위해서는 성벽위에 있는 수비군과 성벽 아래에 있는 공격군이 서로 마주보고 대치하게됩니다.


하지만 전술에대한 말 중에, "스포츠는 앞에서 싸우는것이고, 전쟁은 뒤와 측면을 치는것이다." 라는 명언이있습니다.


스포츠는 뒤에서 때리면 무조건 반칙이고 퇴장이죠. 하지만 전쟁에선 정면을 때리면 바보고 멍청이입니다.


이 치성은 바로 그 점을 이해하고 만든 건축물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성벽을 공격하는 병력은 성벽의 수비병들과 마주보고 대치하게되는데, 그 공격군의 측면에서 수비군이 공격군을 반격하기위해(파란화살표방향) 건설한 방어설비가 바로 치성이라고 할수있습니다.


그리고 치성의 전술적 이점이 하나가 더있는데, 치성이 없는 성의 경우 적이 성벽을 공격하기위해서 병력을 한곳으로 집중시킬수있는데, 치성을 적절한 곳에 하나씩 배치하면 적의 공격병력을 두방향으로 분산시킬수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지금의 성벽같은 경우 화살표가 끊어지지않고 넓게 집중되어있는 반면,



이렇게 치성이 있는 성벽의 경우 요새화되고 정예병력들이 배치된 치성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거나 아니면 화살표방향으로 부대를 나누어 공격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것은 손자병법에 대입해서 잠시 설명한 아군병력의 집중과 적 병력의 분산에 가장 잘 부합하는 축성술이라고 할수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전술적으로 적을 더더욱 분산시키기위해 한단계 더 발전된 것이 바로 외성과 내성 시스템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산성이 거의 대부분이기때문에 내성, 외성의 이중구조가 많지 않고, 서양식 축성술이 어느정도 적용 된 수원 화성정도가 외성과 내성이 구분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이라고 볼수있습니다.


여기서 한번 더 나오는것이 두번째 사진인 암베르 포트 성인데, 이 성의 경우 외성과 내성의 간격이 매우 좁아서 사람이 한두명 정도밖에 못서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게되면 몇십만명이 외성을 넘어왔더라도 내성벽과 외성벽(보통 성곽이라고 합니다)사이에 끼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아군의 집중사격을 받게되는 상황이 벌어지죠.


이 상황을 만들기위해서는 어떻게해야하느냐?


내성의 성벽을 외성보다 높게 만들어야합니다.


왜냐? 외성을 뚫고 들어온 병력이 외성을 장악한 상태에서 내성이 외성보다 낮게되면 내성에서 방어군이 가진 고지를 선점했다는 지형적 이점이 완전히 사라지고 역으로 공격자가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 되어버리기때문이죠.


또한 적이 외성을 공격할때 외성과 내성 모두에서 사격을 할수있기때문에 내성은 항상 외성보다 높게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두번째 사진인 암베르 포트의 경우 지금까지 제가 설명한 모든것을 아주 충실하게 사용한 말그대로 기술적으로는 완벽한 성이라고 볼수있습니다.


지금 이 암베르 포트성의 사진에 제가 빨간색으로 줄을 그어놓은곳이 암베르포트 외성의 성벽이자 도로입니다.



이게 내성 성벽 위에서 외성성벽 및 도로를 바라본 사진인데, 도로가 지그재그로 나와있어서 내성에서 사격하는 방어군의 사격을 지그재그로 만들어진 도로위에서 그대로 맞으며 올라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외성이 함락되더라도 올라오는 길이 지그재그도 됬다가, 넓어졌다가 좁아졌다가 하면서 방어군의 사격도 신경써가면서 공격해야하니 사람을 극도로 힘들게 만든다. 라는 점입니다.


축성술은 이와 같이 방어군은 한곳에 병력을 집중할수있게, 그리고 공격군은 병력을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피로도를 높일수있도록 설계하는 기술이고, 가장 중요한 축성기술중 하나는 지금부터 설명할 기술입니다.



이 성벽은 원문에도 나와있는 테오도시우스 성벽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원문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 성벽을 보면 눈썰미가 좋으신분들은 특이한것이 보이실겁니다.


바로 성벽을 구성하는 돌들 사이에 끼어있는 빨간색 벽돌로 된것 같은 줄들이죠.


이 줄들은 바로.. 로만 콘크리트 라고 하는 일종의 시멘트 벽돌입니다.


이 로만 콘크리트라는 것은 화산재와 석회를 섞어서 회반죽을 만들고, 자갈이나 돌을 섞어서 만든 일종의 시멘트입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나 중국의 성벽들 같은 경우 화강암을 써서 내구도는 엄청나게 좋았지만, 성벽이 훼손되거나 파손되었을때 파손된 부위와 똑같이 돌을 깎아내고 갈아내야해서 보수하기가 엄청나게 오래걸리고 어려웠습니다.


건축 전공하신 분들이나 현업에서 종사하시는분들도 계실텐데, 건물을 건축할 때 가장 중요한것이 수평을 맞추는것인데 이 수평이 안맞으면 건물을 올리거나 무엇을 쌓는데 굉장히 오래걸립니다.


하지만 이 테오도시우스 성벽의 경우 5줄마다 한줄씩 시멘트, 즉 로만 콘크리트로 만든 벽돌을 한줄씩 깔아놓습니다.


즉, 5줄에 한줄씩 시멘트 벽돌을 사용했기때문에 성벽이 무너져도 이 벽돌로 수평을 바로잡고 다시 5줄의 돌을 쌓고 다시 시멘트벽돌을 쌓고 이런식으로 신속하게 보수가 가능했다는 소리입니다.


이것이 1천년간 단 두번 함락 된 최강의 요새성벽의 비밀이었던거죠.


마지막으로.. 축성술보다 더 중요한 전술적 원리는 바로..


사람입니다.


성벽이 아무리 높고 강력해도, 그 성벽을 지키고 적 병력을 막아내는것은 사람입니다.


성을 지키고자하는 인간의 의지가 없으면 어떤 무기도 성벽도 소용이 없는것이죠.


일례로 위에서 예시를 들었던 남한산성의 12000명의 조선군은 군량이 바닥나고 추위가 몰아치는데도 방한용품이나 군량보급이 안되자 사기가 극도로 저하되어 전투의지를 완전히 상실하고 결국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항복하고 말죠.


성벽은 이 성을 지키겠노라 라고 다짐한 인간의 의지를 보조하는 무기이자 방패이지, 무적의 방벽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 1부를 끝 마치기 전에 축성술의 기본을 요약하자면..


첫째. 아군의 화력은 집중시킨다

둘째. 적의 병력은 분산시킨다.

셋째. 내구성도 중요하지만 성벽이 그 내구성을 잃었을때 신속하게 복구할수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넷째. 위의 세가지보다 더 중요한것은 방어군, 즉 지키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이다.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횡설수설 했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조만간에 2부, 동양의 성과 서양의 성의 군사학적, 전술적 차이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