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사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아무래도 나는 좆된것 같다.

매우 확실하게.


-키이이이잉!-


귓 속을 송곳으로 후비는것 같은 날카로운 파공음으로부터 몸을 숨기며 상황을 되새김했다.

약 30분전 나는 PC를 키고 승리의 여신 니케를 켰다.

그리고 로딩화면이 뜨자마자 커다란 빛이 날 덮쳤고 눈뽕을 맞아 일시적인 장님이 되었었지?

시야가 돌아오고 난 뒤엔 컴퓨터가 있던 방이 아니라 바깥에 떨어지고 말이다.


사람이 하나도 살지 않고 관리가 안되서 폐허나 다름없는 도심지를 걸어다니다가 돌아다니던 기계를 발견했을 땐 위기감이 들어서 숨어버렸는데...


운이 좋았지.


-키이이이잉!!-


저 놈은 그거다.

내가 재밌게 즐기고 있던 승리의 여신 니케에 나오는 인류의 주적인 랩처다. 빨간색 코어를 깜빡깜빡거리며 주변을 스캔해대는 모습, 영락없는 랩처다.

이 녀석들은 인간들에게 자비가 없다. 이유는 모른다. 핵심적인 내용은 밝혀지려하면 또 다른 떡밥이 우수수 떨어져나와서 모르는게 많았다.


단지 하나 확실한게 있다면.

저 랩처 한마리도 조차도 위험하단 것.

북극곰은 사람을 찢듯이 랩처도 사람을 찢어버리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러므로 다시 말한다.


아무래도 난 좆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