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랑그릿사 모바일이란 게임에서 3년전쯤 나온 팬픽을 오마쥬했음을 밝힘)

--------------------------------------------------------------------------------------------



발신)


안녕하세요. 필그림 타워 인사행정실입니다.


4월 4주차 일요일 필그림 타워 등반 채용 전형에 지원해 주신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귀하는 아쉽게도 이번 등반에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필그림 타워에 보내주신 큰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귀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


니힐리스타는 휴대폰을 던지고 낡은 쇼파에 벌렁 드러누웠다.


익숙한 천장이다.

격자 무늬 패턴도 이제 다 외울거 같다.



'씨발...'


니힐리스타도 예전엔 잘나갔다.



예전엔 말그대로 니케라는 게임의 끝판왕. 


지휘관들이 20지 잡졸들의 어려운 난코스를 뚫고 오면



지금까지는 장난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할정도로,


20-31의 보스 니힐리스타는 부조리하게 강했으며, 심지어 아름다움까지 느껴질 정도의 "벽" 이었다.


지금도 유투브에 남아있는 수많은 공략영상들이 빛바랜 전성기를 말해준다.


"......."


그런데.... 어찌어찌하다 랩쳐 동기들과 싸우게되고


랩쳐랜드 동부지역 지점장에서 은퇴하여 닭집이나 차릴까 했는데.



어떻게 안건지 돌연 방주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 것이었다.


어제만해도 싸웠던 바로 그 방주 지휘관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매일매일 찾아와서 비위를 맞추고 재롱을 떠는 지휘관이 줄을 섰었다.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녀석들은 매일 찾아왔다,


한 60일은 매일 찾아왔던것 같다.



별놈이 다있었는데


자기보러 초등학생이라며 "농ㅋㅋㅋ" 거리고 좋다고 따라다니는 미친 오덕후도 있었다


처음에는 질색했지만 사실 어딘가 싫지 않았다.


사실 집에서 란도셀을 매고 셀카를 찍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나, 니힐리스타만이 할수있다는 일,



필그림 타워 2버 20초!


매주 수요일 일요일 필그림 타워에 가서 적당~히 20초마다 불숨만 깔짝깔짝해주면



지휘관들은 90도로 꾸벅꾸벅 인사했다.


주 2회출근에 수요일, 일요일만 10분일하고 퇴근.



겨우 이정도 일인데.... 나밖에 못하는 일이라고 한다.



어떤놈들은 고맙다고 뭔 방주에서 엄청 귀하다는 재화를 잔뜩 주기도 했다


뭔 길드포인트라나 뭐라나


이걸로 나를 풀돌 어쩌고 하는데 아마 날 성적인 의미로 플러팅하는 것 같았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2버 20초인데.. 공증 50%에... 뎀증... 40퍼...? 15초동안..?"


니힐리스타는 다른 지원자의 자소서를 념겨보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마치 갈퀴와같은 갓데시움 손아귀로 갈기갈기 찢었다.


예전 니케들의 내장을 찢듯이,



"어디서 거짓부렁으로 자소서를 쓰고있어 이새끼들은"


니힐리스타의 눈동자는 전에 없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불길이었다,


마치 귀와 배꼽과 기타 여체의 모든 구멍에서 불길이 솟아오를것 같았다.




니힐은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20초 불깔짝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스스로 장인의 솜씨라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이번 필그림타워 등반 의뢰는 81층에서 83층!


불속성이 약점인데다가 공중 랩쳐가 가득 출연한다,




그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전장이었다.


"..... 그래"



니힐리스타는 낡은 침대위에서 몸을 뒤집어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구직 신청했던 헬레틱 니힐리스타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이번 필그림타워 공략에.....]



긴 문자를 작성한 니힐은 잠시 머뭇거렸다.



자존심 상 차마 탈락 사유를 묻는 문자를 보내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문자가 씹히기라도 한다면 정신적 타격은 2배가 될 터.




결국 니힐은 굳게 마음을 다지고 전송을 터치했다.


이유를 알아야 적절한 곳에 다시 구직을 해볼게 아닌가.... 뭐 솔레나...단기이벤트라던지..




-디링디링


답장이 왔따!!!






********************

나가봐야되서 여까지만 쓰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