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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https://arca.live/b/nikketgv/104479425?target=title_content&keyword=%ED%81%AC%EB%9D%BC%EC%9A%B4+%EC%84%B1%EC%9D%84&p=2


이번에 라스트 킹덤 설정이 다 풀렸고 성에 대한 설정도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아서 그걸 기반으로 연재를 해보려 함

중간에 내가 찐빠를 좀 낼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양해 구함




내가 1편에서 크라운 성이 군사적으로 헛점이 많다고 몇 번 언급했었는데 설정대로라면 애초에 크라운 성이 축성된 배경 자체부터가 군사적 목적이 전혀 없는 없는 관광지 랜드마크용으로 지어진 중세풍 고성이었기 때문이기에 당연한 부분들임. 내가 설정 나오기 전에 예측했던 건 수십년의 세월 동안 크라운과 차임이 어느 정도 군사적으로 개수라도 해놔서 랩쳐 상대로 버티는 줄 알았는데 그냥 성벽의 차폐력이 성내의 모든 통신조차 끊어버릴 정도로 출중했기 때문이었던 거 같음. 사이드 스토리 설정을 토대로 보면 평시에는 차폐력 덕에 생체적인 시각 개념이 없는 랩쳐들에게는 들키지 않고 설령 극소수의 랩쳐들이 흘러들어 오더라도 랩쳐를 사전에 감지 가능한 크라운이 미리 선제타격을 해서 성이 직접 공격받기 전에 랩쳐들을 제거해 오는 식으로 버텼을 것으로 보임.

그리고 윗 짤에서 언급되듯이 크라운 성은 인공 섬에 지어진 성이라는 게 작중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는데 그렇다는 건 랩쳐 침공으로 기능이 변하기 전의 크라운 성은 강변 내지 호수가에 놓여서 부유한 관광객들을 위주로 호텔업 내지 테마파크를 운영하던 곳이었거나 별장 같은 곳이었을 가능성이 높음. 그리고 이런 성은 중근세에도 제법 지어지던 종류의 성이었음



내가 크라운 성과 기능, 입지, 시대상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유사한 느낌이 드는 성으로 크게 2가지를 꼽았는데 첫번째는 2편에서도 언급했었는데 기능상 유사점이 많은 샹보르 성이고 두번째는 입지가 매우 비슷한 곳에 있는 몽생미셸 성임.

샹보르 성은 2편에서도 간단하게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원래 프랑스 중부 루아르 강변에서 왕실의 사냥용 별장으로 시작했다가 1519년부터 프랑수아 1세의 명으로 본격적인 성으로서 개수되면서 만들어진 성인데 완공 이후에도 왕실의 사냥용 궁전으로 활용되거나 왕족 등이 기거하던 곳으로 사용되던 궁전의 역할을 하는 성이었음. 이 성을 지을 때 설계에 관여한 사람 중 하나가 그 유명한 다빈치인데 거기서 알 수 있듯이 이 성은 기존의 후기 중세 양식과 근세 초 르네상스 양식이 잘 어우려저서 만들어진 이쁜 성임. 사실 크라운 성도 잘 보면 축성 기술의 근간 자체는 전형적인 중세 성이지만 내성의 뾰족한 지붕과 첨탑, 수직성을 매우 강조하는 내성의 전체적인 구조, 적게나마 보이는 첨두형 아치 구조(위가 살짝 뾰족한 아치) 등과 같이 성 곳곳에 르네상스 특유의 고딕 양식이 종종 보이는 것을 봐서 샹보르 성에서 모티브를 많이 따온 것으로 추정됨. 샹보르 성도 완벽히는 아니어도 해자로 성의 일부가 둘러져 있어서 크라운 성의 인공섬 느낌을 어느 정도 내는 것 같아서 더더욱 비슷하다고 생각함.

몽생미셸 성은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사이의 작은 해안가 섬 위에 지어진 중세식 성 겸 성당인데 처음에는 성과 같이 지어진 성당이 주 건물이었다가 위치가 절묘하게 인근 본토 해안가를 감제하는 요새 역할을 하기 좋아서 군사적 목적으로 많이 개수되고 종래에는 오히려 요새나 감옥의 역할을 더 많이 수행하게 된 곳임. 잘 보면 해안가 전체를 성벽이 둘러싸서 적이 절대 상륙할 수 없게 만들어 둔 게 보일텐데 그래서 실제로도 백년전쟁 시기에 영국군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버텨낸 걸로도 유명함. 당연히 지형 상 썰물에만 보수나 개축이 가능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을 띠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함. 크라운 성도 킬로를 데려온 이후로 군사적 개축을 제법 거쳤으니까 어쩌면 크라운 성의 연혁의 모티브 중 하나가 몽생미셸 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들었음. 이 성은 비록 초기 중세부터 지어진 건물이라 크라운 성보다 더 오래된 것처럼 보이긴 해도 섬 한복판에 지어진 고성의 느낌은 이 몽생미셸 성이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함.



이 사진은 영국의 중세 성인 보디암 성임. 인공섬 위에 지어진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비슷한 연배의 후기 중세 양식의 성이기도 하고 해자에 대해서 설명해 보려고 가져왔음. 라스트 킹덤 스토리에서 차임과 킬로가 폭탄을 터뜨려서 성벽 앞의 약한 지반을 모두 무너뜨려 육지와의 연결을 끊고 매몰된 호수의 흔적을 해자처럼 이용해서 랩쳐 대군을 성의 입구로만 끌고 오도록 유도하는 스토리가 있었는데 이게 전형적인 해자의 교리와 매우 유사함. 전근대 성의 해자는 적을 정해진 구역으로만 유도하거나 그 이외의 구역을 공략하는 데 있어 큰 장해를 줘서 어느 쪽으로 적이 쳐들어오든 방어 측에서 쉽게 대응이 가능하도록 만든 구조물임. 이 해자가 극단적으로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게 일본의 오사카 공방전인데 겨울 공세에서 오사카 성의 살인적인 해자와 각종 외곽 요새들 때문에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꺾지는 못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해자를 메우는 조건으로 화평했고 해자를 비밀리에 협의되지 않은 곳까지 전부 메워버리자마자 여름 공세를 벌여서 도요토미 가를 박살내버리는 데 성공할 정도로 해자는 큰 역할을 수행했음. 실제로 크라운 성 공방전도 이 해자를 이용한 교리가 적측의 오만과 잘 맞아들어가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으니 나름 적절한 전술이었던 거임. 물론 해자는 작중에서도 언급되듯이 공중 병력에 대한 억지력은 전혀 갖추지 못했지만 지상의 랩쳐 대군을 틀어막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일을 다했고 공중의 랩쳐들은 아마 내부의 필그림 니케들과 킬로가 개수한 최신식 대공포가 알아서 막지 않았을까라고 포 더 킹의 묘사를 통해 추측할 뿐임.



설정 상으로 크라운 성은 킬로가 최신식 대공포로 성벽의 방어무장을 개수하기 전까진 고전적인 요새포와 발리스타로 무장했음을 알 수 있음. 발리스타는 중세 말 화포가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전까지 나오던 물건이고 요새포는 공성포가 활약하는 콘스탄티노플 공방전 이후부터 많이 운용되기 시작하니까 사실 두 병기는 의외로 시대가 거의 겹치지 않는 물건이라는 게 아이러니함. 뭐 어차피 관광지의 고성으로 지어져서 제대로 된 고증 없이 대충 느낌만 냈을 것이 분명한 건물이기도 하고 운용하는 크라운 왕국 측에서도 대포든 발리스타든 뭐든 무기 같은 거면 일단 쓰고 봤을 테니까 작품의 고증이 틀렸다고만 보기는 어려움. 물론 실제 크라운 성 공방전에서는 킬로의 간이 대공포로 무장을 싸그리 갈아엎은 걸로 싸웠으니 그냥 그동안 크라운과 차임이 별도의 큼지막한 성 개축은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일 뿐임.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공성 과정에 투입된 랩쳐의 편제에 대해 작중 공성전의 흐름을 통해 개인적인 예측을 해보려고 함. 그래서 예시로 가져온 게 한국전쟁 당시 북괴와 혈전을 치뤘던 수원 화성의 모습과 월남전에서 월맹군을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벌였던 현대판 성형 요새인 중대전술기지임. 625 당시 수원은 탈환과 재탈환을 여럿 거치면서 전장의 한복판에 있었고 그때마다 수원을 방어하던 세력은 이 화성을 나름의 방어 거점으로 최대한 활용을 해왔음. 그러는 과정에서 화성은 당연히 총탄과 전차포, 야포, 항공 폭격 등에 수없이 많이 당해왔고 그러면서 저런 참혹한 광경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음. 지금은 물론 의궤를 발견하고 그걸 기반으로 조선시대의 기술 그대로 완벽한 복원히 가능해져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현대전에서 전근대의 성은 야포나 공중 폭격 등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음.

반대로 아래의 중대전술기지는 당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미군과 국군에 대항하기 위해 항공기와 포병이 거의 없고 개인화기 위주로만 무장한 월맹군과 베트콩을 상대로 전근대의 성형 요새 교리를 역이용해서 만든 야전 축성물임. 주로 게릴라 형태로 현지 월남 주민들과 섞여가면서 싸워야 했던 베트콩들을 마을과 격리시키고자 주요 길목을 틀어막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베트콩은 이런 요새화 기지를 개인화기만 들고 뚫어야 했기 때문에 전근대 공성전의 공자 측 고통을 그대로 받아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번번히 저 요새 앞에 무릎꿇어야만 했었음. 저 기지는 중대 규모의 병력으로도 미군의 공중 지원과 인근 기지의 지원병으로 충분히 적의 대군을 상대로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그 말인즉슨 아무리 현대전이어도 적이 포병과 폭격의 수단이 거의 없다면 아직도 야전 축성물이 어느 정도는 제구실을 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존재였음.


작중에서 랩쳐는 상대하는 인류군과 니케의 체계에 맞게 진화를 했음이 드러났고 현재 방주 측의 주요 교리는 랩쳐와의 전면전보다는 보병인 니케들을 분대나 소대 단위로 움직여서 산발적으로 지상에 작전을 수행하는 형태인 것을 토대로 분석하면 의외로 랩쳐 측도 포병보다는 대인용 랩쳐들 위주로 많이 진화시키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 봄. 물론 포병이 이런 전황에서 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전면전에 비해서는 비중이 떨어지니 그런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난 게 아닐까라는 추측은 어떨까 싶음. 실제로 라스트 킹덤의 인게임 맵 상호작용을 보면 성의 피해도 성문이 아니라 일부 성벽 부분만이 파괴되었고 그것도 주로 헬레틱 인디빌리아가 입힌 것으로 추정되는 걸 보아 적어도 이번 공성전에서는 포병 병과의 랩쳐가 소수거나 거의 없지 않았을까라고 예측해봄. 만약 적이 포병 랩쳐들을 다수 굴렸다면 현대전에서 일반적인 석재로 만들어진 크라운 성이 결코 저 정도의 피해만을 입었을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임.

그리고 공중형 랩쳐도 폭격을 하는 랩쳐보다는 공격헬기 역할의 랩쳐들이 주를 이루지 않았을까라고도 예상됨. 사실 야포보다도 성에 궤멸적인 피해를 주는 건 적 공군의 항공 폭격인데 그런 것치고는 성 내부는 굉장히 멀쩡하고 성의 피해도 주로 성벽에만 집중된 것을 봐서는 타당한 추정이라고 생각함. 물론 공중 분야에선 킬로의 대공포가 많은 활약을 해서 2차대전의 대공포탑과 같은 교리를 수행한 크라운 성의 위엄이라고도 해석할 순 있겠지만 그래도 폭격기 랩쳐가 주는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음.

이런 랩쳐 측의 병과 배치가 우연히 성을 발견한 랩쳐들을 가지고 급조해서 나온 공세의 산물인지 아니면 인디빌리아 특유의 오만의 산물인지는 알 수 없어도 일반적인 공성전을 치루는 데 있어 적합한 병과 운용은 아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음.


3줄 요약

1. 크라운 성은 관광지로서 지어진 인공 섬의 랜드마크 격의 고성이고 프랑스의 샹보르 성과 몽생미셸 성이 크라운 성과 유사해 보인다.

2. 해자를 파서 랩쳐의 이동경로를 제한한 차임의 전략전술은 현실의 공성전에서도 매우 정석적인 교리이다.

3. 크라운 성 공방전에 참가한 랩쳐들의 편제에는 포병과 폭격기 역할의 랩쳐가 소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