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의 수기

벙커에 숨은 어느 남자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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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2월 7일.

벙커에 들어온 지 어언 4개월이 지났다.

보존식이긴 하지만 식량은 충분하고, 전기도 계속 들어온다.

이대로 조금만 더 버티면 군대가 날 구해줄 거다.

저 랩쳐라는 벌레 같은 기계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나를 다시 바깥으로 끄집어내 줄 것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어떻게든 잘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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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년 8월 21일.

구조가 오지 않는다.

설마 군대가 진 건가?

그럴 리가 없다. TV에서는 분명 랩쳐에게 이기고 있다고 했다.

아마 나를 못 찾고 있는 게 분명하다.

구조 신호를 좀 더 강하게 보내봐야겠다.

전기가 좀 걱정이지만, 금방 구조될 테니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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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12월 5일.

식량이 바닥났다.

전기는 아직 멀쩡하지만 전기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

아무래도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너무 컵을 먹은 게 아닐까 한다.

그래. 밖에나가자.

밖에 나가면 아마 인터뷰 같은 걸 할지도 모른다.

전쟁이 끝난지 한참 지났는데

벙커에 계속 숨어있던 바보 같은 사람이라며.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바로 출발해야겠다.

사람을 안 만난지 너무 오래돼서 벌써부터 긴장된다.

생존 가이드 01

누군가가 직접 쓴 지상에서의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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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랩쳐를 피하는 법

절대 큰 소리를 내면 안된다.

대화할 땐 최대한 작게.

발걸음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총을 쏘면 100% 발각된다.

즉 총을 들이대는 강도는 무시해도 좋다.

쏘는 순간 같이 죽자는 얘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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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음식을 확보하는 법

통조림 이외의 것은 모두 버려라.

물은 고여있는 것은 피해라.

랩쳐의 총성이 멎고 10분 뒤에 그 장소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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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잠자는 법

사방이 막힌 장소가 아니라면 눕지 마라.

가능하다면 몸을 묶고 자라.

자는 중에 절대 움직이지 마라.

동료 중 잠꼬대가 심하거나 잠결에 소리를 지르는 이가 있다면

멀찌감치 떨어져서 자라.

동료가 사라지겠지만 그날 밤은 높은 확률로 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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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낯선 사람을 상대하는 법

총으로 위협하는 건 안된다.

01을 알고 있는 사람에겐 역효과다.

원하는 걸 얻은 후엔 다리를 공격해라.

랩쳐는 한 번 청소가 끝난 곳엔 한참 뒤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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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인간성을 유지하는 법

밧줄을 준비해라.

니케 실험 대상자 모집

릴리스가 정면을 가리키고 있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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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모집 요강

인류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가까운 3대 기업 연구센터에 문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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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모집 요강

당신,

인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가까운 3대 기업 연구센터에 문의하십시오.

*대상자 자격: 만 20세 이상 30세 이하 성인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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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모집 요강

당신의 결심에 인류의 존속이 달려 있습니다.

가까운 3대 기업 연구센터에 문의하십시오.

*대상자 자격：만 10세 이상 25세 이하 여성

*건강 상태에 무관하게 지원 가능

*단, 뇌질환의 경우센터에서 별도의 검사 시행

니케 실험 반대 피켓

심각하게 훼손된 시위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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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기업은 당장 니케 실험을 멈춰라

인간의 병기화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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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딸은 18세 꽃다운 나이에 인류를 위해 니케 실험에

자원했읍니다. 갓데스처럼 멋진 니케가 되어 세상을

구하겠다던 착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실험결과 다른 피실험자

30명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이 되고 말았읍니다. 게다가

엄마아빠 얼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 .

··· 이에 저는 3대 기업과 부속 연구소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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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 실험,

절대로 참여하면 안 되는 이유!?

- 67.7%에 달하는 높은 사망률

- 나머지 32.3% 중 과반수가 양산형 모델이 됨

- 성공적으로 니케가 된 경우에도 99.7%로 부작용 호소

(기억상실, 정신착란 등)

광고 팜플렛

낡아서 너덜너덜해진 광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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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달 서비스

고향의 물건을 가져다 드립니다.

미처 챙겨오지 못한 내 집문서, 결혼 반지, 가족의 유품 등.

*전선 밖으로는 1km당 1천만원 추가.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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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동산 매매

랩쳐 침공 직전 기준 80억, 45평형 오션사이드 빌딩

현재 단 1%인 8천만원에 매매 중!

(현금 사절, 전액 생필품으로만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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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신술 과외

생존을 위한 운동!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왜? 랩쳐 조우시 신속하게 도주할 수 있습니다.

왜? 강도로부터 내 소지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왜? 생존의 시대,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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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행 패키지

생애 마지막 기회!

인류사의 가장 위대한 유적지들을 헬리콥터로 돌아 보세요.

*랩쳐가 없는 안전한 하늘을 통해 여행합니다.

*반드시 유서 작성 후 신청 바랍니다.

지휘관 모집 공고

제복을 입은 남성들과 니케들이 그려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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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모집 요강

인류를 위한 젊은 도전!

전 인류가 당신의 명예로운 참전을 기다립니다.

- 모집기간: 7.15~7.29

- 접수및문의방법: 가까운 군 부대 방문

- 지원자격: 18세~35세의 신체 건장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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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모집 요강

지휘관,

함께 사우지 않으실래요?

- 모집기간: 9.30~10.15

- 접수및문의방법: 가까운 군 부대 방문

- 지원자격: 15세~48세의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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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모집 요강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총을 쏠 줄 몰라도 됩니다.

승리의 여신들이 당신을 위해 싸워줄 테니까요.

- 모집기간: 12.07~12.30

- 접수및문의방법: 가까운 군 부대 방문

- 지원자격: 남성

어느 소녀의 수기

어느 쉘터에서 발견된 소녀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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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7월 23일 3시 비

집을 나왔다.

가출한 게 아니고 아빠가 그러자고 했다.

그동안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 데려가 줬으니까

이번에는 꼭 좋은데로 가자고 한다.

너무 신나서 하루종일 뛰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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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7월 24일 흐림

자동차 창문 밖에서 외계인을 봤다.

반짝반짝 배에서 빛이났다.

아빠는 그게 영화를 찍을려고 만든 가짜 로봇이라고 했다.

근데 진짜 잘 만들었다. 폭발하는 것까지 다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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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7월 25일 맑음

오늘 하루종일 놀이동산에서 놀았다!

사람도 없고 롤러 코스터도 다 멈춰 있었는데

그래도 오랫만에 아빠랑 같이 노니까 진짜 좋았다.

내일은 같이 회전 목마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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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7월 26일 맑음

오늘은 아빠랑 회전 목마 타고 놀았다.

말은 가만히 있었지만 대신 아빠가

나를 안고 말들 위로 뛰어 다니게 해 줬다.

다 놀았을 때쯤에 멀리서 외계인 소리가 들렸다.

아빠는 나한테 사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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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년 7월 27일 흐림

놀이동산 꽃밭에 있는데 외계인이 나왔다.

아빠는 가짜라고 했지만 사실 난 알고 있었다. 외계인은

진짜다.

그래서 이제 엄마를 보러 가는거냐고 했더니 아빠가 울었다.

그때 어떤 언니가 나타나서 외계인을 물리쳐 줬다!

이름을 물어밨더니 니케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셀터에 있다.

나도 크면 꼭 언니처럼 멋진 니케가 될 거다.

어느 의사의 수기

무너진 병원에서 발견된 의사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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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년 9월 9일

김 간호사와 나는 무너져 내린 병원 한 구석에서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있다.

다른 의사와 간호사들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지 오래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걸 보면

이 무너진 병원이 외계인 눈엔 띄지 않는 모양이다.

약품과 소독제도 다 떨어져간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픈 환자들은 점점 늘어만 가고

밖에 외계인들은 줄어들 생각을 안 한다.

얼른 악몽 같은 시간이 지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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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년 10월 11일

오늘 김 간호사가 적어 둔 거 같은 메모 한 장을 발견했다.

차라리 여기에 있는 것보다 방주로 가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는 것만 같다고 적혀있었다.

충분히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

몇 달이 걸리든 몇 년이 걸리든 이곳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다시 평화를 되찾고 싶다. 분명 그럴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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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년 10월 15일

김 간호사가 며칠 동안 보이지 않는다.

예상했던 일이라 그런지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아마 방주로 간 거겠지.

오늘도 환자들은 지상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우리 병원을

찾는다.

환자가 오지 않는 그날까지 난 이 자리를 지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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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년 12월 8일

오늘 마지막 환자가 사망했다.

더 이상 병원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 환자가 없으니 할 게

없다.

혼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니 잡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이 와중에 배가 고프다. 제대로 된 음식을 언제 먹었지···?

이제 나에게 남은 거라곤 오로지 수술용 칼과 사망한

환자뿐이다.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 나는 환자를 지켜야 하는 의사다.

점점 내가 이상해져 가는 거 같다.

누구라도 좋으니 병원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정신을 찾을 수 있도록.

여자친구의 편지

군인 남자친구가 받은 여자친구의 손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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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J

자기가 군대 소집으로 떠난지 이틀이 됐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뮌가 알려주려나?

어쨌든 벌써 보구 싶당 히히.

TV에서는 별일 없을 거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그냥 걱정이야.

간만에 편지쓰려니까 좀 부끄럽다.

아무튼 건강이 최고인 거 알지?

몸 잘 챙기구~ 답장 기다릴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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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J

답장 잘 받았어.

외계인 같은 기계 로봇이라니 거짓말이 너무 티 나는거

아니야?

차라리 다른 나라랑 전쟁이 났다고 하는 게 더 현실적이겠어.

나는 걱정 안 해도 돼, 잘 지내고 있어.

자기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 어디로든 도망쳐야겠지만.

어쨌든 다음 편지는 무슨 일인지 제대로 설명해줘.

목소리 듣고 싶으니까 휴대폰도 빨리 고치고.

너무 보고 싶다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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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J

뉴스 봤어 진짜 실화인 거지 이거?

못 믿어서 미안해, 하지만 지금도 믿기지 않는걸.

자기 언제 돌아올 수 있어? 나 너무 불안해.

우리 집도 피난 준비를 하고 있어.

주소가 바뀔 테니까 이번 편지에는 답장 보내지 말구

휴대폰 고치는 대로 나한테 연락 줘

이번 일이 정리되면 꼭 결혼하자 우리.

내가 다시 편지할게 언제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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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J

자기야 나는 지금 임시 대피소에 와있어.

이 편지도 써봤자 보낼 수도 없겠지.

근데 지금 편지라도 안쓰면 미쳐버릴 것 같아.

라디오에서 자기가 있는 부대가 전멸했다는 내용이 나오더라?

제발 부탁이니까 살아있으면 연락 좀 해줘.

내가 휴대폰 고치라고 몇 번을 말했잖아.

이러면 우리가 서로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알아?

나 보고 싶긴 한거야? 날 사랑하긴 했니?

나였으면 진작 휴대폰 고치고 연락했을 거야.

나 정말 너무 힘들어.

제발 연락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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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J

자기야 곧 만나

종말의 서

종말을 외치는 누군가의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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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때

인간의 삶이 도태에 빠져 세상을 어지럽히고

이치를 거슬러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 내려 하니

하늘에서 차가운 금속의 심판자들이 내려왔도다

어리석은 자들이여

인간의 힘으로 맞서려 하지 마라

종말의 때가 왔다

신이시여

이 어리석은 인간들을 종말로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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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탄생

어리석은 인간들이 심판에 저항하고

신의 어린 양을 재물로 삼아

수많은 죄의 증거를 만들어내지만

신의 자애로운 포용 아래

인간의 죄는 새로운 육체를 얻고 태어나니

그것은 인간의 죄이나 신의 자식이요

죄를 범한 인류에 종언을 내릴

새로운 신의 사도니라

-3-

강림의 기도

차가운 대지 아래 유해가 묻힌다

그것은 인간의 첫 번째 죄요

새로운 신의 그릇이니

모두 그 곳을 향해 경배하라

강림한 신을 위해

대지에 죄인들의 피를 뿌려라

다시 태어날 그녀를 경배하라

언젠가 이 땅에 강림할 신을 위한 기도를 올려라

장보기 목록

작은 수첩에 써져있는 장보기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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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 둘째 딸 생일

우리 아이 생일 케이크 - 25,000원 (치즈)

미역 - 10,000원

다진소고기 300g - 9,250원

우유 900ml 2개 - 4,980원

시리얼 큰거 - 1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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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두부 - 1,200원

대파 - 3,980원

초콜릿 1개 - 1,200원

구급함 - 3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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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 속보로 비상 물품 챙김

맥가이버 칼 - 158,000원

피난 가방 - 329,000원

물 6통 세트 - 36,990원

(갑자기 가격 너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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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 마지막 남은 xx 마트

스팸 4개

각종 통조림 29개

초콜릿 13개

수통 4개

물 5통

견과류 세트 19개

에너지 바 8개

(xx마트는 이제 다 털림, 다음 지역으로 이동해야함)

XX 중학교 가정 통신문

어느 학교에서 발견된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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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통신문 제 XXXX-123호

안녕하십니까?

XX 중학교의 교육 활동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는

학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학부모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본교는 외계 생명체 관련하여 긴급 재난안전대책 회의 및

교육청의 결정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3월 15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운영하고자 하오니 참고하시어 원활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본 학교는 국가 재난 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전교생의 건강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건강히

생활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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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통신문 제 XXXX-124호

학부모님께.

최근 외계 생명체로 인해 지역사회의 혼란스러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학교에서는 안전한 수업 유지와

학생들의 보호 차원에서 더욱더 힘쓰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학부모님께서도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이 큰소리를 내지 않게 해주세요.

- 사회활동 및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주세요.

- 원격수업은 채팅으로만 진행합니다.

(불필요한 말은 삼가 부탁드립니다.)

- 아이들에게도 생존 가이드를 학습시켜주세요.

※ 학부모 참여 협조사항

학부모님께서는 자녀에게 반드시 각종 재난 예방과 대처

방법을 지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학부모님께서도

아이들의 이야기 및 데시벨 높은 웃음소리, 불필요한 외출을

막아주시길 다시 한번 더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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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통신문 제 XXXX-125호

학부모님께.

항상 XX 중학교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신 학부모님께 이런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XX

중학교는 외계 생명체 급증, 교사 및 학생들의 실종으로

인하여 본교의 운영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교육청은 폐교를 권고하였으며 본교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 XX 중학교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따라, 5월 20일부로 폐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학부모 여러분께 이러한 결정을 전해드리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학부모님과 본교 학생들이 건강하게

살아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통화기록 017515

어떤 핸드폰에 남아있던 통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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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2:01

A : 여보, TV 봤어? 그 근처던데.

B : 어. 안 그래도 좀 전부터 군인들 모이고 난리 났어.

A : 진짜? 와 무섭네 좀.

B : 그래도 피난 권고나 뭐 이런 것도 안 나왔으니까.

A : 혹시 모르니까 밖에는 나가지 마.

B : 어. 그냥 오늘은 집에서 책이나 보려고

A : 알았어. 있다가 또 전화할게.

B : 응.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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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3:42

B : 대박. 탱크나 뭐 이런 것도 막 오는데?

A : 탱크가 온다고?

B : 군인들도 점점 모이고있어. 진짜 외계인이 오나 봐.

A : 말도 안 되는 소릴.

B : 근데 지금 모이는 거 장난 아냐. 이런 거 처음 보네.

A : 그냥 지금 피하는 게 낫지 않을까?

B : 월 피해. 이런 구경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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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4:17

B : 여보세요?

A : 괜찮아?

B : 괜찮아. 조짐이 이상하길래 빨리 도망쳤으니까.

A : 빨리 거기서 나와.

B : 못 가. 도로가 다 망가졌다고.

A : 뛰어서라도 와!

B : 못 간다고!

A : 그럼 뭐 어쩌자고!

B : 몰라··· 나도.

A : 여보.

B : 군인들이 지금 뭐라고 방송하고 있어. 이따가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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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6:08

A : 당장 도망쳐! 미사일이 거기로 발사됐어!

B : 무슨 소리야? 대기하고 있으라던데.

A : 방금 뉴스에서 미사일이 그쪽으로···!

B : 으아아아아악-!

A : 여보? 여보!

B : 뭐, 뭐야 이거! 뭐야 이것들은!

A : 여보!

B : 오지마! 오지마아아아-!!

A : 여보!

B : 꺄아아아아---!!

통화기록 028594

어느 연구소의 통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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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01

A : 네, 미실리스 과학기술연구소입니다.

B : 뇌기증을 하려고 전화 드렸어요. 니케가 되고 싶어서요.

A : 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B : 레이첼 호프. 희망이 가득하다고 할 때 그 희망이에요.

A : 네, 호프씨. 조만간 저희 연구원이 직접 방문

드리겠습니다.

B : 저··· 이걸로 저도 갓데스처럼 될 수 있는거죠? 광고에

나온 것처럼요.

A : 당연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더 뛰어난 니케가 될 수도

있어요.

-2-

PM 02:49

B : 안녕하세요. 거기 미실리스 연구소죠?

A : 네, 맞습니다.

B : 얼마 전에 제 딸, 레이첼 호프가 니케 실험에

참가했었는데요.

A : 네.

B : 결과가 어떻게 됐나요?

A : 그 부분은 군사 기밀로 발설이 불가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B : 그래도 제가 그 애 엄만데요.

A :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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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1:39

A : 네, 미실리스 과학기술···

B : 야! 너희들은 내 딸을 그런 괴물로 만들어놓고도 잠이 와?

A : ··· ···.

B : 실험에 참가만 하면 갓데스처럼 될 수 있다며! 그렇게 어린

애를 꼬드겨 놓고는! (울먹이는소리)

A : 실험 결과는 저희가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

B : 너희가 예측 못하면 누가 예측하는데 그럼!

A : ··· ···.

B :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너희들 다 고발할거야. 각오하고

있어!

인터넷 BJ 라이브 방송 녹화분

BJ 구독자가 저장해둔 영상 파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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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_01.mp4

(파일 손상, 음성만 출력 됩니다.)

구독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나요? 방송 너무 오랜만에

켰죠.

저는 잘 지냈죠~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이 외계인들은 대체 뭐죠?

어! 살아 남자님 후원 감사합니다!

그래도 채팅 올라오는 거 보니까

여러분들이 잘 살아계신 거 같아 안심이 됩니다.

아, 몸조심 하라고요?

걱정마세요. 저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겁니다!

근데 저 외계인들 무기만 있으면 이길 수 있을 거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나 혼자 외계인 다섯 마리 정도는 처치 가능할

듯.

보여달라고요? 진짜 이거 콘텐츠로 만들어볼까요?

조회 수 떡상할거같은데... 일단 한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내일 또 방송 켤 테니까 다들 참여해주세요!

재밌게 보셨으면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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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_02.mp4

(파일 손상, 음성만 출력 됩니다.)

여러분 대박. 제가 방금 식량 구하러 잠깐 나갔다 왔는데

가는 길에 외계인을 딱 마주친 거 있죠? 근데 별거 없던데요?

아니 개네가 저를 발견하더니 갑자기 달려드는 거예요.

그래서 XX 합판 같은 걸로 걔네 대가리 XX 쳤거든요?

근데 바로 부서지는 거 있죠?

생각보다 약하더라니까요. 어? 안 믿어요?

제가 내일 라방 켜서 보여드릴게요.

오. 현금 부자님 외계인 부수면 100만원? 오케이 콜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거 캡처했습니다.

내일 제 방송 꼭 들어오셔야 해요.

여러분. 그럼 내일 10시에 방송킬게요.

제가 외계인 한번 잡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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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_03.mp4

(파일 손상, 음성만 출력 됩니다.)

여러분 이거 보이시나요? 저 어제 무기 만들었어요.

쇠창살 여러 개랑 합판 이어 붙였어요. 무기 겸 방패!

어때요? 잘 만들었죠? 이제 여기서... 방탄조끼를

입어주면...

짠! 준비 완료! 이정도면 꽤 쓸만할 듯?

아니 솔직히 맨몸으로 어떻게 싸워요~ 이런건 봐줘야지~

크루삐뽕님 후원 감사합니다~

다들 잘 보세요. 제가 외계인들 딱 세 마리만 잡고 오겠습니다.

후우···.

쫄았냐고요? 안쫄았어요. 심호흡 한 거죠. 그럼 이제

나가볼게요.

쾅!!!!(문여는 소리로추정)

야!! XX! 다 덤벼!!!!

여러분 보이시나요? 지금 외계인들이 달려오는거.

이제 보여드릴게요!!

퍽!! 퍽!! 여러분 보이시죠? 하하. XX 별거아니네.

제가 이 외계인들을...!

콰직-

쿨럭... 아... 아... 아악!!!!!!! 내 팔!!! 팔... 팔이...!!!

여...러분... 빨리... 허억... 피하세요...

콰직- 콰직-

악!!!!!!!살려주세요!!!

살...려주세....

방주 추첨권

누군가가 쓴 텍스트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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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헨리가 방주 추첨권에 당첨되었다고 한다.

믿을 수가 없다.

그 자식은 직업도 변변찮고 수입은 말할 것도 없다.

명백히 나보다 하등 시민이라는 말이다!

뮌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2-

따지러 갔더니 데이터에 오류는 없다고 한다.

내가 아니라 헨리 자식이 당첨된 이유를 말해보라 하니

기밀이라 말해줄 수가 없단다.

확실해졌다.

헨리 자식이 돈을 주고 추첨권을 산 게 분명하다.

인류 최후의 보루인 방주의 시민이 될 수 있는 영광을

돈 몇 푼으로 손에 넣으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3-

헨리를 찾아갔다.

네놈에게 방주는 과분하니 나에게 넘기라고 말했다.

헨리는 언제나와 같은 그 머저리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건 안되겠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가증스러운 놈.

방주는 너같이 덜떨어진 놈이 가면 안 되는 곳이다.

-4-

방주 추첨권을 손에 넣었다.

검붉은 얼룩이 좀 많이 묻었지만 어떻게든 잘 닦아냈다.

이걸로 나도 당당한 방주의 시민이 될 수 있다.

나같이 유능한 이가 살아남아

인류에 이바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류에 영광 있으라.

갓데스 스쿼드 리포트

짤막하게 쓰인 보고서

-1-

A

롤아웃 직후 작전에 투입.

결과 : 평균 파손율 2%로 완승.

-2-

B

2주일 동안 20건의 작전 수행.

결과 : 작전 완수율 100%

-3-

C

코드네임 울트라와 교전.

결과 : 평균 파손율 72.3%로 승리.

-4-

D

1기에 침식 확인.

결과 : 처분.

-5-

E

작전명 아크 가디언 실시.

결과 : 목표치의 72%를 달성.

채팅 로그_얼리어답터.txt

익명 유저의 채팅 로그

-1-

PM 08:05

얼리어답터: 나 쉘터 왔음 ㅎ

이빨빠진선풍기: 와 ㅋㅋ

이빨빠진선풍기: 이거 ㄹㅇ 게임처럼 흘러가네

이빨빠진선풍기: 이제 쉘터에 식량부족해져서

이빨빠진선풍기: 사람들 겁나 물어뜯고 싸워대는데

이빨빠진선풍기: 갑자기 주인공 와서 다 때려잡고

이빨빠진선풍기: 경험치 올린 뒤에 유유히 떠나면 됨? ㅋㅋ

얼리어답터: 소설쓰고 앉았네ㅋㅋㅋㅋㅋㅋㅋ

얼리어답터: 지금이 몇세긴데 그렇게 되겠냐? ㅋㅋ

-2-

AM 11:05

얼리어답터: 왘ㅋㅋㅋㅋ 선풍기 미래시 무슨일이냐곸ㅋㅋ

이빨빠진선풍기: 왜?

얼리어답터: 지금 우리 쉘터에 음식이 50명분밖에 없는데

얼리어답터: 어제 30명인가 만신창이 상태로 더 왔단 말이야

얼리어답터: 일단 어쩔수없이 받아주긴 했는데

얼리어답터: 사람들 표정이 ㅋㅋㅋㅋ

이빨빠진선풍기: 왜 누구 하나 죽일거같음?

얼리어답터: 어.

얼리어답터: 거짓말 아니고 이 상태로 한 한달 더 있으면

얼리어답터: 무슨 일이든 날 거 같다

-3-

PM 05:37

이빨빠진선풍기: 얼랴

이빨빠진선풍기: 살아있음?

얼리어답터: 아니

얼리어답터: 지금 쉘터에 인원 초과됐다고

얼리어답터: 일부만 솎아내서 밖으로 내보냈는데

얼리어답터: 남은 가족들 울고불고 난리도 아냐

얼리어답터: 거짓말 아니고 진짜 폭동날거 같음 여기 ㅋㅋ

이빨빠진선풍기: ㄷㄷ

이빨빠진선풍기: 니도 탈출해야하는 거 아님?

얼리어답터: 그럼 걍 즉사지 ㅋㅋㅋ

-4-

AM 12:01

얼리어답터: 풍기야

얼리어답터: 너네 쉘터에 혹시 자리 있냐?

얼리어답터: 내가 상한 음식을 좀 잘못 먹어서

얼리어답터: 이번주 내내 몸살나서 누워만 있었더니

얼리어답터: 이제 여기서 보호 못해주겠다고 하더라고

얼리어답터: 그나마 가까운 쉘터가 너희 쪽인데

이빨빠진선풍기: 미안

이빨빠진선풍기: 우리도 꽉 차서ㅜㅜ

-5-

AM 09:55

얼리어답터: 풍기야 제발

얼리어답터: 의지할데가 너밖에 없다

얼리어답터: 나 삼십분 전부터 밖에서 숨어다니고 있는데

얼리어답터: 방금도 외계인하나 진짜 근소하게 지나갔어

얼리어답터: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나좀

받아주면안되겠ㅂ더ㅐㅔㅔㅐ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UFO챈.zip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글 스크린샷 모음

-1-

외계인 본 썰품

최근에 궤도 엘리베이터 타고 외계인이 내려왔느니 마니 하는

얘기로 채널이 핫했지.

근데 울집이 그 근처라. ㄹㅇ로 외계인 직관함.

일단 기계처럼 생겼고. 우리가 상상하던 것 같은 크툴루상은

아님.

위에 사진 첨부해났으니 보셈

ㄴ응 합성 개잘했네~합격^^

ㄴ디테일이 너무 높아서 오히려 의심스러운데.

ㄴ미래에서 성지순례 왔습니다. 위에 안믿는분들이

안타깝네요

-2-

초대형 외계인 본 썰

전에 외계인 봤다고 올린 챈러임.

그때 본건 소형차만한 사이즈였는데 이번건 급이 다름.

소형 빌라만한 사이즈인데 실탄으론 기스도 안남.

그리고 핵 같은데서 레이저를 쏘는데 중장갑차가 한 방에

뚫림.

ㄴ주작이겠지만 개꿀잼ㅋㅋ 내일 3탄도 연재해주라ㅋㅋㅋ

ㄴ외피가 방탄소재로 되어있나 본데 성분이뮐까?

　ㄴ아다만티X

　ㄴ건다리X 합금

　ㄴ이 십덕 자식들앜ㅋㅋㅋㅋㅋㅋ

-3-

핵폭탄만이 답이다

지금은 성지가 된 외계인 글 올린 챈러임.

지금 군부대랑 같이 움직이고 있고, 다음주쯤 입대할 거 같음.

근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어차피 총쏘는거=자살인 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차라리 핵 터뜨리고 동귀어진하는 게 최선의 수라고 본다.

ㄴㅇㅇ이말이 맞음 실탄은 커녕 대함 미사일도 안통하니

ㄴ다들 마지막 그날까지 행복하자!

ㄴ핵이라면 해외에서 이미 터뜨린걸로 아는데

소용없었다고.

ㄴ원챈러 살아있어? 더 이상 글이 안올라오는데

ㄴ이사람 죽었다고 얼마전에 라디오에 나왔어요

기업-랩쳐 음모론

어느 유저가 무작위로 발송한 메일 모음

-1-

[국가안보메일] 작금의 랩쳐 사태는 기업의 책임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지금껏 거대 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핑계로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남용하고 환경을 파괴해 왔습니다.

이번에 갑자기 나타난 외계인(이하 랩쳐로 기술)들도

어디서 갑자기 솟아오른건 아닐 겁니다.

단언컨대 랩쳐는 거대 기업들의 실패의 산물입니다.

-2-

[국가안보메일] 기업 랩쳐 생산론의 명백한 증거!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기업 연합이 뉴스에서 [방주]의 존재를 밝혔습니다.

이것은 개당 천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초거대 셀터로

절대로 단기간에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요컨대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도 전에

랩쳐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서 국민들에게 숨긴 것입니다!

-3-

[국가안보메일] 미실리스 인더스트리가 악의 근원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바야흐로 인류는 멸종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는 전부 기업 탓이며, 특히 미실리스 인더스트리의

책임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랩쳐의 기술들을 개발 가능한 건

첨단 기술력을 독점 중인 미실리스뿐이기 때문입니다.

-4-

[국가안보메일] 미실리스, 엘리시온, 테트라 모두 공범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군수 기업 엘리시온과 엔터 기업 테트라 라인이

미실리스의 방주 사업에 가담하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높은 확률로 두 기업은 랩쳐 생산의 공모자입니다.

이들 모두 인류 멸종의 책임을 물어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5-

[국가안보메일] 방주는 또 다른 지옥일 뿐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방주]에서 저의 출입을 거부했습니다.

전부 제가 거대 기업의 비리를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블랙 리스트에 오른 것이겠죠.

방주에 들어갈 분들은 명심하십시오! 그곳은 사상과 언론이

통제당하는 인류 역사 최악의 디스토피아가 될 것입니다.

구시대의 플레이리스트

어느 기기에 저장된 음악 파일 모음

-1-

Just Once More.wav

(손상되어 재생할 수 없는 파일입니다.)

Look back on the past

과거를 돌아봐

Look back how we've gone through all the xxits

that happen to us

우리 아주 엿 같은 일들도 다 견뎌 왔잖아

We've been there, done that, overcome them all

전부 겪어봐서 아는 일이고, 그럼에도 극복해왔잖아

All we gotta do is to do it just once more

그걸 한번만 더 하면 되는 거야

-2-

Caught in the Rapture.wav

(손상되어 재생할 수 없는 파일입니다.)

Rapture, rapture

랩쳐, 황홀경

Chasing after it all ma life and now I'm caught up

온 인생 동안 쫓아온 것에 지금은 내가 붙잡히고 말았네

It's killing me faster than any drug

그 어떤 마약보다 더 빠르게 나를 죽이고 있다네

-3-

Welcome to the Ark.wav

(손상되어 재생할 수 없는 파일입니다.)

Welcome to the mankind's heaven, the Ark

인류의 천국, 방주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Dear president, politician, CEO and scientists!

친애하는 대통령과 정치인, CEO와 과학자분들!

The rest should xxck off, cuz we have no room

for you

나머지 분들은 꺼져주세요, 왜냐면 자리가 없거든요

기후변화 보고서

어느 환경 운동가의 수기

-1-

XX년 1월 30일

높아지는 해수면, 녹아 내리는 빙하,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

전부 말로만 듣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난 실감했다. 기후변화는 진짜다.

이 지역만 해도 10년 전에는 이맘때에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고

등교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아예 내리지 않았다. 단1mm도.

-2-

XX년 4월 5일

오늘 이 지역 정치가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

지난 30년간 이 지역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빙하가 깨어지고 얼음지대가 줄어든 것을 이야기하니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한다.

"그거 좋은 거 아닌가요? 전 오히려 따뜻해져서 좋던데."

나는 그 사람 멱살을 잡고 외치고 싶은 걸 참았다.

이 멍청이들아! 너희는 어떨지 몰라도 당장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물에 잠겨가고 있다고!

-3-

XX년 6월 27일

아무리 생각해도 기후변화는 인재(人災)다.

사람이 줄어야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고,

사람이 줄어야 산림 벌채가 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몇몇 나라에서 보고되는 출산율 감소는 씩

나쁘지 않은 시그널이다.

요즘 뉴스에서 난리인 외계인 이야기도 뭐,

지구의 인구수가 줄 거라는 의미에선 나쁘지 않을지도?

-4-

XX년 9월 3일

전 세계의 공장들이 멈췄다.

이미 세계의 절반은 외계인에게 점령당했고,

빼앗은 땅에서 그들은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살았던 양

평화롭게 저들끼리 무리지어 살고 있다.

그곳에는 인간이 없다.

따라서 환경오염도 없다.

나는 그곳이 낙원인지 지옥인지 잘 모르겠다.

-5-

XX년 12월 15일

오랜 시간 쉘터에 숨어있다 나오니,

눈과 얼음은 10년 전 포토 카드에서 봤던 것 보다

더욱 맹렬하게 맨땅을 뒤덮고 있었다.

오직 눈썰매를 타는 어린아이들만이 보이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나는 딱히 자연을 걱정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 안 에서 더는 우리 인간이 살 수 없게 될까봐 무서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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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 제작 보고서 요약본

짧게 정리된 보고서

-1-

실험 보고 1A-547

이름 : 제인

성별 : 여성

나이 : 33세

특징 : 자발적 뇌 기증. 우울증을 앓고 있음. 삶의 의욕이 없음.

성격 : 조용함. 얌전함.

결과 : 실패 후 처분 (바디 완성도 14.89%)

-2-

실험 보고 1A-1627

이름 : 톰

성별 : 남성

나이 : 19세

특징 : 범죄자. 매우 건강함.

성격 : 호전적임. 쾌활함.

결과 : 실패 후 처분 (바디 작동 에러 사항 확인)

-3-

실험 보고 2D-33

이름 : 나나

성별 : 여성

나이 : 21세

특징 : 본인은 거부, 부모의 동의하에 뇌 기증. 사망 원인 불명.

성격 : 사교적임. 쾌활함.

결과 : 실패 후 처분 (정상 작동 확인 후, 뇌 과부화 및 자폭)

*보고 후 추가 테스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