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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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 말도 하지 마."

"쫓겨났네."

"하지 말라니까!"


결국, 쫓겨났다.

미실리스의 사장이니, CEO니 하는 것들은 의미가 없었다.

그곳은 로열들의 전유물인 로열로드의 명품관.

보디가드를 담당하던 양산형 니케들은 난동을 부리던 슈엔을 말 안 듣는 고양이를 내다놓는 것처럼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들어올려 그대로 바깥에 내려놓았다.


"슈엔."

"...왜."

"이대로라면 미실리스가 곧 망할지도 몰라."

"하. 너 미실리스가 어떤 기업인지 알기나 해? 저기 지나가는 꼬맹이 손에 들린 보드부터, 저 집 안에 놓인 냉장고까지 전~부 우리 제품이야."


슈엔은 입꼬리를 비틀며 말을 이었다.


"미실리스가 망하면, 방주도 같이 망하는거라고. 알아? 역시, 이건 바보짓이었어. 고작해야 지휘관이 뭘 안다고... 어?"

"보기나 해."


휴대폰으로 조작해둔 특보들을 띄워 보여주자, 슈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게 뭐야... 블라블라 어플의 개인정보 유출, 전자레인지 폭파, 통신부터 가전까지 미실리스의 독점 문제 본격 논의...? 이런 머저리들이! 당장 내가 가봐야겠...!"

"슈엔."

"뭐! 또 뭔데?! 넌 방해만 되니까 돌아가. 아~ 보수는 제대로 챙겨줄게. 시간 때우기 정도는 됐으니까."

"내가 방법이 있다고 그랬잖아."

"그래~ 그랬지. 하지만 이제 더이상 너한테 시간 낭비하긴 싫거든? 당장 안 꺼지면 보수도 없는 줄 알아."

"미실리스의 신제품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았는데, 네가 간다고 해결이 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 니가 지상 흙먼지 먹고 사는 지휘관이라 모르나본데, 지금 이건 기업 입장에서 굉장히 치명적인..."

"실망이네."

"뭐?"

"고작해야 전자레인지 하나가 폭파된 것 뿐이야. 그리고 고객 정보 유출? 어차피 지나고나면 그만 아닌가?"

"너, 제정신이 아니구나? 세상 어느 고객이 자기 개인정보가 아우터림인지 어딘지 알 수도 없는 곳에 팔려나갔다는데 그냥 있겠어?! 이대로 두면 미실리스는 뜯어먹힌다고!!"

"배 째버려. 어차피 방주에서 미실리스만한 인프라를 가지고있는 기업은 없어. 방주에서 미실리스는 대체 불가 항목이라고. 안 그래?"

"그렇긴.. 하지. 근데, 말이 이상하네? 미실리스가 망할지도 모른다며? 왜 갑자기 말을 바꿔?"

"내 말은, 당장은 망할 일 없다는거지.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기회가 또 있을 것 같아?"


한참을 고민하던 슈엔은 양 팔을 늘어뜨렸다.


"에휴... 그래. 그래서, 뭔데. 그 방법."

"따라와. 좀 멀리 가야돼."


...

전초기지의 '수상한 클럽'.

워드리스 스쿼드는 미리 짜둔대로 놀란 눈으로 나와 슈엔을 쳐다보고 있었다.

슈엔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게끔 그녀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슈엔을 데리고 커플룸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부터 설명할게. 말 끊지 말고 대답만 제대로 해줘."

"그래~ 끝까지 지루하게 하지만 않으면 내가 무려 박수까지는 쳐줄 수 있어. 한 번 재롱 떨어보든지."

"발명가로서, 발명이 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욕망의 편리한 해결을 위해서."


슈엔은 즉답했다.


"그렇다면, 가장 근본적이고 생활밀착적인 욕망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3대 욕구에는 뭐가 있을까?

"식욕, 수면욕, 성...욕."

"그럼 발명가는 최소한 이 세 가지 욕구에 대해 심도 높은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어. 동의해?"


대답은 한참 뒤에나 나왔다.


"...동..의해..."

"너는, 발명가 슈엔은 인간의 3대 욕구에 대해 스스로 경험하고 이해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

"...아니."

"식욕과 수면욕은 해결하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이해를 했다 치고, 남은 건?"

"...성욕."

"성욕 또한 발명의 원동력이다. 인정해?"

"....인정해."

"그럼, 이제부터 정말 솔직하게 대답해야돼. 알았지?"

"..."


슈엔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푹 숙인 고개 옆으로 새빨갛게 잘 익은 귀가 보였다.


"남자친구가 있었던 적은?"


슈엔은 고개를 저었다.

모솔.


"성교 경험은?"


슈엔은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아다.


"자위 경험은?"

".........."

"똑바로 대답해. 약점을 마주한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지 알고있잖아?"

"없....어어어그긋....!"


이빨 가는 소리가 방을 소름끼치게 울렸다.

오른손자친구 부재.

녹화 끝.


"약점을 보완해야 신제품을 만들 수 있어."

"아~ 그래. 그건 나도 동의해. 하지만 뭘 어떻게 할건데. 네가 날 따... 먹기라도 할 거야?"


점점 쭈그러들던 슈엔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쪽으로 다가와 나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그것참 다행이네! 그래서, 그게 뭔데?"

"미하라, 유니. 들어와."


내 부름에 방 안으로 미하라와 유니가 들어왔다.


"미하라, 슈엔에게 감각연동."

"네~"

"이게 뭐하는 미친 짓이야!!?"

"유니."

"슈엔이랑... 미하라..! 유니가....! 헤헤헤!!"


-찰싹!!!


매섭게 휘둘려진 가죽 채찍이 살과 맞부딪친 순간.


"으햑, 아아앗....!?"

"하으읏... 기분, 흣, 좋아."


두 '여자'의 신음성이 클럽 안에서 끈적한 실처럼 얽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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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썼음.

허접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었다면 개추좀...

아마 이거 다음부턴 19창작물 탭 달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