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배속받은 시점이었지. 

새삥이었던 나를 반겨주던 지휘관과 스쿼드원들… 

이런 호의를 받아보는 게 난생 처음인지라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었지만.. 돌이켜 보면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어


니케가 되기 이전에 뒷골목 양아치의 삶을 살아오던 나에게 ”지금부터 우리는 동료야 니케 이전에 뭘 했던 간에 그건 중요하지 않아“ 라고 말해주던 우리 스쿼드 리더님과 지휘관..


칼 밖에 모르던 우리 칼잡이 홍련, 그 날 같이 사고치고 나서 스쿼드 리더님한테 너가 다 한 짓이라고 말하고 난 뒤의 일주일은 정말.. 아직도 섬뜩하네 하하~


다음은 양산 한번 같이 써달라고 해도 끝끝내 안들어준 치사한 우리 아가씨.. 겉으로는 그렇게 툴툴거려도 속은 여린 거 아주 잘 알고 있어.. 우리 아가씨가 상처받을 일이 없어야 할텐데~ 아 그나저나 그 양산 못써본 거는 아직도 한이다 한이야~


그리고 이제는 야한 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우리 성녀님.. 지금 즈음이면 나보다도 더 야한 거에 해박해져 있을 수도 있겠네 소질은 뛰어났으니까 후후


마지막으로 우리 귀여운 스노우.. 

스노우 하니까 갑자기 그 일이 떠오르네? 침식하는 녀석을 만났던 작전 직전에 말이야

긴장하며 무기를 손질하던 너를 보며 뒤에서 놀래켜주려고 갔는데 혀를 깨물었는지


”데..데두후두! 까 깜짝 놀랐잖아요!“ 라며 귀엽게 화내던 네 모습.. 거기다 대고 내가 ”데드후드? 지금 나보고 죽으라는거야? 우리 스노우.. 그렇게 안봤는데 무섭네?“ 라며 놀리니까 울먹이면서 ”그.. 그런 의도가 아니였어요 미안해요 레드후드.. “라며 사과하던 모습까지 얼마나 귀엽던지~ 그 뒤에 기분이 안좋았던 너에게 감자 2개를 주니 방긋 다시 웃는 모습까지.. 정말.. 영상으로 왜 안남겼을까 후회되네~


스노우야. 너는 지금 즈음이면 방주에서 너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실컷 먹고 즐기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즐기고 있겠지. 아마 나도 완전히 까먹고 즐기고 있을 수도 있으려나?


오히려 나를 까먹어줬으면 좋겠네.. 아직도 나는 내가 떠나갈 때 울던 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이제는 눈물 흘릴 일 없이 항상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마음씨 여린 너가 인류를 지키겠다고 아둥바둥하던 것을 생각하면 너는 충분히 그런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물론 이 녹음된 카세트가 너에게 갈 일은 없겠지. 너는 지금 즈음 방주에 있을테니까. 

후.. 그래도 이렇게 카세트로 할 말을 남기고 나니 마음은 또 편안하네~ 

슬슬 또 졸음이 몰려오네.. 이만 말을 마쳐야겠다

그럼.. 마지막으로.. 

잘 지내라 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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