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하루씩 그룹으로 영어 원어민이랑 2시간 대면 수업을 함.

보통 A4 용지 기준 한두 페이지 분량의 영어 작문을 해가고

전반 한 시간 정도는 자유 대화, 후반 한 시간은 작문 교정으로 진행함.

 

한 친구가 넷플릭스 드라마에 관한 내용으로 영작을 해왔는데

한국 드라마 중 하나의 배경과 플롯을 설명하는 내용이었음.

내가 안 본 드라마라 디테일은 모르겠고

그 친구가 글을 쓸 때 등장인물의 이름을

성/이름 순서로 한 번 적고 이름/성 순서로 한 번 적었어.

 

예를 들어, 첫 줄에는 김개붕이~~, 둘째 줄에는 개붕김이 ~~ 이렇게.

 

그러니까 원어민 강사가 '뭘 먼저 쓰든 상관 없는데 일관성을 위해 하나로 통일해라' 라고 하면서

추가적으로 말하길

'서구권 사람들도 요새 절반은 한중일 등 동아시아의 이름에서 앞에 나오는 게 성인 걸 알고 있다'

이어서

'그리고 만약 모른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지 너희가 그걸 바꿀 필요는 없다. 상관은 없으나 너희 식대로 쓰는 걸 권장한다'

라고 하더라고

 

듣고 좀 생각이 많이 들더라.

우리가 톰 행크스를 한국에서 행크스 톰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그 순서 자체도 이름인 거잖아 어떻게 보면.

 

성이 김이고 이름이 개붕인게 아니라, '김개붕'이라는 하나의 이름에서 성이 김이고 개붕이 받은 이름인 거지.

논문을 내거나 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순서를 맞춰야 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영어로 할 때 당연하게 성을 뒤로 붙여서 말했는데 은연 중에 문화사대주의에 빠져있던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찾아보니까 문체부에서도 영어로 이름 적을 때 성/이름 순서로 적는 걸 권장하더라.

 

세 줄 요약

1. 영어로 이름 적을 때 성을 뒤로 빼는 경우가 많다.

2. 요즘은 글로벌 시대고 많은 서구권 사람들도 동아시아의 이름 순서를 알고 있다.

3. 논문 제출 등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이상 우리가 맞춰줄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