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전쟁 이전의 삶을 기억한다는 허풍쟁이들이다.

예전에는 달랐다며 소리치는 할아버지들.

인류가 저 위, 지표면에서 살아갔다는 이야기.

유리와 강철, 시멘트로 화려하게 꾸민 도시에서 살아가고

바다를 정복하고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하에서 사는 일은 없었다고 떠드는 거짓말쟁이들.

하지만 난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싫지만은 않았다.

엄마는 지상으로 올라가서는 안 되며 지표면 위에는 우리를 위협하는 괴물들만이 가득하다고 가르쳤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나는 노망난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할아버지께서 시꺼먼 배선 자국을 바라보며 '하늘'이라는 알 수 없는 것을 회상하실 때,

붉은 전구를 보며 '태양'이라는 것을 부르짖으실 때.

나는 할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그건 거짓말을 일삼는 허풍쟁이들의 눈이 아니었다.

우수에 찬 채,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것을 요원하는 도시의 정찰대들이 가진 눈...

동시에 아버지가 가지셨었던 눈.

할아버지께서는 그런 눈을 하시곤 했다.

옛날 사람들, 할아버지 같은 사람들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늘 늘어놓으셨다.

한때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고 지표면 위에서 삶을 이어갔다는 그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참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