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공격을 주고받는 게임도 사실 한 턴을 무수히 잘게 쪼갠 턴제 게임과도 같다는 말이 있다

얼핏 보면 궤변같아 보이지만, LOL을 비롯한 여러 전략 게임들에서도 타이밍, 공방 역전, 테크트리와 스킬을 비롯한 많은 요소들에 의해 어느정도 공감을 받고 있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실시간을 '턴제' 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낯설지 않다

작년 최고 D&D 흥행작 발더스 게이트 3를 플레이해봤다면 너무나도 익숙한 개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난이도를 클리어하고 개발자 난이도에 도전하면서 이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에게는 얘기가 다르다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전투 속에서, 그는 1분의 시간을 멈추고 주어진 행동력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 니까

죽음의 위기에 처했거나, 마음 속 주문을 읊조리는 순간 세계는 1분동안 멈추고 오롯이 그만이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빌드는 지혜올인 극딜 유리대포

멈춰진 세계에서도 고작 손목 하나 비트는 것에 피같은 행동력을 1칸씩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마법사 케일럽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구르는 돌조각부터 저 멀리 팽개쳐있는 오크통까지 전술의 일환으로 써먹는 지략에 있을 것이다



다짜고짜 노예의 신분으로 완드 하나만 들고 미궁에 처넣어졌지만, 모래시계의 힘과 번뜩이는 재치로 위기를 돌파하며 그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다

푼수지만 착하고 말 잘듣는 올민첩 엘프 궁수 예르닐

자신을 위해 값진 아이템과 함께 파티 추방령을 내렸으나 옛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부활한 도적 미스터 백어택

언데드가 된 백어택을 구하기 위해 구멍투성이 갑옷을 다시 꺼내입은 유부남 파계승이자 올힘 몽크인 아이무스까지




이세계 빙의자에게 적대적인 마법 대학과

본능적으로 그들에게 이끌려 미궁을 박차고 나오려는 몬스터들

그리고 호시탐탐 배낭과 주머니를 노리는 약탈자들까지

과연 턴제의 마법사 케일럽은 이 지난한 역경들을 헤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도 그의 귀추에 주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