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대쉬의 아침은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발을 헛디뎌 아침부터 바닥과 원하지 않은 키스를 하고
어제 가게에서 레인보우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건초 플레이크를 사는 걸 까먹어 아침으로 평범한 토스트를 먹어야 했죠.
또 이젠 기상 순찰대에서 오늘과 내일 이중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 그리고 포니빌 외곽에서 부러지고 피 흘리며 거의 다 죽어가는 망아지를 발견했고요..

레인보우의 남은 하루는 스트레스와 걱정의 소용돌이로 가득 찼지만 다행히 망아지는 깨어났습니다. 셀레스티아시여 감사합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망아지의 부모님을 찾을 수도 없고, 출생 기록도 없으며, 계속 불안한 표정을 짓네요.





여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한 포니가 있습니다. 좀 나르시시즘적이고, 자존심도 세고, 언제나 자기가 주인공인 것처럼 살죠.


뭐, 아예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 포니는 이퀘스트리아 왕국과 포니 종족, 더 나아가 세계를 몇번이나 구한 영웅들 중 한명이자, 포니 세계에서 충성심을 대표할 정도로 굳센 성격을 가졌거든요. 왕국의 4번째 공주님의 절친인건 덤입니다.


그래서 그게 누구냐고요? 충성심의 요소의 주인이자, 이퀘스트리아에서 제일 가는 페가수스, 비행사이자 보이쉬한 외모가 특징인 레인보우 대쉬입니다.


하지만 영웅도 일상이 있고, 직업이 있죠. 레인보우는 평소에 이퀘스리아의 기상, 즉 날씨를 관리하는 조직의 일원으로 근무합니다. 


지루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업무 중 레인보우는 포니빌 마을 외곽에서 죽어가는 어린 망아지를 우연히 구조하고, 이후 보호자로서 보살피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망아지, 뭔가 이상하네요. 출생 기록도 없고, 뭔가 물을 때마다 빙빙 돌리거나 모른다고 합니다 모르는 척일까요? 뭔가 숨기는건 확실합니다.


그러면서 숙녀에 대한 예의범절을 잘 알고 있으며, 초등교육은 무슨 고등교육까지도 잘 해냅니다. 연필을 쓰는 건 무척 어색해 하지만, 그림은 수준급으로 잘 그리는 것도 이상하네요.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레인보우 대쉬와 정체를 숨기고 있는 망아지. 둘은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요?




진짜 이상한 망이지, What a Strange Little Colt.는 포니 팬덤의 주요 팬픽 사이트인 Fimfiction에서 연재 및 완결된 패러디 소설임.

주요 태그는 <드라마>, <일상>, <인간>. 주요 등장인물은 트와일라잇 스파클, 레인보우 대쉬, 샌디 힐스 그리고 주인공인 가브리엘.


이 작품은 앞서 요약한 초반부 스토리처럼 잘난 맛에 사는 포니 레인보우 대쉬와 정체를 숨긴 망아지 가브리엘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주된 내용임. 


다만 이야기의 발단과 전개에서 점점 등장하는 가브리엘에 대한 떡밥이 절정과 결말 단계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공개되면서 작품 분위기가 진지해지고,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끝에 다다름.


이 작품이 노벨피아에서 연재되었다면 분명 피폐랑 착각 태그가 달렸을거임. <욕설> 태그가 있긴한데, 이건 우리나라의 피폐랑 좀 결이 달라서.


이 작품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잘 만든 피폐 착각물". 참고로 약피폐다. 진짜 약한 피폐임.


이 작품의 매력은 전개 단계에서 나왔던 떡밥들이 레인보우와 가브리엘의 관계가 진실되게 변하면서 해소되고, 새로운 갈등이 나타나면서 등장함.


레인보우의 성격 변화도 이 작품의 매력을 높여준다고 말할 수 있는데, 레인보우는 원작에서도 평가가 묘한 캐릭터임


원작에서 이퀘스트리아의 여섯 가지 가치인 <마법>, <친절>, <정직>, <관대함>, <웃음>, <충성> 중 <충성>이라는 가치를 상징하는 캐릭터지만


이기적이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쉽게 무시하는 모습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임. 그래서 팬픽에선 이런 레인보우가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전개가 많이 등장함. 


이 작품도 그러한 전개를 따라가긴 하지만 레인보우의 이기적인 모습보다는 남을 걱정하고 관계에 충성하는 성격으로 처음부터 등장함. 즉, 어느정도 인격적으로 괜찮은 상태에서 시작해 스토리가 진행할수록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양상을 띔.


그런데 자기 이익 때문에 친구들 우정도 좆까던 레인보우가 인격적으로 성장했다는 건, 레인보우가 친구들 우정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는 뜻임.


하지만 이 작품은 이점에서 다른 레인보우 성장 팬픽들과 다른 양상을 띔. 왜냐면 레인보우가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가브리엘과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절친인 트와일라잇과 대립하거든.




트와일라잇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가브리엘과 레인보우와 대척하는 역할로 등장함. 


포니 모르는 장붕이들도 알듯 트와일라잇은 원작에서 주인공이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매우 강조함. 하지만 이 작품에선 레인보우와 충돌하고 우정에 금이 가게 됨.


이 점에서 내가 What a strange little colt를 좋아하는건데, 원작 캐릭터의 성격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원작의 관계를 비틀고, 그 비틀어짐에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임.


레인보우는 이퀘스트리아의 넷 공주들 중 하나인 루나 공주를 살리기 위해 가브리엘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얘기를 듣게됨. 

트와일라잇은 루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가브리엘을 죽이는데 앞장서는 역할이고.


자, 앞서 말했듯 레인보우는 <충성>을 상징하고, 특히 이퀘스트리아의 공주를 향한 충성은 당연함. 그리고 작중에서 레인보우는 인격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니, 트와일라잇의 말에 동의해 가브리엘을 희생시키고 공주를 구해 <충성>을 증명해야 함.



그리고 레인보우는 충성이나 우정 그런거 다 무시하고 가브리엘을 구하는 선택지를 택한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의 이퀘스트리아에 대한 충성, 트와일라잇에 대한 우정 대신 가브리엘에 대한 충성과 우정을 택함.


이 장면이 What a strange little colt의 핵심이자 명장면 그 자체라 할 수 있음.


레인보우의 입장에서 가브리엘은 자신의 절친인 트와일라잇과 지낸 기간과 함께 보낸 추억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임.


하지만 레인보우는 가브리엘과 함께한 하찮은 추억, 하찮은 약속 때문에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고 "충성"을 증명함. 


왜냐면 그 하찮은 약속은 수상하긴 해도 부모도, 가족도 없이 홀로 남겨진 아이를 자신이 직접 돌보겠다고 한 약속이었거든. 


그 약속은 서류나 증서같은 문서기록으로도 남지 않을 구두 약속이기에 하찮았고, 동시에 진정한 약속이었기에 레인보우가 한 선택은 깊은 울림을 줌.





가브리엘은 어떻게 될까? 레인보우는 가브리엘을 구하고, 또 루나 공주도 구할 수 있을까? 가브리엘은 정체가 뭘까?


포니 팬픽 <진짜 이상한 망아지, What a Strange Little Colt> 리뷰였음.


추하지만 개추좀 부탁함...


작품 주소: https://www.fimfiction.net/story/478316/what-a-strange-little-colt

대충 요약: https://arca.live/b/novelchannel/99158795?target=all&keyword=MP40+%ED%8C%A8%EB%9F%AC%EB%94%94&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