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노를 저어라, 혼자선 불가능하겠지만 여럿이라면 능히 배를 산으로 옮길 수 있을 터이니!

신성한 톱니바퀴와, 정인보다 가까운 증기밸브, 산처럼 쌓인 찬란한 금화만 있다면 우린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대! 키를 잡아라, 삐걱거리는 선체를 이끌고 산맥 너머를, 사막 한가운데를, 드넓은 창공을 누비며 미지를 탐험하라

어릴적 궁금증의 주제로만 남았던 신비를 어른이 된 지금, 사랑스러운 배와 함께 파헤쳐라


그대! 부품을 갈아라, 증기기관과 마력로는 놀랍도록 신비하지만 마법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 바뀌기만 하는 인간과는 달리 

이 배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기만 하면 언제나 그대의 곁에 있으리라 


그대, 나를 버려라, 용골은 금가고, 엔진은 폭발하고 있으며, 냉각수는 고갈되었다. 영겁의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난 그대와 함께할 수 없다. 아직 못가본 곳이 많고, 파헤칠 신비가 가득하지만 구시대의 퇴물이 신시대에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그대와 같은 탐험가의 배에 깃들 수 있어 영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