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꿈답게 중간중간 안 이어지고 깨니까 기억이 희미한 것도 있어서 내가 살 좀 붙이긴 함


주인공의 가문은 귀족이지만, 가진 거라고는 행성 몇 개뿐인 약소한 가문임

대신 가족 간의 우애는 매우 깊은 편


어느 날 외우주로 탐사를 떠났던 삼촌이 돌아오면서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됨

삼촌은 시체로 돌아왔지만 그의 유품에는 수많은 지식과 신비로운 보물들이 있었거든


외우주의 개척에 대한 지식

별도의 신분을 지닌 예비용 육체를 만들어내는 장치

미래를 확실하게 점칠 수 있는 카드 등 


이런 것들을 가지고 가족 전체가 가문의 부흥을 위해 외우주 개척에 대해 매달리기 시작함


엄마랑 누나는 수많은 복제 육체들을 만들어내어 그것으로 작전 세력이 되어 우주의 자금 시장에 개입하여 돈을 벌어들이고

형과 사촌형은 미래를 점치는 카드를 통해 위기를 회피하며 직접 개척을 나가 탐사를 시작함

나랑 사촌여동생은 뭐 그냥 있었음


삼촌은 죽었고 그 자식들은 우리 집에 얹혀살고 있었는데

나는 사촌여동생을 좋아했지만 사촌여동생은 사촌형을 좋아했음 걔 기준으로는 자기 친오빠


집이 승승장구하면서 돈이 잘 벌리자 사촌여동생은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나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나보다 낮은 사람인 사촌여동생에게 가혹할 정도로 체벌과 스팽킹을 햐면서 우리 사이도 삐뚤어짐


엄마는 작전 세력이라는 게 꼬리를 들켜 자기의 세 번째 육체를 폐기 처분하기로 했는데

그 세 번째 육체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우리가 '엄마'라고 부르던 그녀의 진짜 몸이었음

그 뒤로 엄마는 다른 몸으로 돌아왔지만 완전히 다른 외모,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인 것처럼 서먹해지게 됨


반대로 사촌형은 계속 개척하며 성공했는데

이 사람은 오만했지만 잘생기고 능력도 좋고 무엇보다 여자를 꼬시는 데 탁월했거든

엘프였나? 하여튼 그런 다른 행성의 원주민을 꼬셔서 내가 빈정거리기도 했음


이렇게 성공하는 듯 보이면서도 가문은 점차 삐걱거리고

결국 사건이 터짐

우리가 외우주의 금지된 물건을 입수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


결국 가족들은 이제껏 개척한 곳으로 도망치기로 했는데

허울뿐인 가문이라는 관계는 사라지고 앞으로는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아가기로 함

사촌여동생은 울면서 사촌형한테 매달렸지만 그는 냉정하게 그녀를 뿌리쳤고

나 역시 좋아하던 여자애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동정심이 아닌 냉담함만을 느낌


떠나기 전 우리는 마지막으로 카드로 각자의 미래를 봤는데


나 - 해골 3개 (살아남기 꽤 빡셈)

형 - 해골 11개 (살아남기 존나 빡셈)

사촌형 - 동화 같은 숲 (앞으로도 탄탄대로)

사촌여동생 - 어둠 (미래가 없음)


엄마 카드는 기억 안나고 점을 봐준 사람이 누나였음


내가 잊은 것도 있고 내용이 많이 간추려지기도 했는데

꿈꾸는 내내 단란한 가족이 성공을 위해 달리기 시작하면서 여러 금지된 수단에 손을 대며 비틀리기 시작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나보다 더 약한 대상을 학대하면서 느끼는 음습한 우월감이나 쾌감

그리고 나보다 더 우월한 대상을 보면서 느끼는 열등감, 나는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는 좌절감과 절망감

엄마의 육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뒤로 차갑고 냉담해진 집안의 분위기


이런 게 여운처럼 남아서 잊기전에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