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은 다른 학생들에게 그러했듯, 박군의 볼을 붙잡고 잡아당기며 물었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그러나 박군은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오기가 찬 김 선생은 박군의 볼을 더욱 세게 잡아당기며 물었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그러자 그때까지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던 박군이 입을 열었다.

"...경찰이십니다."

김 선생은 대답을 듣자마자 무언가 학생을 훈계하려 하였으나, 무언가의 감이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아버지의 직업과 관련한 말로 학생을 꾸짖는 것 대신, 다른 말을 입에서 꺼냈다.

"...경찰? 뭔 경찰?"

박군은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여기서 입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입을 열었다.

"특수경찰이십니다."

방금 전까지 노기를 띠던 김 선생의 얼굴은 무언가 점점 진중한 빛의 표정을 띄고 있었다.

마치 떨리는 듯한 입으로, 김 선생은 박군에게 물었다.

"...뭔 일 하시는데?"

박군은 굳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시위진압대대... 입니다."

김 선생은 손을 놓았다. 복잡한 감정이 몸 속을 지나쳐 섞여들었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 공포. 분노. 불꽃. 지랄탄. 구호 소리. 푸른 옷과 목장갑을 낀 사내들. 한쪽이 그런 것들로 가득 찼다.

반대쪽에서는 학생의 모습이 들어왔다. 가르침. 교사의 본분. 학생. 학부모.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인가? 복잡했다. 김 선생이 느끼는 감정은 마치 느슨하지만 끊기지 않는 연결성을 띄고 있었다.

김 선생은 그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박군에게 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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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런 소재의 소설을 써 보려고 했다가 포기했었는데

소재 쓰고 나서 보니까 웹소설로 쓰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는 듯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