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무슨 소리야, 여보? 이혼이라니?"


"미안해...사실 나, 외도하고 있었어."


학창시절 때부터 사귀기 시작해, 그대로 결혼까지 이어진 아내와의 관계.

비록 일로 바빠 연애하던 시절처럼 알콩달콩하게 지내지는 못하더라도, 나름대로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착각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외도...바람을 피웠다, 고..."


드라마 같은 데서 불륜에 관해 나오는 게 종종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나 바람피웠다고 자백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아내에게 자백을 듣는 지금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응...처음에는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알바 자리에서 과음하고는...아니, 결국 이것도 변명일 뿐이네."


"...아니야. 계속 말해줘."


나에게 무엇이 부족했기에 그녀가 불륜에 빠져들게 되었나, 그것을 직접 듣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교 휴학하고 알바중이던 시우 군에게 그대로 모텔로 데려가져서..."


"이탈리안 샹들리에와 나이아가라 폭포에 그만,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어."


"그렇구...뭐?"


이탈리안 뭐?


"이탈리안 샹들리에와 나이아가라 폭포..."


"아니...그, 그게 뭔데?"


아니, 진짜로 뭐지. 맥락상 체위를 말하는 것 같기는 한데, 학창 시절 다소 과격한 야동도 보았던 나지만 그런 자세는 들어본 적이 없다. 


"어..그, 그러니까...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아내도 막상 말로 표현하려니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 듯한 모습.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하나뿐이다.


"여보. 시우라는 사람 연락처 있지?"


"그야, 있기는 하지만..."


"전화 걸어. 도대체 이탈리안 샹들리에와 나이아가라 폭포가 뭔지는 알아야 이혼 서류를 쓰든 위자료를 받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


...내가 뭘 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