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챈에 써보는 두번째 리뷰글임. 원래 계획은 지난주 네이버 시리즈에서 50화 무료 프로모션을 할때 쓰는 거였는데, 리뷰글이 늦었음 ㅠㅠ

웹소설 내공도, 대체역사물 내공도, 리뷰 작성 내공도 걍 쌩뉴비 초짜 수준인 사람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이렇구나... 하고 봐줬으면 좋겠음 

가능한 한 스포일러 없이 쓰도록 노력하겠으나 작품 내용의 방향성에 대한 귀띔? 정도는 있을 수 있음. 


이번 작품은 완결작이 아니기 때문에 평점은 따로 매기지 않을 것임. 앞으로도 완결작만 숫자 평점을 매기고, 완결 안난 작품은 주관적 코멘트만 남길거임. 

그리고 오픈크리틱 식으로 따지면 WEAK 등급이 나올, 내 기준에선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고 취향 안맞는 작품은, 애초에 읽지를 않거나 읽다가 초반에서 하차할 것이기 때문에 에지간한 리뷰글들은 거의 다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평가가 내려질 거 같음. 

-----------------------------------------------------------------------------------------

개인적인 추천 등급: 매우 강추, Super Highly Recommended, 개꿀잼 


0. 제목, 작가, 연재처 

제목: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 약칭: 탐태창, ㅌㅌㅊ 

작가: 코락스

연재처: 문피아, 네이버 시리즈 

연재 상태: 현재 222화 연재 중 

https://novel.munpia.com/372931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10222970


1부 표지: 

개인적으로는 흉참한 대마왕의 포스를 뿜어내는 '게장파 두목' 영조의 영압이 제대로 담긴 1부 표지를 더 선호한다.  


2부 표지:




1. 시놉시스 및 작가의 말:
이 소설의 개성적인 정체성은 작가의 소설 소개문에 그대로 드러나있음. 


"조선에 떨어졌다. ‘게장의 영조대왕’과 ‘뒤주의 사도세자’ 사이에서 영의정이 되어야만 한다.

비누도 총도 증기기관도 만들 줄 모른다.

본격 문과형 대체역사소설 시작합니다."


다 읽은 대체역사물이 <선조 삼국지 헌제가 되다>와 <고종, 군밤의 왕> 딱 두 개고, 이제 여러 작품을 동시에 읽어보고 팔로우하고 있는 대역물 뉴비 입장에서 사실 '기존 대역물'의 클리셰를 운운하는건 좀 어폐가 있긴 함 

그래도 뭐 굳이 기존 대역물이 아니라 이세계 용사물이라고 생각하고 봐도 '비누도 총도 증기기관도 만들줄 모른다' '문과형 대체역사소설'  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이 마냥 '이세계인/미래인 기술 스게ㅔㅔㅔㅔㅔ' 하면서 주인공이 날먹하는 소설은 절대 아님을 알 수 있음. 여기서부터 내 시선을 확 끌게 했음.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음.

주인공은 노량진 9급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공시생이었다가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까? 오늘 당장 이뤄드립니다." 하는 간판 광고를 보고 건물에 들어갔는데, 약관동의를 신중히 하지 않고 그냥 오케이를 눌렀다가 조선시대, 영조가 다스리던 시기인 1748년으로 타임 트립하게 됨. 
주인공이 빙의한 김운행(=김춘식)은 가상인물이지만, 아버지인 김용겸과 김적행은 모두 실존인물이며 명문가인 장동 김문(신 안동 김씨)의 일원임. 
약관동의 한번 잘못해서 타임 트립한 주인공은 상태창이 제시하는 여러가지 퀘스트를 수행하며 수강료 12회를 적립해야하며, 최종적으로는 조선시대 보드게임인 '승경도'처럼 영의정까지 오르는 것이 목적임. 수강료 완납 전에 영의정에 빨리 올라서도 안됨. 

실패하고 도중에 죽으면 주인공은 영혼을 저당잡히게 되는 무시무시한 조건을 상태창은 내걸었고, 주인공 김운행은 무슨 방법을 써서든 퀘스트도 깨나가면서 영의정의 자리까지 올라야 함. 



2. 이 소설의 특징 및 장점


i) 분명 대체역사물인데 이세계 용사파티물 클리셰에 은근히 충실함. 

그 클리셰에 충실하면서도, 주인공이 결코 최강자가 아니기에 살벌한 조선시대 조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비트는 걸 보는 재미가 풍부함.

 

주인공이 '개연성' 있게 잘생겼는가? O

주인공이 상태창과 이세계 특전 치트를 충실히 챙기고 있는가? O

주인공을 일편단심 사랑하는 순애파 (충청)도내최고미소녀 천재 히로인이 있는가? O

탱커, 서포터, 용사로 이루어진 충성심 MAX 레이드 파티가 있는가? O

범접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포스의 흉참한 대마왕이 있는가? O

대마왕을 공략하는데 온갖 택틱과 권모술수와 똥꼬쇼가 펼쳐져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는가? O

주요인물이 난관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인격적 성숙과 보스 정벌을 이루어내는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가 있는가? O


분명 객관적으로 보면, 주인공 김운행은 처음부터 언어 치트 & 질병 면역이라는 상당히 강력하지만 없으면 애초에 소설 진행에 무리가 좀 생기는 치트들을 패시브로 가지고 시작하고, 초반 퀘스트 보상으로 이성계의 궁술, 한석봉의 필체, 정력 증강, 상대방의 기세/권력/능력/지력 등을 보는 스카우터 기능 등 강력한 치트를 일찍이 받고 시작함. 그리고 이 퀘스트 보상 스킬 능력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준 판타지급의 강력한 스킬들도 나오게 됨. 


 그럼 이 강력한 치트 가지고 무난하게 승승장구해서 조선 개발딸하고 개방하고 근대화하고 하는 먼치킨물이냐... 하면 절대 아님. 이 치트들을 가지고도, 그리고 치트를 가끔 쓰는것도 아니고 쏠쏠히 자주 잘 써먹으면서도 처절하게 발버둥치며 온갖  계략을 다 가져다 쓰는 주인공을 보는 재미가 큰 작품임. 

 과거시험 칠때부터 1타 개인강사 섭외하고, 몸종인 장복이, 탱커 및 전사 담당인 어지와 함께 레이드 파티 꾸려서 겨우겨우 과거시험장 맨 앞줄 차지해서 힘겹게 장원급제 했을 정도로 처음부터가 순탄치 않음. 이 소설의 제목에 나오는 '탐관오리'에 걸맞게 계략을 쓰고, 부임한 현의 아전들 탈탈 털어서 재산과 권세를 불리고,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의 사상적 동지들과 재산을 불리고, 긴빠이치고 장사하느라 번 돈으로 뇌물 뿌려서 권신들에게 영향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음. 말 그대로 탐관오리에 아주 충실한 주인공임. 

 이딴게 뭐가 용사고 주인공이냐! 싶겠지만 막상 소설을 읽어보면 이 시대 기준으로 의외로 멀쩡하고, 백성들한테 수탈도 안하는 어진 수령이고, 첩질도 안하는 정실 순애보를 보여주고, 무엇보다도 제2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사도세자 이훤을 툴툴대면서도 많이 도와주고 성장시켜주는 진정한 충신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음을 어느새 납득하게 됨. 

 뻔뻔하고 돈 좋아하고 권력 좋아하고 제 살 궁리에나 충실하지만, 은근히 충신이고 용사라서 미워할 수 없는, 이게 도대체 현대인인지 조선시대 현지인 그 자체인지 알 수가 없는, 재밌고 잘생긴 주인공 김운행의 독특한 캐릭터성이 이 소설의 독특한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함. 

 혐성 주인공의 피카레스크물은 절대 아니고, 코믹하고 어딘가 비뚤어진 용사물로 봐줬으면 좋겠음.



ii) 그렇다고 대체역사물의 껍질만 쓴 이세계 용사물이냐? 하면 그건 아님. 자료 조사 충실하고, 이 시대를 살았던 옛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느껴짐. 

애초에 사학과 출신이라 본인부터가 일반인보단 훨씬 빠삭한 역사지식을 가진 주인공 김운행, 

김운행의 역사 지식에 빵꾸가 난 파트가 있다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보충 설명을 해주는 나레이션,

그리고 매 화 끄트머리마다 작가의 말로 풀어주는 풍성한 주석까지 

작가가 자료 조사를 대충 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그 정성이 느껴지는 작품임. 

매 화 읽을 때마다 전혀 몰랐는데 의외로 실화인 사건들을 새로 알고 그러면서 읽고 있음. 



무엇보다도, 내가 이 작품에서 제일 맘에 드는 점 중 하나가 옛날 사람들, 그리고 옛 사람들이 살아가던 방식과 제도를 대충 미개하다, 생각없는 NPC다, 로 퉁치지 않고 그들의 지혜와 역사적 상황에 대한 리스펙트가 상당하다는 거임. 

특히 게장파 두목, 게장대마왕 영조(이금, 연잉군)의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포스와, 주인공의 적대적 협력자인 박문수(암행어사로 유명한 그 박문수)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지혜가 풍기는 포스가 정말 날카로운 소설임. 그리고 서브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사도세자 이훤의 성장 서사도 멋있고. 

주인공 가족과 네임드 인물들 뿐만아니라 역사서에는 기록이 안 되었을 노비, 종, 무당, 상인들까지, 조선시대를 살아갔을 옛 사람들의 삶에 대한 미시적인 관찰이 풍부함. 내가 봤던 어떤 사극보다도 오히려 더 풍부하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에서 작가의 옛 조상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짐. 


옛날사람 꼰대야! 옛날 사람 멍청해! 옛날 사람 미개해! 를 시전하지 않고 그들을 리스펙하는건 이 작품이 지닌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함. 


존나 웃긴 점 중 하나인데, '현대인' 김운행은 지가 기득권 지켜야 하고 영의정까지 올라야 하니까 개화 반대 위정척사 반대 개혁 반대를 외치는데 ㅋㅋㅋㅋ

오히려 옛날 사람들이 외국 문물 신문물 도입 및 복제에 더 적극적이라서 대역물 클리셰에 비해서 너무 골때리는 전개를 보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웃긴건 김운행이 사리사욕과 재물을 챙기기 위해 상공업을 활성화 시킨게 스노우볼이 되어 조선 근대화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게 코미디  



iii) 매 화 빵빵 터지는 매운맛 개꿀잼 드립 

1인칭 시점의 독백 나레이션은 현대 말로 온갖 드립을 치면서, 큰따옴표를 쓰는 인물간 대사는 조선 옛말식 대사에 충실해서 더욱 생동감있고 재밌음

특히 '과학군주' '게장파 두목' 영조를 포함한 각 등장인물들의 기믹과 캐릭터성을 강렬하게 뇌리에 남게 정립해서, 그 기믹을 활용하는 드립이 일품임. 

또한 현대인과 조선인 사이에서 내로남불로 상황에 맞춰 정체성을 취사선택하는 뻔뻔한 주인공의 독백도 존나게 골때림 ㅋㅋㅋ


개꿀잼드립이 222화까지 누적되면서 진짜 존나 많이 나오는데 이건 그냥 직접 정주행해보면서 확인하길 바람







요약: 

1. 사료조사가 매우 풍부한 대체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이세계 용사물의 클리셰와 문법에도 알맞은, 골때리는 작품 

2. 뻔뻔하고 돈 좋아하고 사리사욕과 권력을 참 좋아하고, 이게 현대인 전생자가 과연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선시대 후기에 적응을 잘 한 주인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 할 수 없고, 재밌고, 충신이자 용사인 주인공이 참 좋은 작품 

3. 독백 대사에서도, 나레이션 대사에서도, 옛말로 이뤄지는 대화 대사에서도 빵빵 터지는 해학과 매운맛 개꿀잼 드립들로 가득찬 작품 


개인적인 추천 등급: 매우 강추, Super Highly Recommended, 개꿀잼 


일부 독자가 댓글에서 제시하는 정말 사소한 Nitpick들이 있음. 뭐 독백이 너무 많느니, 설명이 너무 투머치 하다느니, 작가의 말의 너무 기니, 히로인이 주인공을 골탕먹이고 코 꿰는 전개가 맘에 안 드느니... 등등등. 

최신화까지 다 읽어본 바로는, 이런 사소한거 신경도 쓰지도 말고 그냥 쭈욱 읽어내려가보면 그 꿀잼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함. 


1부와 2부의 장르가 조금 다르긴 한데, 특히 1부의 보스인 게장과 감의 대마왕 영조를 공략해나가는 이세계 용사파티물 및 정치물 파트가 정말 꿀잼이니 정말 후회없이 추천한다고 말하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