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賣春).
명사.
돈을 받고 몸을 팖.
다들 아는 단어일게외다. 어쩌면 인간의 유서 깊은 역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인간이 아닌 다른 종(種)에게도 이런 문화가 있다고 들었음직 하니 이것에 관해서는 누구나 알 것이오.
그런데, 이 말의 한자 뜻을 알고 계시오?
팔 매, 봄 춘.
봄을 판다는 의미올시다.
지극히 문학적이지 않소?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
가장 아름다울 시간, 그리고 가장 아름다웠을 시간.
그녀의 그 때를, 돈을 주고 산다는 의미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봄날 느지막히 피는 꽃들, 일찍이 피는 꽃들, 개나리, 벚꽃, 진달래, 오호. 오호.
이들을 하나 둘씩 꺾어 내 방 창문 아래 볕 잘 드는 곳에
아담한 물병 하나에 살포시 넣어두면
한 달도 가지 못하고 스려지고 빛바랠거요.
그러면 그네들은 다시-여름의 꽃을 찾아서 산속을 헤메이겠지.
'그렇다고 한들,
이미 꺾인 꽃들을 어찌 살릴 수 있습니까?'
어느 놈팽이가 쪼그라든 붕알을 덜덜 떨면서,
단말마로 부르짖었던 그 말이 떠오르는 것은 왤까?
일금 이십 전에 정조를 파는 여자.
그것을 잃었다고 스스로 세상을 버리는 여자.
우스운 일이다.
그 놈팽이 놈, 아니지, 놈들인가?, 놈인가?
놈, 놈들, 놈, 놈들, 놈팡이, 놈팽이, 목, 목사, 목......
음, 들리시오?
당신은 놈팽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네!
피를 많이 흘려서 곧 죽을 것 같구만. 아직 내 말은 끝나지 않았소. 조금만 버텨 보시오.
그대는 나무를 키워 보셨소?
아주 조그만 씨앗, 내 손톱보다도 작은 씨앗을 심고,
물을 뿌리고, 습도를 맞추고,
온도를 맞추고, 햇볕을 주고.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오.
그래 정성들여 키워서는, 원 참, 어찌나 오래 걸리는지!
그런 나무들을 키우는 이들의 마음을-그대는 아시오?
아, 물론 알겠지. 그대도 그대만의 꽃-가족이-있을테니까.
삽목(揷木)이라고, 들어 보셨소?
나뭇가지를 꺾어서 키우는 방법이오. 시간만 잘 맞으면, 살릴 수 있지.
그대가 저 지하 골방에서 키우던 꽃들은-그대의-
-피와 육질과 외모를 컬랙션을 신선하게 유지하려는 더러운 욕망-
덕분에 아직 늦지 않았지. 감사를 표하겠소.
슬슬 가야겠소. 방금 말했다시피, 이 일은 시간이 금이거든.
이제 아마 안 들리겠지만.
죽기 전 주님을 열심히 믿고 회개하도록 하시오.
그래야 천국에서 네놈이 죽인 아이들이 너를 벌할 수 있을테니.
내 딸에게 안부 전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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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스토리지만 이렇게 단어 하나 하나 뜻을 뜯어가며 말하는 또라이의 복수극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