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개인용 웹소설 리뷰글 모음

완결작이 아닌 연재 초기 작품이기 때문에 별점은 따로 매기지 않겠음.

정성적이고 주관적인 추천 코멘트만 남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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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추천 등급: 흥미로움, 즐겁게 추천할만 함, 기성작가 까다롭스키가 새로운 시도를 하여 좀 더 읽기 편하고 드립력과 개그가 강해진 신작.
Interesting, Gladly Recommended

고종, 군밤의 왕으로 까다롭스키 작품에 입문하기 힘들었다면 '사도편살'로 입문하는게 더 쉬울 수 있다!


이전 리뷰가 까다롭스키 작가의 첫 작품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인 <고종, 군밤의 왕> 이었기에, 

현재 연재중인 최신작 소개를 연달아 이어서 하려고 함. 


0. 제목, 작가, 연재처

제목: <사도세자는 편하게 살고 싶다>,  약칭: 사도편살, 편살, ㅅㄷㅍㅅ, ㅍㅅ

작가: 까다롭스키
연재처: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399077


표지:



1. 작가의 말 및 시놉시스

"사도세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데, 나빌레라 펄럭펄럭 날아다니니 참으로 기꺼워 스스로 사도세자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 불현듯 깨어나니, 제가 사도세자의 꿈을 꾸는 나비인지 나비의 꿈을 꾼 사도세자인지 알지 못하였다.

대충 죽지만 않고 편하게 살려 하였건만, 어찌하여 나비의 날갯짓이 감당 못할 용오름이 되어 천하를 휩쓴다는 말인가."


첫 3개의 챕터 이름부터가 그 유명한 장자의 <나비꿈>임. 나비꿈으로 스타트를 끊은 후에는 모든 챕터의 제목을 장자, 노자, 도덕경 등 도가 사상의 고대 경전에 나오는 글들로 깔맞춤을 해놨음. 


사도세자가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정축년(1757년)에 장인 홍봉한에게서 광증을 치료하는 신비한 약이라면서 흰 가루약을 먹고 15일동안 기절하는 걸로 소설은 시작함. 그 15일동안 꿈을 꿨는데, '미래'(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간장게장 중소기업 사장 아버지와 감 유통업계의 큰손 집안 어머니의 아들 이윤관으로 15년을 살아가면서 행정고시에 합격하는 꿈이었음. 

"나는 부왕께 학대당하다가 약 먹고 이윤관의 꿈을 꾼 조선국 왕세자 이훤인가, 아니면 경사로운 날에 횡액 당해 사경 헤매며 이훤의 꿈을 꾸는 행정고시 합격자 이윤관인가?" 하며 꿈에서 꺤 사도세자가 혼란해하는 작 중 대사 그대로, 그야말로 호접지몽으로 시작하는 소설임.  


광증(정신병)에 시달리던 사도세자가, 미래사회를 체험해본 다음, 제목 그대로 '편하게' 살고 싶은 목표를 수행해나가려고 똥꼬쇼를 펼치는 것이 소설의 메인 주제임. 


4화 전체가 주인공 이훤의 목표를 제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작품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회차이기 때문에 발췌를 해왔음. 

"조선을 조금 더 느슨하게, 낭창거리게, 부드럽게 만드는 것"

"아들 산이가 술담배로 스트레스 풀다가 과로사로 죽지 않게 임금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 





2. 작품의 특징 및 작품 초기 세팅 설명 

기존 웹소설계의 트렌드에서 한결 빗나간 시도를 하는 까교수인 만큼 여기서도 시작부터 조금 새로운 시도를 함. 

보통은 현대(21세기)의 인물이 산신령 찬스든 이세계 전생트럭이든 5700자든 무슨 계기로 인해서 과거나 이세계로 트립해서 다른 인물에 빙의하는것이 이세계 전생물이나 대역물의 국룰임. 

그러나 이 작품의 회빙환 클리셰 사용방법은 조금 다름. 


일단 무엇보다도 사도세자 이훤 본인이 이 작품의 주인공이고 1인칭 시점의 화자

'나비꿈' 속에서 미래 문물과 사회상을 15년동안 체험한 과거인이 다시 18세기로 돌아와서 삶을 헤쳐나가는 전개를 채택했기에 이 작품의 작가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음. 


첫째: 작품의 화자는 미래 사회를 체험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18세기 조선인 왕세자기 때문에, '현대'=18세기고, '미래'=21세기임. 현대인이나 현대라고 일컫는건 어디까지나 18세기의 조선인과 조선 사회이기 때문에 '옛 사람의 사고방식'을 1인칭 독백으로 보여주는, 21세기 이세계 전생물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기법을 작가는 차용할 수 있음. 


둘째: 옛날의 사고방식을 가진 화자가 어떻게 '미래'의 밈과 개드립을 옛말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 응용범위의 폭이 상당히 넓음. 

까다롭스키 작가의 제일가는 대표작인 고종, 군밤의 왕은 사실 특유의 옛 문체 때문의 진입장벽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는데, 

이전 작품들에서는 까교수라고 불릴 정도로 나이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까다롭스키 작가답지 않게 최신 밈들과 개드립을 사도세자의 입을 빌려서 노빠꾸로 훅 들어오니 개그 포인트가 상당히 많아서 읽기에 재밌음.


(발췌는 모두 무료공개 회차에서 해왔습니다.) 

"김치냉장고에 김치 담듯 뒤주에는 세자 담는 것이 상식"


"런조대왕의 우수한 형질을 모조리 상실한 몸"


"잃을 것은 사슬 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이니라"


"고담 사람 조 아무개"


"탕평 대신 탕핑"


"무슨 약을 하셨길래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 "비겁하게 팩트로 승부하자" 


"정승 아님 저승"


"중대장은 실망했다." 


과거인의 시선과 과거인의 말투와 비유법으로 매 화마다 미래 밈과 개드립을 은근히 치는 사도세자는 1인칭 시점의 화자로써 정말 독특한 매력을 보여줌.  



셋째: 분명히 작은 나비의 날갯짓으로 시작한 소설인데 어느새 전개가 원 역사와는 달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는 까작가 특유의 은은하고 조용한 광기와 스노우볼을 보는 재미가 살아있음. 이제야 기껏 50화인데 


표지에서도 보이듯이 1. 사도세자는 이미 곤룡포를 입은 왕이 되어있고,  2. 궁궐에 서양식 복색과 흰머리 가발을 쓴 서양인이 둘이나 있음. 


약간의 스포일러를 하자면 사도세자가 도대체 어떻게 흉참한 게장대마왕 최종보스 영조를 물리치고 왕이 되었는지는 3화에, 

갑술년생(1694년생) 볼테르가 노론의 영수로 추대된 정신나간 전개는 불과 50화에 나와있음, 그러니 직접 한번 체크해보는걸 추천함 ㅋㅋㅋㅋ

분명 전개 하나 하나는 그럭저럭 납득이 되는데, 결과를 놓고보니 어느새 급발진을 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작품의 방향을 보는 재미가 살아있음. 



넷째: 풍부하고 철저한 고증, 생동감 있고 그럴싸한 '옛날 말씨'의 재현 

이건 뭐 첫작품부터의 까작가 특유의 제일가는 장점이니 길게 언급할 필요가 없음. 




3. 개인적인 총평 

'미래 지식을 알고 있는 미래인이 과거로 가서 미래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클리셰에 어떤 의미로 충실한 작품이긴 함. 실제로도 사도세자는 과학기술 같은걸 활용하여 뭘 발명하는는 방식이 아니라, 제도적인 혁신이나 사람을 휘두르는 기법을 미래에서 잘 배워와서 '현대'에서 잘 써먹고 있음 

그러나 왕이 된 이훤의 맘대로,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는게 아니라, 엉뚱하게 사건이 전개되어 주인공이 골탕먹는 전개를 보는 맛도 있음. 

또한 왕이 되어 진심으로 워라밸 챙기고 편히 살고 싶다는 주인공의 여러 발언을 신하들과 주변인물들이 지 멋대로 지레짐작 겁먹고 착각하는, 맛있는 착각물의 전개도 다분히 보임. 


리미트가 풀려서 한층 더 읽기 편해지고 개그력이 상승하고 일반적인 웹소설 트렌드에 좀더 적응한 까작가의 유망한 신작이라고 생각함. 


실제로 조회수도 2번째, 3번째 작품인 임꺽정은 살아있다와 마지막 바이킹에 비해서 되게 잘 나오는 편임. 

이제 54화밖에 안되었는데 조회수 51만회로, 280화에 조회수 48만회가 나온 마지막 바이킹의 총 조회수를 문피아 기준으로 이미 뛰어넘었음. 


군밤의 왕에 이은 두번째 히트작이 될 포텐셜이 충분하다고 봄. 



그래서 내린 총평은, 서두에서 밝힌 그대로 

흥미로움, 즐겁게 추천할만 함

기성작가 까다롭스키가 새로운 시도를 하여 좀 더 읽기 편하고 드립력과 개그가 강해진 신작.
Interesting, Gladly Recommended

고종, 군밤의 왕으로 까다롭스키 작품에 입문하기 힘들었다면 '사도편살'로 입문하는게 더 쉬울 수 있음. 

웹소설 트렌드에 조금 더 타협하여 블랙유머와 해학과 은은한 광기가 더 강해진,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