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俠)이란 무엇입니까?"


충년(沖年, 10세)쯤 되었을까 싶은 어린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그 말에 스승은 잠시 생각치도 못한 것을 들은 듯 가만히 있다가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제자에게 되물었다.


"어째서 그러한 것을 물은 것이냐?"


제자는 그런 스승의 질문에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대답했다.


"요번에 사형(師兄)께서 산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몰래 따라갔는데, 마을 사람들이 사형을 대협(大俠)이라 부르었습니다. 어째서 그리 부르는지 호기심이 들어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사형께서 수십 녹림도를 홀로 참해 정파의 기세를 드높혔고 그로 인해 마을은 안정되었으니 마땅히 대협이라 부를만 하다 하였습니다."


"그래. 준휘 녀석이 그런 일을 하였었지. 헌데 그것이 어쨌단 말이냐."


"그것이···."


제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스승님께서 제게 가르치시길 사람을 죽이시는 것은 악(惡)한 행위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헌데 어찌 녹림도라 하여도 수십을 죽였는데 그것으로 사형께서 칭찬을 받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려운 이야기구나."


제자의 말에 스승은 수염을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제자와 눈을 마주쳤다.


제자의 눈은 기이하게 붉었으며 요사스러운 살기(殺氣)가 은연 중 비추었고 스승은 제자의 눈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제자야. 방금 너는 협에 대해 물은 것이 아니구나."


"···예."


"그래. 솔직하니 좋구나. 허면 너는 무엇을 물은 것이냐."


스승의 질문에 제자는 입을 다물다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사형께서 녹림도를 죽이고도 오히려 칭찬받는 것이 부러워 그 방법을 알고자 스승님께 물었습니다. 만약 제가 녹림도 수십을 참한다면 스승님께서는 칭찬말고 벌을 내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네 말이 맞다. 만약 네가 녹림도를 죽였으면 난 너를 크게 벌하였을 것이다."


"어째서, 그런 것입니까?"


제자는 요사스러운 붉은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스승은 그런 아이를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네가, 천살성(天殺星)이기 때문이란다. 하나를 죽이면 둘을 죽이는 법을 깨닫고, 하나를 죽이면 둘을 죽이고 싶어하며, 하나를 죽이더라도 더더욱 잔인하게 죽이고 싶어하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란다."


"···아닙니다. 전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 지금의 '너'는 그렇지 않겠지. 허나 나중의 '너'는 어떠겠느냐? 나는 너를 믿지만, 수백년 간 쌓아온 기록또한 믿는단다. 무림사에 나타난 천살성은 모두 시산(尸山)을 쌓았으며 지나가는 길에는 혈해(血海)가 깔렸지. 30년 전만해도 피로 검날을 간다는 검마(劍摩)가 날뛰었다. 그는 어릴 때는 매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착했다고 하더구나. 헌데 그가 무슨 짓을 하였는지 아느냐?"


스승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 후 말했다.


"이립에 젋은 처녀와 총각 수백 쌍, 그들의 정혈로 칼을 갈았다. 그저 재미로, 그저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말이다."


"·····················전,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 안다. 알고있어서 하는 말이다."


"············."


스승의 말에, 제자는 입을 다물었다. 제자가 입을 다물고, 제자의 붉은 눈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뚝, 뚝, 뚝.


이내 볼을 타고 물이 떨어지고, 스승은 굽힌 허리를 다시 편 후 수염을 쓰다듬었다.


스으윽. 뚝, 뚝, 뚝.


수염 쓰다듬는 소리와 물 떨어지는 소리가 겹치고, 스승은 입을 열었다.


"···희(喜)야."


"······예, 스승님."


"나는 너를 믿는다. 나도 그리 생각하고 있지. 허나 다른 이들은 어떠겠느냐. 너는 천살성이다. 무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才)를 지닌 천살성이다. 네 나이가 지금 몇이더냐?"


"···여덟입니다."


"그래, 여덟이다. 겨우 여덟. 내가 너를 3살 때 데려왔으니 무공을 배운지는 5년 정도 되었구나. 헌데, 지금 너의 경지가 무엇이더냐."


"···검기상인(劍氣傷人)입니다."


"나이가 차서 외공(外功)이 무르익으면 지금 기준으로도 일류겠구나. 지금 기준으로도 양민 수십은 우습게 죽일 수 있겠구나. 이는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유래없을 재앙의 씨앗이다."


스으윽.


스승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기다랗게 뻗은 백수(白鬚)가 주름진 손으로 가지런히 정돈 되고있었다. 그러다가, 스승은 수염을 쓰다듬는 손을 멈추고 제자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리고 지금껏 하던대로,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노부의 나이가 벌써 구순(九旬, 90세)이다. 정말로 염라를 만날 날이 머지 않았어, 너를 떠나두고 갈 날이 머지 않았단 말이다."


제자는 고개를 거칠게 저었고, 스승은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희야, 착한 희야. 처음 너를 볼 때, 나는 너를 죽이는 것까지 생각했단다. 허나 그러지 않았지. 네가 너무 어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차선의 방법으로 널 이 청성(青城)에 데려왔다. 그리고 네가 천살성의 마성을 보이면, 죽이려 하였지."


스승의 미소가 더더욱 커졌다.


"하지만 너는 언제나 착하더구나. 정말로 착했어. 지금 청성에 너를 싫어하는 이는 꽤 많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더더욱 적어지겠지.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아예 없어지고, 너는 청성의 자랑이자 가장 사랑받는 이가 될 것이란다. 네가 천살성인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스승은 손에 힘을 주어 고개를 거칠게 젓고있던 아이의 머리를 멈추고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하였다.


"허나 중원은 넓단다. 청성은 구파일방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지."


"···무엇이, 부족하단 말입니까?"


"'안심(安心)'. 네가 다른 이들에게 안전하다는 '안심'을 주기에는 청성은 부족하다는 말이다."


무언가를 생각한 스승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이내 다시 스승의 눈에는 힘이 돌아왔고, 스승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그게 무엇입니까."


스승은, 제자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협(俠)이다. 재미있게도, 네가 처음 물어봤던 것이지. 희야. 협이란···."


미소가 커지고, 제자의 스승은···.








파하―.


청성의 검수, 정도의 칠룡 중 하나인 풍룡(風龍) 왕희(王喜)는 밤 중에 거센 숨을 내뱉었다.


'잠시, 의식을, 잃었나.'


왕희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불어져나오고 왕희는 쓰러졌던 몸을 일으켜 세우며 앞을 보았다.


앞은 시산(尸山)이었다, 혈해(血海)였다. 시산혈해가 눈 앞에 있었다.


그 광경에, 어째선지 왕희는 어릴적 자신의 스승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구순을 넘기고 일년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신 자신의 스승, 청성파의 전대 장문인. 위대한 천하삼존 중 일좌, 적하검존 도학.


도학과 이야기하였던 옛날에, 그는 도학에게서 '검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는 곳마다 시산이 쌓였고, 가는 길마다 혈해가 깔렸다. 그는 천살성이었다.


푸흡―!


그렇다면, 지금의 자신도···.


아니, 다르다. 자신은. 


지금 자신의 앞에 쌓인 시체의 산은 사도의 이들로, 젊은 처녀와 총각 수백 쌍이 아니었다.


이들은 노예를 매매하던 것을 자신이 목격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살인멸구하려 하였고 그것에 반항하기 위해 자신은 검을 들었을 뿐이다.


허나, 그것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겠지.


왕희는 시산혈해의 구석지, 바들바들 떨고있는 아이와 다른 이들을 보았다.


그들의 눈에 자신들을 구해줬다는 것에 대한 감사는 없었고 오로지 공포와 혐오만이 있을 뿐이었다.


왕희의 붉은 눈이 요사롭게 빛났다.


어째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는가. 죽이는 것에 필요 이상의 잔인함을 넣지 않았다. 최소의 검초로 최대한의 살인을 하였다. 그것 때문인가? 허나 저번에 그리 하였을 때도 공포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보았지.


그렇다면, 사람을 죽인 것 때문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만약 자신이 아닌 다른 칠룡이 저들을 죽이고 그들을 구출하였다면 달랐을 것이다.


일부는 공포에 떨었겠지만, 일부는 감사하며 은을 갚겠다고 말하고 있었겠지.


지금처럼, 공포로만 떠는 것이 아니라.


"··················."


왕희의 마음이 차가워졌다. 지금이라도 저 감사를 모르는 금수를 죽이고 싶어졌다.


하지만.


"···괜찮소?"


왕희는 마음 구석에서 피어오르는 살심을 억누르며, 노예로 잡혀있던 이들을 이끄는 듯한 이에게 말을 걸었다.


"예, 예! 괘, 괜찮습니다. 대협!"


중년의 꾀쬐죄한 촌부는 왕희가 건넨 말에 화들짝 놀라며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왕희는 대충 시산의 저편, 저들이 거래하려고 했던 함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돈이 있소. 은원보 열 개쯤 되니, 그대들이 돌아가서 쓰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오. 저 돈으로 이쪽에서 북서로 하루 쯤 가면 나오는 마을에 정착하시게나."


"···예?"


왕희의 말에 촌부는 당황했으나, 왕희는 그의 대답을 듣지 않고 경공을 펼치기 위해 내공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그가 막 출발하려던 찰나―.


"대, 대협. 어찌 이런 은을 저희에게 배푸십니까···?"


촌부는 왕희에게 물었다.


"···협, 대협이라 부르었군."


"그, 그것이 혹시 무슨 실례가 되었···."


"아닐세."


왕희는 안색이 변하는 촌부를 잠시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별거 아니지. 그저 협을 쌓을 뿐일세."


왕희의 젊은 생김새와 다르게, 늙은 대답에 촌부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스승님의 말을 따를 뿐이지. 이 제자는 미련해서 그것밖에 할 줄 모르니."


그리고 그 대답을 끝으로 왕희는 청성의 경공, 세류표(細柳飄)를 펼치며 순식간에 그에게서 멀어졌다.


고운 버들가지가 나부끼듯 낭창낭창 왕희의 다리와 옷가지가 흔들렸다. 일보에 수십 장(丈, 3m)씩 나아가며 왕희는 자신이 한 대답에 대해서 생각했다.


협(俠)을 쌓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어릴 적 생각했던 것과 달리, 대협은 그저 존칭일 뿐이었다. 범접할 수 없는 무림고수들을 향해 양민들이 그 칼이 자신들을 향하지 않는 것을 바라며 무림인들을 존칭하는 것 뿐이었다.


그렇다면 협이란 무엇일까.


스승께서는 협을 쌓으면 언젠가 자신을 향한 시선이, 자신이 지닌 천살성에 대한 시선이 바뀐다 하였다.


허나 스승께서 돌아가시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무림맹주 그 고약한 늙은이는 자신을 터지기 직전 벽력탄 보듯하고, 사파놈들도 자신이 언젠가 대마두가 될 것을 의심치 않고 있었다.


얼마나 그 잘난 협이라는 것을 더 쌓아야, 그들이 자신을 '왕희'로 보는 것일까.


고민하여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협이란 것이 무엇인가, 힘인가? 아니면 선심(善心)인가?


애초에 선이란 무엇인가, 악이란 무엇인가. 고민하여도 끝이 없는 주제였다.


이런 것을 고민하다가 주화입마로 골로 가는 무인을 많이 봐왔던 왕희였지만, 이번만큼은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선이 무엇인가, 사람을 살리는 것인가. 그렇다면 악이 무엇인가, 사람을 죽이는 것인가. 허나 협이 선이라 하면 협행에는 악을 포함해서는 안된다. 살인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녹림을 만났을 때 병신같이 힘줄과 단전만 베어야한다는 것인가, 만약 자신 앞에 그 녹림에 의해서 가족을 잃은 이가 복수하려해도 그것을 막아야한다는 것인가. 그럼 살인하면 악인가, 마두인가. 나는 지금껏 수백의 사람을 죽였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죽이려 하였으며, 모두 살인하며 약탈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이들이다. 그렇다면···.


왕희의 생각이 복잡해지고, 그의 코에서 새빨간 선혈이 주르륵 흘렀다.


이내 기침이 터져나오고, 눈에서도 피가 흐르기 시작했으니.


주화입마의 징조였다.


허나 그럼에도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왕희의 23년 인생, 본격적으로 자아를 갖추었던 3세부터 계속 고민해왔던 의문을 해결하는 것을 그는 멈출 수 없었다.


협이란 무엇이길래 스승께서 자신에게 '방법'이라 말한 것인가.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빌어먹을 천살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하는 것인가.

왜 나는 '천살성'으로만 보이고 '왕희'로 보일 수 없는가.


의문이 의문을 낳고, 심마가 심마를 낳았다.


그렇게 왕희의 기해(氣海), 단전에서 순간 새빨간 불꽃(火)이 피어오르려는 순간.


'협이란···.'


문득, 왕희는 스승과의 담소를 떠올렸다.


그냥, 울음이 나오던 날. 스승은 자신에게 이리 말했었다.


'별거 없다. 애초에 나도 협이 뭔지 모른단다.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왔더니 사람들이 나를 협행하는 이라고, 대협이라고 불렀지.'


그 말에 자신은 말했다.


'그러면 저도 원하는 대로 살면, 언젠가 사람들이 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나요?'


스승은 자신의 순진한 물음에 웃으며 답했다.


'모른다.'


'네?'


'애초에 나는 네가 아니다. 너의 상황, 너의 미래, 너의 다짐. 그 모든 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네가 원하는 것을 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벌어지는 반응또한 제대로 알 수 없지.'


'···그게 뭐에요. 그러면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에요. 스승님···.'


'네가, 하고싶은 일을 하거라.'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나는 네가 원하는 일을 하여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하였지, 하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허나 그것을 하지 말라고 알아들었다는 것은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구나.'


'···아니에요.'


껄껄껄!


스승은, 도학은 웃었다.


'그래, 아니겠지.'


아니다. 사실 맞았다. 스승님의 말이 맞았다.


그때 왕희는 나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허나, 스승님은 그런 자신을 믿어주었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네가 원하는 것을 하거라.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너를 키웠으니.'


"·········."


어느새, 흐르던 피는 멈추어있었다.


턱.


왕희는 세류표를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밝았다. 밤하늘이 밝았다. 구름 층층히 쌓여있어 달이 보이지 않았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밤하늘이었다.


···도학은, 스승님은 화경이었다. 죽은 이후, 시체는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으니 시해(尸解)요, 등선(登仙)일 것이다. 그러니 이 보이지 않는 구름 너머, 그가 살아있는 선계가 있겠지.


왕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스승님. 아니, 아버지. 원하는 대로 살아보니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원하는 대로 살아서 협이 쌓였다는 아버지와 달리, 제가 상당히 못난 놈이라 그런 지는 몰라도 원하는 대로 해도, 원하는 상황이 나오지 않으니 그때마다 살심이 치밀어오르더군요."


밤하늘 너머에, 도학이 있다면. 설령 없더라도, 자신에게 왕희는 말했다.


"그래도 사람들 죽이는 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하지 않았습니다. 죽이려 할 때마다 아버지 웃는 모습이 떠올라 그만뒀습니다. 아버지, 솔직히 전 협같은 것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아.


한숨을 내쉬며, 왕희는 말을 끝맺었다.


"아버지는 그래도 협을 참 많이도 쌓았나 봅니다.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어떤 상황이던 간에 이리도 '안심'이 되는 것을 보니까. 그러니까···."


··················.


왕희는 말 끝을 계속 늘렸다. 무어라, 말을 하고싶었지만 자신이 무어라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마치 협처럼.


그러니까, 그러니까···.


"···에휴, 모르겠다."


왕희는 그냥 하늘을 향해, 아버지를 향해, 구름 너머 달을 향해 절을 세번씩 아홉번 했다.


그리고 아무말 없이, 다시 세류표를 펼쳐 자리를 떠났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남기고.







협이 무엇인지 쓰다보니 모르겠다


협, 몰?루 는 임시 제목임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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