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영화를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친구들과 다같이 보러갔다.

세상물정 모르는 꼬마에 불과했던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보며 

울었었고 이 이후로는 그 어떤 영화를 봐도 운 적이 없다.




<줄거리>

주인공 지소는 집이 없어서 어머니,동생과 함께 

캠핑카에서 산다. 어느날 캠핑카의 엔진이 고장나고

집을 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부동산 아저씨한테서 얻어들은 초특급 정보, 그것은 바로

어떤 집을 500만원에 팔겠다는 것! 지소는 친구들과 함께 엄마가 종업원으로 일하는 가게 사장의 개를 훔치고 

돌려주는 자작극으로 그 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다.


<주요 등장인물>

좌측부터 지소, 지소 동생 지석, 지소의 베프 채랑

개를 훔치는 자작극을 꾸민 당돌한 꼬마아이들

허나 그들이 제대로 된 집이 없어서 겪게되는 각종 

곤란들을 보고나면 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저절로 응원하게 된다. 이 영화를 아동용 유주얼

서스펙트로 만들어버린 장본인들


지소의 엄마 정현

홀몸으로 지소 남매를 키우는 굳센 어머니

솔직히 말하자면 짠돌이인 데다가 계속해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여 지소를 창피하게 만든다. 

허나 그것은 그녀의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이자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창피마저 무릅쓰는

빛나는 모성애이다.


노부인과 그녀의 개 월리


어린이 도적단의 목표.

노부인은 지소의 엄마가 일하는 식당의 오너이며 엄청난 부자로, 반려견 월리를 애지중지하기로 정평이 났다.

개 월리는 엄청난 천재견으로, 주인공 일행을 곤란에 

빠뜨리기 일쑤다. 누가 월리 아니랄까봐 요리조리 잘도

도망다니며 주인공 일행이 '월리를 찾아라'를 찍게 한다.


어린이 도적단의 조력자 '대포'

집 없이 사는 노숙자로, 언제나 야구르트를 뜯지 않고

한 줄로 된 상태에서 빨대만 꼽아서 마신다.

지소 일행과 엮인 후 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좋은 아저씨다. 

필자는 이 아저씨가 야구르트 먹는 방법 따라하다가

아버지에게 미련 곰탱이마냥 먹는다고 혼났다.


<특징>

특색있는 장르:이 영화의 제작사는 아동용으로 하이스트 영화를 뽑는다는 어마무시한 선택을 했다.

아동용으로 범죄 영화가 나오지 않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만약 아동이 잘못을 저지르는 걸 미화한다면 엄청난 욕을

먹게 될 것이다. 허나 이 영화는 결코 지소의 도둑질을

미화하지 않는다. 


눈물나는 가난:이 영화에서는 집이 없어 곤란한 상황을 잘 묘사했다. 지소는 친구 엄마가 집까지 차로 바래다준다고

해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친구 엄마가 자신이 집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친구에게

자신과 만나지 말라고 말할 것이 뻔하니까.

지소는 엄마가 일하는 식당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는다.

그야 화장실이 없으니까.

캠핑카 엔진이 고장나자 이제는 살 곳을 새로 찾아야 할 상황에 처한다. 원래는 아버지가 캠핑카를 고치곤 했지만

지금 지소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지소는 그야말로 온갖 불행과 설움은 다 겪고 산다.

이것이 지소가 개를 훔치는 개연성이다.

그야말로 너무 충분해서 차고 넘칠 판이다.


결말:하이스트 영화는 보통 목표를 훔쳐내고야 만다.

중간에 온갖 고난이 있어도 일단 훔치는 데는 성공한다. 이 영화도 클라이맥스까지는 보통의 하이스트 영화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허나 결말에서 둘은 큰 차이점을 보인다. 보통은 주인공 일행이 악행의 결말로 파멸하거나

돈을 벌고서는 서로 이별하지만 이 영화는 '아동영화'.

가난하게 사는 불쌍한 소녀를 파멸시키거나

아동의 범죄를 미화한다면 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지극히 아동영화스럽게 결말을 내고

오히려 큰 감동과 교훈을 선사하는 것에 성공했다.


지소는 노부인의 개를 훔친 것을 결국 들키고 만다.

난 솔직히 이때 노부인이 역정을 내며 주인공과 그녀의

어머니에게 큰 재앙을 안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이 영화는 팍팍한 삶을 살아온 지소에게 처음으로

희망과 기적을 준다. 노부인은 결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지소를 잘 타이르고 그녀의 사정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며 보듬어준다. 잔혹한 세상의 풍파에 닳고 닳아버린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

집 아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소는 깜짝 놀란다.

바로 집이 생긴 것이다! 어머니는 집을 거의 거저 주고 샀다고 한다. 그야말로 기적이다. 쿠키 영상에서는 엄마가 어째서인지 고장나있었을 터인 캠핑카가 고쳐진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옆에는 봉지도 뜯지 않은 야구르트 한 줄이 빨대만 꼽히고 내용물은 없는 채로 놓여있었다.


<총평>

이 영화는 아주 잘 만들었다.

가난한 사람의 애환, 어머니의 모성애, 아이들의 우정,

잘못된 어른들과 훌륭한 어른의 표본까지 그야말로

아이들에게도, 부모들에게도 유익하기 그지없다.

또한 감동만 챙겼을 뿐만 아니라 하이스트 장르를 버무려

아동 범죄영화라는 전대미문의 신선한 시도를 했고

이는 우리들에게 큰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이번 주말 당신에게 어린이 도적단의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활극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