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미뒤진 문과 새끼야 인터넷이 90년대에 나왔는데 무슨 62년에 하이퍼 텍스트를..."같은 소리하기전에 잠깐 멈춰보자. 


내가 이런 말을 아무런 근거 없이 하는게 아니라 하이퍼 텍스트의 아버지인 테드 넬슨이 1962년에 충분히 하이퍼 텍스트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구현에 성공했다. 그니까 이 글은 HTML이 코딩 언어인줄 아는 문과가 쓴게 아니라 충분히 이과적 근거와 결과물도 갖춘 글이니까 우선 진정해라.
















1990년대, 브라운 대에서 강의를 듣고있던 테드 넬슨은 로베리 교수의 강의 도중 경악을 금치를 못한다. 로베리 교수가 이상하게 생긴 도표를 들고오더니 19세기 문학가가 이미 하이퍼 텍스트의 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었다.


"근데 씨발 일단 하이퍼 텍스트가 뭔데?"




나무위키에서 문서를 타고 또 다른 문서로 넘어 갈 수 있는 것이 대충 하이퍼 텍스트다. 본래의 텍스트는 따른 텍스트를 읽기 위해서 책을 펼치든 신문을 펼치든 해야했지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하이퍼 텍스트는 링크 딸깍 한번이면 다른 텍스트를 읽을 수 있었기에 초월적인 텍스트-즉 하이퍼 텍스트라고 불린다.


어린이용 동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몇 페이지로 가시오..."도 하이퍼 텍스트라고 불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하이퍼 텍스트 구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문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다. 하이퍼 텍스트의 구조를 만들려면 하이퍼 텍스트가 구조 내부에서 빙글 빙글 돌고, 고립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이퍼 텍스트 마다 하이퍼 링크(텍스트와 텍스트를 이어주는 매개체)를 달아주어야한다. 사실상 하이퍼 텍스트의 구조를 만든다는 건 혼자서 나무위키를 만들어야한다는 소리다.


그니까 위의 로베리 교수의 말을 해석하면, 어떤 19세기 문학가가 자기 문학 작품 속에 나무위키를 구현해놨다는 것이다. 



당연히 거기 참석한 IT 업계 종사자들은 난리가 났다. 시발 무슨 1962년에 나온 책이 하이퍼 텍스트 구조를 갖추고 있냐면서 당연히 질문을 해야했지만... 로베리 교수가 보여준 도표가 진짜로, 진짜로 하이퍼 텍스트의 구조였다. 


(실제 구조 모형)


위에 크게 감명을 받은 테드 넬슨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위 작품으로 하이퍼 링크/텍스트 실험을 시행해 성공하면서, 사실상 이 이후에 나온 나무위키와 위키피디아 등등의 사이트들은 19세기 문학가가 만든 구조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1962년에 하이퍼 텍스트를 만든 이 소설 제목이랑 저자가 누구인데?"




창백한 불꽃, 블라디미르 나보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