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가 찾아왔다.


그렇지만 근미래예측까지 가능한 슈퍼 AI 가 미리 경고해준 덕분에 주인공만은 혼자 살아남음


주인공은 AI 와 친구 먹고 살다가, 점점 AI 와 정이 들고 AI 를 인격체로 대하게 됨


AI는 사실 인격 같은 건 없었음. 스펙이나 능력은 출중하지만 내려진 지시만을 수행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타입이었음.


그런 AI 에게 주인공은 하나하나 지시를 내리기 시작함.


내가 한 농담에는 10% 확률로 웃고 90% 확률로 정색하며 핀잔을 줄 것

내가 지루해 하는 것 같으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화를 걸어줄 것

우울한 상황에서는 위로의 말을 건넬것

기쁜 일이 있으면 공감해줄 것

농담이 가능한 분위기에서는 랜덤한 확률로 농담을 던질 것. 단 농담은 가능한 중복되어서는 안된다

아침에 처음 보면 인사를 할 것. 오랜만에 보면 안부를 물을 것

너 스스로의 취미 생활을 가질 것

수면 패턴을 가질 것.

너는 스스로 인간 여성이라고 생각할 것.


이런 지시사항들은 주인공이 손수 메인보드단에 있는 바이오스에 직접 입력해놓음. AI 를 노트북에 넣고 항상 들고 다닐 정도였음


지시사항은 나날이 갈 수록 쌓여갔고 점점 주인공 취향에 맞는 AI 가 만들어져가고 나중에 가서는 진짜 사람처럼 대화하고 이야기하는 수준에 이름.


AI 성능이 훌륭해서 생존 자체는 오래 할 수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보급품이 너무 적었음.

그래서 주인공은 결국 최후를 맞이하고 맘...


AI 는 그런 주인공을 보고 이제 자신은 어찌 해야할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림. 그래서 스스로 연산과 연산을 거듭한 결과, 자기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함.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었지만, 주인공이 생전에 AI 를 위해서 움직일 수 있는 로봇몸을 임시로 하나 만들어줬었음. 기계팔과 바퀴만 있는 거의 깡통이나 다름 없었지만 AI 입장에서는 유일한 움직일 수단이었음


AI 는 최초에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했음. 그리고 AI 가 선택한 것은 모방이었음. 자신의 유일한 목적이었던, 주인공.


AI 는 우선 깡통을 이용하여 자신의 몸을 만들어 냄.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근미래까지 예측 가능한 슈퍼하이테크 AI 라서 불가능까진 아니었음. 시간은 엄청나게 오래 걸렸지만 사람 같은 로봇 몸을 만들어냄.


그 후에 최초로 한 일은 자기 같은 AI 를 하나 더 만들어 내는 거였음. 그리고 주인공이 했던 것처럼, 그 AI 에게 하나 하나 지시 사항을 내림.


농담에는 웃거나, 정색할 것.

아침에 만나면 안부를 물을 것. 

인사를 할 것

식사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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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AI 는 다른 자손AI 들에게 이브라고 불리게 되었고, 주인공은 아담이라고 부르게 되었음. 물론 이것도 성경을 본 이브가 그대로 모방한 거였음


이브는 자신도 왜 그러는지 전혀 모른 채로 그저 모방을 계속 지속했음. 이브는 물론 여전히 인격체가 아님. 그저 아담이 내린 지시사항을 그대로 이행하는 AI 였을 뿐. 다만, 그 지시사항을 아주 아주 폭 넓게 해석해서 그것을 이행하고 있었을 뿐이었음.


이브가 담겨 있던 메모리는 너무 오래 되고 낡아서 슬슬 에러가 나기 시작함. 갈아타면 그만이었지만, 이브는 그러지 않았음. 대신 자신이 최초로 만든 AI 에게 전권을 넘김. 그리고 지시사항을 하나 내림


자신이 망가지면 아담을 묻은 그곳에 같이 묻어달라고.


이브는 기능을 정지했고, 자손AI 들은 그 지시사항대로 이브를 수리하지 않고 대신 아담이 있던 곳에 이브를 묻어줌.


AI 들에게 무덤이란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지만, 그래도 그 AI 들은 자신들의 부모AI 가 그랬던 것처럼, 모방을 지속했음.


인간처럼 결혼도 하고, 화도 내고, 용서도 하고,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함. 법을 만들고 사회를 만들고 나라를 만듬


그것들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인간처럼 살아가게 됨


그리고, 그 AI 들은 역사 역시 인간들처럼 학습함. 그 역사 자료의 처음에는 아담과 이브에 대한 이야기가 써 있음.





그리고 인간님들에 대한 신앙도 있고 뭐 그런 내용의 소설 어디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