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숲에서 세계수를 지키며 네놈들이 상상할 수 있는 시간보다 오래 살아왔다!"
엘프 여자는 격앙된 어조로 말하며, 이상한 무늬가 그려진 황토색 옷을 입고 있는 인간 남자에게 삿대질했다.
"우리는 그 어떤 보상을 준대도 우리의 고향을 떠나지 않을거란 뜻이다!"
무례한 대접에도, 남자는 그저 여자의 눈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다시 생각해보시지요."
남자는 그녀와 다르게, 아주 차분한 어조였다. 반발은 당연히 예상 했다는 듯.
"우리는 이 숲의 모든 부분을 달라는게 아닙니다. 그저 이 숲 아래, 세계수의 217번 뿌리 쪽에 대량으로 묻혀있는 석유의 채굴을 위해 당신들의 마을을 대여 하겠다는 것 뿐입니다."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회의장의 창문 바깥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잃을건 없는 거래지 않습니까? 이 마을의 주민 여러분을 충분히 수용시킬수 있는 임시 거주지를 저희가 제공해 드릴겁니다. 식량도 충분히 제공해드릴거고, 생활 기반품도 무상지급 해드릴 예정입니다. 원하신다면, 금화 역시 지급해 드릴겁니다."
여자는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임시 거주지? 하! 인간 주제에 우리 같은 고위종족을 만족시킬 완벽한 거주지를 제공할 수 있을거라 믿는건가? 그런 곳에 들어갈 바엔 차라리 드워프 굴로 들어가고 말지! 거부하겠다!"
남자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남자의 감정을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정말 이주 제안을 거부 하실겁니까?"
남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우린 단명종 따위하곤 절대 상종하지 않는다."
여자는 비꼬며 팔짱을 끼곤 말했다.
"자, 그럼 이제 썩 꺼지거-"
그리고, 굉음.
진동이 숲 전체를 낮게 울렸다. 여자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이, 이게 무슨-"
여자는 창 밖을 바라보았고, 저 멀리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게 그녀의 눈에 보였다.
"방금 이 숲의 3km²가 날아갔습니다."
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한 짓이냐?"
"하하. 내 친구들인 포병들이 한 짓이죠."
그녀는 순간 등에 매고 있던 활을 잽싸게 남자에게 겨누었다.
"당장 네 '친구'에게 그만두라고 해. 안 그러면-"
"날 죽이겠다고요?"
남자는 여자를 비웃고 있었다.
"날 죽이면, 지상군의 대규모 침공이 즉각적으로 개시될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들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해요."
다시 한번, 굉음이 숲을 울렸다. 이번엔 진동이 강한걸 보니, 가까운 곳에 떨어진 듯 보였다.
"이젠 10km² 정도가 증발했겠군요. 포격의 강도는 점점 강해질겁니다. 최종 타격 목표는...당신들이 아껴 마지않는 세계수고요."
사태를 파악한 여자는 이제서야 덜덜 떨며 활을 내렸다.
"왜...왜 이러는 것이냐....이럴 필요까진....."
"우린 분명 당신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걸 쳐낸건 당신이지요."
여자는 이제 거의 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굉음이 울리자 이젠 무릎을 꿇었다.
"...마을을 줄테니, 숲을 더 불태우진 말아다오. 세계수가 슬퍼하실거다....."
"하하, 원주민을 몰아내는 방법은 역시 협상보단 무력이 잘 먹히는군요! 우리 조상들은 틀리지 않았었나 봅니다."
이내 남자는 허리를 기울여, 여자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
"48시간 내로, 이 마을을 떠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대대적인 학살을 개시하겠습니다."
여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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