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되게 생겼는데... 우리 항복할까?"


"ㅈ된거야 한참 전에 ㅈ됐죠. 말했잖아요. 중대장님. 우리부대는 본대가 퇴각하기 위한 미끼부대니까 적당히 간보고 빠져야 한다고요. 뭐에요 이게. 행보관 그 멍청이 말듣고 버티다가 포위당해서 다 죽게 생겼는데."


아. 참고로 그 행보관은 전날 눈먼 화살맞고 뒤졌다. 뭐가 대제국 정신이면 메테오도 피해간다냐. 화살도 못피하는 놈이


"그... 그니까 이정도 버티면 항복해도 본국서 처벌받진 않을꺼야!"


"그야 본국에서 처벌받진 않겠죠 저희 부대가 한게 얼만데. 일개 중대규모로 사단급 병력 처부순건 저희 중대밖에 없을걸요? 근데 적국 입장서 생각해봐요. 사단급을 고기파이로 만들어 원한 자자한 중대가 이제 못버텨서 항복한다는데, 참 포로 생활 잘 할거 같네요. 당장 학살극 벌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 그건 우리중 가장 많이 해골 쌓은 상사 너가 총대를 맡아주면..."


중대장님 지금 미쳤어요?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려다가 멈췄다. 눈을 바라보니 이미 항복하기로 맘굳혔군. 나 팔아서 안전 도모하려는 모양인가본데... 행보관만 멍청인줄 알았는데 나도 멍청이였네. 이딴걸 상사라고 따른걸 보면. 아니다 애초에 이런 의지박약 골빈년을 미끼부대 지휘관으로 보낸 상층부가 멍청이다. 나는 그냥 상명하복 한거밖에 죄가 없다.


----------------‐----


"아오 ㅆㅂ 트랩 진짜 꼼꼼히도 깔아놨네 그냥 세발자국 가면 트랩인게 말이되냐고"


그래서 나는 홀로 후퇴를 결정했다. 탈영은 아니다. 어차피 적에게 항복 결정한 중대서 튀는건데 이건 조국에 충성을 바치는거지 이게 어떻게 탈영이야.


어쨌든 일주일 밤낮을 숲속에서 해멘 결과, 강변이 나왔다. 아 기억난다. 이 외나무다리. 그때는 얼마 안가서 전우들과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 혼자라니 조금 슬퍼지는군


"아. 정지정지. 어딜 가려는건가 자네는?"


갑작스레 목소리가 들려와 반쯤 느슨하게 쥐고 있던 창을 다시 강하게 쥐었다. 아, 하필 외나무다리 건너에 누군가 서있다. 젠장할. 여기까지 와서 적이라니 운이 다했나...?


"자 빨리 대답을 하게나. 안그러면 내 권총이 자네를 향해 불을 뿜을지도 몰라. 보아하니 제국군인거 같은데 소속과 직위, 성명을 말하도록"


어...? 보아하니 같은 제국 군복에 장교용 군모. 그리고 모자 바깥으로 나온 황금 같은 금발에 5개의 별이 박힌 저 견장은...


"충성! 헬레나 폰 아르투르 원수님! 저는 제국 지렁이중대 소속 선임상사 입니다! 현재 지렁이중대는 적에 항복을 결정해 홀로 후퇴를 결정해 본국으로 복귀하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그걸 탈영이라고 부른다만... 그리고 이쪽 방면은 적국일세. 지렁이중대라면 이번 작전에 투입된 미끼중대로군. 모양새만 보면 적국에 항복하려는 탈영병으로 밖에 안보인다만..."


아. ㅆㅂ 여기 적국 쪽이였어? 그러고보니 올때 건넜던 다리는 참나무였는데 이건 물푸레나무네. 아니 잠깐. 그보다 왜 적국쪽에 원수님이...


"아 걱정말게. 상식적으로 적의 피로 물들인 병사가 항복해봤자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잘 알고 있으니. 그리고 본녀도 항복하거나 그러려는건 아니네. 비밀순시하다가 비공정이 갑자기 고장나서 추락했지 말일세. 거참 어린 나이에 원수 달았더니 왜이리 질시하는 것들이 많은건지"


그래도 일단 경계를 놓지 않았다. 애초에 원수님은 고대병기 중 하나인 총을 가지고 있다. 한번도 마주해본적은 없지만, 무엇보다 생명을 쉽게 앗아간다는 무시무시한...


"아. 권총도 걱정할 필요는 없네. 애초에 이건 누군가를 쏘는게 아니라 망했을때 쓰는 자결용이거든. 물론. 나는 질 생각이 없으니 총알은 안들고 다닌다네. 아하하 그러고보니 블러핑이 잘먹혔군 후후"


그렇게 총을 휘리릭 돌리더니 총집에 집어넣는 원수님이었다. 저렇게 까지 나오면 걱정할 필요는 없지. 내가 창을 내리자 원수님은 조심조심하며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하. 자네도 그렇다만 나도 운이 좋군. 적군이 장악한 지역에 떨어졌을땐 죽나보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군을 만날 줄이야. 물론, 내 직위가 직위다보니 날 잡아 넘기면 적국에서 한몫 땡길수 있겠다만, 이미 항복을 결정한 중대서 홀로 탈출을 결정한 군인이 그러지는 않겠지."


"그건 생각 안해봤는데요. 그런 생존루트도 있었네요?"


"아. 이런. 내가 내 무덤을 팠나? 뭐, 이미 나는 자네앞에 벌거벗은 거나 마찬가질세.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자네 선택에 달려있군"


아니, 스스로 인생망하는 루트를 말해놓고는 뭐가 이리 태연한거지? 여러모로 내 중대장... 내가 버린 중대장과는 너무 다르다. 이정도로 대범해야 원수를 하는건가?


"그런 자네에게 거부해도 상관없을 제안을 하도록 하지."


"일단 들어나보죠."


"제국원수에게는 기본적으로 호위무관이 주어진다네. 그리고 그 호위 무관의 인사권은 원수가 갖고 있는게 당연하고. 

근데 내 호위 무관에 최근 결번이 발생해서 말이지"


원수님은 소악마같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얼굴을 들이댔다. 물론 키차이가 있어서 발뒷꿈치까지 올려도 내 가슴에 닿을까 말까 했지만. 아니 것보다 전임 무관에 대한 측은지심은 없는겁니까?


"자네, 내 호위 무관이 되어서 원수부까지 날 데려다주지 않겠는가?"


"......"


-----------------------------------------


"거참 굉장하군. 이정도 실력이면 황실특무에서 특채해도 될 수준인데 말이지."


"말했잖아요. 장교시험은 독도법 통과못해서 떨어졌다고요."


"아 그때말인가? 그때 내가 크게 웃어서 하마터면 붙잡힐뻔했지."


키득키득 거리며 잘도 말한다. 그때는 진짜 죽는줄 알았다고요.


"돌아가면 황실특무에 장교제한 규정에 특례를 만들어볼까나?"


"그렇게 저와 헤어지고 싶으세요?"


"이런이런 진심이 농담으로 바뀌어 버리는군"


---------------------------------


"이번엔 진짜 ㅈ된거 같은데요 원수님?"


"걱정 말게. 난 자네를 믿고 있으니깐."


"믿음이고 자시고 적국 암살부대에 완전히 포위당했는데요. 숫자는 20명 정도지만 움직임을 보아하니 정예입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내가 믿는 자네의 무력과, 나의 두뇌가 합쳐지면 암살부대 20명쯤 정도야 문제 없지."


"엑. 자의식과잉 아닌가요?"


"객관적인 평가라네. 자 믿고 따르게나 나의 호위무사. 상사의 말을 따를 시간일세."


---------------------------


이렇듯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서

진행하는 스토리임


이렇게 소재 팍팍 넣어줬으니

써줘.


잔뜩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