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게 언제 꼬였다고 느껴지던가?

 

읽고 있던 소설이 연중했을때?

 

졸업논문 기간이 넉넉해서 조원들이 얘기할 때까지 내버려뒀다가 조원 새끼들이 관심없어서 조장도 아닌 내가 혼자서 다 끝냈을 때?

 

아니면 업무 담당자 자리가 비어서 대리 업무를 받아서 개처럼 구르면서 겨우 풀어냈더니 감기로 드러누웠을때?

 

...죄다 꼬인게 맞긴 하네.

 

뭐...저 위에도 꼬인 건 맞지만야.

 

"마법소녀 페리도트!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마...마법소녀...러블...리 핑크..! 너...너널 용서하지 안겟다..."

"크르륵...마법소녀...마법소녀...!"

 

읽던 소설에 빙의했다는 것도 나름 인생이 꼬인 게 아닐까.

 

뭐 누군가는 기연이라던가 원작 지식 바탕으로 사기 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다만, 일단 고난과 역경이 비교적 약한 대한민국에서 살던 사람이 굳이 스트레스가 넘치는 폭력과 전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시점에서 굉장히 꼬인 셈이다.

 

“이봐 러블리 핑크!!! 확실히 하라고!!!”

“할...할아버지....나....무서워....”

 

거기에 더해서 지금 이 소설이 마법소녀물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생각해봐라 마법소녀물이 뭐가 문제인지.

 

“괜찮다....절대로...절대로 죽게 두지 않으마....”

 

그렇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모 마법소녀물 이래, 마법소녀물이 다크판타지가 아니였던 적이 없다는 거다!!!

 

그렇다. 이 망할 소설, ‘마법소녀라면 잔혹한 게 당연하잖아’는 망할 놈의 다크 판타지였다.

 

주인공은 초반에는 정의로운 마법소녀가 되고 싶어서 싸워나가지만 마법소녀의 숨겨진 진실에 맞닿으면서 인생이 크게 뒤틀려서 나중에는 마법소녀를 전부 죽이는 게 목적이 된다.

 

“서...선배...이건....무슨...”

 

그리고 주인공, 러블리 핑크, 이후에는 블러디 바토리라고 불리게 되는 그녀는 ‘괴인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한다’라는 이유로 따돌림과 온갖 차별과 괴롭힘을 받으면서 끝끝내 진실에 도달하고는 모든 마법소녀를 죽이는 걸 목표로 살아가게 된다.

 

“뭐긴 뭐야. 괴인 토벌이지. 뭐야, 꼬마 괴인이라고 괴인을 죽이지도 못하는 거야??”

 

그 마법소녀의 숨겨진 진실이란, 이미 괴인의 우두머리는 뒤진지 오래고, 마법소녀들은 자신들의 존재의의가 상실되는 걸 바라지 않아 괴인을 강제로 생산해서 일부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괴인들은 점차 생산을 반복하면 할수록 진화하여 지성체이자 인격체로 진화해버린지 오래, 덕분에 새로운 괴인 조직들이 나타나 반대로 괴인들이 반격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괴인 조직에는 당연지사 갓 태어난 괴인, 괴인의 아기가 있는 법이다.

당연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는 있는 자손이라는 건 어떤 생태계건 중요시 되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런 괴인의 아기조차, 마법소녀는 토벌한다.

 

그것이, 인간에게 우호적인 조직일지라도.

 

“하...하지만...이건...”

“닥쳐! 이래서 초보 년들이란.... 이래서 연수를 받는 초보를 가르치고 싶지 않았던 건데! 뭐만하면 이게 맞냐 뭐냐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쉬운 것도 못해? 비켜!”

 

그렇게 모든 마법소녀의 토벌을 목표로 하게 된 그녀는 결국 점차 미쳐간다.

 

마법소녀라는 이유로 적대하는 괴인, 악이라고 생각한 마법소녀들 속에 섞인 순진한 피해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피를 보고, 죽음을 보면서 결국에 그녀가 내린 광기에 물든 결론.

 

모든 생명체의 멸살.

 

결국 그 목적을 이룬 그녀는 모든 걸 죽여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중간에 삼천포로 빠졌지만 무엇보다...이게 마법소녀물이라면 아주 큰 문제가 있다. 

 

아주, 아주 큰 문제가.

 

“...자...잠깐만요....선배....이건, 이건 아니에요!! 이렇게 어리면 충분히 괴인이 아니라 저희를 돕는 조력자가!!”

 

짝!!!

 

“....너. 헛소리하지 마라. 괴인을 쓰러뜨리는 게 우리의 역할이야. 어리건 늙었건, 괴인은 악이야. 그렇게 생각해놔.”

 

생각해봐라. 소설에서 고난을 이겨내고 나아갈 만한 무력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 않으면 쉽지않은 인생인 법.

 

하물며 다크 판타지에서 무력이 없다면 그냥 강자들 앞에서 짓밟힐 뿐.

 

그런데 마법소녀물이다.

 

그렇다. 마법소녀물이다!!!

 

내가 TS가 되어서 뭔 마법소녀가 되지 않는 이상 무력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면....아니면.....

 

 

 

 

 

 

 

 

“젠장맞을....거기 초록머리.”

 

“...뭐야. 인간으로 의태한 괴인이였나?”

 

맞다. 이 새끼들 괴인을 감싸면 무조건 괴인으로 몰아가지.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근육질의 몸이 한번 더 불어난다.

 

그리고 인간의 피부색이었던 것이, 마치 콘크리트와 같은 창백한 회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뭐...내가 뭔 시발 영웅도 뭐도 아니지만... 쓰잘데기 없이 내가 오지랖이 넓어서.... 눈앞에서 꼬맹이랑 영감탱이를 죽이니 마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 좀.... 기분이 더럽거든?”

 

그래, 마법소녀물에서 무력을 갖는 방법 2번.

 

그건 괴인에 빙의 하는 것이다.

 

 



 

러블리 핑크, 이후에는 블러디 바토리라고 불리게 되는 그녀는 마법소녀도, 괴인도 적대했다.

당연한 이야기인게, 결국 러블리 핑크가 원했던 건 평화롭고, 정의가 살아있는 세계.

 

미쳐버렸다고 한들 결국 그녀는 누군가가 상처입는 걸 싫어했다.

 

결국 그런 그녀이기에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자들을 용서치 못한 것이다.

마법소녀도, 괴인도.

 

이 인기 없는 소설에서 그녀와 싸웠던 괴인들 중에서도 그나마 인기를 끌었던 괴인이 있었다.

 

데이믈리(Demelee). 그 이름은 독일어로 투쟁.

 

투쟁의 괴인. 그는 가장 오랜 시간동안 작품 내에서 그녀와 대립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와 투쟁의 이유를 물어보면서 그녀와 싸워나간다.

 

그녀의 투쟁의 이유는, 정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데이믈리는 거기에 답한다.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다 죽이는 게 우습다고, 사람을 지키는게 아니라 다 죽이는 게 목표였나고.

 

결국 그 문답 속에서 미쳐버린 그녀는 결국 새로운 목표를 얻는다.

 

정의를 위해서, 모든 생명체를, 지성체를, 인격체들을 죽이는 것으로.

 

 

그런 미래를 막기 위해서라면 정말이지 나는 간단하게 미래를 바꾼 셈이다.

 

바로 그 데이믈리에 빙의했으니까.

 

“너...감히 괴인 주제에... 나를 깔봐? 이 페리도트님한테?”

“페리토트? 이름도 안 나온 거 보면 엑스트라였나 본데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는데.”

“...뭐?”

 

분노로 일그러지는 얼굴. 나름 마법소녀라고 예쁘장하게 만든 것 같은데 일그러지니까 상당히 못생긴 걸 보니 역시 얼굴도 얼굴 나름인가 보다.

 

“네가 얼마나 강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의미가 없을 예정이라서.”

 

여기서 잠깐 삼천포로 빠져서 설명하자면, 여기 세계관에서 마법소녀가 괴인을 잡아야 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괴인의 능력, 정확히는 마법 탓이다.

 

마법에는 마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마법이라는 것들은 일반적인 과학법칙을 벗어나 버린다.

단순히 법칙을 벗어나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마법이란 가끔 가다가 강제로 법칙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마법 말고는 없다. 마법 말고는 해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 강제로 법칙을 강요한다. 그것이 데이믈리의 마법.

 

“그래... 망할 애송이가 헛소리를 하겠다면 그냥 죽여주지. 망할 괴인.”

“해봐라, 노처녀.”

“...뭐?”

 

...노처녀라는 말이 트라우마인가? 뭐... 창작물에서 많이 나오는 속성이긴 하지.

 

“왜? 한 40대? 잘 쳐줘도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데 마법소녀보다는 노처녀가 맞지 않냐?”

“...개소리가 기네. 죽........어...라?”

“왜? 죽이는 거 아니였냐?”

 

데이믈리의 마법, 그것의 이름은 [투쟁의 영역].

 

단 50m. 자기를 기준으로 반경 50m에 특정한 법칙을 강요하는 영역을 만든다.

 

그 법칙이란,

 

“투쟁할 때 반드시 자신에게서 비롯된 능력으로만 투쟁할 것. 이 영역의 법칙이다.”

“....뭐?”

“마법이라는 것 자체는 너희들이 사용하는 거지만, 결국 마법소녀로의 변신과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건 계약으로 인한 것이지. 때문에 너희들이 사용하려는 마법도 마찬가지로 너희들에게서 비롯된 게 아니라서 내 영역 안에 들어오는 순간, 모든 마법이 힘을 잃지. 이건... 해주도 마찬가지. 그래서 지금 변신 해제된거고.”

“...뭐...뭐야...그런 거...사기잖아....”

 

거 사기라서 미안하네.

 

“근데 굳이 미안해 할 필요 없잖아? 너 방금 어린애랑 노인을 죽이려는 쓰레기 짓 했으면서 헛소리하냐, 왜.”

 

가볍게 휘두른 주먹으로 적당히 노처녀를 떨쳐냈다.

 

....방금 뭐 터지는 소리가 난 것 같긴 한데 괜찮겠지. 형태 멀쩡해보이니까.

 

“야, 너희.”

“...예? 예.”

“빨리 토껴. 지금 아니면 시간 없을 거다.”

“아, 가...감사합니다.”

 

꼬마애랑 노인네를 그렇게 보냈으니, 나도 여기서 토껴야 된다.

....솔직히 머리에 열이 너무 올랐다. 가늘고 길게 사는 게 목표였는데 눈앞에서 제네바 협약을 어기는 꼬라지가 너무 열받아서 일단 일을 저질렀는데... 이게 수습이 안될 것 같은데.

 

“저...저기...”

“아 맞다. 얘 남았었지.”

 

러블리 핑크. 5년 내에 인간이건 괴인이건 몰살 시키는 장본인.

 

하지만 지금은 궁극적으로 그녀를 미치게 할 괴인이 없으니, 아마도 다크 히어로 같은 게 되지 않을까.

 

어찌되었건 간에 그녀와 엮어서 좋을 건 없겠지. 그녀는 결국 주인공이니까.

 

“왜, 뭐.”

 

근데 입은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네. 역시 내 입이구나, 사회성이 너무 뛰어나. 아니, 오지랖이 넓은 것의 연장선인가?

 

“저...”

“저 뭐.”

“저를...가르쳐주세요!”

 

 

....네? 뭐요?

 











 







마법소녀물에 괴인으로 빙의된 주인공.

 

어쩌다보니까 괴인 토벌 중이던 원작 주인공인 러블리 핑크와 만남.

 

하필 소설 세계관이 다크 판타지라 현존하는 마법소녀 중 정상적인 마법소녀 활동을 하는 경우는 없던 거임.

 

그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마법소녀로 시작한 러블리 핑크.

하지만 지속적으로 연수에서 괴인을 죽이는 걸 실패라고 쓰고 죽이지 않음.

 

그도 그럴 것이 초보 연수 시킨다고 힘없는 괴인 노인과 어린아이를 죽이게 시켰기 때문.

 

하지만 선배들의 갈굼에 점점 망가져가던 그녀는 주인공이 오지랖 부려서 괴인을 구하는 걸 보고 그 누군가를 구하는 태도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여 주인공에게 가르침을 청함.

 

오지랖 한번 부렸다가 괜히 원작 주인공이 들러붙으니 주인공은 위협도 하고 무시도 해보지만 이상할 정도로 끈질긴 그녀의 요청에 결국 대충 도덕 강의나 해줌.

 

그러다가 보니 어느 새 가르치는 거라고 쓰고 씹덕 토크에 집중하게 된 주인공이 은근슬쩍 서브컬처로나 배운 히어로의 정의관이라던가 신념이라던가 그런 걸 섞어서 말하기 시작하는 거임.

 

덕분에 러블리 핑크는 점점 주인공을 존경하게 되고, 이 스노우 볼에 어쩌다보니 주인공은 괴인들을 구하는 괴인의 영웅이 되어버리는 거임.

 

이러다가 가늘고 길게는커녕 마법소녀 토벌파티가 나와서 조져지게 생길 거라고 생각한 주인공은 힘이 없는 정의는 무의미하다고 외치면서 강제 특훈으로 러블리 핑크가 질려서 도망가게 하고 잠적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날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할 뿐이라면서 강해지기까지 한 러블리 핑크.

 

하지만 결국에는 괴인과 마법소녀는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같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은 러블리 핑크도 알고 있던 거임.

 

어느 정도 강해졌다 싶을 때 러블리 핑크는 주인공에게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옳다구나 싶었던 주인공은 그녀를 보내주는데.....

 

하필이면 이미 괴인들의 영웅이 된지 오래라서 자꾸만 괴인들이 찾아와서 구해달라 도와달라 소리를 자꾸 듣게 됨.

 

결국 오지랖 넓던 주인공은 괴인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인간들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점점 괴인들의 영웅으로써 거듭나기 시작하는 거임.

 

당근빳따 마법소녀들은 이걸 좋게 안 보고 계속 선동하거나 공격하면서 밀어붙이고, 괴인들도 인간과 공존하기 싫어하는 파의 공작으로 결국 괴인과 인간들은 원래부터도 그랬지만 완전히 갈라서는 거임.

 

 

그리고 몇 년 뒤....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한 괴인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한 명은 인간의 구원자, 인간을 구하고 괴인을 품으려했으나 품지 못한, 구원의 마법소녀, 세이비어 핑크.

한 명은 괴인의 영웅. 괴인을 구하고 인간과 공존하려했으나 실패한, 대영웅이라고 불리는 괴인, 데이믈리.

 

인간의 대표로써, 그리고 괴인의 대표로써 남녀는 서로를 마주한다.

 

“.....언젠가는 이렇게 스승님과 대련했었던 적이 있었죠.”

“.....지금은 대련이 아니지만.”

 

하지만 두 명에게는 비밀이 있다. 한 사람은 한 괴인을 스승으로, 한 괴인은 한 사람을 제자로 받았다는 것.

 

“지금도 분명 늦지 않았어요. 괴인도, 인간도 공존할 수 있을 거에요...! 스승님과 제가 힘을 합치면...!”

“이미 늦었다. 인간과 괴인과의 사이는 이미 증오로 가득하지. 내가 말해서 그나마 저 녀석들은 너희와 싸우지 않는 거다.”

 

그렇다. 이것은 최후의 결전.

 

괴인과, 인간의 최후의 싸움이다.

 

“하지만... 서로 다치고 싶지 않은 거잖아요! 그렇다면 아직...!”

 

그 속에서, 구원의 이름을 가진 소녀는 말한다.

 

“늦었다. 녀석들은 이미 인간이라는 종족을... 그래, 자기들을 죽이려고 안달난 족속으로 보지. 딱히 틀린 말도 아닐테고 말이야. 결국, 우리는 싸워야만 하는 것이다.”

 

그 앞에서, 투쟁의 이름을 가진 괴인은 답한다.

 

“이 싸움에 대해서는 이미 마법적으로 처리가 끝났다. 그래서 그나마 신뢰하는 거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저와 동료들이 얼마나 괴인들을 구해냈는데...!”

“그래서 그나마 이게 성립되는 거다. 네 싸움은 의미없는 게 아니였다. 그만큼의 신뢰를 얻어냈기에, 지금 이 상황이 성립되는 것이니까.”

 

그렇다.

이 순간 이 결투가 성립되는 이유는 그것이다.

 

영웅이라 불리는 괴인과, 구원이라 불리는 소녀가 싸워서, 승자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그들이 영웅과 구원이 아니였으면 그런 싸움따위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구석에 몰린 쥐가 발악하듯, 어느 한쪽이 모두 죽을 때까지 싸울 뿐이었을 생존 경쟁을, 전쟁의 형태로 바꾼 건 그들이 적으로 여겨지는 서로를 구해주었기 때문이겠지.

 

그렇기에, 그들은 싸워야만 했다.

 

싸워서, 결정지어야만 했다.

 

“...아니에요...이건...뭔가 잘못 됐어...!”

“...분명 내가 가르쳐주었지. 영웅이 되려면 뭔가를 바라면 안된다고. 누군가를 구하는 사람에게 가장 어울리는 보답이라는 건 그들을 구했다는 사실이어야만 한다고.”

“...”

“이게 정답이다. 우리는 싸워서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 사투를 벌이지 않으면 안되는 거다. 핑크.”

 

투쟁은, 이미 자세를 잡고 있었다.

 

“스승....님.”

“멍청한 소리 말고 덤벼라....아니, 그전에 할 일이 있긴 했군.”

 

펼쳐지는 투쟁의 영역. 오직 자신에게서 비롯된 힘만으로 싸우게 하는 영역이 나타난다.

그 속에서 소녀는, 마법소녀는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이내, 자세를 잡았다.

 

“스승님....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게, 당신께서 제게 가르쳐주신 신념이니까, 정의니까!”

 

처음으로, 괴인은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이내 괴인은 그 말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래, 그렇다면 덤벼봐라, 네 투쟁을, 보여봐라!”

 

괴인과 마법소녀가, 맞붙었다.

 

친다.

친다.

친다, 또 친다!

계속 때려 박아내는 투쟁의 영웅

괴인의 그것은, 그야말로 주먹의 폭격이었다.

 

흘리고, 비튼다.

그 사이를 파고들어 치고, 빠지고.

다시금 사이를 파고든다.

이어지는 움직임으로 나아가는 구원의 마법소녀

소녀의 그것은 마치 물의 흐름과 같았다.

 

그것은 마치 합을 맞춘 듯한 격투.

 

이내, 그 양상을 바꾼 것은 괴인이었다.

 

“매번 말했었지....너는 너무 완력이 약하다고!”

 

힘을 쏟아넣은 듯한 텔레폰 펀치.

 

그마저도 괴인의 초월적인 신체능력과 마력으로 인한 증폭으로 인해, 소녀는 변신하여 상승한 동체시력으로도 반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리고 매번 말씀하셨죠. 완력이 약하니까... 기술로라도 보완하라고!”

 

그것은 경험이었다.

 

단 한 발자국 옮기는 것으로 직격을 피하고, 그 틈을 파고 들어 손목과 팔꿈치를 꺾는 소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리고 더해서 한마디 더했었지?”

 

손목과 팔꿈치를 꺾기 위해 잡은 소녀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봐야 압도적인 힘이나 육체 차이는....극복하기가 힘들 거라고!!”

 

회백색의 근육이 꺾이는 걸 거부한다.

돌을 깎아 만들어도 이렇게 단단하지 않을 것 같아, 석상이나 동상에 기술을 거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더해져서 한번 더 덮쳐오는 주먹을, 소녀는 피할 수 없었다.

 

“...!”

 

신음을 내뱉지 않은 게 아니다. 내뱉지 못한 것이다.

격통이 내달리고, 소녀의 몸은 핑크빛이 아닌 핏빛으로 물든다.

 

“...하...아....”

 

그럼에도 소녀는 쓰러지지 않는다.

구원이라는 것은, 그렇게 주어지는 것이니까.

 

“...시간 벌 겸 질문하는 건데...왜...그거 쓰고 있는 건가요...? 어차피 저한테 스승님의 영역은 안 먹힌다고요...?”

 

소녀가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괴인에게 말한다.

 

“뭐, 너야 안 먹히지만 다른 놈들이 정말 가만히 있을까가 걱정이거든. 괴인 놈들도, 마법소녀 놈들도 결국 현재 이 상황이 지속되길 바라니까.”

“그래서... 그전에 미리 변수를....차단해 놨다는 거네요....과연...스승님....”

“시간 적당히 끌어라.”

 

불끈대는 근육이 소녀에게 걸어나간다.

 

“그 이상은... 시간을 주면 호구잖냐!!!”

 

달려드는 괴인과, 마법소녀.

 

그 싸움은 이제야 시작되었다.

 

 

 














 

결국 인간의 영웅이자 구원의 마법소녀가 된 원작 주인공.

그리고 괴인의 영웅이자 투쟁의 대영웅이 된 주인공은 괴인과 인간의 멸망전을 피하기 위해 서로에게 조건을 걸고 나옴.

 

그건 결투를 벌여서 승자가 괴인과 인간의 싸움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

 

다행히도 주인공과 세이비어 핑크는 서로 사살 같은 건 원하지 않았고, 누가 이겨도 서로의 공존은 확정됨. 단지 이제 완전히 갈라서서 따로 살아가느냐, 아니면 공존하느냐의 문제가 되었을 뿐.

 

그렇지만 누구라도 짜고 치는 모습을 보이면 당연히 문제가 되는데다가, 마법으로 인해서 그런 사기도 안 먹히게 판을 짠 거임.

이렇게까지 안하면 괴인이건 인간이건 납득을 안할 테니까 어쩔 수 없이 그야말로 사투를 준비해서, 주인공과 핑크는 맞붙게 되는 거임.

 

그리고 그 전에 자신들이 쌓아온 신념, 또는 목표를 털어놓는 거임.

 

괴인인 주인공은 서로에 대한 완전한 격리를.

마법소녀인 핑크는 서로 맞추어나가는 공존을.

 

그렇게 갈려버린 사제관계는 사투를 통해서, 누군가의 신념을 적용할지 결정될 예정이 되는 거지.

 

그리고......




































그렇게 맞붙은 핑크와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요?

핑크나 주인공은 죽었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서로의 공존을 완성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문제를 마주했을까요?

 

지금까지! “마법소녀물의 괴인이 되었다” 였습니다!!

 

 

 

 

 

 

 

 

 

 

 

 

뭐? 꼴받아? 그럼 니가 써오라고 ㅋㅋㅋㅋ


언제부터인가 머릿속에 맴돌던 소재 다 썼으니까 바로 분충타락 시킬 수 있게 두고 갈 거임 수구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