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가장 큰 천적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근연종인 늑대이다.

늑대는 코요테 대비 압도적인 체급과, 지구력, 그리고 머릿수를 통해 코요테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코요테를 보이는대로 죽여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둘은 교잡종을 낳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종이며(심지어 둘 사이의 잡종은 생식능력도 멀쩡하다) 자연환경에서도 간혹 교잡종이 발견되기도 한다


과연 교잡종을 낳은 늑대와 코요테 커플은 무슨 사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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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오늘은 운수가 좋아."

운수 좋게도 덫에 걸린 사슴을 사냥해서 덫에 걸린 다리만 자르고 그 시체를 문채 가져오고 있는 늑대 '볼프'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정도 크기의 고기라면 보금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 '햐양이'와 새끼들을 전부 배불리 먹일 수 있을 터였다.


'안그래도 하양이가 그 작은 몸으로 애들 낳고 돌보느냐 많이 힘들어하는데 배불리 먹여야 기운 차리겠지. 하양이가 잘 먹어야 애들도 잘 먹을거고. 아 하양이 힘들텐데 이제 젖은 떼게 해야하나?'


다른 늑대 무리에 들어가지 못하고 떠돌던 볼프는 어느 겨울날 아내인 하양이를 처음 만났다. 다 자란 늑대라기엔 너무 작았지만 눈과 구분이 안갈 정도로 하얗고 멋진 털과 미모에 반한 볼프는 그녀의 주변을 기웃거리며 계속 구애를 하였다.


그녀는 처음에는 이상할 정도로 볼프를 두려워했으나, 계속된 구애에 점점 마음을 열었고, 결국 사랑의 교미를 해서 8남매를 임신하고 낳았다. 그녀는 말했듯이 늑대치곤 너무 작은 크기여서 아이들을 낳을 때 많이 고생하였다. 


그래도 그녀는 결국 무사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네 아들과 네 딸을 낳았고 출산으로 지친 몸으로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았다. 작고 사랑스러운 하양이가 곁에 누워서 그녀보다도 훨씬 작고 조그만 아이들을 안고 평화롭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면 혼자 사냥하느냐 지친 심신이 전부 회복되는것 같았다. 그 상태로 그녀와 아이들을 전부 껴안을 때 그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다.


그런 아내와 아이들을 배불리 먹여줄 생각으로 뿌듯하게 보금자리로 돌아가던 볼프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어...? 왜 저쪽에서 피 냄새가? 착각인가...?'

보금자리 방향에서 나는 피냄새에 그가 굳은 순간 수풀에서 무언가가 뛰쳐나왔다


"아... 아빠....? 아빠!!!"

"막내야? 무슨 일이니!"

"어... 엄마가! 형아랑 누나들이...."

공포에 질린채 울먹거리는 막내아들을 보고 볼프는 입에 문 사슴을 뱉고 보금자리로 뛰어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얘들아...? 하양아....?"

소중한 보금자리는 피바다가 되어 있었고, 그의 아이들은 막내를 빼고 전부 누군가에게 물려 난도질당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아내인 하양이는 아직 숨은 붙어 있었으나.... 역시 온몸이 찢겨있었다.


"으으.... 여보.... 미안해요...."

"햐양아!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너희들을!"

"늑.... 늑대들이...."

다른 늑대들이 이 참상을 저질렀다는 말에 볼프는 혼란스러워했다. 보통 늑대들은 굳이 다른 늑대들을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려들진 않는다


"다른 늑대들이 대체 왜...? 우리도 늑대잖아!"

"저.... 저는 아니니까... 저는 코요테니까.... 그동안 속여서 미안해요..."

"뭐...?"


"늑대들이.... 코요테와 그 사이에서 나온 잡종 따위는.... 전부 죽여야 한다면서.... 끄윽...."

"하양아!"

"여보.... 부디 우리 막내만은 잘....."

그렇게 하양이는 충격적인 진실을 말해주고 숨을 거뒀다. 그녀의 시체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서있던 볼프는 죽은 어미의 품을 파고들어 울부짓는 막내를 보며 다짐했다.


'네놈들이...... 사랑하는 내 아내와 자식들을 앗아갔으니.... 나도 너희에게 복수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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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잡종 관련된 정보 찾아보다가 뜬금없이 이런 스토리가 생각나서 써봤어

누가 이런 짐승 복수극 느와르? 같은거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