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한 사람이 숨을 헐떡이며 달리고 있었다.

"헉, 허억..."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이었지만 옷이 푹

젖을 만큼 땀을 흘리며 달려나가던 남자의 눈에

희미한 무언가가 들어왔다.

마치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듯 눈을 찡그린

남자는 이내 소리쳤다.

"트롤리-!"

절벽을 등지고 서 있던 희끄무레한 인영은

서서히 남자를 향해 다가왔다.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묘한 표정의 그 사람은

언뜻 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

"이제 다 끝났다, 트롤리."

숨을 고른 남자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 중년 남성을

겨누며 말했다.

자신을 겨눈 총구를 가만히 응시하며 트롤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임스 포스터."

"이번에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너 말고는!"

"51살...아니, 52살이군. 직업은 대학 교수다.

전공은 철학과 사회학이었지."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트롤리의 중얼거림을 듣던 남자는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트롤리,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교사범.

그 뒤를 쫓고 쫓아 마침내 벼랑 끝에 몰았지만

오히려 자신이 몰려버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아무래도 좋아. 지금까지 너가 죽인 사람들의..."

"아내와 딸이 하나 있고 고양이를 두 마리 키웠다."

"...여기서 너를 죽이고 그 개같은 딜레마를 끝내주마."

남자가 다가가자 트롤리는 절벽을 향해

뒷걸음질했다.

"잠깐, 지금 무슨..."

트롤리는 떨어지기 직전, 남자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이제 당신이 트롤리요."




과연 트롤리는 무엇이며 남자는 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써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