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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변호사로서 의뢰인에게 법률적인 의미의 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의뢰인에게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제가 고려할 사항이 아닙니다."


"모든 판결은 오직 법률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며, 그 법률이 양심과 도덕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을지언정 엄연히 그것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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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저의 인간성을 폄하하는 말은 그만둬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법률상의 죄를 변호할 뿐, 도덕적 관점은 고려하지 않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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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을 변호한다는 것에 현타가 오는 변호사가 소재로 나오길래, 그 안티테제로 생각해봄.


전과가 있는 연쇄쾌락살인범 수준의 쓰레기라고 해도 돈만 주면 변호하는, 통칭 "악마의 옹호인(devil's advocate)".


법과 도덕은 엄연히 별개의 영역이라 생각하기에, 어떤 악인이라도 법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면 최대한 형량을 가볍게 하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그러라고 돈을 받고 일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도덕을 경시하는 건 아니고, 의뢰인들 대부분이 쓰레기들이라 생각하며 혐오심도 있지만, 자신의 언동이 판결에 불이익이 될 수 있으므로 전혀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돈에 눈이 먼 부패 변호사라며 비난하면 쿨하게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고 심적 부담도 받지 않는다.

나는 사회인으로서 성실히 일했을 뿐인데 왜 나를 탓하나.


살인범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이는 치안에 공백을 생기게 한 경찰과 그 틈을 노려 범죄를 저지른 범인, 그리고 유죄 판결을 내릴 만한 증거가 없는 원고 측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내가 욕 먹을 이유는 없다.


이렇게 좀 뻔뻔한 변호사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