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낡디 낡은 태블릿 PC는 독특하게 고장이 나 있었다. 내려받는 일은 어째선지 잘 작동이 안되는데. 올리기는 잘 작동하는. 이상한 소설 사이트에는 잘 들어가지는데 덧글이라던가 다른 작품이라던가는 확인할 수 없는 기괴한 증상을 호소하는 우주시대에서 찾아보기 좀 어려운 구형 모델의 12인치 테블릿. 고물상에서 운 좋게 업어왔다.


빌어먹게 힘든 외우주의 콜로니 수리와 정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로써. 딱히 그렇게 재미있는 취미가 없던 나는 글을 타닥거리기 시작했다. 장르는 SF. 이 태양계 밖으로 막 진출한 인류 입장에서. 우주에 과연 무엇이 있느냐고.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고대 지구인인 HP 러브크래프트의 - 그래. 그 양반 작품은 우주세기에서도 팬층이 많다. -  코즈믹 호러를 차용. 모성인 지구에서 고대 신이 깨어나 인류라는 문명이 생존을 위해 은하 밖으로 도망치는 이야기. -실제로는 세금과 지구권 전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별 다를게 없지 - 를 개인의 시점으로 쓰는 것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글이지만. 나름 재미있게 적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 글이 내가 재미있으면 뭔 의미겠냐 싶겠지만. 결국 나만 보는 소설이지 않나.라고 생각하던 차. 태블릿에 갑자기 불이 들어왔다.


덧글이다. 누군가가 쓴. 지난 수 개월간 없었던...


[이 은하에서도 글을 쓰고 있는 종족이 있는건 처음 알았다. 독특한 소제다. 그리고 독특한 종족이고. 조사해보고 싶은데 괜찮나?]


"뭣."


얼떨결에 인류 처음으로 외계인과 접촉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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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소제 이미 쓰고있는 사람 많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