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뷰은 수많은 초딩들을 무협의 길로 입문시킨 학교 도서관의 절대지존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이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당시 이 소설은 애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남자애들이 주인공의 기술인 수석술 따라하겠답시고 손에 본드를 바르고 굳히거나 물에 적신 손에 모래를 묻히는 것은 일상이었다. 

나 또한 이 소설의 열렬한 독자였고 머리 굵어진 지금 다시 봐도 꽤나 재밌기에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됐다.



<줄거리>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던 소년 '이건'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신후 어느날, 옆집 노인의 혼잣말을 훔쳐듣게 된다.

노인의 정체는 바로 무림고수 '오방도사'. 

그가 읊고있던 것은 오방권법의 오방구결이었다. 

주인공은 구결을 훔쳐들었다는 것을 들키게 되고, 

도사는 주인공을 죽여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자 주인공은 구결을 들어버린 자신이 제자가 되어주겠다고 선언하고 오방도사는 시멘트 덩어리를 깨부술 경우 제자로 받아주겠다고 한다. 오방도사의 실질적인 거절선언이었으나 건이는 멋지게 시멘트를 쪼개고 도사는 그의 사정을 가여이 여겨 그를 거두며 새 이름을 지어준다.

그의 새로운 이름은 하늘의 방위라는 뜻의 '이건방'. 

무림에 입문한 건방이의 아주 건방진 수련기가 시작된다!



<인기>

이 작품이 초딩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재밌어서이다. 아이들은 작품을 평가할 줄은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재밌는 것과 재미없는 것의 구분은 기가막히게 한다. 게다가 이 책은 소설이다! 만화책도 아닌 것이 도서관 인기 1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필자의 반에서는 남자애들이 연필을 암기로, 우산을 칼로 쓰며 소설의 내용을 따라하기 일쑤였다.



<특징>

1.무와 협

이 소설은 절대 뛰어난 재능의 주인공이 먼치킨이 되어서 건방지게 굴며 무림계에서 날뛰는 소설이 아니다.

주인공 건방이는 구결의 내용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권법을 사용하고,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성장한다. 남들을 돕고 악한을 두고보지 않으며 때로는 적조차 포용한다.

주인공은 제대로 된 방법을 통해 무를 얻고 협을 행한다.

또한 주인공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힘이 존재한다. 바로 손에 기의 날을 씌워 마치 검처럼 사용하는 전설적인 권법 수검술로, 이 또한 고수가 동굴 속에 남겨둔 구결을 통해 스스로 깨우쳤다. 이정도면 아주 제대로 된 무협지라고 할 수 있다.


2.삽화

이 소설의 삽화는 간결하고 강렬한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은 간결하게 그리고, 액션 장면에 최대한 힘을 준다



(암기술 1인자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 본명은 광삼이)

아동용 도서 치고는 상당한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3.일상

일상 파트는 이 작품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건방이는 무림 절대고수의 제자지만 오방도사는 돈이 없는 빈털터리 신세다. 그래서 스승 따라 나물을 캐거나

자경단 활동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간다. 

이를 통해 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공의 변화를 거친 무림이 아닌 평온한 일상 속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돈에 쪼들리는 모습과 학교생활에 코미디 요소를 첨가해 재미를 챙긴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총평>

기, 정파와 사파, 권법과 검법, 구결 등 무협지에서 으레 등장하는 요소들을 잘 각색해서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게 잘 짜놨다. 개그나 로맨스, 뽕도 잊지않고 낭낭하게 넣어주며, 무만 챙기고 협을 도외시하지 않는다. 

혹시 무협에 관심이 있는데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사람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하기 좋은 소설이다.





ps.건방진 수련기는 5권으로 완결났고 후속작으로 <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라는 작품이 나오긴 했는데 딱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사람이 읽지 말라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