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여성은 부정했다.


"그럴리 없어요!"


"생각해봐. 너 같은 사람이 또 없었을 것 같아?"


거기서 여자는 말문이 막혔다. 분명, 자기 외에도 수 없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사례는 왜 한번도 보지 못했는가? 어째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과거로 갔다는 사실은 본적이 없는가?


"그 사례가 성공하면 역사가 개변되어서 과거로 갔다는 사실이 사라졌다거나...."


"개변 같은 건 허구야. SF 소설에서나 나오는거지. 우주는 개변 따위 하지 않아."


"그럼...."


"애초에 물리법칙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야."


"타임머신은 여기에 있잖아요 바로 여기에! 뭐가 불가능하다는거에요?"


여자는 바로 옆에 있는 커다란 기계를 손으로 가리켰다.


과학자 역시 그걸 본다. 그리곤 다시 눈을 내렸다.


"너. 과거로 가려는 이유는 뭐지?"


"그 사람을 구하려고요!"


"그래, 그렇지. 그럼 애초에 그 사람이 죽지 않았다면 너는 과거로 가려고 할까."


"당연히 아니...."


거기까지 말하고서야 여자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어라?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그럼 거기서부터 문제다.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날 경우, 우주는 어떻게 대응할까?"


여자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 건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정답은 '애초에 타임 패러독스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 과거로 가서 부모를 죽이려고 해도 우주가 나서서 그 부모는 절대 죽지 않게 한다 이 말이지."


"무슨, 그런 엉터리 같은 설명이...."


"물론 실증은 불가능해. 수 많은 시도 끝에 그러지 않을까 하며 짜여진 이론일 뿐이야. 하지만, 적어도 우리 통계상으로는 성공 사례는 없었다."


"웃기지마세요. 그러면 제가 가서 첫 사례자가 되겠어요."


"그렇게 호언장담하며 출발했던 시간 여행자가 어림 잡아서 1천명 정도 된다. 너도 이제 이 통계로 잡히겠군."


"그 사람들이 모두 실패했다고요?"


"그래."


"저는, 달라요! 할거라고요!"


"그래. 해라. 말리지 않는다. 어차피 안될테니까."


여자는 분해 보였다. 그렇지만 더 화를 내지는 않았다. 대신 몸을 휙 돌려 타임머신에 탑승할 뿐이었다.


과학자는 타임머신 가동 준비를 시작했다. 그 옆의 동료 과학자가 말을 걸어왔다.


"왜 보낸건가요?"


"뭐가."


"어차피 실패할거라면 리소스 낭비잖아요. 한번 보내는데 얼만지 아세요?"


"어차피 실험비로 써야하잖냐. 좋은게 좋은거지."


"그렇긴한데.. 실패할걸 다 알면서도 보낸다는게..."


"장례 같은거야."


"장례요?"


"너는 장례는 왜 한다고 생각하지? 어차피 죽은 사람인데 뭐하러 장례를 지낼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그냥 어 죽었으니 화장하고 끝! 이러면 좀 그렇잖아요."


"바로 그거야."


"예?"


"아마 저 여자도 한 번으로는 납득 못할거야. 수도 없이 시도한 뒤에, 죽게 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납득할거야. 남친의 죽음을."


"아...."


그 설명을 듣고서 동료 과학자는 입을 다물었다. 


그 나름의 위로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타임머신 가동 준비는 끝났다.


과학자는, 장례사의 마음으로 타임머신을 가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