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람이 말하는데 큰따옴표 새로 쓰기 자체가 내가 생각했을 때는 꽤 고난이도의 기술임. 념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마냥 같은 사람이 말하는 것인데도 큰따옴표를 새로 쓰고, 줄 바꿈을 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잘못 받아들여질 수가 있으니까. 물론 작가가 쓸 때는 당연히 독자들도 안 헷갈릴 거로 생각했겠지. 근데 우리가 작가 머릿속의 설정 집이나 장면 배치 구도 등등을 뜯어볼 수도 없는 실정이고. 근데 또 큰따옴표를 새로 쓰는 게 나을 때가 가끔 있음. 너무 긴 템포의 문장을 벽돌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큰따옴표 새로 쓰기랑 문장 내 줄 바꿈을 해주는 작가들이 랭킹권에도 있다는 걸 읽다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임. 결국 긴 템포의 문장을 적당한 수준으로 분할하면서도 이게 여러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 말하는 것으로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건데 당연히 이건 쉬운 일이 아니지. 그래서 나는 캐빨이 중요하다고 생각함. 큰따옴표 새로 쓰기를 했을 때, 내가 헷갈리던 소설과 아닌 소설의 가장 큰 차이가 인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냐였거든. OO가 말했다. 같은 서술 없이도 각자 등장인물마다 고유한 말투가 있다면 큰따옴표를 새로 쓴다 해도 그 인물이 말 사이에 잠깐 텀을 두고 계속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부자연스럽다거나 다른 인물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