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아, 너는 장남이니까 내가 없어지면 네가 가정의 기둥이 되어야 한단다. 내가 없을 때는 엄마하고 남동생과 여동생을 네가 지켜야해."

"네 아버지."



딱히 그런 책임감 같은 건 가지지 않았다.

단지 아버지가 화내는 게 무서워서, 말 잘 듣는 아이인 척 할 뿐.



퍽 퍽 퍽,

아직 축축해지지도 않은 내장에 빳빳해진 살점이 파고든다.

이 상태로 왕복운동을 해보았자 기분은 하나도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속이 쓰라려 아플 뿐이지만.



"형, 사랑해. 사랑해. 기분 좋아. 사랑해."



퍽 퍽 퍽,

그의 몸이 내 위에서 들썩인다.

내 몸 속을 파고든 남성기가 천천히 밖으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깊은 곳에 쳐박힌다.

그럴 때마다 몸 속에 닿는 축축함이, 기분 나쁘다.



"형, 기분 안 좋아? 아니면 쑥스러워? 속으로는 잔뜩 기분 좋아하면서."



퍽 퍽 퍽,

그의 몸이 내 위에서 다양하게 들썩인다.

마치 어떻게든 나를 느끼게 하려는 것 같은, 그 멍청함이 참으로 웃기구나.

자기 여친이나 그렇게 만족시키려고 노력 좀 하지.

진짜로 만족시키고 싶다면 일단 이것부터 빼지.



"시끄러워. 형은 내 꺼야."



퍽 퍽 퍽,

그의 양손이 내 목을 향한다.

그 상태로 양손에 무게가 실린다.

목이 아프다. 숨이 막힌다. 얼굴이 터질 것만 같다.



"역시, 형도 날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꽉 꽉 조여오다니. 갖고 싶은 거지? 내 자지."



퍽 퍽 퍽,

그의 몸이 내 위에서 들썩인다.

그럴 때마다 목이 조이고 풀리고,

생명의 위기를 느낄 때마다 몸이 멋대로 힘을 준다.



"읏, 형 좋아. 좋아 사랑해 사랑해."



퍽 퍽 퍽,

점차 그의 몸이 들썩이는 속도가 점 점 빨라진다.



"형, 사정할께. 잔뜩 형 안에 쌀께. 임신해줘. 사랑해줘."



퍽 퍽 퍽.

내 깊은 곳까지 남성기를 밀어넣고서는,

미지근한, 얼마 되지 않는 무언가를 내 속에 집어넣는다.

하이라이트에는, 내 목에 가해지는 무게 역시 강해진다.

차라리 지금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뽁, 내 속에서 그의 남성기가 뽑혀져 나온다.

보지는 않았다, 그저 이물감이 사라졌기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 뿐.

깊은 곳은 기분 나쁠 정도로 미지근했고,

안쪽 전체가 쓰라려 아프다.

당연하지만, 티내지는 않았다.



"휴우, 형. 자지 청소해줘."



툭, 내 안면 위로 남성기가 하나 올라온다.

방금 전까지 내 안 쪽을 왕복한 남성기,

정액의 거품이 잔뜩 생겨난, 쓰레기 같은 남성기.



"싫어."



내 거부에 순간 얼굴이 악살귀처럼 일그러진 그는,

휴대폰을 켜서는 영상 하나를 튼다.

그 영상 안에 있는 건, 하얀 머리카락의 여성, 즉 나.

그리고 막내 남동생, 그.

그 영상을 나한테 보여주며, 첫 날부터 바뀌지 않은 협박을 꺼낸다.



"그래도 괜찮겠어? 이 영상 엄마하고 아빠가 봐도 괜찮겠어?"



정말, 성장이라는 걸 하지 않는구나. 남동생아.

그리고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도 여전히 그 약점을 품고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아마 영원히 품고 가야 하리라.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이 쓰레기 범죄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테니까.

장남인 난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야 하니까.



단지 영원히 이 머저리 같은 인간한테 휘둘러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나, 그리고 내 여동생과 같은 피를 이었을 거라 생각하는 남동생이, 이리 바보라는 것에.



"하아."

"뭐야 그 한숨의 의도는. 영상 확 엄마하고 아빠한테 보내버린다."

"쯉."



그가 원하는 대로 그의 남성기를 청소해주었다.

그의 남성기에서는, 형용하기 힘든 역겨운 맛이 느껴졌다.



====





"오빠아! 다녀왔어!"

"수고했어."



집의 입구, 막 장을 보고 돌아온 여동생을 맞이해준다.

그 뒤로 들어오는 아버지와 어머니.



"xx이는?"

"평소처럼 방에 틀어박혀 있지."

"그래."



그저 그가 무사히 방 안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어머니.

여동생은 그런 현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남동생의 방문을 두드린다.



"야 xx. 아버지 어머니 오면은 맞이해줘야지."

"괜찮아. 괜찮아. 어릴 때는 다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어머니의 만류에 여동생은 뒤로 물러선다.

그녀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 차 있었다.

분명 나하고 비슷한 종류의 불만이리라.





"으아 장 보러 다녀오느라 지쳤어~"



꽈악, 내 품에 안겨오는 여동생.

바깥 사람들은 항상 키가 더 작은 내 쪽을 동생이라고 생각하기에,

바깥에서는 오빠 노릇을 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애교를 부려오는 여동생을 보면, 기분이 좋단 말야.



"수고했어. 귀여운 여동생."



흥흥, 귀엽다는 말을 들은 여동생이, 자신이 기분 좋을 때 나는 소리를 낸다.

때떄로, 정확히 하자면 상당히 자주. 나는 ts증후군에 걸린 내 처지를 원망하지만은,

그녀가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볼 수 없었던, 애교를 잔뜩 부리는 여동생의 모습.

그걸 볼 수 있는 지금은, 오히려 ts증후군에 걸려서 다행이다. 그리 생각한다.



"진짜로 수고했다고 생각하면, 볼 뽀뽀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물론이지."



자매 간에 이루어지는 스킨십 치고는 농도가 진하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만은,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



"쪽!"

"히히히! 오빠 좋아!"



계속해서 이 귀여운 여동생의 오빠로서 살아가는 삶.

굳이 그 사실을 꺼내어 지금의 관계를 망가뜨리기보다는,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이어지는 이 평화로운 관계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오빠는 나 사랑해?"

"물론. 사랑하지."



그 과정에서 짓밟힌다 해도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다.

그게 장남의 무게라는 거니까.



===





"엄마는 초코 보러 다녀올께. ㅇㅇ은 xx이 잘 지켜주고. 뭐 문제 일으키나 안 일으키나 잘 지켜보고."

"네."



짐승이란 항상 만족하는 법이 없다.



"형, 누나. 나도 같이 끼워줘."

"형이니까, 누나니까. 동생하고 같이 놀아줘야지."



어렸던 시절의 그가 그리했던 것처럼,



"형, 이번엔 애널로 한 번 해보자."



성인이라 불리기 충분할 정도의 나이를 먹은 그 역시, 기어오르는 것밖에 모른다.

아버지는 직장, 여동생도 직장, 어머니는 잠시 바깥에 나간 날.

여성기와 입을 제멋대로 사용하는 걸로는 모자름을 느낀  남동생이,

이제는 내 직장과 결장까지 기어올랐으니.



"이제는 내 몸에 있는 구멍이 전부 네 성욕 해소용 구멍처럼 보이지?"



한숨을 쉬고서 그리 반항의 대답을 하면은,



"에이. 형. 그래서 안 대줄 거야?"



그리 말하면서 나한테 평소대로의 협박을 가하는 남동생.

그의 손에 들려있는 휴대폰, 거기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에.



"하, 알겠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은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어째서 우리 가족에 이런 범죄자가 태어났는지,

부디 바깥에서는 이러지 않기를 바란다.





뒤쪽은 원래 입구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걸 사용하려면, 먼저 피부에 접촉해서 좋을 것 없는 이물질을 씻어내는 것부터 해야한다.

그쪽으로 하는 영상을 몇 개 챙겨봤는지, 다행히도 그는 이런 행위를 이해해주었다.

그건 나한테도 좋은 일이었지.

행위가 끝나면 청소해달라고 내 얼굴에 자기 남성기를 올려놓을 테니까.

유일한 문제라고 한다면,



"그런데 너는 왜 같이 들어온 거냐?"

"동생으로서 형이 관장하는 모습 정도는 좀 볼 수 있잖아."



그가 내 뒤를 졸래졸래 따라왔다는 것.

심지어 무엇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가 끔찍하게 생기지는 않았다는 것일까.



"너 몇 살이지?"

"스물 두 살."

"형하고 같이 화장실을 쓰기에는 너무 많이 먹지 않았나?"

"상관 없잖아. 오랫만에 가족끼리 같이 씻는 걸로 생각하자고."



푸욱,



"으긱."



그의 양손가락이 내 구멍 속에 들어간다.

내 구멍으로 그의 남성기를 받아낸 지는 2달이 넘었지만,

단단한 손톱이 스치며 구멍 속을 파헤치는 고통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병신 같은 남동생은, 그게 내가 좋아하는 건 줄 알고 더욱 속도를 올리지만 말야.



"내가, 스스로 할께."

"괜찮아. 형이 씻기 힘든 부분을 씻어주는 건 동생의 역할이잖아?"



꾸륵 꾸르륵,

강제로 벌려진 구멍 속으로 쏟아지는 샤워기의 물살.

수압에 의해 안쪽으로 쏟아진 물이 뱃속으로 역류해 가득 채워지며,

꾸륵 꾸르륵,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괴기한 느낌이 느껴진다.

속에 있는 것들, 당장이라도 바깥으로 뛰쳐나갈 것 같아.



"윽, 꺼져!"



내 안쪽의 것을 잔뜩 바깥으로 방출해낸다.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남동생에게 보여주긴 싫었기에, 한쪽 손으로 그를 밀어내지만은.



"가족끼리 괜찮잖아?"



더욱 강하게 이쪽을 붙잡아오는 남동생.

첫날부터 그래왔지만은, 지금의 내 몸은 그에 비해서 너무 약하다.

팔을 잡혀서 끌면은 끌려갈 수밖에 없는 장난감 같아.



"쌀 것 같다고, 빨리 꺼지라고!"

"지금까지 별에 별 모습 다 보여줬으면서, 고작 그 정도로 부끄러워 하는 거구나!"



이쪽은 다급한데도 히죽거리는 그의 태도,

더 말을 해봤자 그가 들을 일은 없다. 그렇게 마음을 다지고서,



"당장 나가라고!"



강제로 그를 화장실 바깥으로 밀어내려 한다.

팍!



그 순간, 시야가 하얀색으로 가득 찬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혼란에 가득 차 있으면은.

가장 먼저 찾아오는 건, 통각.



아프다.

너무 아프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아,



"아 형. 귀여워."



땅바닥에 엎드린 채, 뱃속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걸 알아챘을 때엔.

이미 모든 것이 늦어있었다.



첫 애널 섹스는 그 유명한 짤방처럼, 딱히 대단하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느끼지 않았다는 대가로 목을 한 번 더 졸려야했고.



====



"ㅇㅇ아, 할 말 있다. 나와봐라."



한밤중, 술냄새가 나는 아버지가 나를 부른다.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니까, 잘 해야겠지.



잠깐 동안 이어진 대작,

그 이후, 아버지가 본론을 꺼낸다.



"슬슬 복직해야지. 이런 각박한 세상에 언제까지 부모의 손을 빌릴레? 아무리 일이 생겼어도 그렇지, 벌써 1달 째야."



용건은 간단했다,

밥벌레 노릇은 그만두고 다시 일하라는 것.



"나도 물론 계속 해주고 싶지. 하지만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미리 나와야 하지 않겠어?"

"네. 아버지."



말하는 내용은 적당히 흘리고 네 네 대답을 반복한다.

따스한 가정에, 내 진짜 마음은 말할 필요 없다.



"물론 힘든 거 알지. 그런데 네 여동생을 봐라.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일주일만에 털어낸 거."

"네."

"오빠가 되서, 장남이 되어서, 그런 일로 한 달 동안 쉬는 게 말이 돼?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



여동생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그냥 말만 전해듣고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꼬락서니하고는.

애초에 우리에게는 그렇게까지 관심도 없었으면서.



"세상이 원래 힘든 일 투성이야. 그런데 가장이 될 네가 그렇게 힘들다고 다 표현하고 다니면 어떻게 되겠어.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할 거 아니냐."

"네, 아버지."

"물론 네가 어머니로서 가족을 이루고 살겠다고 한다면 막지는 않겠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찡찡대고 있지는 말아야지. 최소한."

"네, 아버지."



자식들이 어떤 고통을 받든 이제 자기하고는 상관 없음

그냥 사회인으로서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기만 하면 끝.

어쩔 수 없는 초보자 아버지.

그러면 그냥 계속, 초보자 아버지로 살았어야지.



"그래. 괜히 말이 길어졌네. xx이는 어떄? 여친하고 헤어져서는 계속 저러던데."



왜 하필 막내만?



"마음의 상처, 천천히 낫고 있더라고요."

"그래. 벌써 밤이 이렇게 늦었다. 잘 자라."

"네, 아버지."



====





저벅 저벅.

방으로 돌아오면은 어째서인지 켜져 있는 방의 조명.



"아빠하고 이야기 끝났어?"



내 침대에 앉아 있는 내 귀여운 여동생.



"그래, 이야기 끝났어."

"그래서, 다시 독립하는 거야?"



동생의 질문에, 내가 살던 방을 떠올린다.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서 얻은 방에서의 삶, 그걸 독립이라고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혼자서 삶을 영위해나간다, 집세도 내가 직접 내니까 한 0.7 독립이라 할 수 있겠네.



"응, 독립해야지. 언제까지 부모님한테 얹혀 살 수도 없고."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동생의 옆에 앉는다.

꼬옥, 동생이 손을 잡아오기에, 나 역시 그녀의 손을 잡아준다.

이어진 손, 그 손을 통해서 느껴지는 온기.



"그러면 말야."



포옥, 그녀가 내 쪽을 향해 몸무게를 실어온다.

그녀의 순간적인 돌진, 만약 여기에서 내가 튕겨낸다면, 여동생은 어쩌면 다칠 수도 있겠지.

그렇기에 그녀를 몸으로 받아내며, 돌진의 방향을 침대 쪽으로 튼다.



풀썩.

침대 위에 쓰러지는 나와 여동생.

잠시 동안 내 위에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던 그녀는,



"나하고 같이 동거하지 않을래?"



살짝 슬퍼보이는 미소로 그렇게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냥 6월 25일에 전근을 가거든."

"벌써 전근 가는 날이야? 공무원은 힘들겠네."



끄덕끄덕 고개를 움직이며, 몸을 일으키는 여동생.



"그런데 마침 전근 가는 곳이, 오빠 집 근처인 거 있지?"

"아, 그래서 옮기려고?"

"응. 가까운 곳에서 자고 일어나면 편하니까."



뭐 여동생하고는 20년 넘게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아왔다.

그게 조금 더 길어질 뿐인데, 상관 없겠지.



"좋아. 청소 좀 제대로 해둬야겠네. 창고도 동생용 방으로 바꾸어놓아야겠다."

"아싸! 고마워 오빠!"



꼬옥, 내 몸을 한 번 껴안는 여동생.

옛날대로 그녀의 등을 두어번 쓸어내려주니, 여동생은 만족한 듯 일어선다.

저벅 저벅, 방 밖으로 나서는 여동생.



"잘 자."



그녀의 뒤에 대고 저녁 인사를 마치면은, 할 말이 생긴 듯 제자리에 멈추어서는 여동생.

그리고 이어지는 갑작스러운 동생의 질문,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오빠는 내가 남자친구 생기면 어떻게 생각해?"

"진지하게 대답해줄까, 아니면 장난으로 대답해줄까?"

"글쎄. 그렇게 대답하니까 둘 다 듣고 싶은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보는 여동생,



"오랫만에 샷건을 꺼내봐야지. 여동생 남자친구는 샷건으로 검증해야하니까!"

"하하하, 샷건! 샷건으로 검증한대!"



그녀는 정말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꺄르르르 웃는다.

여동생의 유머 코드는 정말 모르겠단 말이지.

저 상태에서는 대화도 통하지 않는다. 그녀의 웃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잠시 기다리면은,



"그러면 진지한 답변은 뭔데?"



그리 물어보는 여동생에게,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어떻게 해서라도 헤어지게 해야지."

"왜?"

"오빠너무좋아 브라콤인 여동생의 가짜애인 자리는, 결국 희망고문일 뿐이니까."



내 대답을 들은 여동생은, 잠깐 침묵하더니.



"아 뭐래. 누가 오빠 아니랄까봐 과대망상 미친 거 봐ㅋㅋㅋㅋ"



그리 웃으면서 대답했다.

얼굴은, 보여주지 않았다.





====



꿈을 꾸었다.

아주 먼 옛날, 내가 너무나도 어렸을 때의 꿈.

아버지와 어머니는 맞벌이셨고, 자연스럽게 아주 어린 시절은 친척에게 맡겨졌다.

나는 친가로, 내 동생은 외가로.

그렇게 서로 둘이 분리되어 아주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내 여동생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은 없다.



"ㅇㅇ아, 얘는 네 여동생이니까 잘 지켜줘야한다?"



대신 어린이집에 우리 둘을 맡겨둘 수 없는 밤과 주말,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갔을 때 나는 내 여동생을 지켜야 했다.

너무나 당연한 거였다. 여동생은 나에 비하면 정말 약했으니까.

소중한 거니까, 소중하게 지켜야만 한다.

매일 밖에서 집에서 여동생과 놀아주고 그녀와 같이 시간을 보냈다.

즐거웠다, 그녀와 함께 노는 시간이, 나한테 의존하는 그녀의 모습이.



"ㅇㅇ야, 얘가 새로운 남동생이야."



남동생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은 있다.

8살, 나와 여동생에게 자아라는 것이 생긴 순간.

우리는 세 살 배기 남동생을 맞이해야했다.

내가 지켜줘야하는 게 하나 늘었다는 게, 싫지는 않았다.



"ㅇㅇ아,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하지만 막내, 배고파서 음식 줘야 하는데."

"그건 엄마가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ㅇㅇ이하고 놀아주지 않으렴?"



차이점이 있다면 맞벌이를 그만두고 어머니가 전업주부로 돌아섰다는 것.

그래서 막내는 어머니의 관심을 잔뜩 받았다는 것.



짜증났다.

난 어머니의 말 아버지의 말 열심히 들었는데,

왜 나는 얼마 받지 못했던 저런 관심을 계속 받는 거야?

처음에는 다만, 제 몸조차 제대로 갸누지 못하는 어린 시절이니까. 그리 생각하고 넘겼다.

그런데 왜 계속 그 아이한테, 과분한 관심을 주는 거냐고.

나는 이렇게 잘 하고 있는데, 왜 나한테는.



"오빠, 무서워."

"우리 귀여운 여동생, 많이 무서웠어? 같이 놀자."

"응, 좋아."



그렇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귀여운 여동생이 무서워하니까.

그녀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잔뜩 아껴줘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남동생은 안중에서 벗어났다.



"형 놀자."

"엄마하고 놀아."

"형 놀자."

"여동생하고 노느라 바빠."

"형, 나도 놀이에 끼워주면 안 돼?"



어차피 어머니한테 사랑받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에게서 멀어졌었다.





Ts증후군, 그리고 1달 전 있었던 나를 향한 범죄.

잠깐 집으로 돌아온 내게 임무가 하나 주어졌다.



"요즘 xx이가 여친하고 헤어진 후 아파해서, ㅇㅇ이가 잘 보살펴줄 수 있지?"



물론 나는 말을 잘 들어야만 했다, 장남이니까.



"네. 알겠어요."



여동생도 나도 걱정해주지 않았으면서, 왜 막내한테만은 이렇게 걱정해주는 거야.

가정의 기둥한테는 그런 쓸데없는 말 따위 용납되지 않는다.



"xx아, 여기 밥 두고 갈께."



그 뒤로 일주일, 나는 어머니가 하는 일을 대신해서 동생을 부양했다.

여자친구에게 차여서는 방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 하지 않는 동생에게.

자신이 받고 있는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모르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드리는 버러지에게.



그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미리 눈치챘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관계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형."



어머니도 외출했던 어느 날, 막내가 날 불렀다.

그 동안 전혀 없었던 일, 어쩌면 여기에 해결책이 있을지도 모른다.



"왜?"

"잠깐 들어와 봐."



나는 최대한 무해하단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그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발을 들인 곳에서 본 것은, 나의 샤워 영상.



"에?"

"형, 나 형을 사랑해."



여자인 내가 알몸으로 몸을 씻고 있는 영상이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내 남동생인데. 왜 어째서 내 알몸 영상을?



"나, 저거 보면서 몇 발이고 뺐어. 형을 보니까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

"에?"

"형, 나하고 섹스해줘."

"xx아. 이건 안 되는 거야."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붙잡은 손목이 너무 강해서 도망칠 수 없었다.



"형, 난 형이 좋아. 사랑해."



말을 들어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선은 그를 제압하기 위해서, 낭심을 차려 했지만은,



"악!"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땅바닥에 엎어졌다.

그는 나를 쓰러뜨리자마자 그 위로 올라탔다.

이 연약한 몸으로는 다리를, 팔을 아무리 꿈틀거려도 몇십킬로가 되는 그를 내던질 수 없었다.

손톱으로 필사적으로 그의 팔을 긁고 발을 발버둥칠 뿐이었다.



퍽 퍽 퍽 퍽,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 형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형이야말로 어떻게 나한테 그랬어?"



띡띡, 띡.

잠깐 스마트폰을 조정한 그는, 내게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의 거체가 내 위에 올라타서 움직이는 영상.

내 여성기에 그의 남성기가 들이박히는 영상.



"아 그리고 이거, 아빠하고 엄마가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xx."

"알겠지? 아빠하고 엄마가 가슴 아파하는 거 싫으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정의 기둥인 난 화목한 가정을 망칠 수 없다.

그렇게 난 막내의 협박에 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이젠, 졸업할 때가 되었지."



천천히 눈을 떴다.

반대쪽 아파트에서 반사되어 들어오는 햇빛

그것이 내 등 뒤를 환하게 비추어, 내 커다란 그림자를 바닥에 드리웠다.





====



"엄마 잠깐 밖에 친구 만나러 다녀올 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네, 어머니."



평소대로의 날이다.

아버지와 여동생은 직장에 일하러 나가고, 어머니는 잠깐 밖에 나간다.

그리고 남동생은, 자신의 방에서 의기양양하게 기어나온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이러지 못하면서.



"형, 오늘은 어떻게 놀까? 형이 원하는 대로 놀게 해줄께."



싱글생글 웃는 남동생에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제 끝내자. 우리 관계."



그 말을 듣자마자,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지만.



"아니 왜? 왜?"

"알잖아. 이거 범죄로 시작해서 협박밖에 없는 관계라는 거."

"하지만 형, 좋아했잖아. 기분 좋아했잖아."



열심히 현실부정을 하는 남동생에게,



"하 참. 사랑받으면서 자라서 그런가. 전부 다 네 중심적으로 돌아가네?"

"사랑받으면서 자랐다고?"

"네가 그러니까 네 여친이 떠나간 거 아니야."



한 마디를 박아넣는다.

잠깐 사이, 내 눈 앞까지 달려온 남동생.

퍽, 그의 주먹에 허공을 날아 땅바닥에 몸을 구른다.



"사랑받으면서 자랐다니 개소리 집어쳐!"



빠른 속도로 마운트 포지션을 취하는 남동생.

섹스할 때처럼 그의 손길이 내 목을 조른다.



"크엑."

"뭐가 사랑받았다는 거야! 제대로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목에 힘을 주어 그의 목조르기를 버티면서, 양쪽 주먹으로 그의 팔을 내려친다.

팍 팍! 소리가 날 때마다 그의 손에 쥐어진 힘이 살짝 살짝 약해진다.



"형한테 인정받고 싶었어.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한 형과 누나를 갖고 싶었어! 걔내들은 형하고 잘만 노는데, 형이 잘만 놀아주는데! 왜 나는!"



확! 그의 안면을 향해서 주먹을 날린다.

지금까지 한 번도 얼굴에 맞아본 적 없듯, 깜짝 놀라서는 뒤로 피하는 그.

다리에 힘을 주어서는 필사적으로 내 위에 올라탄 그의 몸을 비튼다.

콰당탕, 땅바닥에 쓰러진 그한테, 찰싹. 뺨싸다구를 날린다.



"사랑에 겨워가지고는! 아주 그냥 모두가 널 사랑하는게 당연한 거 알지? 그게 무슨 평범한 거야 개새끼야!"



팍 팍, 양쪽 뺨을 때릴 때마다 그의 얼굴이 돌아간다.

그가 나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그 표정이 너무나 짜증나, 한 번 더 뺨을 때린다.



"내가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아빠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얼마나 혼자서 열심히 해왔는지 아냐고!"

"나는 노력 안 한 줄 알아? 안 힘든 줄 아냐고!"

"그런 새끼가."



퍽,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한달째."







"방에"







"틀어박혀서"







"어머니 아버지"







"마음고생이나"







"시키고 시발아"







"여친하고 헤어졌다고? 시발아 난 강간을 당했어. 그래도 항상 웃는 얼굴 하고, 아무거도 아니라는 듯 안심시키려 하고."



짝, 그의 뺨을 때린다.

얼굴을 보기 싫어서.



"너는 그냥 내가 거부하지 않았으니까 좋은 줄 알지? 지가 싫으면 아버지 어머니 가슴에 대못 꽂아도 싫다고 할 거니까. 그런 걸로 협박하면서 시시덕대면서!"



짝, 그의 뺨을 때린다.

그 쓰레기의 눈에 담기고 싶지 않아서.



"넌 그냥 사라져야 했어. 너 같은 건 없는 게 가족한테 훨씬 더 낫다고!"



뻑!

몸이 떠오른다. 그에게 발로 차였다. 어디를? 사타구니를.

그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세상이 하애진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차거움이 느껴진다. 방바닥? 나 엎어진 건가?



"으아아악!"



아파아파아파아파.

삐이이--- 아파아파 귀가 안 들려 아무것도 안 보여 차겁다 아파 뜨거워 아파

차였다? 아파. 과도한 자극에 사고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파.

억지로 고개를 든다. 남동생의 모습이 보인다.

삐이이--- 뭔가를 말하고 있다. 입이 움직인다.

이명 떄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



"형만 잘 했으면 이런 일 없었어."



배가 걷어차인다. 뱅글뱅글 돌아서 천장이 보인다. 어지러워. 아파.



"형이 나만 받아줬으면, 다른 친구들처럼 같이 놀아주기만 했으면 상관 없었다고."



강제로 옷이 벗겨진다. 내 머리가 내 이성이 알아챈다, 그가 무슨 짓을 하려 하는지.

말을 꺼내고 싶지만, 신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그걸 안 해준 형 잘못이야."



스르륵, 땅바닥에 바지가 흘러내린다.

그가 바지를 벗었다.



"이제 형은 내 거야. 영원히 내꺼 해야해."



찌걱, 남성기가 내 몸을 파고든다.

아파, 너무 아파. 찢어진 데를 사포로 비비는 느낌이야 뜨거워.

케헥, 목까지 졸려온다. 이런 데서 죽을 수 없어. 그의 팔을 긁는다, 마구, 마구.



퍽 퍽 퍽 퍽 퍽, 점차 속도가 빨라진다.

띡 삑 삑, 들려온다. 현관의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



"멈 춰.."



퍽 퍽 퍽, 그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는다.

여기는 거실, 문이 열리자마자 현관에서, 우리 둘이 뭘 하는 건지 바로 볼 수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 그 누구라도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멈 춰."



퍽 퍽 퍽, 그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듣지 못하는 건지, 들리지 않는 건지.

삑삑, 띠리링. 현관문의 도어락이 해제되는 소리.

퍽 퍽 퍽, 그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끼이익, 현관문이 열린다.

그 너머의 어머니가 보인다.

그와 함꼐 내 구멍 속에서 그의 남성기가 빠져나와,

정액을 내 몸에 흩뿌린다.


"꺄아아아아악!"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끝, 났구나,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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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쓰러졌다.

버러지는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듯 허둥지둥 대었고,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분개하기 전에, 나는 서둘러 도망쳤다.


갈 곳은 없었다.

단지 내가 독립했었던 방,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웠던 방에 돌아올 뿐이었다.

그런 별 볼 일 없는 이야기였다.


"어딜 갔나 했더니, 여기에 있었네."

"아직은 6월 25일 한참 남았는데."

"뭐 좀 일찍 오는 거 정도는 괜찮잖아? 미리 방도 봐두고."


내 여동생이 왔다는 걸 제외한다면 말이지.


"아 술도 사가지고 왔어."

" 난 술 안 마신다."

"알거든. 내가 전부 마실 테니까 신경 꺼. 안줏거리는?"


자연스럽게 내 냉장고를 탐색하는 여동생.

당연하지만 한 달 넘게 비웠기에, 그 곳엔 서리와 물밖에 없다.


"없어."

"에잉. 치킨 시킬 텐데 먹을래?"

"아니."

"에잉. 알겠어."


잠깐의 시간 후, 진짜로 치킨을 시켰는지 똑똑 울리는 문.

여동생이 밖에서 가져온 봉투에서부터 치킨 향기가 퍼지지만은,

딱히 먹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아.

그렇기에 바삭 바삭 소리에도 계속 누워 있는다.


치킨과 술이 잠시 들어가고,

먼저 말을 꺼내는 건 여동생의 쪽.


"땅바닥에 누워있는 거, 오빠답지 않네."

"오빠다운 건 뭔데."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거."

"하."


꼴깍꼴깍, 조금 더 술을 마시던 여동생이 입을 열었다.


"오빠, 어제 우리가 했던 이야기, 기억해?"

"응."

"그 중에서, 내가 오빠엄청좋아 브라콘이라고 말했던 거,"


잠시 말을 고르는 듯 침묵한 그녀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진짜로 그렇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렇잖아."

"아니 아니 휴. 아니."


잠깐 동안 고장난 여동생,


"맞아. 나 오빠가 좋아. 오빠는 내가 가족으로서 좋지?"

"응."

"난 오빠가 애인으로서 좋아. 사랑해."

"그러냐."


난데없는 고백에 그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깐의 고요한 시간.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지 않는 거야?"

"그걸 꼭 물어봐야하는 거야?"

"물어봐야지. 내가 숨기느라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딱히 숨기지 않았어도 미워하거나 그러진 않았을 거야."

"하지만 이성으로서 사랑해주지도 않았을 거잖아."


여동생의 답에 난 그저 침묵을 지켰다.


"아, 그거 있잖아."

"그거?"

"막내동생, 아버지하고 엄마한테는 전부 다 오빠 탓이라 하더라."

"그럴 줄 알았어."

"그리고 아버지하고 엄마는, 최소한 오빠가 부추기기는 했다고 생각하는 중이고."


딱히 할 말이 없었기에 조용히 있으면은,


"나는 오빠 믿어."


갑자기 그 말을 꺼내오는 여동생.

아무리 그래도 그녀가 혼자서 떠드는 건 모습이 좋지 못하기에, 말을 붙였다.


"뭘 믿는데?"

"오빠가 가족의 관계를 깨트릴 법한 일은 하지 않는다는거."

"그래보았자, 이미 깨져버렸지만."

"맞아, 이미 깨졌어."


몸을 낮춰서는 내 쪽에 와서, 내 손을 붙잡고서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놓는다.

여동생의 가슴은 따스하고 보드라웠다.

평평한 내 가슴하고는 다르게 말이지.


"이제 깨졌으니까, 애인 해도 괜찮지 않을까?"


여동생의 말에 잠깐 동안 생각한 나는,

몸을 일으키고서. 그대로 침대로 던졌다.

풀썩, 가라앉는 침대. 내 여동생이 옆에 눕는다.


"이렇게 같이 자는 거, 진짜 오랫만이다."

"20년도 더 된 옛날이지."

"아버지 엄마가 주말에 어디 나가면은, 안방 커튼 다 쳐놓고는 침대에서 둘이 같이 붙어서 잤는데."


끄덕끄덕,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서 여동생 쪽을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 건, 술의 탓일까. 아니면 나하고 같이 있는 탓일까.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다 다시 돌아누으면은, 꼬옥. 나를 끌어안아오는 여동생.

그녀의 품은 따스하고 포근하고, 아프지 않았다.


"내가 왜 오빠 좋아하는지 알아."

"몰라."

"있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그거 당했었잖아."

"그랬지."


그 날은 여전히 기억한다.

여동생이 누군가에 의해 망가진 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날.

내가 그 날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동생은 잘 모르는 듯, 말을 잇는다.


"그건 끔찍했지만, 참을 수 있었어. 그래서 다음 날에는 학교 갔잖아."

"그랬지."

"그런데 그것보다 더 끔찍한 건, 반 친구들의 뒷담이었어."


침묵했다, 지금 이 고백이 그녀에게 있어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으니까.


"이성친구들은 느낌이 어땠냐며 물어보고 겉으로는 날 위해주던 동성친구도 뒤에서는 쌤통이라면서 낄낄대고. 선생님도 묘하게 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봐."

"힘들었지."

"응, 세상이 날 버린 것 같았어. 딱 한 명, 오빠만 빼고."


꽈악, 그녀의 팔 힘이 살짝 강해진다.


"오빠는 항상 내 편이었더라고."

"오빠니까 그랬을 뿐이야."

"그래서 난 오빠가 좋아."


그녀의 말에, 나는 돌아눕고서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살짝 술의 향기가 나고, 머릿결이 살짝 거칠어졌지만은,

여전히, 귀여운 여동생의 머리였다.


"사랑해, 오빠."

"나도 사랑해."


그렇게 우리 둘은 잠에 빠졌다.

10년도 더 지난 오랫만의 남매(지금은 자매) 간의 동침이었다.


"나, 24일에 여기 올 거야."


아침, 나갈 준비를 마치고서는 나와의 동거를 선언하는 여동생.

24일이면 오늘로부터 나흘 후인가.

환히 웃으면서 나서는 여동생에게 나 역시 환히 웃으면서 대답해주었다.


"그래. 같이 시간을 보내자."

"가능하면 연인으로서의 시간이면 좋겠지만, 남매로서의 시간이어도 괜찮아."

"그때까지, 마음을 정리해보도록 할게."


그렇게 여동생은 다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언제 와? 늦네. 일이라도 있어?]

[문제 있으면 데리러 갈께]

[귀여운 여동생 : 형, 내가 누나를 그냥 내버려 둘 줄 알았어.]

[귀여운 여동생 : 날 떠나고 둘이서 알콩달콩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귀여운 여동생 : 맨날 나만 빼놓고 둘이서 노니까 이렇게 되는 거 아니야.]

[귀여운 여동생 : 전부 형 잘못이야]


그녀의 부고 소식을 알게 된 것은 나흘 후.

나한테 부고를 알려줘야할 누군가가 태만을 저질렀기에, 장례식이 끝나고서야 알 수 있었다.





"ㅇㅇ아, 너는 장남이니까 내가 없어지면 네가 가정의 기둥이 되어야 한단다."

"네, 아버지."

"그런데 여동생은 어디 있니?"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엄마는 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있고."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 망치는 무엇이니?"

"뻐꾸기놈을 죽이려고요."

"남동생은 지켜야하지 않겠니?"

"시끄러워. 기둥도 제대로 간수 못 한 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