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s://arca.live/b/novelchannel/104272817?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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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세계에 떨어진 군필 남정네지만 내 신상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중요한 건 내가 여기서 개쩌는 미녀 3명과 파티를 맺고 모험 중이라는 거지!



"아니 그러니까 이년들아!! 내 말은!!"

"어머나. 말에서 밀리니까 성부터 내시나요?"

"두, 둘 다 쌉소리라고 생각해요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년들이 매번 싸워댄다는 거지.


어머니, 어머니 말이 맞았어요. 쌈닭 같은 여자는 만나지 말라더니.



"아, 리더! 이리 와 봐!!!"

"과연. 의뢰인씨라면 판결을 내려줄 수 있겠죠." 

"네? 그치만, 대장은 당연히 제, 제 편일 텐데요오오."


하지만 아버지는 얼굴 이쁜 여자를 만나라고 했으니 일단 아버지 말부터 먼저 듣겠습니다.



"얘들아 그만해! 나 때문에 싸우지 마!!"

"아 리더 또 이런다. 그놈의 비련의 바람둥이꽃미남병약소년 컨셉은 이제 그만 두면 안 되냐?"

"흐응. 의뢰인씨, 그런 걸 받아주는 건 계약 내용에 없는데요."

"대, 대장이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오."


망할 년들.



"그래, 우리 매지컬 리리컬 살육머신들. 또 뭘 가지고 싸우고 있는 건데."

"어, 어, 빙한 마법의 분류예요오오."


빙한 마법? 얼음 마법 말하는 거지? 웬 분류?



"아니 빙한 마법이 빙한 마법이지 뭘......?"

"거봐요오오. 대장은 제 편이랬죠?"

"잠깐! 아직 제대로 듣지도 못했잖아!"

"맞아요, 눈송이 양. 제대로 된 사실관계 파악은 중요하답니다."


흠. 계속 말해 봐라 이것들아, 라는 의지를 담아 세 명을 바라봐 본다.



"빙한 마법은 당연히 염열 마법의 하위 분류지! 염열 마법은 열과 온기를 다루는 마법이고, 빙한 마법이 주로 다루는 추위라는 건 결국 열의 부재잖아?"


일찐 스타일로 트윈테일에 쇼트 스커트와 크롭 티를 입은 불 마법사년이 갸루 패션에 어울리지 않는 과학적 지식을 자랑하며 먼저 소리친다.



"그럴 리가요. 빙한 마법은 당연히 수류 마법의 하위 분류랍니다. 빙한 마법은 얼음을 주로 다루고, 얼음이라는 건 결국 물의 다른 상태 아닌가요?"


귀공녀 스타일로 포니테일에 세라복과 리본타이를 입은 물 마법사년이 안경을 굳이 가운데손가락으로 치겨 올리며 사이언스 매직을 다시 한번 자랑한다.



"저, 전부 헛소리예요. 마법은 신비의 힘, 그리고 신비는 심상의 힘. 대가리가 빈 년이 아닌 이상 얼음을 보고 불이라고 하지 않고, 비처녀 보고 구 처녀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닌 이상 얼음을 그저 물이라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오오."


히키코모리 스타일로 낡은 오버사이즈 로브를 입고 머리는 대충 더벅머리로 둔 얼음 마법사년이 소심한 목소리에 그렇지 않은 단어들을 써가며 얼음 마법의 독립성을 주장한다.



"아이 싯팔 찐따년이 뭐라는 거야! 내 대가리가 비어? 빈 건 니 친구 목록이랑 이 물뱀년 가슴이고요."

"어머나아...... 비자발적 처녀와 자발적 야만인한테 듣고 싶지는 않네요. 애초에 빙한 마법의 시조인 세르빙 인제르미빈스께서도 본래 수류 마법사시지 않았나요?"

"세르빙 님은 북방 대륙에 영구동토를 창조해서 승천하셨는데요오. 로제 부르다르크 님처럼 황실 사냥터를 실수로 불태워서 깜빵에 처박힌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오오오."

"아니 이년이 이제는 우리 마탑주님까지 걸고 넘어지네? 애초에 아까 신비 뭐시기 얘기 했지? 어차피 얼음의 신비는 대충 불의 신비 가져다가 안팎으로 뒤집으면 나오잖아?"

"불이든 얼음이든 뭔 상관인가요? 어차피 비 한번 오고 바다에서 파도 한번 치면 전부 깨질 것을, 호호."

"어 그래, 니 지난주에 물소리 내는 게 옆 텐트까지 다 들리더라. 음란한 년, 누구 생각하면서 쳤냐?"

"...... 이년이 씨발 진짜. 혹시 도모지라고 아시나요?"

"그, 그냥 둘 다 잠시 얼어붙어 계시죠오오. 한 13일 정도?"


망할 년들 진짜.


근데 궁금하다.


그래서 얼음 마법은 뭐라 분류해야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