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는 막스 상병님과 베버 병장님이 죽었습니다.


3일 전에는 훈련소에서 같이 배치된 동기들도 죽었습니다.


오늘은 신병들이 죽었습니다.


이제 막 전선에 온 지 1시간이 채 넘어가지 않던 사람들입니다.


어머니,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저는 이 전쟁의 의미도, 가치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이 전쟁터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래도 방금 전에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신께서 제 기도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전쟁도 곧 끝날 거라고 합니다.


오늘 전선을 시찰하러 나오신 연대장님께서 저희 대대원들 앞에서 말씀하시길 전선의 상황으로 좋으니 곧 전쟁이 끝날 거라고 하셨습니다.


모두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그리워하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추신.

저번에 포상금이 계좌로 들어왔으니 어머니 약값이랑 동생들 식비에 보태서 쓰시면 될 겁니다.

변변찮은 돈이지만 요긴하게 쓰시면 제 마음도 편해질 것 같습니다.






























"쯧."


"왜 그래?"


"괜한 걸 봤어."


"그러니까 나처럼 뒤진 장교놈들 털으라니까 꼭 말을 안 들어요. 이런 놈이 무슨 훈장이나 가지고 있겠냐고."


"그래도 이런 놈들이 품속에 뭐라도 꽁꽁 숨겨놓는다니까 그러네."


"어이구, 그런 놈이 오늘은 허탕이냐?"


"닥쳐."


"야, 근데 오늘 저녁은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