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은 라노벨이라 부르지 않고 웹소설이라 불러주는게 맞다고 봐.

캐릭터 장르소설 = 라노벨, 이런 식으로 정의하면, 라노벨의 역사는 무려 7,80년대부터 시작하는 너무나 유구한게 되어버림. 7,80년대에는 라노벨과 똑같은 형태를 한 캐릭터 소설들을 '소녀소설' '소년소설' '순정소설' 이런 식으로 출판사별로 뭉뚱그려 불렀음. '소녀만화' '소년만화'라는 장르명에서 착안해서 그렇게 부른거지. 만화삽화 달려있고 만화처럼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니까. 80년대 명랑소설과 90년대 라노벨을 놓고 어느게 라노벨이 아니고 어느게 라노벨일까 구분해보라 하면 구분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을거임. 진짜 ㅈㄴ 똑같거든.

한국에는 80년대에 이것들이 '명랑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수입되어 어린이 동화책으로 팔렸어(정확히는 한국의 명랑동화 시장에 일본 만화소설들이 꼽사리낌). 그런데 명확한 상품은 존재하는데 하나의 문학으로써 개념화되지 못했던 명랑소설을 90년대 출판사들이 '라이트노벨'이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해버림. 이름이 없던 명랑소설이란 장르에 라이트노벨이란 이름이 생긴거지. 이 또한 마케팅적인 선언이었지. 소년소설, 소녀소설 이렇게 계속 팔면 어른들이 안사볼거 아냐. 독자층을 넓히기 힘들지. 이름을 바꾸고 나서 비로소 장르 다각화가 가능해졌고 명랑소설에서는 불가능했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시도도 가능해졌지.

그런데 지금 웹소설들이랑 80년대 명랑소설을 비교하면 이 둘 사이에는 아주 결정적인 간격이 생겨버림. 라노벨과 명랑소설은 구분하는게 어려움. 그리고 라노벨과 웹소설도 구분하는게 어려움. 그런데 기이하게도 명랑소설과 웹소설은 완전 달라. 명랑소설은 10살따리 애가 읽고 있어도 괜찮을거같지만 웹소설은 왠지 '야한건 안돼요!' 하고 걸러줘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지. 

 이런 흐름을 생각해보면 라노벨은 그저 20세기 명랑소설과 21세기 웹소설, 두 문학 사이에 존재했던 과도기적인 장르에 불과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앞으로 웹소설에서 점점 더 명랑소설의 영향이 사라져갈 것이란 것도 분명하니 말야. 그래서 웹소설은 웹소설이라는 독자적인 문학으로 (이 웹소설이라는 개념 또한 정치적인 선언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존중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해

그건 걍 웹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