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을 사랑하는 왕비 같은 거

호기심 많고 의학지식도 풍부하고 이단적인 부분도 있는 데다가 발상도 이 시대 사람이라고 보기엔 상당히 진보적이라 여러 형태의 기록들을 남김. 남편은 폭군이라 상당히 잔인한 정책들을 펼치는데 암살 위협 때문에 남편이 걱정돼서 노심초사하고 의사들 의견에 토 달고 음식 하나하나 간섭하는데 폭군도 약간 정상적인 정신머리는 아니라서 그런 왕비한테 사랑을 느낌

근데 폭군은 결국 왕비가 애 낳고 떨어져 지내는 사이에 독살당함. 이쯤 되면 밀려나는 게 맞는데 왕비는 남편이 죽고 나니깐 독기가 실려서 본격적으로 광기를 드러내기 시작함. 아들을 어떻게든 보호한 뒤 어떻게 추리했는지 배후를 대강 짐작한 뒤에 몰래몰래 정적들을 다 독살해버림. 그리고 자기 가문 사람들을 등에 업고 섭정 역할을 하기 시작함.

의외로 섭정 쪽도 재능이 있는지 폭군보단 유하게 다스리는데 지금은 없는 폭군 얘기 꺼내면서 혼자 중얼중얼거릴 때가 많아짐. 그래도 의학서 같은 거 필사시켜서 편찬시키고 어떻게 몇 년 잘 버티는가 싶었는데 상대가 약한 권력이라고 우습게 본 건지 이번엔 아들까지 암살당함. 다시 똘끼가 발동해서 암살 배후에 있는 세력을 대판 작살내놓고 본보기처럼 전시해놓은 뒤에 좀 과한 수준으로 부하들한테 티배깅까지 하게 함...

그렇게 한동안 얌전히 있다가 폭군 안장된 묘 앞에서 의문사하고, 내전 일어나서 개판된 뒤에 다른 왕조가 들어선 얘기가 보고 싶다... 정작 의사들은 그 당시 여자가 쓴 의학서적을 엉터리라고 안 믿었는데 정작 내전 때 병이랑 상해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니깐 그 여자가 쓴 의학서적이 옳다는 게 드러나서 의학기술이 대폭 발전했다는 뒷이야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