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반부가 호불호 갈린단 평가가 많았는데 난 불호 쪽에 가까움

영화가 나빴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볼만한 건 맞음 영화표 비싼데 솔직히 천만 넘을 정도면 취향 안맞아도 볼만하단 거 증명은 됐지


초중반부에서도 귀신 너무 대놓고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해서 갸우뚱했는데 그래도 그 점은 크게 문제가 아니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가장 큰 원인, 중반 이후 첩장 건에서 실망함 속된 말로 짜치더라

엑소시스트에서 갑자기 에이브러헴 링컨 : 뱀파이어 헌터가 된 느낌이었음


처음부터 아예 실체가 있는 요괴, 괴물 나오는 영화였으면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을 텐데

애매모호한 존재인 신, 귀신으로 이야기를 열고 오니로 드리프트 꺾으니까 어안이 벙벙하더라


엄밀히 따지면 신, 귀신, 유령, 요괴, 괴물, 크리쳐 모두 오컬트 영화에 나올 수 있겠지만

내 주관적인 기준으로 오컬트는 애매모호함이 중요해서 도저히 오컬트 영화로써 몰입이 안되더라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광증, 정신병, 착각인지 아니면 오감으로 관측하기 어렵고 육감과 직감으로 어렴풋하게나마 느끼는 실존하는 존재인지 어느 정도 혼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함

거기서 감독이 현실 쪽에 비중을 둔다면 등장인물을 정신병자나 환각을 본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오컬트 쪽에 비중을 더 둬서 정말로 실재하는 악령일 수도 있고 연출같은 걸로 기교를 부려 관객의 몫으로 남겨둘 수도 있는 거고...


핍진성을 너무 따지면 맛이 없는 건 알지만 감독의 전작이 있으니 어쩔 수 없잖아

드립으로라도 요괴고 귀신이고 화약으로 박살내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오니와 도깨비불이 나오자마자 저게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단 퇴치의 대상으로 변함

악령이 사람을 변모시켜서 외양을 추악하게 만들고 악행을 하게 만들어도 결국 껍질은 사람인지라 쉽게 건들 수 없는데 그냥 괴물이 나오면 영화 내내 '이 새끼를 어떻게 조질까' 궁리만 하게 되잖아.

홀로 숲길을 걷다 미친개를 만나면 공포의 대상인데 시장 한복판에 미친개가 나오면 바로 몽둥이 찜질을 받고 죽겠지

미지의 존재도 똑같음 모습을 드러내면 과녁 이상의 의미가 없어


여담으로 국뽕 있다고 하는데 영화 내에서 반박하는 걸로 균형 맞춰서 별로 거슬리지는 않더라 그냥 배경으로 넣을만한 정도?